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영웅들의 모습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야말로 슈퍼맨 같은 초인적인 힘이나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로 영웅이 되었지만 최근에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이웃과 같은 사람들이 영웅으로 비춰지고 있잖아요. 어쩌면 그만큼 이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영웅을 원하고 바라는 마음이 하루아침에 평범했던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고 또는 스스로가 영웅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것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보다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점점 개인화되어가고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불의를 보게 되더라도 사건에 휘말려서 불필요한 피해를 보지 않겠다는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들이 사회에 팽배하기 때문에 남을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만큼 황폐해진 사회 속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도 따뜻한 사회의 온정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열광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 시대의 영웅하면 선로에 떨어진 승객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가 생각이 나네요. 아마도 누구나 마음 속에 남을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은 다들 있겠지만 이렇게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선뜻 도와주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희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이수현씨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나 영웅이라고 해도 너무나 평범한 모습에 그 이후 수많은 지하철 영웅들이 그를 따라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단지 먼저 보여줬을 뿐이고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에서도 철수라는 영웅이 나오는데 이름 자체에서도 벌써 친근감이 느껴지네요. 어떻게 보면 영웅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학창시절에는 어떻게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시기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무모한 용기와 도전정신. 과연 좌충우돌 이 시대의 영웅찾기는 어떻게 될까요? 사실 목적보다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들이 너무나 재미있고 아련한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추억들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영웅은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 속에 하나씩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