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자본의 전형(轉形)과 순환
34. 화폐 자본의 순환
자본의 순환은『자본』제1권에 따라 세 국면으로 전개된다.
제1단계[화폐(M)-상품(C)]: 자본가는 상품 시장과 노동 시장에서 구매자로 나타난다. 이로부터 화폐(M)는 상품(C)으로 전환된다. 이는 유통 행위 화폐(M)-상품(C)로 표시된다.
제2단계[…생산 과정(P)…]: 자본가는 취득한 상품을 생산적으로 소비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자로 기능한다. 자본은 이 생산 과정(P)을 거치고, 그 결과는 투입된 생산 요소들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 새로운 상품(C)을 산출한다.
제3단계[상품(C´)-화폐(M´)]: 자본가는 판매자로 시장에 복귀, 상품(C´)을 화폐(M´)으로 전환한다. 이는 유통 행위 상품(C´)-화폐(M´)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세 국면을 통합한 화폐 자본 순환의 총 공식은,
화폐(M)-상품(C)…생산 과정(P)…상품(C’)-화폐(M’)이다.
공식에서 점선(…)은 유통의 일시적 중단을 나타내며, 상품(C’)과 화폐(M’)는 각각 잉여 가치가 증대된 상품 형태와 화폐 형태를 의미한다.
『자본』제1권은 제2단계(P)인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었기에, 제1단계(M-C)와 제3단계(C’-M’)의 유통 국면은 그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논의되었다. 그 결과, 순환의 반복 속에서 자본이 취하거나 벗어버리는 각종 형태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제 이 형태들이 당면한 주요 연구 대상이다.
이 형태들을 순수하게 분석하기 위해 형태 전환 및 형태 형성과 무관한 모든 계기를 우선 제외해야 한다. 따라서 상품은 그 가치대로 불변의 사정 하에 판매된다고 가정한다.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치 변동 역시 분석에서 제외하고 진행한다.
34-1. 제1단계: 화폐(M)-상품(C)
화폐(M)-상품(C)은 특정 화폐액이 일정량의 상품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는 화폐를 상품으로, 판매자는 상품을 화폐로 전환시킨다. 이 행위가 일반적인 상품 유통과 구별되어 개별 자본의 독립적 순환에서 기능적으로 규정된 일부가 되는 것은, 그 행위의 형태 때문이 아니라, 교환되는 상품들의 독특한 유용성이라는 소재적 내용 때문이다. 곧, 이 상품들이 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생산 수단과 노동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구매된 상품은 생산의 물적 요소인 생산 수단(MP)과 인적 요소인 노동력(LP)이다. 구매할 상품의 종류는 물론 생산될 물품의 성격에 대응해야 한다. 노동력(LP)과 생산 수단(MP)을 합친 구입 상품의 총액 상품(C)는 상품(C) = 노동력(LP) + 생산 수단(MP)로 표시되며,
간단히, 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로 표현된다.
따라서 화폐(M)-상품(C) 행위는 그 내용상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로 표현되며, 이는 화폐(M)-노동력(LP)과 화폐(M)-생산 수단(MP)으로 분할된다. 화폐액 M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노동력과 생산 수단 구매에 투입된다. 이 두 구매에서 전자는 노동 시장에서, 후자는 일반 상품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상이한 시장 행위이다. 그러나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는 화폐가 전환되는 상품들의 이러한 질적 분할 이외에도, 특징적인 양적 관계를 동시에 나타낸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노동력의 가치 또는 가격은 노동력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노동자에게 임금 형태로 지불된다. 이 임금은 잉여 노동을 포함하는 일정량 노동의 가격이다. 예를 들어, 하루 노동력의 가치가 5시간 노동의 생산물(가치 생산물)과 동일한 0.15원이라 가정하자. 이 금액은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계약에서는 10시간 노동의 가격, 곧 임금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계약이 50명의 노동자와 체결될 경우, 이들은 구매자에게 매일 500시간의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 이 중 절반인 250시간(또는 25개의 10시간 노동일)은 완전히 잉여 노동에 해당한다. 이때, 구매되는 생산 수단의 양과 규모는 반드시 이 전체 노동량(500시간)을 사용하는 데 충분해야 한다. 이는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이 내포하는 양적 관계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처럼,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는 단순히 특정 화폐액(예: 422원)이 상응하는 양의 생산 수단(MP)과 노동력(LP)으로 전환된다는 질적 관계를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또한 이 공식은 노동력과 생산 수단 각각에 지불되는 화폐 부분들 사이의 양적 비율을 나타낸다. 이 비율은 처음부터 취업 노동자가 수행해야 하는 잉여 노동까지 고려한다.
예를 들어, 방적 공장에서 50명 노동자의 주급 총액이 50원이라면, 총 3,000시간[= 10시간 × 50명 × 6일]의 주 노동(이 중 1,500시간은 잉여 노동)을 면사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생산 수단의 가치가 372원일 경우, 이 372원이 생산 수단 구매에 지출되어야 한다. 이로부터 총 화폐액, 화폐(M) = LP(50원) + MP(372원) = 422원이 된다.
잉여 노동의 활용이 생산 수단의 추가적 가치를 어느 정도 필요로 하는지는 여기서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화폐(M)-생산 수단(MP)(생산 수단 구매에 지출되는 화폐 부분)가 어떤 사정에서도 충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잉여 노동에 따른 추가분까지 처음부터 고려하여 적합한 규모로 지출되어야 한다. 이는 곧 생산 수단의 양이 해당 노동량을 흡수하고 생산물로 전환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중에 있는 생산 수단이 충분하지 못하면, 구매자가 처분할 수 있는 잉여 노동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며, 잉여 노동 처분권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한다. 반대로, 처분할 수 있는 노동량에 비해 더 많은 생산 수단이 있다면, 그 생산 수단은 노동의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하여 생산물로 전환되지 못한 채로 방치된다.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가 완료되면, 구매자는 유용한 물품 생산에 필요한 생산 수단과 노동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노동력 가치 보충에 필요한 노동보다 더 큰 노동량(잉여 노동)을 얻을 수 있는 노동력과, 이 노동량을 실현 또는 대상화시키는 데 필요한 생산 수단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해, 그는 생산 요소들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의 물품들, 곧 잉여 가치를 포함하는 상품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손에 넣는다.
그가 화폐 형태로 투하했던 가치는 이제 잉여 가치를 낳는 가치로 실현될 수 있는 현물 형태를 취하게 된다. 곧, 그 가치는 가치와 잉여 가치의 생산자로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생산 자본의 상태 또는 형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형태의 자본을 우리는 생산 과정(P)라고 명명한다.
생산 과정(P)의 가치는 [노동력(LP)+ 생산 수단(MP)]의 가치, 곧 [노동력(LP)+ 생산 수단(MP)]로 전환된 화폐 가치(M)와 동일하다. 따라서 화폐(M)와 생산 과정(P)은 동일한 자본 가치이지만, 그 존재 양식이 상이하다. 화폐(M)은 화폐 상태 또는 화폐 형태의 자본 가치, 곧 화폐 자본이다.
M(화폐)-C(상품)[노동력(LP) + 생산 수단(MP)], 또는 일반적인 형태인 M(화폐)-C(상품)(각종 상품 구매의 총계)는 일반적인 상품 유통의 한 행위이다. 그러나 자본의 독립적 순환의 한 단계로 이는 자본 가치가 화폐 형태에서 생산적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며, 더욱 간결히 말해,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P)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고찰되는 자본 순환에서 화폐는 자본 가치의 최초 담당자로 등장하며, 따라서 화폐 자본(M)은 자본이 투하되는 형태를 대표한다.
화폐 자본의 형태에 있는 자본은 화폐의 기능, 곧 일반적 구매 수단과 일반적 지불 수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이다. 지불 수단 기능은, 예를 들어 노동력을 구매한 후 작업 완료 시점에 임금을 지불하거나, 생산 수단을 주문한 경우에 발휘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화폐 자본이 자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화폐라는 본질 때문에 생긴다.
반면에, 화폐 상태에 있는 자본 가치는 화폐의 기능 이외에 다른 어떠한 기능도 수행할 수 없다. 이 화폐 기능이 자본의 기능이 되는 것은, 자본의 운동 속에서 화폐 기능이 특정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화폐 기능이 수행되는 단계와 자본 순환의 기타 단계들 사이의 상호 관련 때문에 성립한다. 예를 들면, 현재의 경우, 화폐는 상품들로 전환되고, 이 상품들의 조합이 생산 자본(P)의 현물 형태를 구성한다. 이 생산 자본의 형태는 이미 그 자체 안에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결과(가치 증식, 곧 잉여 가치 생산)을 잠재적으로 내포한다.
M(화폐)-C(상품)[노동력(LP) + 생산 수단(MP)] 단계에서 화폐 자본의 기능을 수행한 화폐의 일부는 이 유통을 완료한 뒤 다른 기능을 담당하게 되며, 이 기능에서는 화폐의 자본 성격은 사라지고 화폐 성격만 남는다.
화폐 자본 M의 유통은 M-MP(생산 수단 구매)와 M-LP(노동력 구매)로 분할된다. 후자의 과정, 곧 M-LP 자체를 살펴보자. 이는 자본가 측에서는 노동력 구매이며, 노동자 측에서는 노동력 판매이다. (임금 형태가 전제되므로 이를 ‘노동’의 판매라고 표현할 수 있다.)
M(화폐)-C(상품)[노동력(LP) + 생산 수단(MP)]로부터 구매자(자본가) 측의 행위는, 모든 구매와 마찬가지로 판매자(노동자) 측에서는 LP-M(C-M), 곧 자신의 노동력 판매이다.
