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 35 & 36장

 

자본주의 설명서           

 

『자본』의 문체 

 

칼 맑스의『자본』 후반부에서 엥겔스의 성과는 그의 투박했던 문체를 정밀하고 엄밀하게 다듬었다는 점이다. 맑스의 문체가 방대한 지식으로 여러 학자의 가정과 근거를 분석하며 세부적인 증명을 파고드는 방식이라면, 엥겔스는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성과에 대한 비판적 요지를 명확히 했다. 1권을 주의 깊게 읽은 독자라면 2권에 서술된 엥겔스의 문체가 매우 깔끔하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철학을 전공한 맑스의 계획 수립 능력과 그 자신이 공장주의 아들이었던 엥겔스의 경제·경영적 식견을 더하여,『자본』은 노동자에게 과학적이고 충실한 접근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제시한다. 자본의 생산에 직접 기여하는 노동자야말로 『자본』의 핵심에 가닿는 존재이며, 판매자들의 인식 수준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점은 노동자라고 해서 꼭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경쟁 속에서는 오히려 혁명가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정치인들의 행태는 한심하다고 평가를 면하기는 어렵다.『자본』을 대강 읽고도 정권을 위해 복무하며, 이후에는 안락한 전원생활과 자본가의 향유를 소비하며 이해타산에 맞는 계산기를 두드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계산은 외관상의 업무일 뿐이다. 실질적인 혁명가들은 정권을 잡게 되는 기회에도 몸소 노동자였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동가들의 출생 배경이 정치와 더욱 긴밀한 접촉을 야기하는 반면, 진정한 혁명가들은 자신의 가난 속에서 몸부림치며 늘 노동자와 함께했다. 생각을 넓히고 상대의 문제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혈을 기울이는 노력은 늘 노동과 독서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독서는 그 수준이 매우 얕다. 소비된 독서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며 구구절절한 사연이나 읊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전자 상거래 등장 이후, 유통 과정의 핵심은 기존의 대면 접촉에서 상품 가격 경쟁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른 가상 화폐의 등장도 지적되지만, 핵심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르주아지의 독점 문제이다. 이는 도서 정가제 시행 요구에서 나타나는 서적 상품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러나 이 제도의 허점은 책을 직접 생산하는 노동자가 아닌 출판사의 몫을 요구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주체의 요구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매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떤 주제든 계급의 구분은 명확할 필요는 있다. 유통 부문의 이윤 독점은 생산 노동자에게 전가되며, 필연적인 자본 생산을 수반하는 노동에서 잉여 가치를 둘러싼 유산 상속 전쟁이 벌어지는 현재에도, 필요한 것은 자신의 지위가 아니라, 그 지위를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고 현장에서 부딪치며 직접 종사할 수 있는 노동자의 존재일 것이다.

 

자본의 유통 순환 과정 개요

 

헤엄을 치려면 먼저 물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물에 들어간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상품은 단순한 구매와 개인적 소비를 전제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교환 행위가 내재한다. 이 거래는 겉으로 1:1 교환의 형식을 띠지만, 본질적으로는 잉여 가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 곧 더 많은 자본의 이윤을 남기기 위한 운동으로 자리 잡는다. 기업의 활동은 자본 이윤 창출이라는 합법적 구도로 그동안 학습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이윤 추구 행위를 넘어, 잉여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급 형성을 더욱 심화시킬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 『자본』 제2부는 악명 높은 해석으로 평가되지만, 실은 유통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모든 생산품은 제작 과정을 담은 일종의 설명서를 포함한다. 부품의 조립은 새로운 기계가 되거나, 생산 수단으로 새로운 상품 제작의 도구가 된다. 자본가들은 상품 생산을 늘리고자 노동력을 구매하며, 그 대가는 과거 현물에서 현재 현금(임금)으로 지불된다. 여기서 노동력은 LP, 생산 수단은 MP로 표기할 수 있다. 여기서 자본 거래 내에서 인간의 노동력 역시 지불 대상이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다. 노동력은 생산 수단을 소유한 주체로부터 더 큰 자본가에게 구매되어 그 일부가 포섭되기도 한다. 예전에 생산 수단을 소유했던 이들은 이제 노동자가 되어 임금의 대가로 자신의 노동력을 지불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따라서 생산된 상품은 C 또는 W로, 그 대가로 지불되는 화폐는 M 또는 G로 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본 전체 순환에서 상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 출입구를 따라 간략히 살펴보자.

 

제1형태(화폐 자본 순환)

 

모든 화폐는 소유자가 있으며, 그 유통 또한 소유주로부터 주도된다. 소유주는 더 능력 있는 생산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곧 자본가 간의 치열한 거래에 매일같이 힘을 쏟는다. 화폐가 투입되는 순간, 자본 거래 유통의 서막을 알리는 이 순환은 단순한 화폐 교환인 M-M에서 M-C-M´으로 증대되는 과정을 겪는다. 여기서 화폐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먼저 확보된다. 아직 축적되지 않은 화폐는 개인적 소비로 끝날 수도 있지만, 사실 생산적 소비의 형태로 다시 유통된다. 곧, 상품을 이윤으로 남기고자 되팔면서 수입된 상품이 기존보다 높은 가격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이는 잉여 가치의 생산에서 M이 아닌 M´으로 표기되는 이유이다. M´은 곧 M´=M+m으로 표기되며, 소문자 m은 잉여 가치를 의미한다. 이 잉여 가치 속에서 잉여분 Δ(델타)는 상인이나 중개인의 마진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배분에 있어서는 축적의 잠재력을 내포한다. 이는 상품의 측정 시 기존 화폐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이 임의로 정해지게 만든다. 고전적인 시장에서는 금은 주화가 화폐 역할을 대신했으나, 지폐의 등장으로 화폐는 다양한 형태로 변모한다. 화폐와 상품 거래는 농촌 경영 형태로도 이루어져, 예전에는 수확물을 거래하거나 생산 수단 및 노동력 구매에 주로 사용됐다. 유통 시장 형성에 있어 화폐의 순환은 M–C…P…C´-M´ 공식에 따라 증대된 화폐를 유통 시장에서 확보하고자 범위를 넓혀 간다. 이러한 순환의 반복은 자본주의 사회 발전과 함께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제2형태(생산 자본 순환)

 

소규모 수공예에서 시작된 MP와 같은 생산 수단은 화폐를 증대시키려는 운동을 발생시킨다. 일부 장인은 무역을 달성하는 상인이기도 했으며, 가격 흥정으로부터 생산 수단을 일찍 확보한다. 현재의 자본가 중 일부도 과거 궁핍한 노동자였으나, 자본가로 변모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산 수단을 확보하고, 또 다른 노동자들을 투입한다. 이는 P…P라는 제2형태의 모습으로 생산 자본을 형성한다. 화폐 자본이 증식의 성격을 띠는 반면, 생산 자본을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은 이제 자본가 경쟁에서 승리한 자본가의 유일한 원천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생산 수단과 LP와 같은 노동력을 지배하면서, 자본가는 자신의 화폐를 축적할 수 있다. 이 과정이 단순 재생산에서 확대 재생산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자본가는 잉여 가치라는 열매를 수확하고자 준비금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상품 생산에 앞서 가변 자본이라고 불리는 노동력 v와 불변 자본이라고 불리는 생산 수단 c를 먼저 확보하고 공장 조직을 건설한다. 이 지출 과정은 c+v+s로 표기되며, 총 자본의 지출이 되어 자본 구매로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본가의 수단은 창출되며 더 많은 화폐를 축적하려 시도한다. 생산 자본 순환은 P…C´-M´-C-P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P는 생산 자본과 생산 과정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생산 자본으로 기능할 때는 또 다른 생산 수단을 구매하기 위한 기능으로, 생산 과정에서는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위한 기능으로 주된 역할이 상이하다. 이런 방식으로 자본가들은 별도의 생산 자본을 마련하여 부를 축적하는 동시에, 자본가의 수중에 놓여질 수 있는 범위를 확충한다.

 

제3형태(상품 자본 순환)

 

유통 시장에서 상품이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나온다. 현재는 기계화가 진행된 공장에서 생산품이 곧바로 상품으로 유통될 만큼 기술력이 발달했지만, 노동력의 중요성은 여전히 간과되기 쉽다. 상품 자본의 순환은 무조건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개인적 소비는 주로 자본가의 소비로 치부되기 쉽지만, 노동자 역시 자신의 노동력을 지불하는 대가로 생계를 위한 필수품을 제공받거나 구매해야만 한다. 이러한 단순 소비 순환 외에도, 유통 시장에서는 상품 시장을 위한 다양한 산업적 형태들이 국가별로 발달한다. 이 차이는 국가마다 상이하며 경제 발전의 성과 또한 개별 국가 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국가 생산력만으로는 그 경제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유통 시장의 본질이 자본가의 이윤 창출에 있기 때문에, 상품의 순환은 구매(M-C)와 판매(M´-C´)의 기본적인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연적인 자본 생산 과정을 유발한다. 개인적 소비를 넘어 생산적 소비가 이루어지는 형태로부터 상품 자본의 거래가 발생한다. 수출입 과정에서 매겨지는 상품 가격은 단순 재생산에 따른 C-M-C에서 더욱 복잡해진 C-M´-(CK)…P(C+CK)…C´´까지 이어진다. 판매를 위해 투입된 상품은 다시 상품 구매를 위해 재생산되며, 이러한 순환은 곧 상품 자본 순환의 일부를 이룬다.

 

34 & 35 & 36장을 정리하며

 

지금까지 간략히 살펴보면, 자본의 순환에서 세 가지 요소, 곧 화폐, 생산, 상품은 그 자본의 특성에 따라 수많은 자본 운동의 거래에서 일부를 구성한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 창출이라는 이면에는 잉여 가치 생산을 위한 노동이 전제되며, 이는 설명 과정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고전 경제학자들, 특히 농업 사회에서 상인 무역을 분기점으로 한 중상주의 경제학자들은 무역 거래에서 여러 분할을 중시했으며, 이 과정 속에서 자유 무역이 발달하여 지금의 자본주의 거래 형태를 띠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는 자본가의 개인적 능력에 따른 경쟁의 승리라기보다는, 화폐를 축적하려는 일과 임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 사이의 끊임없는 고군분투의 역사가 담겨 있다.

 

논증의 오류 중에는 순환 오류가 존재한다. 자본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이러한 구조를 정당화하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 역시 살펴보면, 그 전제를 결론과 등치하면서 이러한 숱한 오류를 해결하지 못한 채 누적시키거나 회피한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자본의 순환은 기본적으로 그 거래의 성격에서 자본가의 축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그 반복 역시 그대로 정당화된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37 & 38 & 39장

 

유통 전쟁

 

유통 진행과 재고 형성

 

일반적으로, 생산된 물건이 판매되려면 곧바로 소비되어야만 한다. 구매와 판매라는 거래 행위로부터 파생된 소비량은 상품 거래의 다양한 종류를 이룬다. 현대 사회에서는 가공 식품 등의 소형 물품과 가전의 발달까지 소비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특화된 유통 조건을 요구한다. 한편, 반도체 산업의 미세 공정처럼 특정 산업에서는 이러한 유통 및 가격 측정 기준이 생산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유통 과정은 필연적으로 수송업의 발전과 동반되며,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자생적인 생산력보다는 수송업이 발달하는 양상을 보인다. 고립 지역일수록 물류 관리가 중요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해 그 간격은 비교적 축소되었다. 

 

자본 유통 시장에서는 실제로 더욱 저렴한 값을 판매하기 위한 경쟁이 일어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시장 형성에 따른 여러 상인들의 상대적인 가격을 부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재고가 쌓여 있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한 일본의 조립 장난감을 납품하는 대형 업체에서는 그 재고를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유통의 재고가 쌓여 있었음에도, 실물로 내놓지 않고 방치해놓은 경우도 있다. 품절 대란 역시 비슷한 논리로 설명된다. 생산된 물품의 공급 여지는 제약적이지 않으며, 시장에 풀리는 물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시각은 양적 측면에만 국한된 해석이다. 실제로는 한정된 물품일수록 잠재적 재고가 풍부하며, 시장에 상품 공개를 제한하면서 소비를 통제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는 2008년 주택 거품에서 결국 드러났지만, 토지 매매에서도 매입 집중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소비 부진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고, 이는 결국 공황의 잠재적 소지가 되었다. 2008-2009년 주택 시장 거품의 붕괴와 경제 공황은 이러한 현상의 거대 사례이나, 모든 경제 분석은 상품 분석에서 출발하므로, 토지 지대 역시 상품 조건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유통 과정의 핵심은 재고 관리에 있다. 전쟁에서 물자 운반 및 제공이 중요하듯이, 경영에서는 재고 관리가 성패를 좌우한다. 생산력 발전에 집중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나, 수송 수단 역시 생산 수단으로 구매된다는 점에서 공항의 항공편처럼 대형 운반선 거래에서도 상품 측정 방식이 고려된다. 수송업 발달은 무역 시장의 자유로운 거래를 촉진했으나, 생산량 대비 물자 운반 및 비용 조건에 따른 재고의 잉여분은 여전히 과도하다. 이러한 비용 가치가 잉여로 남을 때, 자본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지만, 노동자가 직접 소비하는 물품에도 그 비중이 존재하며, 그 소유권은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에게도 일부 제공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시장의 노골적인 유통 자본화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인플레이션의 결과가 자본가보다 노동자에게 더 큰 피해를 주었음에도, 당시에는 모두가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공황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공황의 여지는 자본주의에 내재된 법칙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는 화폐를 교환하여 금을 축적하고 보존하려는 자본의 본질적 속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자본은 유통되어야 하며, 축적만 보존되는 순간, 경제 순환은 정체된다. 자본주의 경제 특성상 남은 재고를 처리하지 않아도, 남아도는 노동력에 대한 지불을 회피할수록 노동자뿐 아니라 전체 자본가에게도 위험이 닥칠 여지가 커진다. 이는 연쇄적인 고리와 같아, 소비되지 않은 잉여 가치가 축적되는 결과를 낳고, 자본가의 축적 고집이 변하지 않는 한 반복될 뿐이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생활 수단에 해당하는 소비 품목은 충분히 제공될 수 있으며, 그 재고 역시 과잉 상태라는 점을 볼 때, 유통 상인이 자본가로 변모하려는 노력은 본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점을 이해할 때, 우리의 부족한 가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40 – 47장

