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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로맨스 소설이기도 하면서 의학소설이기도 하면서 미스터리 소설?
마치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180도 변하게 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야 후회가 없는 거겠죠.
사랑도 그렇고 사고도 그렇고 병도 아무런 예고없이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듯이 우리들에게 갑자기 찾아오죠.
이 책의 주인공인 지원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릴 만한 일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유방암 판정이죠.
하나도 아닌 양쪽 가슴에 누군가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가슴을 절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가슴이 상징하는 것이 단순히 성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수유를 할 수 있다는 생명의 의미로 본다면 문제는 단순한 것이 아닐 수 있잖아요.
여성의 상징이기도 한 가슴을 없앤다는 것이 어쩌면 여성임을 포기해야 하는 가혹한 형벌일지도 말이죠.
비단 손과 발이 없는 것이 장애가 아니라 여성성을 상실하는 것도 하나의 장애가 될 수도 있잖아요.
어쩌면 신체적인 장애보다도 정신적인 장애가 더 큰 상실감을 가져올 수 있고 그 이후의 모든 삶이 의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게 되지만 병원에서는 단지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의료적인 것으로 본다면 암이 있는 곳을 제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그 어떤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간단하고 어쩌면 그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법만을 강요한다는 데에 있는 것 같아요.
환자에게는 그 어떤 선택권도 없는 것 처럼 보이잖아요.
지원에게는 죽음보다 상실의 아픔이 더 크게 느꼈졌는지 병원의 치료와 수술을 거부한 채 스스로 죽음을 기다리게 되죠.
남자친구와의 이별과 암이 점점 퍼져나가는 상황 속에서 전혀 미래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해 여름 갑자기 또 다른 사랑이 예고도 없이 그녀의 삶을 흔들게 되죠.
그렇다고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 죽었던 언니의 귀향과 원나라 시대의 유물에 얽힌 미스터리한 일들이 그 곳에서 일어나죠.
암 세포라는 것이 사실은 몸에 나쁜 세포를 파괴하는 파괴하는 세포가 어느날 비정상적으로 작동해서 정상 세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하니 참 아이러니 한 것 같아요.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저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아요.
어느 날 갑자기 마치 여름밤의 꿈 같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