노동력(LP)-화폐(M)는 노동력 판매자 측면에서 유통의 제1단계이자 상품의 제1전환이며(『자본』제1권 참조), 그의 상품이 화폐 형태로 전환된다.
노동자는 이렇게 얻은 화폐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들에 점진적으로 지출한다. 따라서 노동자의 총 상품 유통은 노동력(LP)-화폐(M)-상품(C)로, 곧 첫째 LP-M(C-M), 둘째 M-C로 나타난다. 결국, 이는 단순 상품 유통의 일반적 형태인 C-M-C로 표시되며, 여기서 화폐는 오직 순간적인 유통 수단 또는 상품과 상품 사이의 교환을 매개하는 단순 수단으로 기능할 뿐이다.
화폐(M)-노동력(LP)은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전환하는 특징적인 계기이다. 왜냐하면, 이 과정은 화폐 형태로 투하된 가치가 실제로 자본(잉여 가치를 낳는 가치)으로 전환되기 위한 본질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화폐(M)-노동 수단(MP)은 오직 M-LP로부터 구매한 노동량을 실현하기 위해서만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자본』제1권 제2편(‘화폐가 자본으로 전환’)에서는 M-LP를 이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곧 자본의 현상 형태로의 화폐 자본과 특별히 관련시켜 고찰해야 한다.
화폐(M)-노동력(LP)은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특징으로 간주되지만, 그 이유는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노동력 구매가 잉여 가치 생산의 기본 조건인 잉여 노동을 공급하는 구매 계약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화폐(M)-노동(L)이라는 형태, 곧 임금 형태로 노동이 화폐로부터 구매되기 때문이며, 바로 이 형태는 ‘화폐 경제’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그 형태의 불합리성이 특징적으로 지적되지 않고, 오히려 이 불합리성을 간과하고 있다. 가치 형성 요소로의 노동 그 자체는 어떠한 가치도 가지지 않으며, 따라서 일정량의 노동은 그 가격(곧 일정량의 화폐와의 등가)으로 표시된 가치를 가질 수 없다.
우리가 알다시피, 임금은 하나의 위장된 형태에 불과하다. 이 위장된 형태 속에서, 예를 들어, 하루 노동력의 가격(임금)은 이 노동력이 하루에 수행하는 노동의 가격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6시간의 노동으로부터 생산되는 노동력의 가치가 실제로는 12시간 노동의 가치로 표현된다.
화폐(M)-노동력(LP)에서는 노동력이 그 소유자의 상품으로, 화폐는 구매자의 상품으로 나타난다. 곧, 화폐 관계(인간 활동력의 매매) 때문에, 이 형태는 흔히 화폐 경제의 특징 또는 표지로 여겨진다. 그러나 화폐는 화폐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고, 경제 체제의 일반적 성격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용역(예: 하인 고용)의 구매자로 등장해 왔음을 주목해야 한다.
화폐 측면에서 볼 때, 그 화폐가 어떤 종류의 상품으로 전환되든 전혀 중요치 않다. 화폐는 모든 상품의 일반적 등가 형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상품이 관념적으로 일정한 화폐액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 상품들이 화폐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상품 소유자가 화폐와의 교환으로부터만 자신이 원하는 사용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모두 이미 상품 가격에서 표현된다. 따라서 노동력이 일단 그 소유자의 상품으로 시장에 등장하고, 그 판매가 노동에 대한 지불이라는 형태, 곧 임금 형태로 이루어진다면, 노동력의 매매는 다른 상품의 매매와 마찬가지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특징적인 것은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구매될 수 있다는 점이 아니라, 노동력이 상품으로 출현한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 곧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는 과정으로부터 자본가는 생산의 객체적 요소(MP)와 인적 요소(LP)의 결합을 실현한다(이 요소들이 상품인 한). 화폐가 처음으로 생산 자본으로 전환하거나, 화폐가 처음으로 그 소유자에게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는 경우, 자본가는 노동력을 구입하기 이전에 생산 수단(예: 건물, 기계)을 먼저 구입해야 한다. 노동력이 그의 지배하에 들어오는 즉시 그는 그 노동력을 노동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산 수단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논의한 바는 화폐(M)-노동력(LP)을 자본가 측에서 본 것이다.
노동자 측에서 볼 때, 그의 노동력의 생산적 이용은 노동력이 팔려서 생산 수단과 결합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이 노동력은 판매 이전에는 생산 수단(곧 노동력이 사용되는 객체적 조건)과 분리된 상태이다. 이 분리된 상태에서는 노동력이 그 소유자를 위한 사용 가치의 생산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한 상품 생산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없다. 그러나 노동력이 팔려 생산 수단과 결합되는 순간, 노동력은 생산 수단과 마찬가지로 그 구매자, 곧 자본가의 생산 자본(P)의 한 구성 부분으로 편입된다.
화폐(M)-노동력(LP)이라는 행위에서 화폐 소유자와 노동력 소유자는 각각 구매자와 판매자로, 화폐 소유자와 상품 소유자로 서로 대립한다. 이 측면만 본다면, 그들은 상호 간에 단순한 화폐 관계를 맺는 데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구매자(화폐 소유자)는 처음부터 생산 수단의 소유자로 등장한다. 이 생산 수단은 노동력의 소유자가 노동력을 생산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객체적 조건들이다. 다시 말해, 생산 수단은 노동력 소유자에게 타인의 소유로 나타난다.
노동력의 판매자는 그 노동력이 현실적으로 생산 자본으로 기능하기 위해 구매자의 지배하에 들어가 그의 자본으로 합쳐져야 하므로, 구매자에게 자신의 노동력임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자본가와 임금 노동자 사이의 계급 관계는 양자가 화폐(M)-노동력(LP)(노동자 측에서는 LP-M)의 행위에서 서로 상대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미 존재하며 전제된다. 이는 단순한 매매이자 화폐 관계이나, 자본가인 구매자와 임금 노동자인 판매자가 전제된 매매이다. 이 관계는 노동력 실현의 조건들인 생활 수단과 생산 수단이 노동력의 소유자로부터 타인의 소유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분리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여기서 문제 삼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폐(M)-노동력(LP)가 화폐 자본의 기능으로 나타나거나 화폐가 자본의 존재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단순히 화폐가 여기에서 유용한 인간 활동 또는 용역(서비스)을 구매하는 수단, 곧 화폐의 구매 수단 기능 때문만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화폐가 자본으로 지출될 수 있는 것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조건 때문이다.
첫째, 노동력이 생산 수단(노동력 그 자체의 생산 수단인 생활 수단을 포함)과 분리되어 있다는 점.
둘째, 이 분리는 노동력을 생산 수단의 소유자에게 판매하면서만 해소될 수 있다는 점.
셋째, 그 구매자는 노동력의 가격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량을 초과하여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 관계(자본으로부터의 노동 착취)가 생산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은, 그 관계가 교환 행위 중, 곧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상대하는 그 순간의 기본적으로 상이한 경제 상황 속에, 곧 그들의 계급 관계 속에 암묵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계급 관계를 발생시키는 것은 화폐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이 계급 관계의 존재 때문에 화폐의 단순한 기능이 자본의 기능으로 전환될 수 있다.
화폐 자본에 대한 파악에서는 일반적으로 상호 연관된 두 가지 오류가 내재한다(논의는 당분간 화폐 자본의 특정 기능에 국한한다).
첫째, 자본 가치가 화폐 형태로 있기 때문에 수행하는 기능들, 곧 화폐 상태 또는 현상 형태 때문에 발생하는 기능들을 자본 가치의 자본 성격 때문이라고 잘못 파악한다.
둘째, 이와는 반대로, 화폐 기능을 동시에 자본 기능으로 만드는 독특한 내용이 화폐 성격 때문이라고 파악하며(화폐와 자본의 혼동을 초래한다). 사실상 이 자본 기능은 화폐(M)-노동력(LP) 행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순 상품 유통이나 화폐 유통에서는 결코 주어지지 않는 사회적 조건들을 전제한다.
노예의 구매와 판매도 그 형태에서는 상품 매매이다. 그러나 노예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화폐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노예제가 존재하더라도, 구매자의 수중에 있는 화폐는 결코 노예제 그 자체를 만들 수 없다. 노예제가 사회적, 역사적 조건으로 전제될 때 비로소 화폐는 노예 구입에 지출된다.
자기 자신의 노동력의 판매(임금 형태로 행해지는 자기 자신의 노동 판매)가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상품 생산을 위한 결정적인 사회적 전제 조건이라면, 다시 말해, 화폐 자본이 여기서 고찰되는 기능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를 사회적인 규모에서 수행한다면, 이는 생산 수단과 노동력 사이의 시초 결합을 해체시킨 역사적 과정들을 전제한다. 이 역사적 과정의 결과로 생산 수단의 비소유자인 대중(곧 노동자)은 생산 수단의 소유자인 비노동자와 대립하게 된다. 그 해체 이전에 그 결합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었는지, 곧 노동자 자신이 하나의 생산 수단으로 다른 생산 수단에 부속되었든, 아니면 그가 생산 수단의 소유자였든지는 여기에서 전혀 상관이 없다.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이라는 행위의 기초에 있는 것은 분배와 관련된다. 이는 소비 수단의 분배라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분배가 아니다. 이것은 생산 요소 그 자체의 분배이다. 곧, 물질적인 요소(생산 수단)은 한 편에 집적되어 있고, 노동력은 다른 편에서 이 물질적 요소들로부터 분리되어 있다는 분배 구조를 의미한다.