 

사업적 성공

 

진행 중인 자본의 역사

 

사업을 하려면 일정한 자본금이 없이는 성공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여기서 성공이란 일정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장사에도 있지만, 상인 거래 간 충돌을 억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말한다. 하지만 두 사례 역시 사업적 성공을 이루려면 그에 합당한 생산 수단과 노동력을 소유하고 이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며, 실패를 발판 삼아 자본가로 거듭나려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사업적 경쟁 상대들과 승부를 벌여야만 하는 필연이 존재한다. 이는 자본가들의 성격상 단합보다는 개인적 분열로 이끌지만, 반대로, 노동자에게는 단결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그 시작점을 공정한 무역에 있다고 본 애덤 스미스나 그의 후계자를 자처했던 데이비드 리카도와 같은 인물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케네의 유명한 『경제표』는 이러한 경제 통계의 시초라 불릴 만큼 여러 분야의 사업 구성을 경제적으로 분류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도표이다. 당시의 ‘중농주의’, 그러니까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의 생산력 대신에 효율적인 농업을 중시하는 기조에서 경제학은 출발했기 때문에, 모든 경제학은 사실 농촌 사회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한 농촌 사회는 상인 무역이 등장하면서 교통 및 통신의 발달과 함께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고 이를 소비할 수 있었던 물물 교환(1:1)이라는 기본적인 등가 행위는 화폐 거래가 등장한 이후로 화폐가 통상적인 거래 수단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비율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무역 상인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막강한 기술력과 노동 수단 및 노동력을 바탕으로 농촌 사회까지 일찍 지배할 수 있었다. 리카도는 이러한 자본의 점유와 더불어 토지 문제를 일찍 거론한 인물이다. 그의 논리에서 주된 핵심은, 바로 ‘잉여 가치’의 생산에 대한 고찰과 자본의 회전에 따른 유통 순환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사실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일찍부터 이러한 자본 축적의 문제에 대해 직접 거론하거나 생산 수단을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리고 이를 국가 정치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 자유 논객은 ‘역사를 알면 세계를 알 수 있다.’ 고 언급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말해야 옳다. 경제를 알아야 역사의 진실이 보인다. 이 말을 설명하자면, 돈의 출처를 명확히 하면 자본의 진실이 보인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체로 자본의 축적에 따른 수많은 소비적 경향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출처가 불분명하고, 임의로 선정된 자금의 누적된 역사가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진행은 19세기 대식민지의 상인들이 피억압 국가의 자본을 무단으로 수탈하면서 잉여 가치를 착취하고, 소수의 수중으로 유통시키면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그러한 자유 논리마저 자본주의의 생산에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정 자본이 오래되고, 유동 자본이 모자라듯이 자본의 논리는 영원할 수 없다. 상인들은 수입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빈농들의 자산이나 마찬가지였던 가축을 무단으로 도륙하게 되면서 공장제가 등장하게 된다. 현대 공장제 체계가 발달하면서 기계화를 이루었고, 모든 가축들은 축사 안에서 사육되어 생활 수단의 일부분으로 소비된다. 자본가는 이윤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 농촌 사회를 서서히 지배하기 시작한다. 가축을 기르려면 일정한 거름과 사료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공장제 방식으로 찍어내어 도륙한 가축 생산물은 거래 수단으로 판매되면서 더욱 정밀하고 가공된 식품으로 등장한다. 이는 현대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마주할 수 있는 여러 상품으로 보여진다.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더욱 간편해진 조리를 가진 식품들은 식민지에 흡수된 국가에서도 인간 건강을 보존 및 초과하기에 이르렀다. 덕분에, 그들의 의식 역시 살찌우는 데 쉽게 이용된다.

 

불분명한 유통 자본의 출처

 

리카도는 특히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유동 자본을 일찍 해석했다. 곧, 노동 생산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국가의 사회적 부를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지만, 이러한 고전적인 해석에 영감을 받은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은 논리를 일부 수용하면서, 전적으로 투입된 자본 대비 노동 생산성이 고정되어 유지되기만 하면, 잉여 가치는 노동자에게 반드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수중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두 경제학자의 논리적 교환 역시 매우 방대하면서도 큰 효과를 남겼기 때문에, 현대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사회적 부를 끊임없이 유지하면서,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여전히 자본가가 제거되지 못하고 잔존할 수 있던 큰 이유이다. 고전 경제학은 특히 대외 무역에 의존한 상인 자본과 농경 사회 연구에 큰 업적이 있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삼아 생산된 자본의 논리 역시 당연하게도 국가의 논리로 충분히 귀결될 수 있었다. 이에 단순히 반대하기만 하면 오히려 적으로 규정되기에도 매우 쉬웠다. 이 덕분에, 자본가들은 이 두 경제학자에게 호의적일 수 있었고, 자본 역시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유통 자본에 있어 노동 기간 · 생산 시간이라는 노동의 길이 역시 노동자들에게 실제로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입된 노동 시간 대비 생산물은 충분했음에도 재고가 창고에 쌓여 있는 일이 많았고, 실제로 그 창고에 남은 재고가 두 경제학자는 모두 소비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재고는 그것을 소유한 자들에게는 잠재적인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부 판매되지 못하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었다. 현대에는 여러 취지가 담긴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지만, 그러한 중고 거래 역시 자본의 논리가 기능하는 한 매입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사업 역시 방대해졌기 때문에 유통 자본의 자본 거래 역시나 상술이 매우 교묘해진다. 따라서 합리적 소비로 포장된 잉여분을 은폐한다. 실제로는 충분한 재고가 있음에도, 유통 과정에서는 소유를 위한 축적에 동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한 생산분은 수입로 메우면서 토지 생산에 대한 지배력 역시 공고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상거래법 등과 같은 법적인 수단들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은커녕 일시적일 뿐이다. 

 

지역 사회에 침투한 자본가들은 건축업자들과 손을 맞잡으면서, 대공사를 시행할 수 있게 되었는데, ‘산업화’는 그 과정에서 자본화 단계에 점차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들은 농촌 사회의 여러 가옥들을 파괴하고, 도로와 주택으로 포장하면서, 소수의 입주자를 위한 광범위한 매입 단계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는 제한적인 생산물들이 명품으로 둔갑되어 매우 높은 가격에 제시되거나 한정된 소비를 이루게 된다. 실제로는 별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대외 무역에서 더욱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이러한 부담의 간격을 더욱 높인다. 이처럼, 산업화 진행 단계의 저개발국 국가들은 선진 문물에 대한 호의에 대해 크게 기대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일찍 흡수될 여지가 확률적으로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자본화 단계 역시 이를 토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마저도 설명을 하는데 그르치고 말았다. 특히 저개발국을 경제 통계로 측정했을 때, 단순히 경제적 활동성이나 정치적 치안이 부족한 단순히 ‘못사는 국가’로만 치부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자본주의 발전에 빠르게 발돋움하고자 선진 국가에게 흡수되어 의존하게 된다. 실제로, 자국 내 자본가들이 성장하면서 국가의 정치적 위상 역시 수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본가들이 부를 움켜쥘 때,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명목으로 국가 생산력의 통계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 이는 후술하겠지만, 토지 거래에서는 유통 과정에서 투기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사업적 성공이란 사실은 자본가들의 경쟁에서 승리한 자본가의 독점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것을 소유화하는 물신 숭배나 다름없는 화폐를 가진 자들이 모인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금융 기관이 가세해서 이룬 거대한 자본가의 역사에는 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더욱 많아짐을 증명하는 일조차 멀어지게 만든다. 전 세계에 모인 부르주아지가 집단을 조직하면서 프롤레타리아트를 유령으로 만든다. 그 말은 곧 노동자의 희생을 더욱 그늘에 머물게 하고, 더 이상의 무력하고 종속된 인간으로 여긴다는 점에 있다. 여기서 노동의 소외는 단순한 현상일 뿐이다. 이를 심층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 우리는 부르주아지들의 영원한 동지로 화폐처럼 묶여 있는 노동자들을 보게 된다. 

 

48장 회전 시간 & 투하 자본

 

2부 후반

 

2장 후반부는 그 난이도가 정말 높은 것 같다. 그 문맥과 상태를 세밀하게 정리한 덕분에, 그나마 이 장이 개별 자본가의 관점에서 일어나는 경우의 수를 잘 서술한다는 점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핵심은, 맑스와 엥겔스는 고전 경제학자들이 유동 자본의 회전 구조(상호, 완전, 독립, 불균등)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회전의 교차와 엉킴이 풀려난 자본으로 발생한다고 보았다. 풀려난 자본이란 실제 투하 자본 대비 화폐 환류 시점의 불일치로 생겨나는 현상이며, 경제학자뿐만 아니라 자본가들 역시 투입 자본이 곧바로 일치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 지적 역시 중요하다. 개별적인 분기별 결산(약 13주)이 아닌 연간 총 회전 과정 전체(약 51주)를 포괄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할 수 있다면 자본 회전의 전말을 짚을 수 있다. 

 

경영 회계에서도 기간별 결산 방식은 사실 자본의 연속적인 운동(회전)이라는 경제적 실체를 단절(정지)시켜 보여주면서, 풀려난 자본과 같은 구조적 비효율성을 은폐하거나, 자본의 실제 회전 규모와 잠재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 

 

49장 가변 자본의 회전

 

공산주의 계획 경제

 

다음은 맑스와 엥겔스가 연간 잉여가치율과 가변 자본 회전율을 분석하며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를 비교 서술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공산주의 사회를 가정한다면, 화폐 자본과 그 거래상의 가면들이 사라지므로, 문제는 단순해진다. 곧 예컨대, 철도 건설과 같이 1년 이상 장기간 생산 수단, 생활 수단, 유용 효과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연간 총생산물에서 노동, 생산 수단, 생활 수단을 유출하는 사업 부문에 대해, 사회가 아무런 혼란 없이 얼마만큼의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는 반대로, 사회적 이성이 언제나 사후에 관철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끊임없는 대혼란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장기 투자와 사용 가치 생산 사이의 기간이 긴 사업들(철도 등)은 한편으로 화폐 시장을 압박하며, 오히려 화폐 시장의 완화는 이러한 사업들을 대규모로 일으키며 결국 뒤에 가서 화폐 시장을 경색시킬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화폐 시장을 압박하는 근본 원인은, 이러한 사업들에서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화폐 자본 투하가 항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 자본가와 상인이 자신의 기업 경영에 필요한 화폐 자본을 철도 투기 등에 투입하고, 그 부족분을 화폐 시장에서 차입하여 메운다는 사실은 이와는 별개 문제다.'

 

아마도, 이 장의 핵심일 수 있다. '화폐 시장의 경색'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겠다. 

 

※『자본』역시 저자의 서술은 방대하더라도, 발췌하는 다독이 아닌 뜻을 깊게 새기는 정독이 중요하다. 

 

53장 단순 재생산

 

자본주의와 공황

 

다음은 『자본』에서 자본주의의 재생산 원리를 설명하면서 공황을 명시한 부분이다.

 

a) 생필품: 이는 일차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소비 수단이 되며, 자본가 계급의 소비 중 필수적 부분 또한 형성한다. 비록 자본가가 소비하는 생필품이 노동자의 것과 질적·가치적으로 상이할 수 있으나, 분석상 이를 ‘생필품’이라는 단일 항목으로 범주화한다. 이때 특정 생산물의 생리학적 필수성 여부보다는, 사회적 관습상 노동자 가계의 일반적인 소비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분류 기준이 된다.

 

b) 사치품: 일반적으로, 이는 오직 자본가 계급의 소비에만 충당되는 생산물이다. 따라서 사치품은 노동자의 임금과는 결코 교환될 수 없으며, 자본가가 획득한 잉여 가치의 지출로만 그 가치가 실현된다.

연간 총생산물 중 사치품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사치품 생산에 흡수되는 노동자 수가 증가할수록, 투하된 가변 자본이 화폐 자본으로 다시 전환되어 가변 자본의 화폐 형태로 기능하며, 노동자 계급의 존재와 이들의 재생산을 위한 생필품 공급은 자본가 계급의 소비 성향, 곧 잉여 가치의 상당 부분을 사치품으로 전환하는 자본가들의 낭비적 지출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사치품 부문 가변 자본의 화폐적 복구와 해당 부문 노동력의 재생산은 자본가 계급의 임의적인 잉여 가치 소비 규모에 비례하여 그 물적·가치적 토대가 규정된다.

 

공황은 발생하면 사치품 소비가 일시적으로 급감하며, 이로 인해, (Ⅱb)v가 화폐 자본으로 재전환되는 과정에 지체와 정체가 발생한다. 가변 자본의 화폐 복구가 부분적으로만 이루어짐에 따라 사치품 부문 노동자들의 해고가 뒤따르고, 이는 다시 생필품에 대한 유효 수요를 감소시켜 해당 시장의 정체를 유발하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자본가의 사치품 지출 중 일부를 용역(서비스)의 대가로 수령하여 생필품 소비에 참가하는 하인 등 비생산적 노동자들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명확히 나타난다. 이들 역시 자본가의 지출 여력에 따라 소비 규모가 결정되는 일종의 ‘사치적 요소’로 생필품 시장에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호황기, 특히 투기가 활성화되는 시기에는 이와 상반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가치 혁명이 아닌 여타 요인으로 인해 상품으로 표현된 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상품 가격은 개별 가치와 무관하게 상승한다. 이때는 일반적인 생필품 소비가 증대될 뿐만 아니라, 산업 예비군이 대거 고용됨에 따라 현역 노동자 계급 또한 평상시 자본가 계급에게만 ‘국한되었던’ 사치품 소비에 일시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이러한 수요의 확장은 결과적으로, 사치품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을 추동한다.

