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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타라
조정은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손 끝에 전해지는 표지의 거친 느낌이 좋네요. 종이의 질감이 살아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워...ㅎ
너무 매끄러운 건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단색의 바탕에 붉은 점... 아무 가식이 없는 것처럼 편안한...
속지도 새하얀 색이 아니라 조금은 빛바랜 누런 색이라 세월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일단 눈이 편해서 좋네요.
소설도 그 나름의 매력이 충분히 많이 있지만 수필이 주는 묘한 매력도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소설처럼 화려하거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가슴 아련한 느낌...
평상시 우리가 접하고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수필가의 손에서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되면
일상의 또 다른 숨겨진 모습들이 드러나 신기하기도 하면서 이런게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구나 새삼 느끼게 되네요.
그것을 타라는 조정은 작가의 수필집입니다.
그런데 수필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소설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조금 애매한데요 ^^; 더군다나 연작수필이라니...
총 8부로 이루어진 작품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혹시 작가의 모습은 아닐런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
누구나 내면의 모습을 공개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수필이 어느정도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아님 너무 가벼운 이야기거리로 치부해버릴수도 있구요.
그러나 수필이 가지는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어느 순간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
한 번 매력에 빠지는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왜 제목이 "그것을 타라" 인지?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네요.
눈송이를 타라는 건가? 바람을 타라는 건가? 아님 버스를 타라는 건가? ^^;
그런데 정작 한 시간을 걸어 집으로 가는 건 뭐란 말이지?
분명 걸으면서 환희에 떨었다는...
누구나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이 드는데 물론 나도 그렇구요.
가끔 만원버스에서 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창문 밖으로 뛰쳐나가 그냥 달리고 싶은 충동이 들때도 있구요...ㅋ
인생이라는게 어떤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좋은 일들만 계속 생길때도 있고 마치 샐리의 법칙처럼...
어떤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나쁜 일만 계속 생길때도 있죠.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하지만 이런게 다 인생 아닐까요?
너무 좋은 일만 생기면 재미가 없다거나 자신이 행복하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건 아닌가? 암튼 시련이나 불행이 있어야 조그마한 행복에도 감동할 수 있고
어려움을 딛고 이루어낸 성공이 가치가 있는게 아니겠어요?
수필집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수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편안해지면서 마음속에 뭔가가 꿈틀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