생산 자본의 물질적 부분인 생산 수단(MP)은 화폐(M)-노동력(LP) 행위가 일반적 사회적 행위로 확립되기 이전부터 이미 그 자체로, 또는 자본으로 노동자와 대립해야 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은 일단 확립되면 그 발전 과정에서 이 분리를 재생산할 뿐 아니라 점점 더욱 큰 규모로 확대하여 일반적·지배적인 사회 조건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 문제에는 다른 측면이 있다. 자본이 형성되어 생산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상업(따라서 상품 유통 및 상품 생산)이 일정한 정도까지 발달해야만 한다. 물품들이 판매를 위해 상품으로 생산되지 않는 한, 유통에 상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상품 생산이 생산의 전형적·지배적 성격으로 나타나는 것은 오직 자본주의적 생산의 기초 위에서만 이루어진다.
러시아의 토지 소유자들은 이른바 농민 해방(1861년) 이후 농노의 강제 노동 대신 임금 노동으로 농업을 경영하며 두 가지 불만을 토로했다.
첫째, 화폐 자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확물 판매 이전에 상당한 금액을 임금 노동자에게 지불해야 하는데, 그 제1 조건인 현금이 부족했다. 생산을 자본가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특히 임금 지불을 위해서는, 화폐 형태의 자본이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다리는 자에게는 주어질 것이다.’라는 말과 같이, 조금만 지나면 그들은 자기 자신의 화폐뿐 아니라 타인의 화폐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예: 은행과 주식 회사의 발달).
두 번째 불평은 더욱 특징적이다. 화폐를 보유하더라도 충분한 양의 노동력을 적기에 이용할 수 없다. 이는 촌락 공동체의 토지 공동 소유 때문에 러시아 농업 노동자가 아직 자신의 생산 수단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아직은 완전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가 사회 전체에 걸쳐 있는 것은 화폐(M)-상품(C)(화폐가 상품으로 전환)가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전환된 형태를 취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따라서 화폐 자본의 순환 공식 화폐(M)-상품(C)…생산 과정(P)…상품´(C´)-화폐´(M´)은 이미 발달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기초 위에서만 자본 순환의 자명한 형태가 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왜냐하면, 그 공식은 임금 노동자 계급이 사회 전체에 걸쳐 충분한 숫자로 존재하고 있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미 본 바와 같이, 자본주의적 생산은 상품과 잉여 가치를 생산할 뿐 아니라, 임금 노동자 계급을 재생산·확대 재생산하며, 다수의 직접 생산자(소생산자)들을 임금 노동자로 전환시킨다.
화폐(M)-상품(C)…생산 과정(P)…상품´(C´)-화폐´(M´)의 제1 전제 조건은 임금 노동자 계급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은 이미 자본이 생산 자본[노동력(LP)과 생산 수단(MP)] 형태로 있는 것, 따라서 생산 자본의 순환 형태를 암시한다.
34-2. 제2단계: 생산 자본(P)의 기능
고찰되는 자본 순환은 화폐(M)-상품(C)이라는 교환, 곧 화폐의 상품 전환인 구매로부터 시작한다. 필연적으로, 이는 상품의 화폐 전환인 상품(C)-화폐(M), 곧 판매로부터 역전환으로 보완된다. 그러나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의 직접적 귀결은 화폐 형태로 투하된 자본 가치의 유통 중단이다.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자본 가치는 더 이상 유통되지 못하고, 생산적 소비로 향할 운명에 놓인 현물 형태를 취하게 된다.
노동력의 사용, 곧 노동은 노동 과정 내에서만 실현된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는데, 이는 노동자가 그의 노예가 아니며, 자본가가 단지 노동력의 일정 기간 사용만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자본가는 노동력이 생산 수단을 상품 형성(가공)에 이용하는 기간에 한해서만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제1단계의 귀결은 제2단계, 곧 자본의 생산 단계의 개시다.
이 운동은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P(생산 과정)으로 표현되며, 여기서 점선(…)은 자본 유통의 중단을 가리킨다. 하지만 자본은 상품 유통의 영역에서 생산의 영역으로 이행하면서도 순환을 지속한다. 따라서 제1단계 (화폐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전환)는 제2단계 (생산 자본의 기능)를 위한 서곡이자 준비 단계로 나타난다.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는 해당 행위를 수행하는 개인이 유용한 형태의 가치뿐 아니라 그 가치를 화폐 형태로 소유하고 있으며, 곧 그가 화폐 소유자임을 전제한다. 그러나 이 행위는 화폐 지출이므로, 그 개인이 화폐 소유자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지출 행위의 결과로 화폐가 반드시 환류된다. 화폐가 그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상품의 판매로부터 이루어지기에, 앞선 행위는 화폐 소유자가 상품 생산자라는 것을 동시에 전제한다.
화폐(M)-노동력(LP). 임금 노동자는 노동력의 판매로부터만 생계를 유지한다. 노동력의 유지, 곧 자기 자신의 보존은 매일의 소비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따라서 그가 받는 보수는 짧은 기간에 끊임없이 반복되어 자기 보존에 필요한 구매 (LP-M-C 또는 C-M-C 행위)를 반복할 수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임금 노동자에 대해 자본가는 항상 화폐 자본가로 대하며, 그의 자본은 화폐 자본으로 상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다수의 직접적 생산자 (임금 노동자)가 노동력(LP)-화폐(M)-상품(C) 행위를 수행하려면 필요한 생활 수단이 항상 구매할 수 있는 형태 (상품 형태)로 존재해야만 한다. 이 사실 자체가 생산물들이 상품으로 유통되는 것, 곧 상품 생산의 고도 발전을 요구한다.
임금 노동으로부터 생산이 일반적이 되는 순간, 상품 생산은 생산의 일반적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 상품 생산은 사회적 분업을 끊임없이 증진시키며, 특정 자본가가 생산하는 상품은 계속해서 전문화되고, 보완적인 생산 과정들은 독립적인 것으로 끊임없이 분할된다. 그러므로 화폐(M)-생산 수단(MP) 또한 화폐(M)-노동력(LP)과 동일한 정도로 발달한다. 곧, 생산 수단의 생산 부문은 그 생산물을 생산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품 생산 부문과 점차 분리되며, 이에 따라 각각의 상품 생산자는 생산 수단을 스스로 생산하지 않고 자기의 특정 생산 과정을 위해 상품으로 구매하게 된다.
생산 수단은 자기 자신의 생산 분야와 완전히 분리 · 독립된 생산 분야에서 생산되어, 자기 생산 분야에 상품(필수적으로 구입해야 할 상품)으로 투입된다. 상품 생산의 물적 조건들은 점점 더 큰 범위에서 다른 상품 생산자의 생산물(상품)로 개별 자본가와 마주하게 된다. 이에 발맞추어 자본가는 점점 더 화폐 자본가로 등장하게 되며, 그의 자본이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는 규모는 끊임없이 확대된다. 반면에, 자본주의적 생산의 기본 조건(임금 노동자 계급의 존재)을 창출하는 동일한 사정이 모든 상품 생산을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으로 이행시키는 것을 촉진한다.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의 발달은 모든 이전의 생산 형태(주로 생산자의 직접적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하며 생산물의 과잉분만을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형태)를 파괴하고 해체하는 작용을 한다.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은 처음에는 생산 방식 그 자체를 공격하지 않은 채 생산물의 판매를 주된 관심사로 삼는 외관을 보인다.
이것이 예를 들어, 자본주의적 세계 무역이 중국 · 인도 · 아랍 등의 민족들에게 미친 최초의 영향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은 정착하는 곳 어디에서나, 생산자 자신의 노동에 의거하거나, 생산물의 과잉분만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에 의거하는 모든 형태의 상품 생산을 파괴한다. 그것은 처음에는 상품 생산을 일반화하고, 그다음에는 모든 상품 생산을 점차로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으로 전환시킨다.
생산의 사회적 형태가 무관하게 노동자와 생산 수단은 언제나 생산 요소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서로 분리된 상태에 있다면 그것들은 잠재적 생산 요소에 불과하며, 생산이 행해지려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이 결합이 이루어지는 특수한 형태와 양식이 사회 구조의 경제적 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현재의 경우, 자유로운 노동자가 자기의 생산 수단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주어진 출발점이다. 그리고 이 두 요소가 자본가의 수중에서 그의 자본의 생산적 존재 형태로 어떻게, 어떤 조건에서 결합되는지는 이미 살펴보았다.
상품 형성에서 인적 · 물적 요소가 이렇게 결합되어 착수하는 현실적 과정(곧 생산 과정)은 그 자체가 자본의 기능이 된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성격에 관해서는 이미 제1권에서 상세히 논의한 바 있다. 모든 상품 생산은 노동력 착취를 내포하고 있지만,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은 하나의 획기적인 착취 형태이다. 왜냐하면, 이 착취 형태는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노동 과정의 조직과 기술에 거대한 개선을 이룩하며, 이로부터 사회의 경제 구조 전체를 변혁시키면서 이전의 모든 시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이다.
가치 형성, 나아가, 잉여 가치 생산과 관련하여 생산 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의 상이성으로부터, 생산 수단과 노동력은 투하된 자본 가치의 존재 형태인 한,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으로 구별된다. 생산 수단과 노동력은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으로 또 다른 차이를 지닌다. 곧, 생산 수단은 일단 자본가의 소유가 되면 생산 과정의 외부에서도 그의 자본으로 남아 있지만, 노동력은 생산 과정 안에서만 개별 자본의 존재 형태가 된다는 점이다. 노동력은 그것의 판매자(임금 노동자)의 수중에 있을 때만 상품이며, 반면에, 그것의 일시적 사용권을 얻는 구매자(자본가)의 수중에 있을 때만 자본으로 기능한다.