 

공황의 원인을 지불 능력 있는 소비나 소비자의 부족에서 찾는다면 단순한 동어 반복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체제는 빈민이나 사기꾼의 소비를 제외하면 오직 지불 능력을 갖춘 소비자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상품의 미판매는 결국 생산적 또는 개인적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지불 능력 있는 구매자가 부재함을 의미할 뿐이다.

 

그런데 노동자 계급이 생산물의 극히 일부분만을 분배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임금 인상으로 분배 몫을 늘리는 일이 이러한 사회악을 제거할 방책이라고 주장하며 앞선 동어 반복에 논리적 외관을 부여하려 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곧, 공황은 도리어 임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노동자 계급이 연간 생산물 중 소비 부문에서 실제적으로 더 큰 비중을 점유하는 시기에 언제나 예비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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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설명과는 달리, 공황의 잠재적 요인이 호황기와 불황기 모두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기존의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의 작용으로 인한 화폐 수요나 소비 부문에 대해 통용되었던 지적과는, 별개로 논의된 부분이다.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기능의 원리로 공황의 발생 요인들은 늘 잔존한다는 사실이며, 자본가들의 소비 수단이 향락을 위한 요소로 지출됨에 따라 허위로 측정된 임의적인 가격 형성이 은폐된다. 이를 소비 부문에 국한된 경제적 불평등이나 양극화로 표기한 정치경제학자들은 이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 그러나 자본의 순환 특성을 설명하는 부분을 명시하면서 이 부분은 반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공황의 실질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자본주의적 축적 형태 내에 공존하며, 특히 자본가의 향락적 소비를 위한 사치품 부문에서 발생하는 가격 실현의 불안정 역시 은폐되었다. 정치경제학자들은 이를 두고, 소비 부문의 불평등이나 양극화 문제로 치부하며 정책적 개입으로 해소한다고 보았으나, 자본의 순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논리는 성립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앞서 재생산 구조 내에서 두 부문(생필품과 사치품)에서 사치품 부문(IIb)의 설명에 따라, 자본가의 잉여 가치 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므로, 자본가의 소비 위축이란 즉각적으로 해당 부문 가변 자본의 화폐적 회수(v-m 전환)를 정체시킨다. 이는 사치품 부문에서 노동자의 해고와 생필품 수요 감소로 연쇄되어 파급 효과를 낳는다. 반면, 투기적 요인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화폐 가치의 상대적 하락과 노동 예비군이 현역 노동 계급으로 전환되면서 일시적인 사치품 소비 가담이 수요를 허위로 확장하여 가격 거품을 심화시킨다. 결국, 공황의 원인을 지불 능력이 있는 소비의 부족으로 돌리는 주장은 자본주의의 기본 전제에 따른 동어 반복에 불과하다. 

 

주목할 점이라면, 공황이 오히려 실질 임금이 상승하고, 노동자 계급이 연간 생산물 중 상대적으로 더 큰 소비 비중을 점유하는 시기의 정점에서 예비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실무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실질 임금이 상승한다고 해서 명목 임금이 동일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투입된 자본 대비 노동력과 생산 수단 구매에도 지출을 마련하고, 개인적 소비 부문에도 생산 분야에 연계된 소비 품목 외에도 추가적인 잉여 가치 생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가의 잉여 가치 창출을 위한 설계에는 노동자의 생필품만이 아니라 향락 수단인 사치품 역시 포함되므로, 자본의 순환과 재생산 과정 자체에 내재된 이 모순 구조를 직시하지 않는 한, 임금 상승 및 소비 확대로 인한 공황 해소에 대한 주장 역시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소비의 '지출 낭비'를 간과한다.

 

부르주아 유아론

 

‘부의 소비를 고찰하는 이 방식이 부의 생산과 분배에 관한 이전의 서술과 얼마나 긴밀하게 일치하는지, 그리고 그 방식이 사회의 전체 운동에 얼마나 밝은 빛을 비춰주고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일치와 명석함은 우리가 진리를 포착했다는 증거다. 이는 거울의 원리와 같다. 거울 앞에 올바른 위치에 서면 모든 사물이 똑똑하고 정확하게 나타나지만, 위치를 벗어나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리 서면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왜곡되어 반영된다.’

 

[데스튀드 드 트라시,『의지와 의지 작용론』: 242-243].

 

그러나 이러한 자화자찬은 결국 순환 논증의 함정과 유통의 외관에 매몰된 채, 스스로의 오류를 진리로 오판한다.

 

이것이야말로 항상 최고의 행복만을 느끼는 부르주아적 유아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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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단순 재생산의 결론부는 유아론으로 마무리했어야 했다. 이는 기존의 소아병이나 백치병과 같은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본가들과 그 무리들의 순수한 결정 그 자체였음에, 이 말의 의미가 아주 통렬하게 다가온다. 다른 증명은 생략하더라도, 이 부분은 가장 남길만 하다. 화폐의 유통 과정에서 순수한 교환이란 곧 자신에게만 기반이 되는 절대적 교환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옳다. 거듭 옳다! 

순진무구하면서도 공허한 주관의 본질이란! 

 

『자본』 제Ⅱ권을 마무리하며,

 

자본의 유통 과정과 그 순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모든 부는 '방대한 상품 더미'로 나타나며, 개별 상품은 이 체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상품은 저마다의 출처와 원산지 등 기원을 가지며, 『자본』의 분석은 언제나 이러한 상품 분석을 전제로 시작된다. 일반적인 소비 행위는 주로 사용 가치의 획득에 매몰되나, 그 이면에는 상품이 화폐로 전환되고 다시 자본으로 회전하는 복잡한 유통 과정이 존재한다. 상품 소비 역시 화폐를 매개로 한 거래로 이루어지며, 이는 구매와 판매라는 기초적 행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상품의 성분이나 재료를 비교하는 합리적 선택과 그 소비가 가치 교환의 관점에서는 부차적 현상에 불과하다. 핵심은 화폐가 자본으로 어떻게 유통 과정 내에서 순환하고 그 가치를 증식시키는가에 있다. 

 

현대 사회에서 화폐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의 판매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노동자는 자신의 생존과 지불 수단 확보를 위해 노동력을 상품으로 내놓으며, 계약 형태와 무관하게 노동 시간에 비례하거나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으며 생활을 영위한다. 반면, 자본가는 투하된 화폐를 매개로 잉여 가치를 창출하고 자본을 축적한다. 노동 과정에서 생산된 잉여 생산물은 화폐로 교환되어 자본가의 수중으로 귀속되며, 이 과정에서 생산 수단과 노동 생산물에 대한 독점적 소유권이 확립된다. 

 

자본의 순환 과정에서는 화폐의 성격인 기능과 역할에 따라 여러 형태가 나타난다. 자본 축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축장하는 퇴장 화폐나 거래 수단에서 제외되어 대기 중인 유휴 화폐 등이 공존하며, 이러한 화폐 자산은 자본가의 개인적 소비나 추가적인 생산 수단 구매를 위한 재원이 된다. 자본이 회전하여 다시 자본가의 수중으로 회귀할 때 하나의 순환 주기가 종료되며, 이 복귀 과정의 빈도와 속도가 자본 재생산 규모를 결정한다. 그러나 생산물이 적기에 화폐로 전환되지 못하고 재고로 정체될 경우, 물질적 부패뿐만 아니라 가치 실현의 실패라는 자본의 부패가 발생하게 된다. 

 

자본주의 체제 전반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정체와 누적은 결국 공황의 잠재력을 내포한다. 생산물이 특정 기간 내에 소비되거나 교환되지 못하고 화폐 교환이 정체될 때 체제 내부의 모순은 폭발하며, 그 피해는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 계급에게 집중된다. 엥겔스는 마르크스 사후 『자본』 제Ⅱ권을 정리하며 로트베르투스의 초기 공황론이 지닌 허구성을 비판하고, 공황의 역사적·사회적 성격을 규명한다. 특히 이자와 임대료 등 자본의 분배 구조에서 비롯되는 주택 문제 역시 공황의 여지를 상시화하며, 이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닌 기존 자본 질서의 재편과 추락을 가속화하는 동인이 된다. 따라서 『자본』 제Ⅱ권이 제시하는 유통 과정과 순환은 가치 창출이 곧 개인의 부라는 착각이 만연한 자본주의 체제의 내재적 한계를 밝히고, 여전히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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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추가 사항 또는 주석 

 


9장: 나소 시니어의 노동 시간 비판 

 

마르크스 『자본론』 1권, 9장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에서 핵심은 단순한 경제 이론 설명이 아니라, 당시 영국 경제학자 나소 시니어(Nassau Senior)가 주장했던 '최후의 한 시간(Last Hour)'이라는 비논리적인 개념을 폭로하는 데 있다. 

 

1. 단순 이윤율과 잉여 가치율의 차이를 검토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의 논리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의 노동 가치론을 명확히 제시한다.

 

· 가치 구성의 정제: 상품의 가치(W)는 단순히 물리적 생산물이 아니라, 생산에 투입된 노동 시간의 '응결물'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가치는 불변 자본(c), 가변 자본(v), 그리고 잉여 가치(s)의 합(W=c+v+s)으로 구성된다. 특히, v+s는 노동자가 새롭게 창출한 가치이며, c는 원료나 기계의 가치가 생산물로 그대로 이전된 것임을 강조한다.

 

· 노동 시간과 가치의 관계: 가치는 '과거 노동'과 '현재 노동'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면사 20kg 생산에 필요한 총 60시간의 노동은, 과거에 투입된 불변 자본(면화, 기계 등)의 48시간 노동과, 현재 노동자의 12시간 노동(가변 자본 + 잉여 가치)이 합쳐진 결과이다. 이러한 논리적 토대를 구축하면서,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의 '기적적인 사고방식'이 왜 틀렸는지 증명한다. 

 

2. 시니어의 '최후의 한 시간' 비판

 

마르크스는 시니어의 주장이 다음의 두 가지 개념적 오류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한다. 

 

· 가치 이전과 창출의 혼동: 시니어는 노동자가 1시간 동안 무려 5.75시간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이를 치명적인 혼동이라고 비판하며, 1시간 노동은 오직 1시간의 새로운 가치(v+s)만을 창출하며, 나머지 가치는 과거에 투입된 생산 수단의 가치(c)가 단순히 이전된 결과일 뿐임을 명확히 한다.

 

· 노동일 분할의 허구성: 마르크스는 잉여 가치(이윤)가 마치 '최후의 한 시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일 전체에 걸쳐 발생하는 잉여 노동 시간의 결과물임을 밝힌다. 예를 들어, 11.5시간의 노동일은 5.75시간의 필요 노동(노동자의 임금에 해당하는 노동 시간)과 5.75시간의 잉여 노동(자본가의 이윤에 해당하는 노동 시간)으로 구성되며, 이때의 잉여 가치율은 100%임을 증명한다. 

 

3. 계산 오류 정정과 마르크스의 최종 반박

 

대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잉여 가치율 계산 오류를 바로잡으며 마르크스의 논리를 더욱 강화했다. 

노동일 연장: 노동일을 13시간으로 늘릴 경우 잉여 가치율은 126.09%로 상승하며, 이윤이 노동 시간 연장에 비례하여 증가함을 보여준다. 

 

노동일 단축: 시니어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마르크스는 노동일이 10.5시간으로 단축될 경우에도 잉여 가치율은 여전히 82.61%에 달해, 이윤이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증명한다. 마르크스는 시니어의 '최후의 한 시간'이 노동자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안된 정치적, 기만적인 논리였다는 점을 폭로하며, 자본가들의 논리를 비판한다. 이러한 논리적 해부를 통해 마르크스는 단순한 경제학적 분석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적 착취 구조를 명확히 드러내고자 한다.

 

4. 기존『자본』번역에서 논리적 오류 

- 세부적인 계산에 충실한 나머지, 검토 결과 전체적인 '불변 자본'(생산 수단), '가변 자본'(노동력), '잉여 가치'에 대한 서술이 불명확했다. 그리고 종종 세부적인 논리적 계산에 있어서도 분석적인 오류가 있었다. 이를테면, · 가치 이전과 창출의 혼동에 해당하는, 특히 9-1 부분과 9-2 부분에서 가치 이전(재현)과 잉여 가치(새로운 가치의 창출)의 세부적인 구분에 몰두한 나머지 이를 식으로 전개할 때, 대량의 오류가 나왔다. 따라서 이를 바로잡았다. (다른 번역본에서 어떻게 서술되었는지 참고하라.) 

 

핵심은 여전히 노동자들이 필요 노동 시간보다 더 많은 노동을 하고 있으며, 임금 수준도 훨씬 미달이라는 점이다. 

 

11장 공식 응용

 

가정 조건:

 

· 노동일의 총 길이(Lt) = 8시간

· 시간당 창출 가치(G) = 10,030원/시간

 

논리적 전제: 노동력에 따른 가치 하락률을 25% 하락한다고 가정한다.

 

1. 상대적 잉여 가치(Sr) 계산

 

· Sr = Sn−So

​· Sr = 42,627.5원 − 30,090원 = 12,537.5원

 

또는, 단축된 필요 노동 시간(ΔLv):

 

· Sr = L(v,o − v,n) × G

· Sr = [5시간−3.75시간] × [10,030원/시간]

· Sr = 1.25시간 × 10,030원/시간 = 12,537.5원

 

현재 최저 시급 10,030원을 시간당 창출 가치로 설정하고, 노동력 가치 하락률을 25%로 가정했을 때,

 

이 식을 비슷하게 적용하면, 상대적 잉여 가치(Sr)는 대략 하루 12,538원(12,537.5원)으로 산출된다.

 

1-1. 최초 필요 노동 시간 L(v,o) 및 잉여 가치(So) 산출

 

노동자가 하루 노동력 가치에 해당하는 임금(최초 노동력의 가치 Vo)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5시간으로 가정한다.

