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달을 좋아해서 일단은 제목이 마음에 드네요.
어두운 밤에 홀로 달을 보는 기분은 좀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낭만적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길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이야기가 단락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어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네요.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별개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아요.
표지에서 보는 어둠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 같네요.
사과밭과 함께 개를 의지하고 사랑하는 한 소녀를 기다리는 애절함에 첫사랑이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사랑의 기쁨과 설레임보다 그리움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어쩌면 더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지..
누구나 가슴 한 편에 묻어둔 첫사랑의 기억과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생각나게 될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람의 운명이라는 건 희극보다 비극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요.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
한 편의 시처럼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의 감정들이 한 글자 한글자 얽히고 설켜서 사람의 인생처럼 한 편의 소설이 되어 버린 조금은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소설인 것 같아요.
운명에 맞서기에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하찮기 때문에 그냥 달을 보면서 울 수 밖에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머리 속에 배경이나 인물들이 영화처럼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묘사가 잘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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