생산 수단은 생산 자본의 인적 존재 형태인 노동력이 자신에게 합쳐질 때 비로소 생산 자본의 물적 형태가 된다. 인간의 노동력과 생산 수단은 그들의 본성(본연의 물질적 성격) 때문에 자본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들은 역사적으로 발전해 온 특정 조건에서만 이 독특한 사회적 성격을 얻게 된다. 이는 특정 역사적 조건에서만 귀금속이 화폐 성격을 얻고, 화폐가 화폐 자본의 성격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산 자본은 그 기능 과정에서 구성 부분을 소비하여 그것을 더 큰 가치의 생산물로 전환시킨다. 노동력은 자본의 한 기관으로만 활동하기 때문에, 생산물 가치 중 그 구성 요소들의 가치를 넘는 초과분(잉여 노동으로부터 발생)은 자본의 과실이다. 노동력의 잉여 노동은 자본을 위해 무료로 수행된 노동이며, 따라서 자본가를 위한 잉여 가치(자본가가 어떤 등가도 지불하지 않는 가치)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생산물은 단순한 상품일 뿐 아니라 잉여 가치를 내포하는 상품이 된다.
그것의 가치는 생산 자본(P) + 잉여 가치(s), 곧 생산에 소비된 생산 자본의 가치(P)와 생산 자본으로부터 발생한 잉여 가치(s)를 더한 값이다. 이 상품이 10,000그램 무게의 면사이고, 그것의 생산에 372원의 생산 수단과 50원의 노동력이 소비되었다고 가정하자.
방적 과정에서 방적공들은 자기 노동으로부터 소비된 생산 수단의 가치액 372원을 면사에 이전시키면서, 그들의 노동 지출에 따라 예를 들어, 128원의 새로운 가치 (노동력의 가치 50원과 잉여 가치 78원)을 생산하였다.
결과적으로, 10,000그램의 면사는 총 500원(372원 + 128원)이라는 가치를 대표하게 된다.
34-3. 제3단계: 상품´(C´) - 화폐´(M´)
상품은 이미 증식된 자본 가치의 기능적 존재 형태로, 생산 과정 그 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산출되면서 상품 자본이 된다. 상품 생산이 사회 전체에 걸쳐 자본주의적 기초 위에서 수행되면, 모든 상품(예: 선철, 브뤼셀 레이스, 황산, 잎담배 등)은 처음부터 상품 자본의 요소가 된다. 각종 상품들을 그 속성에 따라 자본으로 기능하는 상품 무리와 일반 상품으로 기능하는 상품 무리로 구분하는 문제는 스콜라 철학적 경제학이 스스로 만들어낸 무의미한 난제 중 하나다.
자본은 상품 형태로 있을 때 상품 기능을 수행해야만 한다. 자본을 구성하는 물품들은 처음부터 시장을 위해 생산되었으므로, 판매되어 화폐로 전환되어야만 하며, 따라서 상품(C)-화폐(M)의 운동을 통과해야 한다. 자본가의 상품이 10,000그램의 면사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방적 과정에서 372원의 생산 수단이 소비되고, 128원의 새로운 가치가 생산되었다면, 이 면사는 500원의 가치(가치를 가격으로 표현하는 것)를 가지게 된다. 이 가격은 판매(C-M)로부터 실현되어야 한다.
모든 상품 유통에 포함된 이 단순한 행위를 자본 기능으로 변모시키는 요소는, 이 행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일 수 없다. 상품의 사용 가치(유용성)는 불변인데, 상품은 단지 사용 대상으로 구매자에게 이전될 뿐이다. 상품의 가치 역시 불변이다. 왜냐하면, 그 가치는 양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단지 형태의 역전환만을 겪기 때문이다. 곧, 처음에는 면사 형태로 있었으나 지금은 화폐 형태로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제1단계 화폐(M)-상품(C)과 제3단계 상품(C)-화폐(M) 사이에는 하나의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에서 투하된 화폐가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은, 그 화폐가 유통으로부터 독특한 사용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에서 상품이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그 상품이 유통 과정의 개시 이전에 이미 자본의 성격을 띠고 생산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방적 과정에서 방적공이 생산한 128원의 면사 가치 중 50원은 노동력에 대해 지불된 등가에 불과하며, 78원은 잉여 가치를 형성한다. 이에 따라 노동력의 착취율은 156%(78원/50원)이다. 따라서 10,000그램 면사의 가치는,
첫째, 소비된 생산 자본의 가치를 포함한다. 그 불변 부분은 372원, 가변 부분은 50원으로, 합계 442원이며 8,440그램의 면사에 해당한다. 생산 자본(P)의 가치는 화폐(M)-상품(C)단계에서 자본가와 상대했던 생산 자본 구성 요소의 가치(C)와 동일하다.
둘째, 면사의 가치는 78원의 잉여 가치를 포함하며, 이는 1,560그램의 면사에 해당한다. 10,000그램 면사의 가치 표현은 상품(C)+증가분(ΔC), 곧 C에 C의 증가분(78원)을 더한 값이다. 이 증가분은 최초 가치 C가 취하는 상품 형태와 동일하므로, 잉여 가치(c)로 나타낸다. 결국, 10,000그램 면사의 가치(500원)는 상품(C)+잉여 가치(c)=상품´(C´)이다. 10,000그램 면사의 가치를 C 대신 C´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 가치의 절대적 크기(500원) 때문이 아니다.
그 절대적 크기는 그 상품에 대상화된 노동량으로부터 결정되기에, 여타 상품의 가치 표현 상품(C)와 다르지 않다. 상품(C)를 상품´(C´)으로 표현하는 것은 C의 상대적 가치 크기 때문이다(이는 생산에서 소비된 생산 자본 P의 가치와 비교한 그것의 가치다). 그 상품에 포함된 가치는 P의 가치에 생산 자본으로부터 제공된 잉여 가치(c)를 합한 값이다. 그 가치는 자본 가치 P보다 잉여 가치 c만큼 더욱 크다. 따라서 10,000그램의 면사는 가치 증식되어 잉여 가치만큼 증가한 자본 가치의 담당자다.
이는 그 면사가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생산물이기 때문이다. 상품´(C´)은 하나의 가치 비율 (상품 생산물의 가치와 그것의 생산에 소비된 자본 가치 사이의 비율)을 표현한다. 다시 말해, C’은 상품의 가치가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로 구성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10,000그램의 면사는 생산 자본 P의 전환된 형태로 파악될 때, 곧 이 개별 자본의 순환 중 상호 관련으로만, 또는 면사를 생산한 자본가에 대해서만 비로소 상품 자본 C’이 된다. 가치의 담당자인 10,000그램의 면사를 상품 자본으로 만드는 것은 외부 관계가 아닌 내부 관계일 뿐이다.
이 면사가 자본주의적 특징을 지니는 것은 그 가치의 절대적 크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적 크기 때문이다(곧 이 면사에 포함된 생산 자본의 가치에 비교한 면사의 가치량 때문이다). 10,000그램의 면사가 그것의 가치 500원으로 팔린다면, 이 교환 행위는 그 자체로 보면 상품(C)-화폐(M)이며, 동일한 가치가 상품 형태로부터 화폐 형태로 단순히 전환된다. 그러나 하나의 개별 자본의 순환상 특수 단계로 보면, 이 동일한 행위는 상품이 지니고 있는 422원의 자본 가치와 78원의 잉여 가치를 실현하며, 따라서 상품´(C´) - 화폐´(M´) (상품 자본이 상품 형태로부터 화폐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상품´(C´)의 기능은 모든 상품 생산물의 기능과 마찬가지로 화폐로 전환되는 것, 곧 팔려서 상품(C)-화폐(M)의 유통 단계를 통과한다. 가치 증식된 자본이 상품 자본의 형태 그대로 시장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생산 과정은 정지한다. 그 자본은 생산물을 만들거나 가치를 형성하는 활동을 할 수 없다. 자본이 상품 형태를 버리고, 화폐 형태를 취하는 속도(판매 속도)가 다름에 따라, 동일한 자본 가치는 매우 불균등하게 생산물과 가치 형성에 기여하게 되며, 재생산 규모는 확대 또는 축소된다.
제1권(제24장 4절)에서 해명된 바와 같이, 주어진 자본의 능력은 그 자신의 규모와는 어느 정도 독립적인 생산 과정의 힘들(예: 노동일의 길이, 노동 강도)로부터 규정된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서는 유통 과정이 자본 능력(자본 팽창과 수축)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힘들(자본 규모와는 독립적이다)을 작동시킨다.
가치 증식된 자본의 담당자인 상품량´(C´)은 그 전체가 상품´(C´) - 화폐´(M´)의 전환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는 판매량이 기본적인 결정 요인이다. 개별 상품은 총량의 구성 부분으로만 나타날 뿐이다. 가치 500원은 10,000그램의 면사 속에 존재한다. 자본가가 7,440그램만을 그 가치 372원으로 판매하는 데 성공하면, 그는 불변 자본의 가치(소비된 생산 수단의 가치)만을 보충했을 뿐이다. 그가 8,440그램을 판매하더라도 총 투하 자본의 가치만을 보충하게 된다. 잉여 가치를 실현하려면 그는 더 많이 팔아야 하며, 잉여 가치 총액 78원(=1,560그램의 면사)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는 10,000그램의 면사 전부를 판매해야만 한다.
500원의 화폐는 판매된 상품의 단순한 등가일 뿐이므로, 유통 영역에서의 거래는 본질적으로 상품(C)-화폐(M)이다. 가령, 노동자에게 50원 대신 64원을 지불하면 그의 잉여 가치는 78원 대신 64원이 되며, 착취율은 156% 대신 100%로 변동한다. 그렇지만 그의 면사 가치(500원)는 불변이며, 다만 각종 구성 부분의 비율만이 달라질 뿐이다. 교환 행위 상품(C)-화폐(M)은 여전히 10,000그램의 면사를 그 가치 500원으로 판매하는 행위로 남는다.
