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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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되는 오대양 사건은 정말이지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이고 어쩌면 작가의 소설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1987년 이라는 시간은 나도 함께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용인시에 벌어졌던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네요.
소설을 통해서 그 사건의 전모나 진실을 밝혀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미궁에 빠진 사건처럼 미스터리만 존재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궁금증은 물론이거니와 제목에서조차 수많은 억측을 낳게 하는 A를 어떻게 풀이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책에서는 Angel, Amazones, Adultery 라고 비밀스러운 집단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지만 마치 낙인처럼 찍인 A의 뜻은 과연 무엇일지.
과거의 사건을 소재로 해서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것은 수없이 얽힌 실타래가 미로처럼 얽혀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향해서 마치 퍼즐 하나하나가 처음에는 어지럽게 아무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하나씩 맞추어갈 때마다 점점 더 윤곽이 뚜렷해지고 전체가 완성되어지는 것처럼 이야기들이 서로 연관되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사건이다 보니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결론을 깨끗하게 내어주었으면 했지만 왠지 모르게 어떤 결말도 내릴 수 없었던 작가의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해서 마지막을 남겨두었겠죠?
누군가는 이런 결말이 싫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A"라는 것이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과거의 이야기가 또 다시 그 여인들의 아이들로 인해서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들은 과연 왜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자살을 가장한 타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밖에 없었던 그 비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단순히 그들을 광신도들의 잘못된 믿음과 교주의 비리라고만 치부할 수 있을지 어쩌면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 사건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Z"가 아닌 "A", 마지막이 아닌 시작을, 절망이 아닌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작가가 잊혀진 과거의 사건을 다시 시작하면서 우리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아마도 이 책을 덮는 순간 각자의 마음 속에 하나씩 새겨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도 "A"라고 인쇄된 편지가 발송되지 않을지 두렵기도 하면서 왠지 기대되는 건 뭘까요.
잊혀진 진실을 찾기 위한 과거로의 여행을 함께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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