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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되죠.
그것이 입학이나 취업, 결혼 같은 것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죽음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친구의 죽음이든 가족의 죽음이든 말이죠.
사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무덤덤해지고 사랑도 어느 순간 불같은 열정이 식어버리고 그저 의무적인 관계만이 남기도 하죠.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화두가 있지만 때로는 진리를 찾아떠나기 보다는 그저 회피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들의 인생이 아닐까 싶네요.
버니 먼로의 삶도 어떻게 보면 방탕하고 아무런 계획성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아들이 있고 아내가 있었기에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부에 시한폭탄이 들어있다고 해도 터지지 않는 이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어느날 이 시한폭탄이 정해진 시간에 도달해서 터져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말죠.
아내의 자살.
마치 자신의 삶이 파괴되어버린 그 곳에서 아마도 버니 먼로는 조금이라도 있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뒤엉켜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작정 길을 떠나게 되죠.
아들과 함께..
그런데 죽음의 순간에서 조차 버니 먼로의 성욕은 언제나처럼 자신을 살아있게 만들죠.
그러나 그가 그토록 성욕에 빠지게 된 것은 부족한 사랑을 갈망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비록 호탕하게 웃고 다른 사람들에게 화장품을 팔면서 성적인 욕구를 해결하지만 결코 그 마음 속에서 지울 수 없은 어떤 부족한 것들이 자꾸 그를 내몰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어쩌면 마음이 여린 사람은 결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설프게 세상을 향해 자신을 맞추려고 했던 버니 먼로 또한 세상에서 버려지고 결국 현실과 비현실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죠.
아버지라고 하면 가족에 대한 헌신적인 모습이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되어지지만 결코 이 세상에서 이상적인 삶을 살기에는 너무나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말이죠.
착하게 산다는 것이 즉 바보처럼 산다는 말이 되는 것이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해야만하는 냉혹한 현실이 아니겠어요.
바라는 것이 있다면 버니 주니어가 결코 아버지와 같은 삶을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해요.
불편하고 또는 회피하고 싶었던 사회의 어두운 면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밝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