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도 일본에 소개되고 99년도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이 또 다시 2010년에 부활한 것 같네요. 11년의 시간을 넘어서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선과 악, 남자와 여자, 정통과 이단, 종교와 과학의 관계는 대립적일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어떻게 보면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세상을 구성하고 있지만 서로의 차이 때문에 공존할 수 없는 운명인가요? 지금도 과학과 종교는 서로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각자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목에 나오는 일식이라는 현상도 과학적으로 살펴보자면 태양이 달에 의해서 가려지는 현상이라고 알려져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구와 달이 태양 주위를 공존하면서 일어나는 현상 중에 하나라고 지금이야 초등학생들도 아는 지식이 되었지만 중세시대에만 해도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고 하나님의 노여움 같은 창조주의 권능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죠. 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은 도미니코회의 한 수도자이지만 16세기의 중세의 종교적 영향하에서 기존의 질서를 어떻게 보면 파괴할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이단으로 몰려 죽음까지 당할 수 있지만 지식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궁극적인 존재에 대한 갈망 등을 통해서 중세 시대가 르네상스 시대로 신에게서 인간에게로 변화해나가는 발단의 사회현상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요. 서양의 작가가 아닌 동양의 시각에서 중세 유럽의 신앙과 연금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또 다른 시각에서 그 시대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자칫하면 난해한 문장과 내용으로 인해서 읽기가 힘들수도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