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파인 간극은 단절의 결과가 아니라 점진적인 멀어짐의 산물이었다. - P153
진실은, 내게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는 것이다. - P153
개인적·사회적 정체성은 분명 우리가 다양한 충위registres의 복합성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들‘에, 사회세계의 이 다양한 차원들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관련되어 있다. - P155
타자의 부재는 그의 애정의 상실과 애도 말고도, 역할의 상실에서 기인하는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또한 우리가 소중한 존재를 잃으면서 ‘역할‘을 상실할 때, 그에 대한 ‘배반‘을 저지른다고 느낄 수 있고 자기 시각에서 스스로를 정당화하고자 애쓴다. "말하자면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정당화한다. 애도는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이다." - P155
우리는 부모, 친구, 직장 동료 등 누구와 함께 있는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다. 그렇기에 삶 속에,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이 모든 ‘타자들‘이 다채롭게 현존하는 데서 비롯하는 ‘정체성 의식‘은 필연적으로 다원적plurielle이며 혼성적 composite이다. 결국 우리 자신의 실재를 구성하는건, 사르트르가 카를 야스퍼스에게서 빌려온 개념을 다시 취하자면, 단편적이고 이질적인 ‘정체성들‘의 ‘종합적 통일성unité synthétique‘이다. - P156
시몬 드 보부아르는 『노년』에서 인류학자들이 연구한 사회 속 노인은 가족 계보에 대한 지식의 보유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 P167
가족 계보는 노인의 사멸과 더불어 사라질 위험이 매우 큰 사회적 기억임이 분명하다. 이 기억의 기능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돌아간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는 내내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과제가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 주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며, 관계의 명부를[머릿속에] 간직한 여성들이 그 복잡성과 진화 양상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P167
이제야 깨닫는다. 어머니의 죽음은 나 자신의 어떤 부분, 유일한 중개자였던 그녀를 통해 어느 정도 가깝고 때로는 충분히 먼 가족 관계들과 아직 이어져 있던 부분을 송두리째 잘라버렸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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