 

· 노동력의 최초 가치(Vo): 5시간×10,030원/시간=50,150원

 

· L(v,o) = V(o)/G

· 50,150원/[10,030원/시간]=5시간

 

· So = L[t−(v,o)] × G

· [(8시간−5시간)]×[10,030원/시간] = 30,090원

 

1-2. 새로운 필요 노동 시간(Lv,n) 및 잉여 가치(Sn) 산출

 

노동력의 가치가 25% 하락했다고 가정한다(Vn = 0.75 × Vo).

 

· 노동력의 하락된 가치 (Vn): 50,150원 × 0.75 = 37,612.5원

· L(v,n) = Vn/G

· 37,612.5원/[10,030원/시간] = 3.75시간

 

· Sn = L[(t−v,n)] × G

· [(8시간−3.75시간)]×[10,030원/시간]

· 4.25시간×10,030원/시간=42,627.5원

 

2. 절대적 잉여 가치 산출 및 총 잉여 가치(착취율) 계산

 

절대적 잉여 가치(Sa​)는 노동일의 길이(Lt​)를 연장하면서 발생하는 잉여 가치 증가분이다. 상대적 잉여 가치와 달리,

 

필요 노동 시간(Lv​)과 노동력의 가치(V)는 불변한다.

 

앞서 계산한 가정 3의 기본값(현재 시급 G=10,030원/시간, Lv,o​=5시간)을 사용하여 계산했다.

 

2-1. 절대적 잉여 가치(Sa​) 산출

 

절대적 잉여 가치는 잉여 노동 시간(Ls​)의 증가로부터 산출된다.

 

여기서는 노동일의 총 길이를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연장했다고 가정한다.

 

2-2. 최초 상태 (8시간 노동)

 

필요 노동 시간 (Lv​): 5시간

 

필요 노동 시간

 

· 최초 노동일 (Lt,o​): 8시간

· 최초 잉여 노동 시간 (Ls,o​): Lt,o​−Lv​ = 8시간−5시간=3시간

· 최초 잉여 가치 (So​): Ls,o​×G = 3시간×10,030원/시간 = 30,090원

 

2-3. 절대적 연장 (10시간 노동)

 

· 필요 노동 시간 (Lv​): 5시간 (불변)

· 연장된 노동일 (Lt,a​): 10시간

· 연장 후 잉여 노동 시간 (Ls,a​): L(t,a​) − Lv​= 10시간−5시간 = 5시간

· 연장 후 잉여 가치 (Sa′​) : Ls,a × G = 5시간 ×10,030원/시간 = 50,150원

 

2-4. 절대적 잉여 가치 (Sa​) 계산

 

절대적 잉여 가치(Sa​)는 노동일 연장으로 인해 증가한 잉여 가치이다.

 

· Sa​ = Sa′​−So​

· Sa​ = 50,150원−30,090원=20,060원

 

또는, 연장된 노동 시간(ΔLt​)을 이용:

 

· Sa​=(Lt,a​−Lt,o​)×G

· Sa​=(10시간−8시간)×10,030원/시간=2시간×10,030원/시간=20,060원

 

3. 총 잉여 가치 및 착취율 계산

 

상대적 잉여 가치(Sr​)와 절대적 잉여 가치(Sa​)를 합산하여 총 잉여 가치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착취율(또는 잉여 가치율)을 산출한다.

 

3-1. 총 잉여 가치(Stotal​)

 

총 잉여 가치(Stotal​)는 최초 상태(So​)를 기준으로 상대적 증가분(Sr​)과 절대적 증가분(Sa​)을 합한 값과, 최종 상태의 잉여 가치(Sfinal​)가 일치해야 한다.

 

상대적 잉여 가치 (Sr​) (가정 3에서 산출): 12,537.5원(노동력 가치 25% 하락)

 

절대적 잉여 가치 (Sa​) (위에서 산출): 20,060원

 

(노동일 8시간 → 10시간 연장)

 

총 잉여 가치 (Stotal​)

 

·Stotal = So​+Sr​+Sa​

·Stotal​ = 30,090원 + 12,537.5원 + 20,060원 = 62,687.5원

 

3-2. 총 착취율 (잉여 가치율) (γ)

 

착취율(γ)은 잉여 노동 시간(Ls​)을 필요 노동 시간(Lv​)으로 나눈 비율이다.

 

착취율(γ)= 총잉여가치(Stotal​) / 노동력의 최종가치(Vfinal​) ​

 

노동력의 최종 가치 (Vfinal​): 상대적 잉여 가치 계산 시 하락된 값 Vn​을 적용

 

· Vfinal ​ =37,612.5원

 

총 착취율 (γ)

 

· γ = [62,687.5원 / 37,612.5원] × 100

· γ =166.7%(166.66%)

 

이는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연장됐을 때의 기준이다.


14장 정리, 일의 배분과 몫의 분배

 

몫

 

사람이 아닌 인간들이 부쩍 많아진다. 종으로 보면 같은 인간이지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돈을 놓고 봤을 때는 말이 달라진다. 노동자의 삶과 자본가의 삶은 서로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저마다 합당한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가 임의적이라면 주장일 뿐이다. 노동 예비군에 속한다면 일을 하기에도,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자꾸만 이어지고 있다. 왜 사람들은 가난한지 의문만 깊어진다. 그와 동시에, 왜 노력을 들여도 이를 이용하고 그 몫을 챙겨가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지를 묻게 된다. 전자는 노동자에 대한 물음이지만, 후자는 바로 자본가들이 자신의 이윤을 축적하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다. 더구나, 현대 사회는 정치에서도 이러한 가진 자들의 독점 자본 형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외국과의 빈번한 교류에서 노출되는 삼성(반도체 및 전자) 일가와 SK 일가(군대 및 방산)와 같은 여러 사업체를 중심으로 주된 교류가 이루어진다. 그들은 원초적인 기업 운영, 대규모 대미 투자 유치, 광범위한 산업 생산에서도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 이 액수를 보면 일반인들도 혀만 내두른다. 그 세대가 보여주는 이후의 그림이 물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노동 생산에 가담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존재한다. 아무리 한 국가의 선량한 시민이라도 노동 앞에서는 매우 달라진다. 시민 의회는 온건적이든, 급진적이든 이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을 기업과 나란히 집착한다. 늘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은 따로 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값어치를 가진다. 그 예로는 스포츠가 있다. 선수들은 화려한 몸값으로 이적료를 미리 지불받으며, 수 많은 기업들의 스폰서와 협찬이라는 세례를 받는다. 더 능력이 좋고 뛰어난 선수일수록, 당연하지만 몸값은 치솟는다. 여기서 일어나는 '스캔들'들을 살펴보면, 예전에 건장한 흑인 노예들이 자신들의 주인인 한 백인 여성을 위해 성관계를 맺는 사례가 생각난다. 특히 만인의 축제인 올림픽과 같은 사례도 비슷한 경험이다. 이처럼 자본의 축제에 대한 환상은 문화에서도 곳곳에 침투하기 때문에, 이처럼 문화라는 말은 자신들의 최고 문명을 독점하려는 자본가들의 정신에 가장 잘 부합하는 말이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물론 스포츠의 대한 경쟁만큼, 자본가의 경지가 아무나 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이에 대한 꿈을 막연하게 가지면서 근로한다.

 

이러한 유흥이 도박과 맞물리면, 자본의 놀이가 되어가는 일은 매우 쉽다. 힘을 들인 운동의 노력은 자신의 체력과 팀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모든 경기는 승부가 존재한다. 자본이 겹치면서 그러한 재미는 소수만이 누리는 문화로 이어진다. 한국인에게는 특유한 민족적 특징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생존의 문제를 더 크게 여긴다. 하지만 그들이 들인 노력에 비하면, 자신들의 문제를 어렴풋이 알 정도로,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가 충분히 발전했다. 앞으로는 기계에 따른 자동화의 진행이 더 빠르게 가속화된다. 동시에 소수의 사람이 남아 이를 독점하려는 현상은 일시적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히려 가지지 못한 자, 곧 노동 계급에게 더 많은 능력 없이 무기력하고, 방조되는 희생과 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

 

개인적으로 자연을 느끼거나, 사람을 보살피어 사랑하는 일은 겉으로는 행복과 평화를 보장해주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으로는 아니다. 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 말의 의미는, 정치적으로 인간의 수단을 노예로부터 착취한다는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 몫이 온전히 돌아온다고 여기는 일이 바로 시급과 월급을 받게 될 때이다. 일단 임금을 받고나면 자신의 문제는 해소된다. 하지만 사회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분명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평균보다 못한 임금을 여전히 받거나, 높은 지위를 가지어 가족을 이룬 사람을 보면, 그 행복이 상대적일 뿐이라는 점을 실감한다. 다만 자신들이 부담해야 하는 자본의 액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능력 면에서 이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실생활에서도 대출을 끼지 않으면 어려운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이 일반적이다. 이렇듯 정치가 사람을 함부로 위로할 수 없다는 생각은 분명해진다. 특히 젊은 친구들은 소비하는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러한 경제력보다 과도한 지출을 하거나, 아니면 더욱 빈곤해진다. 그 상태는 주로 둘 중 하나다.

 

일에 대한 환상을 품어본 적은 없다. 시간상 어떤 과정이나 결과로든, 북한식 사회주의든지, 소련식 공산주의든지, 우상 숭배에 대한 경험을 품지 않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다. 한편으로, 저마다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순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일용한 양식이 어떤 삶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갈수록 매우 제한적이다. 심지어 시민의 언어는 다양하게 뒤섞이지만, 노동자에게는 그 자신의 일관된 언어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노동자의 요구가 오히려 더 점차적으로 계급 전체로까지 가닿아야만 한다.

 

지금도 더 높은 지위를 위해 근로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꿈을 펼치고자 지금도 밤샘 노동을 지속한다. 덕분에, 자본주의의 모순은 더욱 심화되고 그 체제의 통제도 더 강화된다. 잠시라도 이러한 노동을 멈추어, 자신의 삶을 되찾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이에 대한 요구가 더 커친다면 노동 계급들은 자신들의 국가 조직을 스스로 만든다. 그 목소리들이 분명한 이유이다. 수많은 액수를 까먹거나, 지금도 일 없는 사람들이 허덕이고 있는 아이러니한 세상이라면, 갈수록 그러한 요구가 더욱 참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소식은 보도로 들었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사회가 급변하는 프랑스와 네팔의 사례는 그래도 지금의 코뮌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프랑스의 요구가 단순히 마크롱 지지율 하락, 물가 상승, 부자세 요구 때문이라는 시각은 현상의 한 모습일 뿐이다. 반면에, 우리의 시각이 그들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소비 생활에만 익숙하기 때문에 그 수준과 삶에서는 오히려 한참 미달한다고 본다. 놀라운 일이지만, 이러한 나라에서는 이론보다 더 빠르게 이를 실천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 여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15장. 기계와 대공업 

 

기계와 대공업을 다룬 15장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며, 이는 저자들이 해당 주제에 큰 비중을 두었음을 입증한다. 특히 이 장은 러다이트 운동의 배경을 여타 역사적 서술보다 구체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러한 세밀한 분석은 19세기는 물론 오늘날에도 찾아보기 힘든 전문적 작업으로 평가된다. 핵심은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이 영국에서 빠르게 발전했다는 점과, 이로 인한 19세기 산업 혁명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10장에서 언급되었지만, 이러한 발전은 미성년 여성과 아동 노동 착취로부터 얻어진 결과이다. 이 장은 단순히 10시간 이상 노동 허용과 영국의 미흡한 법적 제도에 머무르지 않고, 입법 과정에서 드러난 부르주아 심사 법관들의 노골적인 질의응답 방식과 이에 대한 하원 의원 및 노동자들의 비판까지도 상세히 분석한다. 이는 자본가와 생산 소유자 앞에서의 노동 계급의 무력함을 보여주며, 유럽 전반의 식민지 전개 과정 속에서 공장 제도의 탄생을 논증하는 대목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전은 노동 과정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기계는 노동자를 생산 수단에서 소외시키며, 단순한 부속품으로 전락시켰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숙련 노동이 파괴되고, 단순 노동의 양적 증대가 자본의 이윤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특히 이 장은 자본이 기계를 이용하여 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을 설명한다. 노동일의 연장뿐 아니라, 기계 속도 증가, 작업 물량 증대 등 상대적 잉여 가치 생산을 위한 자본의 기술적 지배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는 공장 제도가 필연적으로 낳은 노동의 절대적인 규율과 육체 및 정신의 황폐화로 이어졌다. 공장법 도입 논의는 표면적으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자본의 무제한적인 착취를 사회적으로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노동자들은 범죄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었고, 특히 어린 아동들은 노동과 병행된 영국 내 부실한 교육을 받았다. 심지어 공장 감독관들의 질의 과정에서 글을 쓰지 못하는 교사들의 실태가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구체적인 실태 서술은 엥겔스의 『영국 노동 계급의 실태』에서 밝힌 내용보다 더 세밀한 자료를 제공한다. 특히 부르주아 법관들의 노동자들에 대한 무례한 태도와 여과 없는 진술 번복 요구는 공장법 제정 이전부터 존재했던 계급적 문제의 일부였음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노동자들의 진술은 기계 발전의 이점보다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으로부터 발생한 노동자 계급의 비참한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을 다수 담고 있다. 이 작업은 기존 문맥상 파악하기 어려웠던 사실들을 명료하게 밝힌다. 

 

16장. 절대적 · 상대적 잉여 가치의 생산

 

16장은 잉여 가치 생산에 관한 특별한 장으로, 존 스튜어트 밀의 『정치경제학 원리』에 대한 평가와 비판을 담는다. 마르크스는 밀의 논리가 가진 취약점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밀이 보이는 시각상의 착오에 대한 가장 적절한 비유는,  

 

'낮은 평지에서는 흙을 조금만 쌓아올려도 언덕으로 보이는 법이다.'

