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가 그리 독특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특별하고 아름답고 슬픈 것 같아요. 얼굴 한 번도 보지 않고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느냐는 말에 애초에 한 눈에 반한다던지, 최소한 이상형은 아니더라도 어떤 끌림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 것 같아요. 한 번도 만나지는 않았지만 서로 사랑한다고 떳떳이 밝히는 사람들.. 어떻게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사랑을 키울 수 있는지.. 어쩜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가상공간의 세계... 인터넷이라는 통신수단만 있다면 자신의 방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앨리스의 생활방식이 굳이 앨리스만의 삶의 방식이 아니라 어쩌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모두의 삶의 방식이 아닐지?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가 점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고 점점 익명성의 가면에 자신을 감추고, 타인과의 소통이 단절되어 가는 게 좀 씁쓸해지네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만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겠죠. 지금은 단지 그 여정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