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양장)
이경자 지음 / 사계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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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서 듣는 옛날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6·25가 발발한지도 이제는 60년이 되어 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저 교과서에서만 보던 이야기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들이겠죠.
단순히 생각하면 전쟁은 참혹하고 그 시대에는 굶주리고 오로지 생존만이 삶의 모든 것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각종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래도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꽃이 피는 것처럼 내일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삶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나고 새 생명이 태어나더라구요.
어쩌면 지금은 느껴볼 수 없는 순박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이 더 그리워지기도 해요.
물론 일제 치하를 거치고 북한의 땅이었다가 다시 우리나라로 편입되고 하면서 마을사람들간에 서로 원하든 원치않든 이데올로기가 생기고 서로 반목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전쟁이라는 것도 어른들의 눈이 아닌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면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순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미국이 천당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나 순진한 걸까요?
치열했던 전쟁의 중심에 있었을 것 같은 강원도 양양이라는 한 지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삶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이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어왔던 삶이라는 걸 느끼게 되요.
전쟁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
모든 것이 부족하고 전쟁의 공포로 불안한 삶이었지만 그래도 서로가 함께 있기에 위안이 되었던 그 시절의 아픔과 행복과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은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언제나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을.
때로는 사람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사람으로 그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순이는 우리 모두의 누나이자 어머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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