상품´(C´)=상품(C)+잉여 가치(c)(=422원+78원), C는 생산 자본 P와 가치가 동일하다. 이는 화폐(M)-상품(C) (생산 요소의 구매)에서 투하된 M의 가치(422원)와도 같다. 이 상품량이 그 가치대로 판매되면, C=422원이고, c=78원(잉여 생산물 1,560그램 면사의 가치)이 된다.
잉여 가치(c)를 화폐로 표현한 것을 잉여 화폐(m)이라 칭하면,
상품´(C´) - 화폐´(M´) = [상품(C) + 잉여 가치(c)] - [화폐(M) + 잉여 화폐(m)]이 된다.
따라서 화폐(M)-상품(C)…생산 과정(P)…상품´(C´)-화폐´(M´)이라는 순환은,
화폐(M) - 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생산 과정(P)…[상품(C) + 잉여 가치(c)] - [화폐(M) + 잉여 화폐(m)]로 더욱 상세하게 표현된다.
제1단계에서 자본가는 생산적 소비를 위해 상품을 상품 시장과 노동 시장으로부터 끌어낸다. 그러나 제3단계에서 그는 상품을 오직 하나의 시장(곧 진정한 상품 시장)에 투입한다. 그러나 그가 최초 투입한 가치(M)보다 더 큰 가치를 상품 판매로부터 시장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것은, 그가 최초에 끌어낸 상품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의 상품´(C´)을 시장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치 M을 투입하여 동일한 가치 C를 끌어내며, 이후 [상품(C)+잉여 가치(c)]를 투입하여 그와 동일한 가치 [화폐(M)+잉여 화폐(m)]을 끌어낸다.
우리 예에서 화폐(M)은 8,440그램 면사의 가치와 동일하다. 자본가는 10,000그램의 면사를 시장에 투입하며, 이는 곧 그가 시장에서 가져간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되돌려준다. 반면, 그가 더 큰 가치를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생산 과정에서 노동력 착취로부터 잉여 가치(생산물 중 잉여 생산물로 표현되는 부분)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 상품량은 상품 자본이 되며 증식된 자본 가치의 담당자가 된다. 상품´(C´)-화폐´(M´)의 완수로부터, 투하된 자본 가치는 잉여 가치와 함께 실현된다 (화폐로 전환된다).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는 상품´(C´)-화폐´(M´)으로 표현되는 상품 총량의 일련 또는 일시 판매로부터 함께 실현된다. 그러나 동일한 유통 과정 C’-M’은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 각각의 경우에 상이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그 유통 과정이 양자에게 유통 과정 중 상이한 단계, 곧 유통 영역 내에서 통과해야 할 일련의 전환 중 상이한 분절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잉여 가치(c)는 생산 과정 중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으며, 상품 형태로 난생 처음 상품 시장에 등장한다. 따라서 상품 형태는 잉여 가치의 첫 번째 존재 형태이며, 잉여 가치(c)-잉여 화폐(m) 행위는 그것의 첫 번째 유통 행위이자 첫 번째 전환이다. 그러므로 이 행위는 그 반대인 역전환(m-c)으로부터 보완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자본 가치(C)가 동일한 유통 행위(C´-M´)에서 겪는 유통은 위와 다르다. 이 유통 행위는 C에 대해서는 유통 행위 C-M인데, 여기서 C는 생산 가치(P)와 같으며 또한 최초 투자액 M과 같다. 이 자본 가치는 최초의 유통 행위를 M(화폐 자본)으로 개시하였고, C-M이라는 행위로부터 다시 동일한 형태로 복귀한다.
그러므로 자본 가치는 (1) 화폐(M)-상품(C)와 (2) 상품(C)-화폐(M)이라는 두 개의 반대 유통 단계를 거쳤으며, 동일한 순환 과정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형태를 다시 취한다. 상품 형태로부터 화폐 형태로의 전환은, 잉여 가치에 대해서는 최초의 전환이지만, 자본 가치에 대해서는 최초의 화폐 형태로의 복귀 또는 재전환이다.
화폐 자본(M)은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으로부터 동일한 가치의 상품량(LP와 MP)으로 전환되었다. 이 상품들은 더 이상 상품(판매용 물품)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그들의 가치는 지금 그 구매자(자본가)의 수중에서 생산 자본(P)의 가치로 존재한다. 그리고 P의 기능, 곧 생산적 소비로부터 그 상품들은 생산 수단과는 물질적으로 상이한 상품, 곧 면사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그 상품들(LP와 MP)의 가치는 이 면사 속에 보존될 뿐 아니라 422원에서 500원으로 증가하였다.
이 실물적인 전환으로부터, 제1단계 화폐(M)-상품(C)에서 시장으로부터 끌어낸 상품들은 상이한 가치의 상이한 상품들로부터 보충된다. 이제 후자가 상품으로 기능하여 화폐로 전환되어야 하며 판매되어야 한다. 따라서 생산 과정은 자본 가치의 유통에서 오직 하나의 중단으로 나타나는데, 자본 가치는 생산 과정에 이를 때까지 제1단계 화폐(M)-상품(C)만을 통과했을 뿐이다.
자본 가치는 물질적으로 그리고 가치의 면에서 변화한 C를 가지고 제2의, 그리고 최종 단계 상품(C)-화폐(M)를 통과한다. 그러나 자본 가치 그 자체에 관한 한, 그것이 생산 과정에서 겪은 변화는 사용 가치의 형태 변화뿐이다. 그것은 422원의 노동력(LP)와 생산 수단(MP)으로 존재했으나, 지금은 422원의 8,440그램 면사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잉여 가치로부터 분리된 자본 가치의 유통 과정만을 고찰하면, 이 자본 가치는 (1) 화폐(M)-상품(C)와 (2) 상품(C)-화폐(M)을 통과한다. 이 경우, 두 번째 C는 첫 번째 C에 비해 형태는 변화했지만 가치는 같다. 결국, 자본 가치는 화폐(M)-상품(C)-화폐(M)를 통과하는데, 이 유통 형태는 화폐로부터 상품으로의 전환과 상품으로부터 화폐로의 전환이라는 반대 방향의 두 번의 위치 변경으로부터 화폐로 투하된 가치가 화폐 형태로 복귀하는 것(화폐로 재전환하는 것)을 내포한다.
결국, 유통 행위 상품´(C´)-화폐´(M´)은 화폐로 투하된 자본 가치에 대해서는 제2의 그리고 최종 전환(화폐 형태로 복귀하는 것)을 나타낸다. 반면, 잉여 가치(상품 자본은 이것을 자본 가치와 동시에 지니며, 화폐 형태로의 전환으로부터 함께 실현한다)에 대해서는 제1의 전환, 곧 상품 형태가 화폐 형태로 전환하는 것(C-M), 곧 제1의 유통 단계를 나타낸다.
여기에서 두 가지 점에 주의해야 한다.
첫째, 자본 가치가 그 최초의 화폐 형태로 최종적으로 재전환하는 것은 상품 자본의 하나의 기능이라는 점이다.
둘째, 이 기능은 잉여 가치의 제1의 형태 전환(최초의 상품 형태로부터 화폐 형태로 전환)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화폐 형태는 여기에서 이중의 역할을 한다. 한편에서는, 화폐 형태는 최초에 화폐로 투하된 가치의 복귀 형태이며, 유통 과정을 개시한 가치 형태로의 복귀다. 다른 한편에서는, 화폐 형태는 상품 형태로 유통 과정에 최초로 들어가는 가치(잉여 가치)의 제1의 전환 형태다.
상품 자본을 구성하는 상품들이 우리가 가정하듯이 그 가치대로 팔리면, C+c는 동일한 가치인 M+m으로 전환된다. 실현된 상품 자본은 지금 M+m(=422원+78원=500원)의 형태로 자본가의 수중에 있다.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는 지금 화폐, 곧 일반적 등가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과정의 끝에서 자본 가치는 그것이 과정에 들어갔을 때와 똑같은 형태에 놓인다. 이로부터 화폐 자본으로 그 과정을 새롭게 개시하여 통과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의 출발 형태와 종결 형태가 화폐 자본(M)의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순환 형태를 화폐 자본의 순환이라고 부른다. 과정의 끝에서 볼 때, 변화한 것은 투하된 가치의 형태가 아니라 오직 그것의 크기뿐이다.
화폐(M)+잉여 화폐(m)은 일정한 크기의 화폐액(5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본 순환의 결과이자 실현된 상품 자본으로, 이 화폐액은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를 포함한다. 더욱이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는 면사에서처럼 서로 분리될 수 없게 결합되어 있지 않고, 서로 나란히 존재한다. 그들의 실현은 각각에게 독립적인 화폐 형태를 부여한다. 곧, 그 화폐액의 211/250(=422원/500원)은 자본 가치 422원이며, 39/250(=78원/500원)은 잉여 가치 78원이다.
상품 자본의 실현으로부터 달성된 이 분리는 곧 논의할 형태상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이 분리는 잉여 화폐(m)이 화폐(M)에 그 전체가 추가되는지, 일부만 추가되는지, 아니면 전혀 추가되지 않는지에 따라, 곧 m이 투하 자본 가치의 일부로 기능하는지 않는지에 따라 자본의 재생산 과정의 논의(예: 확대 재생산과 단순 재생산)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M과 m은 전혀 상이한 유통 과정을 통과할 수도 있다(m을 재투자하지 않고 자본가가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경우).