 

는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거대 건축물은 일반적인 경이로움과 달리, 노동자의 필요 노동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잉여 노동을 위한 동원 인구 비중이 컸기에 이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인류 문명사에서 가치의 문제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전이나 노동자의 출현이 아닌, 자본가의 등장으로 인해 생겨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부르주아지인 선대 경제학자들이 높은 지적 역량을 가졌음에도, 정작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았음을 드러낸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들이『자본』제4권인,『잉여 가치 학설사』의 서문을 여는듯한, 선대 경제학자들이 가진 부르주아적 면모와 그들의 경제 이론이 지닌 문제점을 폭로하는 철저한 경제학 비판을 수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16장은 이러한 이론적 비판을 배경으로, 절대적 잉여 가치와 상대적 잉여 가치가 결국 노동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증명하는 데 핵심적인 목적이 있다. 

 

17장 & 18장. 잉여 가치의 크기와 잉여 가치율

 

애덤 스미스에서 비롯된 현대 경제학 비판

 

모든 경제학 논쟁은 애덤 스미스로 시작해 그에게서 귀결된다는 점에 경제학자들 간 이견은 없을 것이다. 임금 형성 논쟁 이전의 고전 경제학, 곧 부르주아 경제학은 노동자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리카도의 지대 절대적 배분 이론 역시 가치 생산의 양적 측면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노동 강도를 무조건 높이면 생산이 증대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18세기 산업 혁명의 결과는 이러한 견해의 부족함을 드러낸다. 이는 기술 발전에 기여한 자본가에게는 이익이었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의 손실이 더 컸다고 평가된다. 현대 경제학은 이러한 고전적 해설을 덧붙이며 온갖 논쟁을 부르주아의 자유로운 논쟁으로 국한시켰다. 오히려 노동력의 질적 생산과 노동일 단축에 대한『자본』저자들의 견해는 매우 시사적이다. 

 

기존 경제학은 대체로 부르주아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비판적 계승이 아닌 전통적 추종이었으며, 그 결과는 현재까지도 숱한 오해와 그릇된 견해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야 함에도, 문제는 대체로 그러한 비판을 제기하는 이들마저 부르주아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큰 한계가 드러난다. 잉여 가치의 크기와 잉여 가치율 공식은 수학적 사고의 산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사고방식에 거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다룬 이 공식들이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 기여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해체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두 장에 걸친 두 저자의 노력은 이 점을 명확히 보여주므로, 어느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오늘날에도 국가의 통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행위가 정치로부터 비롯되는 것은 또 다른 노동자 착취이며, 이는 자본가에게 부과되는 짐과 결합하여 이중의 부담을 제공한다. 잉여 가치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잉여 가치 비율이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초과 노동 속에서 인간의 잔인한 본성은 소멸되지 않으며, 인간을 여전히 자본주의 생산의 단순한 기능으로 환원시킨다. 전 세계의 국가, 지역, 모든 공동체에 침투하는 자본의 논리는, 수많은 노동자의 피땀으로 일구면서 자신의 안위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세력을 확장한다. 노동자에게 회의감을 불러일으키는 시각들까지 가세하여, 자본의 논리에 대한 투쟁마저 무마시키고 만다. 일부의 견해를 보편적인 진리인 양 보이게 만드는 이러한 착각은, 결국 노동자들이 거대한 자본의 논리에 갇히도록 일조하게 한다. 애덤 스미스에서 비롯된 현대 경제학은, 이처럼 부르주아 논리를 보편적인 논리로 위장하며 노동자를 자본의 기능적 요소로 영원히 귀속시키는 기제일 뿐이다. 

 

19장. 임금

 

임금 노동의 역사와 계급 투쟁

 

과학은 객관적 진리를 탐구하는 작업이며, 현상에 대한 가장 적절하고 명확한 해명을 추구하는 일이 본래 임무이다. 하지만 서구 과학에서는 이러한 시각을 상대적으로 해석해왔다. 우주라는 형이상학적 세계를 이해하려는 철학적 문제에서 비롯된 과학 연구는 오랫동안 전 세계적인 논쟁을 거치며 비판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 실체는 머나먼 우주가 아니라, 지금 여기 지구에서 벌어지는 현실적 문제들 가까이에서 밝혀낼 수 있다. 자연 현상 해명만이 과학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 시대에는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과거 근대에는 노예 제도가 일반적이었다. 식민지 생산을 위해 수많은 인명이 폭력적으로 동원되었다. 절대적 권력 하의 노동자들은 크고 작은 저항을 수행했으나, 노예 제도가 폐지되기까지 기나긴 시간이 소요되었다.『자본』에서 드러나듯, 임금 노동도 역사가 존재하며, 그 역사는 노예 노동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 작업은 사적 유물론으로 불리는 철저한 분석 노력에서 나타난다. 또한 이러한 해명이 없었다면, 인간은 자본의 노동이라는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로 남았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시각에 비추어 역사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 과거는 그보다 더 열악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자본』을 평가 절하하는 부르주아지 역사학자들은 자본주의 발전 수준이 자본 생산 때문이라는 사실만을 보고, 노동자의 투쟁이 달성한 노력을 간과한다. 이는 국내에서도 역사적 현상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오류이다.  

 

국내에서 산재 노동자 사망자 수가 연간 21,000명에 달하고, 하루 5-6명의 노동자가 산재 재해로 사망한다. 이러한 현실은 정치적 정권 교체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각 업체에 배정된 노동자들의 문제 인식으로부터 비로소 자본주의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함을 보여준다. 미국만이 유일한 선진 사례라는 생각과 달리, 통계는 정반대의 결과를 제시하는 듯하다. 노동 여건 개선은 정권으로부터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임금 노동을 착취로 인식하는 수준에 달려 있다. 계급 투쟁 이전에 계급의 문제가 함의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기술 발전에 대한 우려는 도덕적·윤리적 함의보다는, 실질적으로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생산 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들이 더 많다. 그러한 노동자의 투쟁이 없었다면, 『자본』은 존재할 수 없었다. 노동자의 조직은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경제 위기가 다가올수록, 자본가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재산을 지키고자 분투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의 배는 이미 출발했으며, 그리고 그 도착지는 언제나 계급 투쟁으로부터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된다. 노동자들이 이러한 도전을 얼마나 맞이하는가에 따라서도, 19장은 그러한 현실적 부분을 오히려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20 & 21장. 시간급 & 성과급

 

임금 노동의 굴레

 

자본의 서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자신의 생존을 위해 노동력을 판매해야 하는 현실은, 때로는 매춘과 같은 극단적인 형태의 노동마저 허용하게 만든다. 공장제 수공업의 발달 초기, 자본은 남성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서 시작했지만, 곧이어 그들의 가족 구성원인 여성과 아동까지 생산 과정으로 끌어들이며 노예 노동은 임금 노동으로 진화했다. 사실상 임금 노동에는 본질적인 합법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생산 형태는 끊임없이 변하며, 무엇보다 생산 수단을 소유한 자들과 노동력을 판매하는 자들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한 가족 구성원의 파괴가 여전히 쉽게 일어나는 일이 되었다. 물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에게는 먼 이야기로만 들릴 수 있다. 심지어 임금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조차 이러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진실할 수 있지만, 거짓은 영원히 거짓일 수 없는 법이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자본의 노동은 제약된 시·공간 모두를 타인에게 강제로 혹은 무단으로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착취와 강탈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들을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수단이 된다. 이는 단순히 개별적인 범죄를 넘어선다. 자본의 동력 앞에서는 모두가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범죄 성립 이전에 자본주의 자체가 하나의 체제로 묶일 때, 어떤 비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지 우리는 보게 된다. 

 

'평균'이라는 감옥

 

현대 사회에서 정식으로 취업하기 위해서는 '표준적인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우리는 늘 '평균적인' 인간이 되고자 애쓴다. 그 기준에 미달하면 자격이 박탈되거나 암묵적으로 소외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더 이상 개인의 실존은 없다. 그것은 부르주아지에게만 요구될 수 있는, 그들만의 자유일 따름이다. 그렇다면 노동자에게 노동의 해방이 곧 자유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임금 노동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은 일시적인 개인의 경험일 뿐, 사회 전체의 해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반대로, 일자리가 없어 생계 위협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무산자들도 존재한다. 노동을 할 수 없어서 목숨을 끊는 세상이 된 것이다. 단순히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여 제한적 노동만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이 투쟁할 수 없는 세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무력해지는 측면이 더 크다. 한 업체가 열악한 노동 여건 문제가 드러났을 때,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 여기지만, 이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자본의 유통과 착취의 변형: 하청 제도

 

자본의 유통 관계에서 문제가 드러나듯, 임금의 배분 문제에서도 불균형은 심화된다. 경력을 가진 노동자들은 자신의 재산과 임금을 지키기 위해 같은 처지의 노동자와도 경쟁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경쟁에서 승리한 노동자는 일종의 '두목'이 되어 부하들을 거느리게 된다. 바로 '하청' 제도의 등장이다. 『자본』은 이미 18세기의 산업 혁명 당시에도 이러한 불합리한 고용 제도가 존재했음을 고발했다. 현대에 이르러 이 제도는 말만 바뀌었을 뿐, 내부적으로는 고용 형태가 불법적인 성격을 띤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극도의 노동 착취를 뜻하는 '고한(苦汗)'이 바로 그러한 말이다. 비록 서구 사회에서는 '고한 제도'가 폐지되었지만, 하청 제도의 존재로 인해 오늘날에도 여러 곳에서 노동자들을 쥐어짤 수 있다. 이는 매우 오랫동안 노동 전문가들이 우려해 온 결과이다. 인간은 노동 앞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다음의 타자가 자신이라는 것이라는 압박을 알게 될 때, 우리는 홈런을 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야구 선수가 결국 경기에 굴복하듯이, 이 투쟁에서도 패배에 굴복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22. 임금의 국민적 차이


자본주의 노동의 심화와 금융화

 

자본주의 노동은 더는 생산 노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업의 발달이 촉발한 사무직 노동의 본격적인 출현이 이를 심화적으로 다룬다. 이는 관념론과 유물론의 대립으로 진행되던 통일이 바로 자본주의 노동으로부터 이루어지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이 이 같은 축적의 다양한 공식들을 해명하려 노력했으나, 자본주의 노동에 대한 논의는 결국, 잉여 가치의 해명에서 마무리되는 경향을 보인다. 자본가들의 끊임없는 축적 노고를 인정하려는 과정에서, 그 배후에 숨어있는 노동자들의 기여가 간과되기 때문이다. 

 

자본 노동, 경쟁, 보상의 역설

 

인간의 정신적 노동은 역시 육체적 고됨을 수반하며, 자본의 축적에 다양한 형태로 가담한다. 자본은 효율적인 배분을 명분으로 노동자들을 경쟁시키고, 은연중에 협력을 강요한다. 집단 내 권력을 자처하는 이들이 존재하기에, 진정한 노동자들은 경쟁 무리들을 상대하며 자신의 노고를 겨우 인정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힘든 정신적 노동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려는 경쟁의 결과로, 높은 직위에 오르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일할 수 있는 보상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고임금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모든 노동 이면에는 그만큼 강한 노동 강도가 노동자들에게 부과된다. '공짜는 없다'는 통념 아래, 사람들은 늘 일정한 땀을 흘러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넘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돌보지 못한 채, 피폐해지는 과도한 노동을 감수한다. 이러한 피폐한 모습은 노동하지 않을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외형적 치장 뒤에 가려지기도 한다. 

 

노동자의 생존권과 경제 위기

 

인간은 적절한 보수를 받고 일하고자 하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지만, 노동자의 생존을 지키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동자의 목숨을 앗는 일보다, 노동자를 살리는 일이 우선이다. 독한 이들은 종종 자신이 악하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한편, 현재 고도로 진행되는 미국의 관세 협상은 자유 보호 무역의 결과가 초래한 결과이며, 이전 정부 때부터 서서히 진행되어 온 조짐이 마침내 표출된 것에 다름 아니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자본의 역사는 장기간의 과정으로부터 증명된다. 불과 몇 년 사이, 미국은 더는 이전의 찬란했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를 넘어, 자본 경제의 붕괴가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통계에서도 자국 경제 위기가 서서히 확인되며, 이를 해결하고자 우호국들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위상의 추락은 최고 권위자의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서구 사회의 자본주의 역사가 지닌 수많은 허점들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의 다음 장들이 던지는 경고이자, 국가 내 국민들에 대한 우려이다. 제국 간 전쟁이 심화됨에 따라, 자본의 현실적인 문제가 더욱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누적된 결과는 곧 축적과 금융 문제에서 비롯된 경제 위기로 귀결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달한다. 

 

23장. 단순 재생산

 

자본과 인간 기계

 

모든 일에는 그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이 장은 흥미로우며, 단순 재생산 정의를 넘어 인간 기계 개념을 다룬다. 여기서 '인간 기계'는 신체 개조된 인간이 아닌, 공장 노동을 위한 구빈원 인력의 노동자 전환 과정을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이는 이전 장에서 학교 역할을 대신했을 정도의 강제 노동 성격을 가지며, 지식 노동을 최고로 여기는 현대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계를 다루는 전문직은 명문대 출신 및 경력자로 구성되어 사회 진출에 성공하며, 이는 기계의 부품처럼 인간 본성과 무관하게 사회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유능함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게 지적된다. 

 

단순 재생산의 사전적 정의 외에, 『자본』에서는 인간의 노동력이 자본의 잉여 가치 생산 활동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서술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 그것을 소모하고 소외되는 정도는 개인마다 상이하며, 이는 비슷한 생활 방식 속에서도 각자의 성향 차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정치적 성향 역시 성격에서 기인할 수 있으므로, 단순한 중립적 태도도 성향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좌우 논쟁에 앞서 상하로 이루어지는 사회 구조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많은 『자본』 해석과 비평이 존재하지만, 이론으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체 게바라를 존경한다. 그에 대한 작업이 단순 소비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국 사회의 노력을 일군 인물들에게 노고를 인정해야만 하며, 이는 단순히 독립 운동과는 차원이 다르다. 현재는 조국의 문제가 우선시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인 노동의 문제가 더 크다. 노동의 문제는 인력 대체 과정 또는  노동자가 잉여 가치 생산 노동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축적 발생 방식을 이해하면 이 문제는 쉽게 파악된다. 자본주의 노동은 여전히 수행되고 있으며, 공유지와 같은 토지를 노동 생산을 위한 활동지로 파괴하는 현상은 더 이상 우리 것이 남아 있지 않은 국내 현실을 나타낸다.  

