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이 아니라 사치가 자본주의를 만들었다?!"

▶ 막스 베버의 '금욕'이란 자본주의 정신을 비판한
▶ 베르너 좀바르트의 사회학 명저, '사치와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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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를 살아간 학자들은 대부분 ‘생산/생산자’를 중심에 두고 자본주의의 기원을 설명하고자 했다. 이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 대표적인 인물이 베르너 좀바르트와 막스 베버이다.

대표적인 고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저술한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청교도 정신)의 금욕적인 정신이 자본주의 정신을 잉태했다고 주장했던 반면에 좀바르트는 인간의 욕망이 낳은 사치가 자본주의 탄생의 원동력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좀바르트는 베버에 맞선 가장 강력한 비판자이자 라이벌로 두 사람은 거의 20년에 걸쳐 자본주의 정신을 둘러싼 논쟁과 비판을 이어가며 서로의 논의를 풍부하게 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논점 하나는 ‘금욕이냐 사치냐’였다.

좀바르트는 십자군 전쟁 이후 유럽 사회에서 어떻게 사치가 뿌리내리게 되는지를 다양한 수치와 문헌의 조사를 통해 추적한다. 초기에는 궁정을 중심으로 행해졌던 사치를 귀족이나 졸부들이 모방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며 공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던 사치가 사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음을 밝힌다.

이 과정에서 주거, 옷, 음식 같은 개인적 사치부터 화려한 극장, 레스토랑, 선술집 같은 도시적인 사치 공간의 모습까지를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사치 수요가 자본주의적인 생산과 교역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는 것이다.

‘사치와 자본주의’는 또한 좀바르트의 연구방법론이 빼어나게 드러나는 연구서이기도 하다. 좀바르트는 사회학, 경제학, 역사학을 엮어내는 학제적 연구의 필요성을 선구적으로 주장했던 학자이다.

그는 경제학을 세 가지로 분류하면서 가치판단의 문제를 담고 있는 ‘규범경제학’, 오늘날 주류 경제학이 된 수치적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실증경제학’, 그리고 인문과학적 방법론을 담는 ‘이해경제학’의 세 부류로 나누고, 이해경제학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이해경제학을 통해 사회, 경제, 역사를 아우르고, 또한 그 속에 인문학적 성찰까지도 담아내고자 했고, 이 책은 그러한 이해경제학의 진수를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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