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제목부터가 무척 정겨운 책인 것 같아요.
뭐 이런 별명을 가진 당사자들이야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사람들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죠.
가끔씩 힘들때마다 좋은 추억을 떠올리면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하고 말이죠.
아마 누구나 다 어린 시절의 추억 하나쯤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청소년들에게 부모님 세대나 할아버지 세대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마치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면서 무척이나 많은 공감을 하게 되네요.
지금 아이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와 각종 학원을 다니면서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시간도 없이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면 과연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다면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즐거운 추억 하나쯤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이들과 어울려 온 몸에 흙을 묻히고 이리저리 온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저녁 먹어라는 소리에 집에 들어가던 때가 그리워지네요.
지금이야 많은 것이 풍족해졌지만 그 당시에 정말 부족한 것이 많았던 시대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오히려 가족끼리 함께 더 가까이 붙어지낼 수 있었고 가난했지만 꿈만은 부자였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어요.
문제 하나 푸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잠자리 잡고, 개구리 잡으면서 뛰어놀던 시절이 어쩌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것,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
지금은 이런 것들이 경쟁에 묻혀 점점 그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네요.
힘들었던 시절도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배고프고 힘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놀던 친구가 있어 좋았고 김치 하나에도 맛있게 밥을 먹던 기억들.
문득 이런 것들을 너무나 잊고 지내온 것 같아요.
그동안 기억 저편의 서랍 속에 꽁꽁 숨겨두었던 추억의 사진첩을 하나씩 펼쳐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하나 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치 타임머신처럼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무척이나 사람냄새 물씬 느껴지는 이야기들인 것 같네요.
아이들에게도 이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미소 지을 수 있게 한 번쯤 추억 만들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작가의 어린시절과 나의 어린시절 그리고 읽는 사람들의 어린시절이 다를지라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정이 담겨있기 때문일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