 

24장 확대 재생산


자본의 상품

 

기존의『자본』 해석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된다. 많은 평론가들은 소비자를 상정하거나 '단순 재생산'이라는 표면적 현상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본질은 배후에 존재하며, 이는 노동자가 생산한 생산물의 유통 과정뿐만 아니라, 자본가가 생산 수단을 확보하는 과정에 대한 분석을 핵심으로 한다. 자본가는 노동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면서 잉여 가치를 창출하고, 이는 유통 과정의 생산 문제만을 야기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위험성은 상품 생산 자체가 아니라 자본 창출, 곧 '자본 상품'의 형성에 있다. 자본 기금의 형성은 노동 기금에 기초하며, 확대 재생산은 금융업과 신용 제도의 발달로부터 노동 상품에서 파생되는 자본 상품을 포괄한다. 이 논의는『자본』후반부에서 심층적으로 다루어진다. 

 

자본 기금의 투자 영역은 무궁무진하며, 이에 대한 경제·개발 서적은 넘쳐난다. 그러나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서적은 드물다. 특히 주식과 선물은 자본 기금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변질되면서도, 은행과 더불어 자본주의의 견고한 기능을 수행한다. 정부가 내세우는 돌파선들은 실상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를 겨냥한 말놀이에 불과하다.『자본』의 저자들은 이미 벤담과 밀 가문이 주창했던 투자에 대한 '교리', 곧 신성시되었던 투자의 내재적 결과를 예상했다. 가상 화폐의 발달은 자본의 역할을 전환시키기보다 오히려 강화했다. 이로 인해, 자본의 상품은 다양화되었고, 심지어 이에 대한 보험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노동자가 생산한 잉여 가치가, 애덤 스미스의 지적대로, 온전히 몫으로 돌아오는 것은 이상적이나, 현실에서는 자본가의 가로챔이 존재한다. 시장 경제가 선순환을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그 배후에는 자본 노동 그 자체가 실은 불법적이라고 볼 수 있는 활동이 비일비재하다. 자본의 노동에는 도덕적·윤리적 요소가 자리할 수 없으며, 이는 자본가들이 만들어낸 태도에 불과하다. 

 

발자크의『고리오 영감』에 등장하는 '수전노'는 '절약 정신'의 전형이다. 재산을 축적하는 인물의 절약 정신은 겉으로는 무해해 보이나, 실제로는 축적만 존재하고 소비할 줄 몰라 경제 순환을 방해한다. 이러한 자본 기금으로 투자하여, 자본가들은 더욱 많은 자본을 축적한다. 이 절약 정신이야말로, 노동자에게 빈곤을 안겨주고 이들의 가난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본이 노동의 산물인 잉여 가치를 흡수하고, 다시 그 축적된 자본이 금융 제도로부터 확장되는 순환 구조는, 이처럼 자본 기금과 자본 투자가 형성되면서 은행의 금융업과 신용 제도는 더욱 발전한다. 이것이 인류의 멸망보다는 자본주의의 끝을 생각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는 이유이다. 

 

25장 자본주의적 축적 법칙


노동 계급의 탄생

 

여론전의 본질과 노동 대중의 역할 

 

소위 여론전은 대중을 어리석게 보는 시각에서 비롯되고는 한다. 이로 인해, 노동 대중의 본질적인 역할은 쉽게 간과된다. 선거철마다 진정 노동 대중을 위한다는 정치인은 부재하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이다. 자본주의 축적은 비단 영국에서만 비롯된 현상은 아닐 것이다. 공장제 수공업을 시작으로 산업 단지가 분포했고, 기계제 공업이 가속화되면서, 인류는 더 나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실질적인 생활 개선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 요구되는 일감은 오히려 증대했으며, 이러한 자연적 예속마저 파괴되고, 또 다른 자본주의적 역할이 강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맬서스,『인구론』에서 논의된 상대적 과잉 인구에 대한 대책으로, 저출산이 제시된 점과도 연결되지만, 그러한 시도조차 자본주의 축적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자본 축적의 가속화와 토지 파괴

 

자본주의 축적의 가속화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더 많은 부의 축적을 당연시하는 사회일수록, 노동 대중의 역할은 부재할 수 있다. 각종 회담의 결과는 인류의 행복 증진으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군사·방위 접촉 및 자본에 따른 노동의 터전을 더욱 양성하기 위한 토지 파괴 시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한·미 원조의 결과 또한 누적된 협상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보여줄 따름이다. 산업 혁명의 중심은 영국이었으나, 그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이다. 여전히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영토 분쟁은 영국의 식민화 정책이 군주제의 부상에 힘입어 청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민주주의: 자본의 합법적 독재

 

이는 현재 여러 연방제를 표방하는 미국에서도 나타나며, 과거 식민 정책으로 합병된 하와이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역사가 끝났다는 진단 하에서 진행된 수많은 식민지 건설 시도가 이를 증명한다. 식민지에 대한 자본 독점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민주주의'는 다름 아닌 자본의 합법적인 독재를 기능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치열한 민주화 운동은 여기서 하나의 기억일 뿐이며, 중요한 점은 미래도, 과거도 아닌 현재이다. 수많은 산업 예비군들의 탄생은 그들을 때로 군인으로, 때로 산업 노동자로 만든다. 이들은 때로 노동자의 적이 되기도 하고, 노동자와 함께하려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프롤레타리아트의 역사는 반복된다. 노동절이라는 명칭이 비로소 인정받게 된 일은 단순히 정치의 소산이 아니라 노동자 투쟁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성실하게 일하더라도, 자본의 노동은 그 진가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적어도 그러한 시대를 바라지 않는다. 이 깨진 거울의 조각 이면에는, 노동자의 삶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쿠데타와 법률적 정당화

 

민주주의 국가는 쿠데타와 독재가 늘 공존한다. 민중을 억압하는 잔존 요소들이 부르주아적 자유를 지속적으로 위협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대화 과정에서도 의회 정치가 발전했지만, 초기 의회는 자본 거래 성립 이전, 토지 수탈 방식을 정당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수단이었다는 점은 쉽게 간과된다. 무력에 의한 노동 인민과 민중 억압 방식도 고도로 발달하여 더욱 효율적이고 치명적으로 변모했다. 맑스 · 엥겔스 이전 시기 이러한 '합법적 범죄 행위'는 공공연히 자행되었다. 중세에 대한 일부 환상과 달리, 처벌은 토지 수탈과 이에 동반하는 '귀 자르기' 등 가혹한 형태를 취했다.  

 

아메리카 부상 이전 유럽 국가에서는 이처럼 수탈과 강탈이 반복되며, 임금 형태가 아닌 현물 형태의 지급과 신흥 부르주아지 출현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시민 계급 출현 이전까지 일상화된 폭력에서 부르주아지가 사용한 폭력이 더 많았다는 사실은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공장제 수공업 발달과 함께 군대의 국방력과 무기 기술도 발전했다. 금융업 발달 이전에 유럽 국가는 이에 대한 원조와 무역 · 교류로부터 선진 과학 기술의 실험 희생양을 노동 대중에게 전가했다. 특히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이 부상했고,『보나파르트 브뤼메르 18일』에서도 서술한 이러한 전쟁의 양상은 기술적 시험대에 불과했으며, 온갖 의회의 혼란과 전장의 실상이 벌어졌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17세기 프랑스 혁명, 자코뱅의 공포 정치와 그 반동으로 막을 내리기 전에도, 영국의 헨리, 조지, 엘리자베스 등 유명 군주들은 토지 수탈 법률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회를 활용했다. 오늘날에도 국회는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의 생활을 개선할 입법을 지연하고, '개정'하며, 양적으로는 거대한 무력 집단을 형성하고, 질적으로는 노동 대중과 인민을 통제하는 '완화된' 도구로 기능한다. 19세기 무렵 노동 계급을 위한 정당이 부상하기 전까지, 자본주의 역사의 일부인 군주들의 개혁 역시 노동 대중에게 치명적인 법률을 더 빠르게 제정하고, 자신들에게 더욱 유리한 입지를 확보해갔다. 그들의 '완화된' 도구는 가히 반동이나 다름없는 집단을 가르킬 때도 유용한 표현일 것이다. 노동자의 정치적인 시도에 대해서는 침묵하다가, 정치적 문제가 불거지면 그제서야 조금씩 해결하는 우유부단한 태도는 한편으로, 15세기부터 신흥 부르주아와 소시민이 결합한 결과가 반동적 귀결, 즉 부르주아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점과도 이어진다. 이는 역사에서는 가르치지 않는『자본』의 경제학적 진실이다.  

 

28장 지배 계급적 폭력과 식민 본성 및 토지 수탈

 

정규 교육 과정을 마친 성년이 대학 진학으로 접하는 심화된 교육 과정은 기존의 교과 내용과 전혀 다른 관점을 다룬다. 순수 수학적 사고나 철학적 사유가 그러하듯, 이는 흔히 사회 통념적인 내용으로 이른바 공식적인 ‘오류’를 가르치고, 기존 사고 방식의 기능 정지를 유도한다. 제국주의와 식민지라는 주제 역시나 교재의 역사적 서술에서도 깊이 다루어진다. 이는 영토 전쟁이라는 문제와 불가분한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통합 이전 영국을 구성했던 분리 왕정 국가들의 내용은 그 대표적인 예로, 부르주아지(부유층)와 귀족들의 유흥 수단에 맞추어 자본이 발달했음을 밝힌다. 

 

중세 궁정 문학에 나타나던 기사도 정신과 기사 계급은 군대를 보유하며 영토 침략 전쟁 외에도, 지주들의 토지 수탈을 실행하고 농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수단들을 동원했다. 이러한 잔혹한 수탈 행위는 자본 거래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토지 수탈의 형태로 버젓이 이루어졌음을 역사적으로 증명한다.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은 지금의 매체에서 폭격기와 국방력을 자랑하는 일과도 비슷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코틀랜드 삼림 지역의 사례는 중요성을 지닌다. 이 삼림에 인위적으로 양을 풀어놓아 사슴의 수를 증가시키자, 귀족들은 사슴 사냥을 위해 스코틀랜드의 토지를 침략하며 토지 수탈을 확장해갔다. 울타리 치기(인클로저 운동)의 실상은 이처럼 농민의 공유지를 귀족층에게 빼앗아 그들의 사유지로 만들고, 오락에 불과한 사냥을 위해 토지 파괴와 농민 노예화가 자행되었음을 보여준다. 한 노인이 이 과정에서 군대로부터 불에 타 사망한 비극적인 사례도 발생했다. 

 

 울타리 치기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의 거대한 장벽만큼이나 긴 역사를 가진다. 영국의 왕정 복고와 명예 혁명 시기만큼 울타리를 강화하려는 각국 정상들의 노력은 농민이 ‘노동자’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억압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사의 모순을 보여주듯, 획기적인 사고는 때로 반동적 사유와 결합하여 잔혹한 수탈 방식을 정당화해온 예시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를 쉽게 지지하지는 않으면서 이러한 의문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 한 사회주의 운동가가 자신의 조직 위력을 과시하며 원칙을 강령처럼 강조하는 태도는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노동 운동가이면서도『자본』의 빈약한 마르크스주의적 내용만을 답습하고, 그 강령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채 위력만 내세우는 형태는 ‘민주적인 사기 행위’라 불러도 무방하다. 그 이유라면 민중 운동의 힘은 벌써 미약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채 빈약한 공동체 조직의 내부 원칙만을 그대로 답습하는 부조리를 여전히 목격한다. 그러나 각국의 군대는 늘 토지 수탈과 점유로부터 이익을 취해왔고, 사유지가 귀족에서 장성들로 바뀌기까지도, 현대 사회의 모습은 근대적 식민지의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처럼, 그들의 모습도 양태만 바뀌었지 당시 영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 APEC 이후 고조되는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

 

APEC 공식 일정 종류 후, 미국의 대외 행보는 자국 내외의 정치적 동인에 따라 내전 양상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여지가 높다. 일련의 만찬 준비는 오히려 이러한 잠재적 충돌 상황에 대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관측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언론의 호평과는 대조적으로 외신 보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지 못한 평가를 기록할 여지가 짙으며, 이는 적지 않은 미국 자국민들에게 또다시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은 이러한 정세 변화에 대응하여 일시적으로 비상 경보 태세를 격상하고, 보안 및 단속을 강화하며 내부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의 긍정적 평가와 별개로 세계적인 불안 요소가 이전과 다르게 더욱 가시화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정상들이 도출한 관세 및 무역 성과는 근본적인 지정학적 경쟁 구도를 바꾸기 어려운 선언적인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현 상황의 주요 특징이다. 모든 사안에는 저마다의 동인이 존재하듯, 이 같은 각국의 움직임에는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작용한다. 

 

29 & 30장 자본주의적 차지 농업가 & 산업 자본

 

자본주의의 재생산과 인간의 장례(葬禮)

 

자본의 시간은 인간의 자아 실현 경로와는 정반대로 발전한다. 아시아 역시 이러한 부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부르주아지는 정치적 입장을 소멸시키려는 시도와 더불어, 농촌 사회의 지대를 점유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농민이 임금 노동자로 전락하기까지, 농촌 사회의 토지 소유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자본가들은 소규모 생산과 가내 공업을 넘어 생산 수단(불변 자본)을 더해, 잉여 가치를 착취할 준비를 마쳤다. 현대에 이르러 그들의 노력은 배가 되어, 임금 노동의 할당 대상을 여성에게까지 확대하면서 더욱 능률적인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실제로, 『자본』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자본가들은 일찍부터 남성보다 여성을 종속시키거나 착취하기가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는 지능적인 판단이 아닌, 능률적인 노동 수행 방식에 대한 고도의 이해에 기반한다. 그들은 일정 부분의 가사 노동을 더하고 가부장제를 폐지하면서,『가족, 사유 재산, 국가의 기원』에서 서술된 씨족 사회가 붕괴와 가족 해체 과정 속에서 자본주의에 복무할 유능한 인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농지를 빌려 경작하는 지주로부터의 의무적인 토지 수탈이 자행되면서 공물 납부와 노동 착취가 결합하는 과정은, 인간의 소외만큼이나 복종하는 힘 또한 강력하다는 점을 수반한다. 그러한 자본주의적 행복이라는 정상화에 대한 중독에서 가족은 일부일 뿐일 것이다.