화폐´(M´)에서, 자본은 다시 한번 그의 최초 형태 M(화폐 형태)으로 복귀하지만, 가치 증식된 형태로 복귀한다. 먼저 양적 차이가 있다. 자본은 M에서 422원이었지만 지금은 M´으로 500원이다. 이 차이는 M…M´으로, 순환의 두 끝에서 양적 차이로 표현된다. 이 순환에서 현실적 운동은 오직 점선으로부터 암시될 뿐이다. M´은 M보다 크며, M´-M=s(잉여가치)이다. 그러나 이 순환 M…M´의 결과로 지금 있는 것은 M´뿐이며, 그 형성 과정은 M´ 안에서 소멸되어 버렸다. 지금 M´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그것을 생산한 운동과는 관련이 없다. 그 운동은 지나가 버렸고, 그 대신 M´이 거기에 있다.
그러나 M´(500원)은 M+m(투하 자본 422원 + 그 증가분 78원)으로, 또한 질적 관계를 나타낸다. 비록 이 질적 관계 그 자체는 총액의 구성 부분들 사이의 양적 비율로만 존재하지만 말이다. 최초의 형태(422원)로 다시 있는 M(투하 자본)은 지금은 가치 증식된 자본으로 존재한다. M은 보존되었을 뿐 아니라 자본으로 가치 증식되었다. 왜냐하면, M은 m(78원)과 구별되며, m은 M의 증가분 또는 과실, 곧 M 그 자체가 낳은 증가분으로 M과 관련맺고 있기 때문이다.
화폐(M)는 가치를 낳은 가치이기 때문에 자본으로 가치 증식된 것이다. M´은 자본 관계로 존재한다. M은 이미 단순한 화폐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명확히 화폐 자본으로 확립되고 있다. 곧 M은 자기를 증식시킨 가치로, 자신이 가진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낳아 자기를 증식시키는 속성을 지닌 가치로 표현된다. M은 M´의 다른 한 부분 m에 대한 관계로부터 자본으로 확립되고 있다. 따라서 M´의 다른 한 부분 m은 M으로부터 확립된 것, M을 원인으로 발생한 것, M을 원인으로 하는 결과로 여겨진다. 따라서 M´은 내부적으로 두 개의 부분으로 구별되는 가치 총액으로, 기능적(개념적) 자기 분화를 겪는 가치 총액으로, 그리고 자본 관계를 표현하는 가치 총액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화폐´(M´)은 단순히 하나의 결과로, 그 결과를 낳은 과정의 매개 없이 표현되고 있다. 각종 가치 부분들은 그들이 상이한 물품들의 가치로, 또는 각종 사용 가치 형태를 취하는 가치로, 또는 각종 상품체의 가치로 나타나지 않는 한, 서로 질적으로 구별되지는 않는다. 화폐에서는 상품들 사이의 모든 차이가 소멸된다. 왜냐하면, 화폐는 상품들 모두에 공통된 등가 형태이기 때문이다. 500원이라는 화폐 총액은 1원이라는 화폐 요소들로만 구성된다. 이 화폐 총액의 단순한 존재에서는 그것이 발생하는 매개항이 소멸되며, 각종 자본 구성 부분이 생산 과정에서 지니는 독특한 차이의 흔적도 사라진다. 따라서 422원의 원금(곧 투하된 자본)과 78원의 초과 가치액이라는 어설픈 무개념적 구별만이 있을 뿐이다.
화폐´(M´)가 110원이며, 그 중 100원은 M이고 10원은 잉여 가치 s라고 가정하자. 총액 110원의 두 구성 부분 사이에는 절대적 동질성이 있을 뿐 개념적 구별은 전혀 없다. 10원은 그것이 투하 원금의 1/10이든, 이 원금을 넘는 초과액 10원이든 항상 총액 110원의 1/11이다.
원금과 초과액, 자본과 잉여액은 모두 총액의 분수로 표현될 수 있다. 우리의 예에서는 10/11은 원금 또는 자본이고, 1/11은 잉여액이다. 가치 증식된 자본은 그 과정의 끝에서 화폐액으로 나타나는데, 그 화폐액 안에서 원금과 잉여의 구별은 자본 관계를 무개념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상품´(C´)[=상품(C)+잉여 가치(c)]에도 해당된다. C´에서도 C와 c는 동질의 상품 총량의 비율적 가치 부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C´는 자기의 기원 생산 자본(P)(P의 직접적 생산물이 C´이다)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반면에, 유통 영역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형태인 M´에서는 P와의 직접적 관계는 소멸되어 버렸다.
화폐´(M´)이 M…M´이라는 운동의 결과를 표현하는 한, M´에는 원금과 증가분 사이의 피상적인 구분이 포함된다. 그러나 M´이 가치 증식된 산업 자본의 화폐 표현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다시 한번 화폐 자본으로 적극적으로 기능하게 되면, 그 피상적 구분마저 곧 사라진다. 화폐 자본의 순환은 M´을 가지고는 결코 시작할 수 없고, M을 가지고서만 시작할 수 있다(물론 지금 M으로 기능하는 것이 M´이긴 하지만). 다시 말해, 화폐 자본의 순환은 자본 관계의 표현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가치가 투하되는 형태를 가지고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00원이 다시 한 번 가치 증식되기 위해 새로운 자본으로 투하되면, 그 화폐액은 복귀점이 아니라 출발점을 나타낸다. 종전의 422원의 자본 대신 500원의 자본이 지금 투하되는 것이다. 종전보다 더욱 많은 화폐, 더욱 큰 자본 가치이지만, 두 구성 부분 사이의 관계(예: 원금과 증가분)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처음부터 422원이 아니라 500원이 기능했던 것처럼, 500원은 지금 자본으로 기능한다.
화폐´(M´)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화폐 자본의 적극적 기능이 아니라 오히려 상품´(C´)의 기능이다. 이미 단순 상품 유통 (1) 판매 상품(C1) – 화폐(M), (2) 화폐(M) – 구매 상품(C2)에서도, M은 제2행위 M-C2에서만 적극적으로 기능한다. M이 나타나는 것은 제1행위의 결과인데, 제1행위로부터 화폐는 C1의 전환된 형태로 처음 나타나게 된다.
화폐´(M´)에 포함된 자본 관계, 곧 자본 가치 부분과 가치 증가분 사이의 관계는, M…M´의 순환이 계속 반복되면서 M´이 자본 가치의 유통과 잉여 가치의 유통으로 분할되는 한, 기능적 의의를 얻게 된다. 이때 두 부분 M과 m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상이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M…M´의 형태는 자본가의 소비를 포함하지 않고, 오로지 자본의 자기 증식과 축적(축적이 끊임없이 새로 투하되는 화폐 자본의 주기적 증대로 나타나는 한)을 명백히 표현한다.
화폐(M)+잉여 화폐(m)과 동일한 M´은 자본의 비합리적 형태이지만, 그것은 처음으로 가치 증식된 형태에 있는 화폐 자본이며, 화폐를 낳은 화폐로의 화폐 자본이다. 그러나 이것은 제1단계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에서 화폐 자본의 기능과 다르다. 제1단계에서 M은 화폐로 유통한다. 그것이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은, 화폐 상태에 있지 않으면 화폐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따라서 상품 상태에 있는 생산 자본(P)의 요소들, 곧 LP와 MP로 전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유통 행위에서 M은 다만 화폐로 기능한다. 그러나 이 행위가 자본 가치 운동의 제1단계이기 때문에, 그리고 구매되는 상품 LP와 MP의 독특한 유용성 때문에, 그 행위는 동시에 화폐 자본의 기능인 것이다.
반면에, M´(자본 가치 M과 그것으로부터 생산된 잉여 가치 m으로 구성된다)은 증식된 자본 가치를, 그리고 자본 순환 총 과정의 목적·결과·기능을 표현한다. M´이 이 결과를 화폐 형태로, 실현된 화폐 자본이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사실은, M´이 자본의 화폐 형태, 곧 화폐 자본이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그것이 화폐 자본, 화폐 형태의 자본이기 때문이며, 다시 말해, 자본이 화폐 형태로 과정을 개시하였고 화폐 형태로 투하되었기 때문이다.
화폐 형태로의 재전환은 화폐 자본의 기능이 아니라 상품 자본의 기능이다. 화폐´(M´)과 화폐(M) 사이의 차이 잉여 화폐(m)에 관해 말하면, m은 상품(C)의 증가분 잉여 가치(c)의 화폐 형태에 불과하며, 상품´(C´)가 C+c와 동일하기 때문에 비로소 M´도 M+m과 동일한 것이다. 따라서 C´에서 자본 가치와 잉여 가치 사이의 차이와 관계는, 이 두 부분이 모두 M´(M´이라는 총액에서는 가치의 두 부분은 독립적으로 서로 마주하며, 독자적이고 상이한 기능에 사용될 수 있다)으로 전환되기 이전에 존재하며, 그리고 표현되고 있다.
화폐´(M´)는 상품´(C´)의 실현(화폐화)의 결과에 불과하다. C´와 M´은 증식된 자본 가치의 상이한 형태(상품 형태와 화폐 형태)에 불과하며, 증식된 자본 가치라는 점은 둘 모두에 공통이다. 둘은 모두 가치 증식된 자본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자본 가치가 그것으로부터 얻어지는 과실인 잉여 가치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 관계는 화폐액 또는 상품 가치의 두 부분 사이의 어설픈 비율 형태로 표현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증식된 가치의 표현으로의 M´과 C´는 모두 잉여 가치와 관련을 가지면서도 잉여 가치와는 구별되고 있는데, 그들은 동일한 것을 상이한 형태로 표현할 뿐이다.
