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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1
고아라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독특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림과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강아지도 귀엽지만 고양이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보면 강아지와 고양이는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강아지는 충직한 머슴 같다고 하면 고양이는 왠지 도도한 주인 아가씨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떻게 보면 꼭 자기가 사람인 줄 안다니까요.
주인을 하인처럼 부리고 음식도 맛있는 것만 먹고 하루종일 몸치장이나 하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동물이 바로 고양이 아닐까요?
사실 예전에는 밤에 빛나는 눈과 아기 울음 소리 같은 것 때문에 편견을 가지기도 했죠.
뭐, 지금도 밤에 도둑 고양이가 무섭기는 하지만 말이죠.
가끔 잘 못 하다보면 날카로운 고양이 발톱에 베이기도 하잖아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없을 때 강아지나 고양이가 어떻게 지낼지 무척이나 궁금하잖아요.
하지만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하는 그런 일은 없겠죠?
그런데 만약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거 왠지 우렁각시 이야기처럼 되어가는데요.
사실 혼자 자취를 하다보면 밤에 불 꺼진 방에 혼자 들어가는 것이 참 무섭잖아요.
아마도 그래서 동물을 키우나 봐요.
내가 키우기는 하지만 서로 위안을 주는 존재가 아닐까요.
서로 말이 통하면 더 좋겠지만 말이죠.
그림이 그렇게 예쁘거나 한 건 아니지만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게 표정이나 느낌을 살린 것 같아요.
긴 문장도 아니어서 짤막한 말 속에서 많은 것을 상상하게 되네요.
고양이가 사람으로 변한다는 황당한 상상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보았음직한 생각이다보니 그만큼 공감이 되고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요.
혹시나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어느날 내가 없을 때 이 책을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처음에 어색했던 순간들도 점점 추억이 쌓이게 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
주인과 애완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아니라 그저 친구로서 서로에게 다가서는 것.
아마도 마음 속에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았으면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서로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쭉~ 둘의 동거가 계속되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