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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로 말해요 - 농인 아내, 청인 남편이 살아가는 이야기
가메이 노부타카.아키야마 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삼인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다가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하나의 삶과 방식을 공유해야하는 부부의 경우 연애시절에는 모르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 같아요.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드라마나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정말이지 사소한 거 하나에 목숨을 거는 걸 보면서 왜들 그러나 싶을 때가 있어요.
물론 본인들은 정말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이겠지만 말이죠.
아니 예를 들어 양말을 바로 벗든, 뒤집어 벗든, 아침밥을 꼭 먹어야되는지 아님 토스트와 우유로 먹으면 안되는지...
식성부터 시작해서 사사건건 충돌이 생기면 누구하나는 양보를 해야겠지요.
연애시절에는 그렇게 닭살스러움을 보여주면서 한 번도 안 싸울 것 같더니만 결혼하고 첫 부부싸움을 하고 얘기를 하는 것 들어보면 역시 결혼은 현실이야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이처럼 평범한 부부들도 자신들만의 성격이나 생활방식으로 다투는 것이 많은 게 부부생활인데, 뭐 나름 둘 만의 알콩달콩 사는 재미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이 책에 나오는 부부의 경우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 경우라서 살아가면서 의사소통이 무척이나 힘들 것 같아요.
남편은 청인, 부인은 농인..
처음엔 청인, 농인이 무슨 말이지 몰랐어요.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그만큼 정이 드는게 부부가 아니겠어요.
한 쪽이 부족하면 한 쪽이 채워주고 그렇게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거 그런 게 행복이겠죠.
마치 화성인 남자와 금성인 여자처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가지고도 재밌는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 부부의 이야기가 너무 아름답고 정겹게 느껴지네요.
두 사람의 현실적 거리를 한국어를 쓰는 사람과 말레이시아어를 쓰는 사람과의 거리라고 설정한게 가슴에 딱 와닿네요.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어떤 언어를 공통으로 써야될지의 문제점이 바로 농인과 청인인 두 부부가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할까의 문제인 것 같아요.
물론 두 사람의 공용어는 수화가 되겠죠.
처음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이야기들..
일면 평범한 부부의 생활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 두 부부의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과연 서로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고양이와 거북이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다른 생활방식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행복을 가꾸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가 좋은 것 같아요.
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가끔은 나와는 조금 다른 이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함께 나누고 싶네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세상을 보면서 편견이나 동정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어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