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지 못해 아픈 이들을 위한 인문학"
왜 자본주의는 사람을 놀지 못하게 할까?
21세기의 놀이는 개인의 삶을 통제하려는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이자,
21세기의 산업과 문화를 설명할 주요한 학문적 키워드!
도발적인 주제와 쉬운 글쓰기로 독일 철학계와 사회분석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노르베르트 볼츠 교수(베를린 공대 미디어학과)의 새 책 《놀이하는 인간: 놀지 못해 아픈 이들을 위한 인문학》은 놀이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새로운 주장을 펼칩니다.
21세기의 놀이는 개인의 삶을 통제하려는 국가와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이자, 21세기의 산업과 문화를 설명할 주요한 학문적 키워드라는 것이죠.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라는 명칭이 있음에도, 놀이하는 사람은 자기계발도 아닌 일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고 쉽게 질타 받습니다. 노르베르트 볼츠 교수는 이 같은 비난의 원인을 이해하고 놀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르베르트 볼츠 교수는 저서를 통해 인간을 비용과 효과로 따져 합리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로 보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적 관점을 지적합니다.
19세기부터 유럽의 기독교는 노동을 삶의 우선적 가치로 설교하며 자본주의의 성장을 도왔고(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이후 노동과 성장을 중시한 국가와 자본주의는 놀이를 통제함으로써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명칭이 오늘날 인간의 삶을 대변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지금은 놀이를 억압하는 것에 익숙한 시대이지만, 이 책은 게임 중독과 같은 각종 중독과 슬롯머신과 같은 우연성 게임에서도 놀이의 긍정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병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놀지 못하는 사람은 질병 등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며, 중독이란 낙인과 문제가 되는 놀이는 놀이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돈의 문제이거나 사회적 용인의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놀이의 생산성도 새롭게 발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놀이 규칙은 질서를 의미하고, 질서 안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결정에 따르는 리스크를 통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놀이의 이런 특성이 오늘날 창의력이란 이름으로 현실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21세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워커홀릭이면서도 놀이에 집중하며 창의력을 발현한 대표적 인물이죠.
미래 예측이 어려워지는 시대가 도래한 이후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노르베르트 볼츠 교수 19세기까지는 생산자의 시대였고 20세기가 소비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가 될 것이라 전망합니다. 21세기 사회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 때, 이 책의 ‘놀이에 관한 즐거운 학문’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차례
머리말_놀아라, 양심의 가책을 받지 말고!
제1장 호모 루덴스는 오늘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제2장 놀이는 어떻게 우리를 매혹하는가
제3장 우연성 놀이 예찬
제4장 위대한 감정의 망명지
제5장 스포츠, 놀이, 그리고 박진감
제6장 화면 속으로 빠져들다
제7장 현실로 침투하는 놀이
제 8 장 11번째 계명
제 9 장 당신이 마음 놓고 잊어도 되는 것
더 읽어야 할 책
옮긴이 후기
■ 지은이 소개
노르베르트 볼츠(Norbert Bolz)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철학, 독문학, 영문학과 종교학을 전공하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20세기 독일 보수와 진보 양극단의 철학적 경향들에 대한 연구(〈탈마법화된 세계로부터의 탈주—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철학적 극단주의〉, 1990년)로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에센대학 디자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베를린 공대 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종 도발적이기도 한 그의 놀라운 테제들은 독일 철학계와 사회분석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텐베르크—은하계의 끝에서》, 《컨트롤된 카오스》, 《컬트 마케팅》, 《세계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등 그의 주저 8권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 옮긴이 소개
윤종석
서울대학교와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독문학, 미학, 미디어학을 전공하고 주독일 한국문화원장을 거쳐,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노르베르트 볼츠와 빌렘 플루서 등 독일 미학과 철학, 미디어 이론, 국제정치 관련 도서를 20여 권 번역했다.
나유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베를린 자유대학교 철학과에서 키치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베를린에서 언어교육 강사로 근무하며, 통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이 진
고려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문화학과에서 민주주의와 갈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바이마르 니체 학술원 펠로우를 거쳐 현재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
문명화 과정은 위대한 감정들을 억압한다.
바로 이 때문에 놀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진다.
놀이는 사회에서 지나친 열정이
보호를 받는 망명지로서 기능한다.
특히 우리의 현대 복지사회에서
유희적 흥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그것을 통해서야 반복적 일상을
견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드디어 이 책의 핵심 명제에 도달했다.
바로 놀이는 고향을 잃어버린 위대한 감정들의
매체라는 생각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