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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광부의 꿈
정양 / 작가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꿈꾸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의 역사가 예로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꿈꾸고 있는 걸까요?
문학에는 어떻게든 그 시대가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요.
순수문학도 그렇고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현실참여적인 글에도 그 시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람사는 냄새가 진하게 배여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 시대가 지남에 따라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사라져가는 글이 있는가 하면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곰삭은 냄새가 나는 글도 있을 수 있겠죠.
아주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그 때 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꿈을 꾸면 살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시금 회상해 보는 것도 우리의 삶이 예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기 때문에 그 당시와 지금의 삶이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네요.
국어시간에 배웠던 헌화가에 나오는 노인이 절벽에 있는 꽃을 꺾어다가 수로부인에게 주었다는 이야기가 얼핏 생각나기도 하구요.
그런데 납치와 성폭력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흥미롭네요.
헌화가와 처용가의 비교도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을 발견했을 때의 호기심이 발동하네요.
처용이 꾸었던 꿈은 잃어버린 아내의 순결에 대한 체념이었을까요?
수로부인이 꿈꾸었던 것은 절벽에 피어있는 꽃이었던가요?
신화 속 이야기로 미화시킨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이 헌화가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시대가 흘러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은 설화에 담긴 그 시대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삶과 꿈을 이해하기에는 세대차이만큼이나 더 큰 세월의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 마음과 슬픔에 빠진 비통한 마음 등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그들과 같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된 옛날이야기에서부터 최근에 일어났던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북한을 기행하고 쓴 이야기.
사실 가깝고도 먼 나라가 일본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북한이 아닐까도 싶어요.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작가가 그 곳에서 느낀 것은 무엇일까요?
그 곳에서 어떤 꿈을 꾸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삶은 어쩌면 우리가 꾸는 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마치 그 꿈을 깨는 그 순간이 죽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죠.
장자가 꾸었던 꿈이 생각나네요.
지금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모두 다 행복한 꿈을 꾸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깨고 싶지 않은 꿈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