그들은 화폐 자본과 상품 자본으로가 아니라 화폐와 상품으로 구별된다. 그들이 증식된 가치를 대표하는 한, 그들은 오직 생산 자본의 기능(자본 가치로 하여금 가치를 낳게 하는 것이 그 유일한 기능이다)의 결과를 표현할 뿐이다. 그들(화폐 자본과 상품 자본)에게 공통된 점은, 그들 모두가 자본의 존재 형태라는 것이다. 하나는 화폐 형태의 자본이며, 다른 하나는 상품 형태의 자본이다. 그러므로 그들을 구별하는 독특한 기능은 화폐 기능과 상품 기능 사이의 구별일 수밖에 없다.
상품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직접적 생산물이기 때문에 자기의 기원을 상기시킨다. 이 점에서 화폐 자본보다 형태에서 더 합리적이고 덜 무개념적이다. 왜냐하면, 화폐 자본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모든 흔적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품들의 특수한 사용 가치 형태가 화폐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멸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화폐´(M´) 자체가 상품 자본으로 기능하는 경우, 곧 M´이 생산물의 전환된 형태가 아니라 생산 과정의 직접적 생산물인 경우, 다시 말해, 화폐 재료(예: 금)를 생산하는 경우에 한해서, 이 무개념적인 형태가 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금 생산의 공식은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생산 과정(P)…화폐´(M´)[화폐(M)+잉여 화폐(m)]가 될 것이다. 여기서 M´은 상품 생산물로 성립한다. 왜냐하면, P는 금의 생산 요소에 투하한 금, 곧 화폐 자본으로의 처음 M보다 더욱 많은 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화폐(M)…화폐´(M´)[화폐(M)+잉여 화폐(m)]이라는 표현의 불합리성, 곧 일정한 화폐액의 일부분 M이 동일한 화폐액의 다른 부분 m의 어머니로 나타나는 모순은 사라진다. 왜냐하면, 일정한 금이 더욱 많은 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생산 과정에서만 분명하게 입증되기 때문이다.
34-4. 총 순환
제1국면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 종결 이후 유통 과정은 생산 과정(P)에서 중단된다. P에서는 시장에서 구매된 노동력(LP)과 생산 수단(MP)은 생산 자본의 소재적 · 가치적 구성 부분으로 소비되며, 그 결과 소재와 가치의 면에서 변화한 새로운 상품 C´가 산출된다. 중단된 유통 과정 M-C는 C´의 판매, 곧 C-M으로부터 완성되어야 한다. 이때 이 유통의 제2국면, 곧 종결 국면을 담당하는 C´는 최초의 C와 소재 및 가치에서 상이한 상품이다.
유통의 연속은 (1) 화폐(M)-구매 상품(C1), (2) 판매 상품(C2´)-화폐´(M´)으로 표현된다. 제2국면 상품´(C´)-화폐´(M´)에서는 최초의 상품 C1의 가치가 증대되고 유용 형태가 상이한 상품 C2´로 교체된다. 이 교체는 생산 자본(P)의 기능, 생산 자본 P의 구성 요소였던 C의 요소들로부터 C´가 생산되는 유통의 중단 기간 동안 발생한다. 반면에, 자본이 처음 현상한 형태인 M-C-M´ 확장하면, (1) M-C1, (2) C2´-M´에서는 동일한 화폐가 두 번 나타나지만 그 가치가 증식되고, 상품은 변형되어 이는 순수한 상품 유통과 대비되는 자본의 순환 운동을 보여준다.
M-C-M´에서는 제1국면에서 화폐로 전환되는 최초의 상품과 제2국면에서 더 많은 화폐로 재전환되는 최종 상품이 동일한 상품이다. 이는 생산을 매개하는 화폐(M)-상품(C)…생산 과정(P)…상품´(C´)-화폐´(M´)와의 근본적 차이를 구성한다. 그러나 이 두 유통의 공통점은 제1국면에서 화폐가 상품으로 전환하고, 제2국면에서 상품이 화폐로 전환하면서 제1국면에서 지출된 화폐가 다시 환류한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두 유통은 한편에서 화폐가 그 출발점으로 환류한다는 점이 공통이며, 다른 한편에서 환류하는 화폐액(M´)이 투하된 화폐액(M)을 초과한다는 점이 공통이다. 이러한 가치 증식의 관점에서 볼 때, M-C…P…C´-M´ 역시 M-C-M´이라는 일반 공식에 포괄된다.
유통 영역에서 발생하는 두 차례의 형태적 전환, 화폐(M)-상품(C)과 상품´(C´)-화폐´(M´)에서는 동일한 크기의 가치들이 항상 서로 마주하며 교환된다. 가치의 변화, 곧 가치 증식은 오직 생산 과정(P)에서만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 과정(P)은 유통 영역에서 일어나는 형태상의 전환과는 구별되는, 자본의 실질적 전환을 표현한다.
이제 총 운동 M-C…P…C´-M´, 또는 그 상세 형태인 M-C(LP, MP)…P…C´(C+c)-M´(M+m)을 고찰해 본다. 여기서 자본은 상호 연관되고, 상호 규정되는 일련의 전환들을 통과하는 가치로 나타난다. 이 전환들은 총 과정의 국면(또는 단계)들을 구성한다. 이 국면 중 두 국면 M-C(구매)와 C´-M´(판매)은 중 유통 영역에, 하나의 국면 P는 생산 영역에 속한다. 각 국면에서 자본 가치는 그 특수한 기능에 대응하여 상이한 형태를 취한다. 이 운동 안에서 투하 가치는 자기 자신을 유지할 뿐 아니라 자기의 크기를 발달·증가시킨다. 종결 단계에서 투하 가치는 총 과정의 출발점에서 나타났던 바와 동일한 형태의 화폐´(M´)로 복귀한다. 따라서 이 총 과정은 순환이다.
자본 가치가 유통 국면에서 취하는 두 가지 형태는 화폐 자본(M)과 상품 자본(C´) 형태이다. 반면, 생산 국면에서 취하는 형태는 생산 자본(P) 형태이다. 산업 자본은 이 총 순환의 경과 중에 이 세 형태를 차례로 취하고 또 탈락시키며, 각각의 형태에서 그것에 대응하는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는 자본이다. 여기서 ‘산업’은 자본주의적 기초 위에서 경영되는 모든 생산 분야를 포괄한다. 따라서 화폐 자본(M´), 상품 자본(C´), 생산 자본(P)은 세 개의 독립된 자본 종류를 의미하지 않는다. 곧, 그들의 기능이 상호 독립적이거나 분리된 사업 부문들의 내용을 이루어야 한다를 의미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산업 자본의 기능상 특수한 형태들이며, 산업 자본은 순환 과정에서 세 가지 형태 모두를 차례대로 취한다.
자본의 순환은 그 각 단계들이 끊임없이 다음 단계로 이행해야만 원활하게 진행된다. 자본이,
· M-C(구매) 단계에서 머문다면: 화폐 자본이 상품 구매를 멈추고 퇴장 화폐 형태로 정체된다.
· 생산 단계에서 머문다면: 구매된 생산 수단이 기능하지 못하고, 노동력이 사용되지 않아 가치 증식이 중단된다.
· 최종 단계 C´-M´에서 머문다면: 판매되지 않은 상품 재고가 쌓여 유통 흐름을 막게 된다.
자본의 순환 그 자체는 자본을 그 각 순환 단계에 일정한 기간 동안 묶어 두는 것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이는 순환의 성격상 당연하다. 각 단계에서 산업 자본은 특정 형태(예: 화폐 자본, 생산 자본, 상품 자본)로 묶여 있다. 산업 자본은 이 특수 형태에 알맞은 기능을 완수한 뒤에라야 비로소 새로운 전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는 다음 형태를 얻게 된다.
우리의 예에서는 생산 단계에서 산출된 상품량의 자본 가치가 최초 화폐로 투하된 총가치와 같다고, 곧 총자본 가치가 일시에 하나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고 가정하였다. 이미 제1권, 제8장에서 보았지만, 불변 자본의 일부인 진정한 노동 수단(예: 기계)은 동일한 생산 과정의 여러 차례 반복에 계속 봉사하며, 이 때문에 자기의 가치를 다만 조금씩 생산물로 이전시킨다.
이 사정이 자본의 순환을 어떻게 수정하는지는 뒤에서 논의하므로, 당분간 다음 논의로 충분하다. 우리의 예에서 생산 자본의 가치 422원은 오직 공장 건물, 기계 등의 평균적으로 계산된 마멸분만을 포함하였다. 다시 말해, 10,000그램의 면화를 면사로 전환시키는 매주 60시간의 방적 과정에서 노동 수단들이 면사에 이전시키는 가치 부분만을 포함하였다. 따라서 투하된 불변 자본 중 노동 수단인 건물, 기계 등은 전환된 생산 수단 중에서 시장에서 매주 빌려 사용된 것처럼 나타났다. 물론 이것은 문제의 핵심을 변경시키지 않는다.
일정한 기간에 소비된 노동 수단의 가치 총액이 얼마만큼의 면사량에 이전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면사의 주 생산량에 그 기간의 주수를 곱하기만 하면 된다. 다음으로 분명한 점은, 투하된 화폐 자본(M)은 생산 자본(P)으로 기능할 수 있기 전에, 먼저 이러한 노동 수단(기계 등)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 곧 제1단계 M-C(구매)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분명한 점은, 생산 과정에서 면사로 되어버린 422원의 자본 가치는 그 생산 과정이 완료되어야만 비로소 면사 10,000그램의 구성 부분으로 유통 국면 C´-M´(판매)에 진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면사는 방적되기 전에는 판매될 수 없다.