 

서구 사회의 영향력 아래에서 아시아는 특수하다는 견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는 자본주의적 보편성이라는 ‘식민지’라는 암묵적인 전제를 숨기고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더 이상 아시아는 특수한 지역이 아니며, 오히려 오랫동안 군주제 아래에서 또 다른 자본주의적 재생산을 위한 대체 용품으로 임금 노동자가 대두되었을 뿐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물론 여러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대체로 진단하는 결과는 『자본』의 결론에서 멀어진, 곧 세계적인 경제 발전의 힘을 추종한다는 점이다.

 

차지 농업가 역시 부농과 마찬가지로 대토지를 소유하며, 대공업에 종사하기 이전까지 막대한 부를 축적해갔다. 그들의 부는 기나긴 역사를 대물림할 수 있을 만큼의 액수를 소지했고, 농촌 지방의 살림을 거덜 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그들은 저렴한 토지를 매입하여, 현대에 이르러 농장 경영 및 외식 산업 및 용역(서비스)으로 유통되는 원두·차 사업 역시 식민지 토지를 기반으로 일부 소규모 사업 역시 확장시킨다. 여기에 유통되는 농산물들은 실질적으로 자본가의 생산 수단으로 이전됨과 동시에, 자본의 대도시로 이동된다. 이 과정에서 사업상의 거래는 은페되어 유통 시장에 따른 가격 상정 역시 임의적으로 이루어지며, 국내 시장 가격 형성에도 일조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유통 과정에 따른 경제학적 사실로 자본의 숨은 내용을 이룬다.

 

이는 임금 노동자가 여전히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원천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일반적 생산의 외관과는 전혀 다른 자본의 합법적 착취를 숨기고 있다. 인간은 노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통제당하며, 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소득 이상은 허황된 목표라 여기게 된다. 또한 자본가가 제공하는 안락한 ‘임금 벌이’에 만족하면서, 또 다른 형태의 부의 착취를 고도로 발전시키고, 농촌 지역의 파괴에 일조하게 된다는 점은, 자본주의에 평생 동안 복무한 결과로 나타난다.

 

인간은 삶에 집착하지만, 실제로 묘지와 장례 절차마저 자본의 문제의 연속이며, 이는 인간의 건강 문제에서부터 누적된다. 이처럼, 우리의 자아 실현은 실제로 자본주의와 기계적 재생산 및 반복의 일부로 나타나며, 그 형식만을 수행하면서 물질의 일부가 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소외는 농민이 일부 토지를 수탈당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임금 노동자로의 신세 전락이라는 또 다른 계급적 문제를 드러낸다.

 

식민지 근대화와 우파적 공세

 

『자본』을 공부하면서 민주주의 운동의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전히 학생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른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서술로 말하자면, 일부 소시민층이 부인하려 해도, 암묵적인 식민지 영토의 전제가 지속되는 한, 개혁 정부 역시 서방 세계와의 긴밀한 접촉으로부터 식민 정부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식민지 근대화'가 초래한 치명적인 공모 관계는 오히려 '우파적 공세'와 흡사하다. 이는 결국 자본에 대한 또 다른 복무일 뿐이다. 그들은 서로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입장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같은 편으로 수렴될 수 여지가 높다. 이것이 바로 '선한 영향력'의 가장 큰 흠이다. 보수주의를 표방하려는 일부 좌파(그들 스스로는 부정하고 싶겠지만) 내부에는 실로 많은 속류화된 오류가 내재된다. 그들 자신이 바로 또 다른 온건한 '모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표출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정치적 접촉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현재의 언론 공세는 보수주의와 충분히 결탁되어 있으므로, 그 내용을 '팩트' 자체로 수용하기에는 과거 검찰 문제만큼이나 상당한 '오염'이 묻어 있다.

 

지면에서는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지만, 부동산 문제가 여전히 중대한 과제로 대두된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한 사람들은 주택 문제의 '안정화'를 기대했으나, 그 실효성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정권 초기에 해결하기 어렵다 치부하며 보류한 결과이다. 내부적으로 모든 정부가 그러하듯, 보좌관과 직원들은 대리 역할에 그치고 실질적인 개혁 의지는 소멸된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실인데, 정부의 일원이 되는 순간, 아무리 의로운 인물일지라도 그 모든 시각에서 본인 역시 시스템에 통제되기 때문이다. 이를 혁명적 좌파들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인물이 정권을 잡으면 정책은 실종되고, '포퓰리즘'이 대두되는 결과와 같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는 정권 초기만 하더라도, 좌파 개혁주의를 내세웠으나, 그 정책의 실상과 결과는 토지 개혁 실패와 노동 경제 발달 추락을 동반해 반동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정부 구성 자체와 그곳에 복무하는 관련 인물들, 정권의 실태를 모두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의원들은 자신에게 이로운 측면에서만 문제를 보기 때문에, 이 핵심 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네팔 혁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급한 중대를 쉬쉬하는 분위기가 바로 이런 방식으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31장 산업 자본가의 탄생


자본주의적 식민지 무역과 착취의 역사

 

식민지 형성 과정에서 상업과 유통 거래가 발전했다. 자본가들은 농노를 예속시키고, 노동자를 노예화하면서, 임금 노동에서 잉여 가치를 착취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 수공예 장인들을 자본가의 수중에 도구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와 자본가 간의 공장제 소유를 둘러싼 부르주아지 내부 논쟁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공장의 수립은 여성 및 아동 노동 착취를 무분별하게 짜낼 수 있었고, 잉여 순환의 반복 속에서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착취 수단들을 정당화하기에 이른다.

 

농경 사회에서는 자급자족이 이뤄질 수 있었지만, 지주들은 결국 자본가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들은 군주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막대한 정치적 부와 법률적 종속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꼼수를 구사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부르주아지의 역사라기보다 노동 계급의 역사라 불러도 무방하다. 특히 이탈리아는 상인 자본, 네덜란드는 상업 무역이 가장 발달한 최초의 국가였으며, 이로 인해 자본가로 부상하기 위한 부 축적이 용이했다. 유럽 상인들은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대륙 발견과 더불어 식민지 무역을 발전시켰다.

 

대영 제국은 영토 확장으로부터 식민지의 재식 농장화(플랜테이션)와 노예 농업을 발달시켰다. 현재의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은 영국의 식민지적 유산이 많이 남아 있어, 식민지 무역의 적절한 예시로 확인된다. 재식 농업은 원주민들을 거주 보호 구역으로 몰아넣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로부터 식민지가 ‘수렴’된다.

 

치부를 쌓은 무역 상인들은 자신들의 덕(德)을 의식적으로 확장시켰으며, 노예들을 의식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노예화’가 학습되었다. 상인 자본 외에도, 무역을 본업으로 삼는 장인 계열 출신들이나, 지주의 농지를 대여하여 농장을 경영하는 차지 농업가가 부농을 거쳐 자본가로 성장했다. 이러한 ‘선진적인’, ‘진보적인’, 착취 수단은 대러시아에서도 순환의 형태를 반복해서 확장된다. 

 

각 대륙과 국가에서는 특수한 ‘개별적인 산업’이 발달했으며, 아시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를테면, 중국의 아편 및 차 산업은 대영 제국으로 수·출입되면서, 식민지 영토와 제국의 속성을 강화시켰다. 현재 소비되는 대부분의 산업 요소들은 이러한 거래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다.

 

금융업의 여파

 

영국 산업 혁명의 여파로 산업 자본이 발달했으며, 유럽 영토의 대부분은 부르주아지의 소유로 이루어졌다. 잉글랜드는 산업적 부를 독차지했고, 각국의 산업 자본가들은 전 세계와 조약을 맺으며 부와 지배력을 한층 더 축적해갔다.

 

일반적으로, 노동 계급의 생산과 소비 문제가 주로 거론되나, 실질적인 자본주의적 문제의 핵심은 유통과 축적에 있다. 생산과 소비 문제는 자본주의의 한 단면에 불과하며 부르주아지들의 과거 논쟁이나 다름없다.

 

식민지 건설과 노예 무역 발달은 자본의 이자를 증식하기 위한 온갖 방법들을 거래 수단으로 대두시켰다. 대부업 및 고리대금업은 은행 발달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 식민지 영토 내 원주민 ‘사냥’을 개시하면서 ‘현상금 제도’, 토지 수탈, 노예화를 강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식민지 사업을 건설했다. 나아가, 막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위적인 자연 재해(기근)를 일으켰다. 은행 탄생의 비밀은 이러한 원주민 학살과 이자 놀이로부터 창출된 천문학적인 거대 자본의 역사적 형성에 배경이 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용어 사용에 있어 개념은 상이할 수 있으나 무분별한 남용은 오류를 전제하듯이, 문명의 진보를 말하면서 동시에 식민지를 정당화하는 세력을 ‘개혁주의자’라 불렀다. 이는 역사 진행의 기관차이자 노동자들의 염원을 짓밟는 가장 큰 정신으로도 작용한다. 

 

현대 국어에서 ‘장사’라는 말 속에는 이러한 임의적인 거래 가격 형성과 노동 착취를 빚어낸다. 상품과 교환이라는 작품 속에는 또 다른 잉여 노동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과 중산층(일부 소부르주아)은 대자본가가 되려는 꿈을 꾸지만, 정작 노동하는 ‘사장’들은 자본가로 거듭날 수 있는 돈 놀음 속에서 대출을 즐기며 극히 소수에 불과한 자본의 도박에 쉽게 매료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성공 신화’는 바로 이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형태를 나타내는 한 현상의 일부로 기능한다.

 

농촌 지역에서도 이러한 사업을 개시하고자 자신의 영토를 파괴하는 줄도 모르고 온갖 공사에 돌입했다. 자연 현상과 가부장제의 폐지를 ‘진보주의’라는 이름으로, 착취 및 영토화하여 또 다른 농민 학살이 자행된다. 여기에 부르주아지들도 가세해 농민의 농촌을 자신의 이름으로 어느새 대체하고 그것을 ‘전통’이라 부른다. 이는 서구 사회로 인해 파괴된 또 다른 경제적 침체기인 현재를 인식한다면 명확해진다.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한 정치적 입법 절차의 개선보다 이러한 자본의 ‘합법화’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들이다. 현재의 심각한 문제를 인식하는 소수의 독자들은 『자본』의 요지를 올바로 파악하고, 정치적 투쟁에서 나타나는 여러 입장들의 양상과 모순을 분명하게 짚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원점 초기화’를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의 내용은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유인물로만 학습된 현재의 문제가 내포하는 오류를 극복하고, 심화된 내용까지 한 단계씩 밟아간다면, 우리의 의미는 충분히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지금도 자신이 부르주아임을 자처하고, 프롤레타리아를 대상화하여 희화화하는 작자들의 패배주의에 맞서 계급 투쟁을 올바로 숙지하는 ‘노동자의 책’일 것이다.

 

『자본』: 자본주의 비판과 노동자의 현실

 

맑스의『자본』1권은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근본 구조와 그 작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해명한다. 33장까지는 그의 생전에 완성된 유일한 부분이며, 엥겔스의 헌신적인 편집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기 어려웠을 만큼 방대한 지식과 심오한 안목을 담아낸다. 거꾸로 선 헤겔의 변증법을 올바로 세우고, 자본주의의 경제 법칙을 밝혀낸 이 작업은 실제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노동자의 책이라는 역사적 지위를 얻었다. 『자본』은 본질적으로 노동하는 인간의 문제점을 엄밀하게 짚어낸 정치경제학 비판서이다. 당대의 모순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이 저작은 자본가의 수중에 있던 생산 수단과 그들이 행하는 착취의 진실을 노동 계급에게 폭로한다.

 

수공업에서 공장제 수공업, 그리고 기계화로 발전하는 자본주의의 역사는 현재에도 반복되는 중이다. 특히 노동층 독자들에게 『자본』 독서는 이를 파악할 의미를 곱씹는 기회가 된다. 다만, 마르크스주의와 여러 운동들은 『자본』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의 과학적 증명에도, 오늘날 노동 현장의 생산 수단은 여전히 자본가의 수중에 놓여 있다. 자본주의와 식민지 발달에 따라 생산 수단과 생산 조건에 대한 자본의 논리는 더욱 교묘하고, 극악무도하게 진화했다.

 

새로운 사회주의가 반동적 사상을 낳고, 잘못 전파된 공산주의가 또 다른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음에도, 『자본』은 노동자가 충분히 조직을 이룰 수 있으며 그 성과를 발휘할 날이 온다고 밝힌다. 노동자의 유산은 다름 아닌 자본가의 수중에 있는 노동 수단과 조건이며, 노동자 집단은 현재의 수단들을 자신들의 수중으로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만사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듯, 이는 계급 투쟁을 요구하는 중대 문제이다. 따라서 현실에 가려진 노동자의 투쟁은 여전히 중요하며, 모든 노동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도 소멸할 수 없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바라는 ‘이상적 낙원’을 문제로 여기고, 자본주의라는 현실을 진단했다. 정치경제학은 이 현실을 증거로 삼아 자신들의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각국의 노동자들이 이 논리를 구분하고,『자본』을 학습하는 일은 비판적 의미에 있어서도 매우 유익하다.

