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의 도시
데이비드 베니오프 지음, 김이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도둑들의 도시라고 해서 그냥 단순히 소매치기들이 사는 곳?
또는 악당들이 사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도둑들의 도시는 러시아의 레닌그라드를 이야기하는 거군요.
지금은 상트 페테르부르크라고 하네요.
1703년에 표트르 대제가 세운 제정 러시아 시대의 수도이고, 세계 최초의 공산국가를 세운 레닌을 기리기 위해 1924년에 그의 이름을 딴 레닌그라드로 명명되었다고 하네요.
그만큼 러시아인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곳이라는 의미겠죠.
그래서 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러시아를 침공하면서 이 도시를 함락시키려고 애를 쓴 것 같네요.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도시를 함락시켜서 일종의 정신적 충격을 주자는 뜻도 있을 것 같았는데, 레닌그라드 시민들은 결코 항복하지 않고 장장 9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버티게 되어 그들의 전설을 만들어내죠.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수적인 식량도 없이 어떻게 긴 시간을 버티었는지, 더구나 포격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대참사는 결코 승리의 기쁨보다 더 잔혹한 현실이 아닐 수 없네요.
도대체 무엇때문에 전쟁을 하고 그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될까요?
모든 것이 먹는 것이 되어버린, 인육까지 먹어야했던 아귀지옥 같은 곳에서 주인공 레프와 콜야가 만나 펼치지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환상적인 이야기 같아요.
죽음 속에 삶이 있고, 삶 속에 죽음이 있듯이 상상할 수도 없는 참혹한 광경 속에서도 아름다운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가 쓰여질 수 있다는게 말이죠.
삶의 참된 가치는 극한의 상황에서 더 빛나는 것 같아요.
전쟁의 참혹한 광경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하지만 그 곳에서도 희망이라는 게, 삶의 의지라는게 보이네요.
계란 열 두 개
그건 단순히 계란이 아니고 생명인 것 같아요.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아닐까요.
극한의 굶주림 속에서도 삶은 지속된다는 걸.
도둑들의 도시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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