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말이다. - P47

우리 남성은 무언가를 무조건 사랑하는 일이 참으로 불가능하다. - P48

실제로 몇몇 데이터를 보면 고독사는 남성의 경우가 훨씬 많다.
고독사를 하고 나서 발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남성이 훨씬 길다. 우리는 살아서도 고독하고 죽어서도 고독한 것이다. - P49

우리는 무언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언제나 겁을 먹고, 불안해하며, 공포를 느낀다. 차별이나 폭력의 대부분은 그런 불안이나 공포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 P50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을 참으로 싫어한다. 우리는 상대의 눈을 보고 싶지도 않고, 남이 자기 눈을 보지 않기를 바란다. - P51

두려움이나 긴장은 침묵에서 생겨난다. - P52

어떤 강렬한 체험을 남에게 전하고자 할 때, 우리는 이야기 자체가 된다. 이야기가 우리에게 빙의하여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때 이야기의 매개 또는 그릇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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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일은 분석할 수 없는 것, 그냥 그곳에 있는 것, 색이바래서 잊혀 사라지는 것이다. - P12

인생은 단편적인 것이 모여 이루어진다. - P17

이러한 단편적인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단편적인 인생의 기록이 그대로 그 사람의 인생이라고 한다거나 그대로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운명이라고 일반화하고 전체화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 P19

어떤 사람이든 다양한 ‘서사‘를 내면에 담고 있다. - P29

우리가 눈으로 보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 P29

존재하는 것은 영원히 사라져 버리지만 다른 형태로 우리에게 남겨진다. - P31

이 세계에는 필시 무수한 헨리 다거가 있다. 그리고 헨리 다거와는 달리 발견되지 못하고 잃어버린, 헨리 다거 못지않게 감정을 뒤흔드는 작품이 무수하게 있을 것이다. 또 한 사람의 헨리 다거가 지금 내가 사는 이 동네에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곁에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헨리 다거의 존재를 둘러싸고 가장 가슴이 울컥했던 점은 헨리 다거라는 사람 자체라기보다는, 또 다른 헨리 다거가 늘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 P37

사람들의 단편적인 인생에는 이모티콘을 많이 쓴 단편적인 서사가 있을 뿐이다. 문화적 가치관을 전도시켜 거기에서 예술적 평가를 끌어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숨겨 놓지 않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서사는 아름답다. 철저하게 세속적이고, 철저하게 고독하며, 철저하게 방대한 훌륭한 서사는 하나하나의 서사가 무의미함으로써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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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일은 분석할 수 없는 것, 그냥 그곳에 있는 것, 색이바래서 잊혀 사라지는 것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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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는 작가들이 정말로 힘을 합치고 자기들의 소명을 의식한다면 권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 P509

언제나 되풀이되는 것은, 자기 세기의 가장 강력한 이 남자가 현실의 세계에서는 아무런 작용력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P510

본질의 신비스런 유사성 덕분에 정신이 항상 다른 정신을 알아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시끄러운 시대문학의 요란한 소음 위로 이 두 사람이 조용하고 평온하게, 침착한 태도로, 그리고 분명한 확고함으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았던 것을 읽는 일은 감동적이다. - P519

그가 절망에 사로잡혀서 한스카 부인을 향해서. <하트의 잭의 방책>이 실패로 돌아가면 자신은 네 권의 소설을 써야 한다고 탄식했지만 우리는 그와 함께 탄식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발자크가1841년부터 1843년까지 이런 곤란한 처지에서 쓴 장편과 단편소설들은 그의 가장 힘찬 창작품에 속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저 멜로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두었더라면 어쩌면 그는 이 작품들을 남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P554

발자크가 체험과 실망을 통해서 분노를 느낄수록 그는 더욱 진실에 가까워졌다. - P555

자연에서 동물종들이 주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양으로 발전하듯이 인간도 사회 안에서 다양하게 발전한다. - P561

사람들은, 그것도 가장 천재적인 사람들조차도 자기들의 업적이 아니라 훨씬 더 값이 싸고 가벼운 물건들로 존경받고 경탄받으려고 생각한다는 것이 삶의 법칙이다. 수집가 발자크는 이 사실에 대한 전형적인 예가 되고 있다. - P601

인간은 자기 천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법이다. - P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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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파인 간극은 단절의 결과가 아니라 점진적인 멀어짐의 산물이었다. - P153

진실은, 내게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는 것이다. - P153

개인적·사회적 정체성은 분명 우리가 다양한 충위registres의 복합성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들‘에, 사회세계의 이 다양한 차원들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관련되어 있다. - P155

타자의 부재는 그의 애정의 상실과 애도 말고도, 역할의 상실에서 기인하는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또한 우리가 소중한 존재를 잃으면서 ‘역할‘을 상실할 때, 그에 대한 ‘배반‘을 저지른다고 느낄 수 있고 자기 시각에서 스스로를 정당화하고자 애쓴다. "말하자면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정당화한다. 애도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다." - P155

우리는 부모, 친구, 직장 동료 등 누구와 함께 있는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다. 그렇기에 삶 속에,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이 모든 ‘타자들‘이 다채롭게 현존하는 데서 비롯하는 ‘정체성 의식‘은 필연적으로 다원적plurielle이며 혼성적 composite이다. 결국 우리 자신의 실재를 구성하는건, 사르트르가 카를 야스퍼스에게서 빌려온 개념을 다시 취하자면, 단편적이고 이질적인 ‘정체성들‘의 ‘종합적 통일성unité synthétique‘이다. - P156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년』에서 인류학자들이 연구한 사회 속 노인은 가족 계보에 대한 지식의 보유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 P167

가족 계보는 노인의 사멸과 더불어 사라질 위험이 매우 큰 사회적 기억임이 분명하다. 이 기억의 기능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돌아간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는 내내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과제가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며, 관계의 명부를[머릿속에] 간직한 여성들이 그 복잡성과 진화 양상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P167

이제야 깨닫는다. 어머니의 죽음은 나 자신의 어떤 부분, 유일한 중개자였던 그녀를 통해 어느 정도 가깝고 때로는 충분히 먼 가족 관계들과 아직 이어져 있던 부분을 송두리째 잘라버렸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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