 

노동자들이 언젠가 자본가의 수중에 있는 공장을 점거하고 자신의 온전한 시간을 쏟게 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자본의 고질적인 해악, 자본가의 잉여 가치 창출을 위한 합법적 독재, 그리고 부르주아지들의 독단적 국부와 법을 문제 삼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새로운 모습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을 낙담만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리의 로도스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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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다주택 규제 정책 우려


토지 역효과 현상 발생

 

부동산의 경우에 한해 다주택의 소유 제한을 두고, 주택의 매입 비용을 절대적으로 줄이고자 할 경우, 다주택자 규제 (1주택자 축소) 정책은 의도와는 달리 예상되는 우려가 있다.

 

1. 공급의 질적 하락과 희소성이 심화됨

 

부동산 역시 가장 비옥한 땅 (최우등지)를 가장 먼저 선점하기 때문에, 정부가 다주택자를 규제하여 매물을 유도하더라도, 매입 가치가 낮은 땅 (열등지)부터 처분하고, 가장 좋은 입지의 '소중한 한 채'에 자본을 집중하게 된다. 이 경우 우등지에 대한 수요가 극단적으로 몰리면서, 특정 지역의 지대 (가격)은 수직 상승할 수 있다. 전체적인 주택 수가 유지되더라도, 입지에 따른 가격 격차 (차액)은 심화되는 양극화가 일어난다. 

 

2. 자본 투하의 위축 현상 발생 

 

동일한 토지에 자본을 추가로 투입 (재시공, 재건축, 고도화 등)을 유도하여 생산성을 높이므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수익 모델로 삼을 시, 주택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자 자본을 투입하지만, 1주택자 중심의 규제에 따라 추가 자본 투입의 유인이 제한된다. 이는 민간 차원의 주택 개량이나 공급 확대 (자본 투하)를 인위적으로 정지시켜, 도심 내 주택의 질적 공급은 위축된다. 장기적으로 신축 주택 확보를 위한 경쟁과 초과 수요를 발생시키며, 가격 하락을 방어하거나 오히려 상승시키는 기제로 작용한

다.

 

3. 임대 공급 물량의 증발 및 임대료 이전 (한계지의 이동)

 

가격은 한계지 (가장 열악한 곳)의 생산비에 따라 결정되므로, 다주택자가 사라진다면 민간 임대 주택 공급자가 소멸하게 된다. 임대 물량이 희소해졌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의 '한계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집값이 설령 정체되더라도, 임대료 (지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게 되며, 이 높아진 임대료는 결국 집값을 위해 하방 경직성을 형성한다. 따라서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실거주자의 주거 비용 부담은 줄어들지는 않는다. 

 

4. 물량 확대 없는 규제의 한계

 

'물량이 압도적으로 늘어날 때'만 주택 가격은 하락할 수 있지만,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에만 치중하고 신규 자본 투하 (공급 확대)를 병행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생산량이 증가하지 않고 제한적인 상황이라면,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기준가에 머물거나 공급 부족으로 더 상승하게 된다.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본 투입을 인위적으로 억제한다면, 공급의 총량 (물량)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를 가하였기 때문에, 가격 결정의 기준점 (한계지)은 하락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등지에 대한 '집중적 지대'가 형성되기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주거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 규제의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정책 검토의 불확실성 원리

 

1. 최열등지 (한계지)의 생산성 상향 (지방 도시 및 교통망 확충)

단순히 주택의 보급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광역 교통망을 확보하고, 외곽 지역 간의 '시간적 거리'를 단축시켜야 했다. 외곽 지역이 우등지에 준하는 가치를 갖는다면, 가격 결정의 기준점인 '한계지' 자체가 상향 평준화되므로, 도심 우등지의 독점적 차액 지대가 분산되고 전체 가격 거품이 빠질 수 있다.

 

2. 자본 투하의 고도화 허용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동일한 면적의 토지에 자본을 더 많이 투입하여 더 많은 주택을 생산하는 원리라면,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제도, 층수 제한 같은 일괄적인 자본 투하 억제 대책 대신에,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민간 자본이 도심 내에 더 많은 주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유도했어야 했다. 이를 유치하여 도심 내 공급 물량이 압도적으로 증가할 때만 시장 가격은 하락 기제로 접어든다. 

 

3. 임대 공급자의 제도권 출현 (다주택자의 순기능 활용)

 

오히려 다주택자는 민간 시장에 임대 물량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들을 규제로 인해 퇴출시켰기 때문에, 제도권 내에서 관리했어야 했다. 임대 사업자 육성이나, 민간 임대 사업자 등록의 혜택을 유지하였다면, 임대 물량의 충분히 보존할 수 있었다. 공급 주체가 다양해질수록 임대차 시장의 '한계 가격'은 안정화되고, 매매 가격의 앞서 언급한 '하방 경직성'을 완화시켜 가격 폭등의 완충 작용을 하게 된다.

 

4. 보유세 강화 및 거래세 완화의 조치 (매물 유도)

 

다주택자가 그동안 우등지를 움켜 쥐는 이유는 '거래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시한 보유세 (종부세 등)을 높여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늘렸다면, 양도 소득세 (거래세)를 파격적으로 낮추어 매물이 시장에서 선순환하게 했어야 한다. 우등지의 매물이 시장에 풍부하게 공급되면, 특정 지역에 형성된 '집중적 지대'가 해체되어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는 있다. 그러나 매물 유도 대비 주택에 투자하는 비율이 정책으로 감소하게 되므로, 이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주택 매매가 진행될 여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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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5. 22.


한국 경제 구조 


'기형적 자본주의 국가'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라면, 한국은 자본 독점이 실현된 형태. 상장 회사들이 겨우 파산을 면하는 경제 구조. 

 

일본과 비견되는 자본 독식성의 본질을 보여줌.

 

여기서 '기형적'은 매우 '변칙적'임을 의미한다. 바로, 주식 시장이 다변화하여 독과점을 중시하는 것이다.

 

중앙 국가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객관적으로, 한국에 대해서는 '기형적'이 가장 어울리는 말이겠다. 

 

그 실체를 정의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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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2. 10.


아시아적 생산 양식: 박현채의 난제

 

경제학계에서 '아시아적 생산 양식'에 대한 해명은 그동안 난제였다. 그 이유는, 『자본』 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Ⅲ권의 '상인 자본' 편을 참조하면서도, 까막눈처럼 다른 산업 분야의 생산력과 관련지어 근대 경제사의 발달 과정이 아시아에서는 자생적으로만 발달했음을 견지했다. 그러나 영국 · 네덜란드는 동인도 회사의 설립 과정에서 인도·중국 등의 식민지로부터 막대한 상인 무역 거래를 형성할 수 있었으며, '신대륙 개척'이 아시아 식민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비교적 최근 무렵에 밝혀졌다. 이는 근대 상인 무역만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로마의 화폐 발달 과정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다만, 상품의 유통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확립된 시기가 길드 조합이 형성되고 난 이후의 유럽의 식민지 개척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진한 시점과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아시아적 생산 양식이 왜 유럽·아메리카보다 미발달된 생산 양식을 갖고 있었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는 소규모 경제 공동체로 설명된다. 아시아는 아프리카 생산 양식과 비슷한 규모로 시작됐다. 유목민들은 직접 동아시아의 '실크로드', '차마고도' 등을 거쳐 초기 무역 상인에게 이동하여 등지에 정착한 채 동아시아 영토의 대부분은 소국이 성립하였고, 이는 아시아 국가의 역사적 발달 과정으로 설명된다. 

 

1960년대 박현채 씨는 초기 식민지 봉건제에 대한 연구를 일부 진행하였지만, 그 자신은 국가 생산력도 아닌, 국가 경쟁력에 따라 산업 자본의 발전이 선행한 이후에서야 상업 자본으로 발전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반대로, 그는 상업 자본이 발전한 무역 원조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국내 상업 역사의 발전 과정이 다국가 간의 대외 무역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짚어내지 못하였다. 실제로 박현채와 조희연 간의 '사회 구성체' 논쟁은 1960-1980년대의 경제를 짚어내는 일부 논쟁에 불과했지만, 그 여파는 경제학적 논의도 아닌, 철학적 함구 대상으로만 도배된 상태에서 한국 경제를 모호하게 거론하는 데 그쳤다. 

 

박현채는 이러한 국가 경쟁력의 토대가 자민족의 고유한 생산력 발전을 중심으로 형성된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높은 대외 의존도가 강한 상태에서의 '상인 자본'과 '산업 자본' 간의 역학 관계를 해명했을 때 비로소 밝혀진다. 물론 반식민지봉건에 대한 일부 견해를 그 자신이 수용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실질적인 자본주의 역학 관계에서 아시아의 식민지 형성 과정을 전개할 때만 타당한 주장이 된다. 박현채가 설령 그러한 부분까지 간과했다 하더라도, 한국 산업 혁명 시기가 1960-1980년대 무렵에서야 뒤늦게 발달했다는 점은 배제할 수 없다. 그것은 공장제 수공업에서 일부 기계제 대공업으로 겨우 전환되어 도입된 시기와도 일치하므로, 이러한 과정에서도 노동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일으켰고, 결국 전 세계와의 경쟁력에서 더욱 후진되는 취약한 제도적 약점을 안은 채 현대 사회에 겨우 진입할 수 있었다. 

 

그가 현대 경제적 지형에서 '중립 지대'를 선택했다면 '인민주의 경제'의 일부로 수렴되는 경향으로, 실제로는 극심한 정부와의 반발 상태에 내몰린 상태에서 후기에는 '민족 경제'를 우호한 측면 역시 배제할 수 없으므로, 그의 입장은 다소 모호하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그가 마르크스주의의 수용 여부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가 개진한 '민족 경제'는 '대한민국'의 형성 과정의 일부로 깊숙하게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한국의 산업 지형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다는 말일까. 물론 그가 자신의 경제관을 토대로 한국의 식민지 흡수 과정을 역사적으로 해석했다는 견해는 일부 타당하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제국주의 형성 과정과 식민지 건설을 파악하기에 앞서, 이러한 논의 자체가 진영 논리로 흡수되는 과정을 미리 목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그동안 자신만의 논의를 끌어온 것이다. 

 

자본 공황: 화폐 붕괴, 노동자 대책 부재 및 방치

 

대체로 경제학자 전반은 공황이 발생하면 수치 환산 불가의 문제로 판단하여 화폐 붕괴의 시점을 일찍 설명하려 들지만, 대부분 그릇된 견해를 갖고 있다. 경제 상승에 동반하는 요인들이 현대에는 다양하듯이, 화폐 가치의 동반 상승률이 꾸준한 채 경제 공황의 타격 이후로 전개될 때는 부의 세습이나, 자본가들의 재산권 등의 법적 관할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된다. 이는 정치경제학에서 다루는 부분이지만, 자본의 대공황 이후 동시다발적인 전쟁의 위협과 그 발생은 일본의 경제학자들이 해석한 봉건제 식민지의 '개화'라는 토대의 시각과는 결이 다르며, 오히려 경제 공황으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노동 계급의 정책 마련이 부재한 상태에서 방치되어 초기 대책마저 수립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화폐의 대량 생산은 결국 자본의 대공황을 심화시킨 측면으로 나타나며, 이는 상인의 기만성과도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중층 지대'의 원론적 논의로만 해석하는 편협한 일부 시각조차 화폐 붕괴의 시점이 곧 '대종말'을 의미한다고 내세우지만, 정작 화폐 가치가 통용될 수 없던 소규모 공동체를 '원시 사회'로 단순히 일축하고 만다. 더불어, 그것은 산업 발전 시기가 뒤늦게 자리잡은 국내 경제의 해석상의 선입견 및 편견이 만연한 이유와도 같다. 

 

결국 '시민 혁명'은 일어났다. 1950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미군정의 지도 아래 '대한민국'의 건국을 선포하고, '일본의 항복 선언'을 받아낸 채 지금의 국가의 기틀을 다지게 되었다. 그것은 이후에 '민주화 운동'을 알린 시기와 비슷하며, 그것이 이제는 자본주의의 국가 문제와 동시적으로 겹치게 된 현재 시점에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아시아적 생산 양식 전반은 반대로,  

 

'근대적 생산 양식의 초기 단계인 공장제 수공업 (매뉴팩처)은 그 성립을 위한 제반 조건이 이미 중세에 형성된 지역에서만 발달하였다. 이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의 역사적 대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단행된 상업의 급격한 팽창과 세계 시장의 창출이 낡은 생산 양식의 몰락과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상업적 성취는 기만적으로 이미 존재하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토대 위에서 달성된 것이다.'

[『자본』 Ⅲ권: '상인 자본']. 

 

이것이 곧 화폐 축적이 낳은 자본주의 토대의 단초에서 상업 자본의 형성 배후에 존재하는 '상인'의 국가라는 실체이다.

 

결론: 북조선의 경제 통계 행방

 

그렇다면 이러한 공장제 수공업이 기계제 수공업으로 대체된 시기가 아시아 및 아프리카 전반과 대비된다는 점은 이들이 자본 경쟁 사회로의 진입이 뒤늦다는 말일까. 앞서 밝힌 대로, 현대 사회의 시점에서 설명이 되는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은 그것이 '낡은 생산 양식'의 오래된 '난제'로만 여겼다는 점이다. 그것이 방치된 결과란 일부 경제학자들이 지닌 구시대적 발상 수준의 역사 논쟁을 지금까지 '재탕'하고 만다. 한국 사회가 박현채의 '민족 경제'가 고착화된 시기와 대조하여 반대로, 우리는 지금 '북조선'의 경제를 언젠가 다룰 시점을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미군정의 치하에 있던 분단 국가의 형성 과정과 더불어 휴전기 이후 남북한의 계급적 차이로 인한 경제 비교 대상은 연구되어야 한다. 여태까지 자본주의적 '흡수 통일'을 기대하는 자본가 간의 논의에서 여전히 배제된 노동자들은 그 대상으로만 전락하고 말았다. 이 지점에서는 백남운, 『조선 경제사』가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그것이 비록 '숙청 대상'이 된 경제 연구의 은폐 시도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제는 이러한 노력에 조금은 가닿기 위한 우리 사회의 '절실함'이 필요해진다. 그것이 곧 우리가 '이산된 상태에서 남은 虛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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