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은 늪 ㅣ 지혜사랑 시인선 34
권순자 지음 / 종려나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늪이라고 하는 단어는 왠지 무섭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늪은 생명의 보고이기도 하고 살아숨쉬는 자연의 일부이기도 한데 말이죠.
아마도 늪은 보기에는 땅처럼 보이지만 한 번 발을 잘못 디디면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의 인생도 어쩌면 늪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번 발을 담그기 시작하면 한도 없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점점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한 치 앞도 모르면서 불빛에 이끄려 죽음을 맞는 나방처럼 우리의 삶도 끝없는 수렁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는 거죠.
하지만 항상 어둠만이 존재할 것 같은 늪에서도 생명이 탄생하듯이 거짓으로 이루어진듯한 세상도 사실은 참된 진실이 더 많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면 스스로가 거짓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요?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경쟁사회에서 어쩌면 남을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모순일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경쟁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때로는 따뜻한 말 한 마디가, 때로는 한 줄의 시가 마음 속에 있는 거짓을 진실로 바꿀 수 있는 마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름다운 시는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거짓된 사랑들 속에서 참된 사랑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내 마음 속에 거짓이 아닌 진실된 사랑을 품고 있으면 가능한 것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런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