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해항로 민음의 시 161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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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해항로?
꿈 속의 바다를 여행하는 길이라는 뜻인가?
몽해란 흑해를 말한다고 하네요.
왠지 푸른 바다와는 상반되는 우울하고 슬픈 죽음의 바다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 또한 인생이라는 거친 바다를 떠돌아 다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시 뿐만 아니라 소설, 방송 진행 등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장석주 시인의 열 네번째 시집이라고 하네요.
몽해라고 하는 흑해가 아마 우리들의 삶의 종착역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꿈 속이야말로 우리들의 생각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꿈은 언젠가는 깨어나게 되겠죠.
그러면 아무리 멋진 꿈이라고 해도, 결코 깨어나지 않을 것 같은 꿈이라도 한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이렇게 아웅다웅 살고 있지만 결국은 죽음이라는 숙명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죽음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이 마치 한 낮의 꿈 같다는 생각 말이죠.
때로는 죽음을 통해서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를 깨달게 되는 것처럼 아이러니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일면 평범해 보이는 일상들을 담고 있는 시 같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삶이 가지는 유한성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결코 죽음이 가지고 있는 검고 어두운 분위기의 시가 아니라 어둠을 통해서만이 빛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죽음을 통해서 삶을 더 밝게 부각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리고 죽음 또한 거부하고 피할 수 없은 것이기에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가 가지고 있는 함축성을 생각해볼 때 누군가에게는 시를 통해서 삶의 어두운 면이 부각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삶의 밝은 면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것은 시를 읽고 있는 독자의 마음에 달린 것이겠죠.
무한하지 않고 유한한 것이기에 더욱 더 소중하고 더욱 더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요?
우리들의 인생은 과연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한 척의 배일까요?
아니면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배일까요?
인생에 있어 저마다의 항로가 있겠지만 누구나 만나게 되는 거친 풍랑을 지혜롭게 헤쳐나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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