일반 공식에서 P의 생산물은 생산 자본의 요소들과는 서로 다른 물체로 간주한다. 곧, 생산 과정을 떠나 자신의 존재를 가지며 생산 요소들의 유용 형태와는 다른 유용 형태를 지니는 물체다. 이는 생산 과정의 결과가 하나의 물체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항상 그러하며, 생산물의 일부가 새로 반복되는 생산 과정에 하나의 요소로 다시 들어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곡물은 종자로 그 자신의 생산에 기여하지만, 최종 생산물인 곡물은 함께 사용된 요소들(노동력, 노동 수단, 비료 등)과는 상이한 물적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생산 과정의 생산물이 새로운 물적 생산물 또는 상품이 아닌 특수한 산업 분야도 존재한다. 이런 산업 분야 중 경제적으로 중요한 것은 교통·통신업(상품과 사람들을 운반하는 진정한 운수업과 편지·전신 등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는 사업)뿐이다.
이에 대해, 추프로프는『철도 경제, 모스크바, 1875: 69-70』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제조업자는 먼저 물품을 생산한 뒤 고객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생산물은 완성된 형태로 생산 과정에서 나온 뒤, 생산 과정과 분리된 유통에 들어간다.) 따라서 생산과 소비는 시간적·공간적으로 분리된 두 행위로 나타난다. 그러나 새로운 물적 생산물은 생산하지 않고 다만 사람들과 물건을 운반하는 운수업에서는 이 두 행위가 함께 행해진다. 그 용역(장소의 변경)은 생산되는 순간에 소비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철도가 자기의 용역을 팔 수 있는 범위는 기껏해야 철로의 두 방향으로 50베르스타(53킬로미터)에 미칠 뿐이다.’
수송되는 것이 사람이든 상품이든 그 결과는 공간적 위치의 변화이다. 예컨대, 면사가 그 생산자인 영국에 있지 않고 인도에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운수업이 판매하는 것은 장소를 변경시키는 것 그 자체이다. 생산되는 유용 효과는 수송 과정, 곧 운수업의 생산과정과 끊을 수 없이 붙어 있다. 사람과 상품은 수송 수단과 함께 여행하며, 수송 수단의 공간적 운동이 바로 운수업으로부터 달성되는 생산 과정이다. 그 유용 효과는 생산 과정 중에서만 소비될 수 있으며, 이 과정과 구별되는, 생산된 이후에야 비로소 거래 물품으로 기능하여 유통하는 유용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유용 효과의 교환 가치는 기타 상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유용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소비된 생산 요소(노동력과 생산 수단)의 가치와, 운수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잉여 노동이 산출한 잉여 가치의 합계로부터 결정된다. 그 유용 효과는 소비에서도 기타 상품과 마찬가지여서, 개인적 소비를 위해 사용된다면 그것의 가치는 소비와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그 유용 효과가 생산적으로 소비되어 수송되는 상품 생산의 한 단계를 이룬다면, 그 유용 효과의 가치는 부가 가치로 해당 상품에 이전된다. 따라서 운수업의 자본 순환 공식은, 화폐(M)-상품(C)[노동력(LP), 생산 수단(MP)]…생산 과정(P)…화폐´(M´)이다. 가치가 지불되고 소비되는 대상은 생산 과정 그 자체이지, 생산 과정과 분리될 수 있는 생산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공식은 귀금속 생산의 공식과 거의 같은 형식을 갖는다. 다만 운수업에서는 화폐´(M´)이 생산 과정에서 산출된 유용 효과의 전환 형태이며, 금·은처럼 생산 과정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물적 현물 형태는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
산업 자본은 잉여 가치 또는 잉여 생산물의 취득뿐 아니라 그것의 생산까지도 자기 기능으로 삼는 유일한 자본의 존재 방식이다. 그러므로 산업 자본은 생산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조건으로 하며, 그것의 존재는 자본가와 임금 노동자 사이의 계급 적대를 내포한다. 산업 자본이 사회의 생산을 지배함에 따라 노동 과정의 기술과 사회적 조직이 변혁되며, 이와 함께 사회의 경제적·역사적 유형이 변혁된다. 산업 자본 이전에 낡거나 몰락하는 사회적 생산 상태에서 나타난 기타 자본 종류는 이제 산업 자본에 종속하며, 그 기능 원리(메커니즘)에 변화를 겪었을 뿐 아니라 산업 자본의 기초 위에서만 운동하고 이 기초와 생사존망을 함께 한다.
화폐 자본과 상품 자본이 산업 자본과 나란히 자기 자신의 독특한 사업 분야의 담당자(예: 은행업과 상업)로 나타나 기능하는 것은, 산업 자본이 유통 영역 안에서 끊임없이 취하고 버리는 각종 기능 형태들이 사회적 분업으로부터 독립하여 일면적으로 발달된 것을 가리킬 뿐이다.
순환 화폐(M)…화폐´(M´)은 한편으로 일반적 상품 유통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연결되어, 그로부터 나와 다시 거기로 환류하면서 그 일부를 이룬다. 다른 한편으로, 이 순환은 개별 자본가에게는 그의 자본 가치의 특유한 독립적인 운동을 표현한다. 이 운동은 부분적으로는 일반적 상품 유통 안에서 진행되고, 부분적으로는 그것의 밖인 생산 과정(P)에서 진행되지만, 항상 자기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 독립성이 유지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자본 가치가 유통 영역을 통과하는 두 국면 M-C(구매)와 C´-M´(판매)이 이 자본 운동의 국면으로는 기능적으로 독특한 성격을 지닌다. M-C에서 상품(C)은 노동력과 생산 수단으로 소재적으로 규정된다. C´-M´에서는 잉여 가치와 함께 자본 가치가 실현된다.
둘째, 유통 외부의 생산 과정(P)이 생산적 소비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셋째, 화폐가 운동의 출발점(M)으로 복귀하면서 화폐(M)…화폐´(M´) 운동이 하나의 완결된 순환 운동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 각 개별 자본은 그 유통의 전반 M-C(구매)와 후반 C´-M´(판매)에서 일반적 상품 유통의 동인(agent)으로 기능한다. 화폐 또는 상품으로 그 안에서 기능하며 연결을 맺으며, 상품 세계의 일반적 전환 사슬의 한 고리를 형성한다. 다른 한편으로, 각 개별 자본은 일반적 유통 안에서 자기 자신의 독립적인 순환을 만들어낸다. 이 순환 안에서는 생산 영역(P)이 하나의 통과 단계를 이루며, 각 자본은 출발할 때와 동일한 형태(M)로 그 출발점(M´)에 복귀한다. 동시에, 각 개별 자본은 (생산 과정에서 실질적 전환을 내포하는) 자기 자신의 순환 안에서 가치 크기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화폐 가치로 복귀할 뿐 아니라 증가되고 확대된 화폐 가치(M´)로 복귀한다.
M-C…P…C´-M´ 순환을, 이후에 연구될 생산 자본의 순환(P…P) 및 상품 자본의 순환(C´…C´)이라는 기타 형태들과 함께 자본 순환에서 하나의 특수 형태로 고찰할 경우, 그 특징은 다음으로 요약된다.
1. 이 공식 구매(M-C)…생산 과정(P)…판매(C´-M´)은 화폐 자본의 순환으로 나타난다. 화폐 형태에 있는 산업 자본이 화폐 자본으로 총 과정의 출발점과 귀착점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공식 자체는 화폐가 화폐로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투하되고 있음을 표현한다. 따라서 여기의 화폐는 자본의 화폐 형태, 곧 화폐 자본이다. 또한 이 공식은 운동의 결정적인 내재적 목적이 사용 가치가 아니라 교환 가치임을 표현한다. 가치의 화폐 형태는 가치의 독립적이고 감촉할 수 있는 현물 형태이기에, 현실의 화폐로 시작하여 끝나는 순환 형태 M…M´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추진적 동기, 곧 돈벌이를 가장 간단명료하게 표현한다. 생산 과정(P)은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피할 수 없는 중간항, 돈벌이를 위한 필요악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아래에 있는 국민은 누구나 주기적으로 현혹에 사로잡혀 생산 과정의 매개 없이 돈벌이를 하려고 한다 (예: 투기).)
2. 이 순환에서 생산 단계(P)의 기능은 유통 과정 구매(M-C)…판매(C´-M´)에서 하나의 중단을 이루고 있지만, 이 중단은 또한 단순 유통 M-C-M´에 매개 고리를 추가한다. 다시 말해, 이 순환의 현실적 형태에서 생산 과정은 형태적으로 그리고 명시적으로 투하 가치의 가치 증식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만 나타난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서는 사실상 그러하다. 곧 돈벌이(치부) 그 자체가 생산의 내재적 목적으로 나타난다.
3. 일련의 국면들이 구매(M-C)로부터 개시되므로, 판매(C´-M´)는 유통의 두 번째 고리이다. 출발점은 M 증식되어야 할 화폐 자본이고, 종점은 M´ 증식된 화폐 자본 M+m이며, M´에서는 M이 그 과실 m과 함께 실현된 자본으로 나타난다. 이는 화폐 자본의 순환을 두 개의 기타 순환, P 생산 자본의 순환과 C 상품 자본의 순환으로 두 가지 점에서 구별한다. 한편, 두 끝의 화폐 형태로부터 구별되는데, 첫 번째 화폐(M)는 가치의 독립적이고 감촉할 수 있는 존재 형태이며, 두 번째 화폐´(M´)는 생산물의 가치가 독립적인 가치 형태를 취한 것으로 생산된 상품들의 사용 가치의 모든 흔적이 사라진다. 다른 한편, 생산 순환(P…P) 형태는 반드시 P…P´(P+p)으로는 되지 않으며, 상품 순환(C´…C´) 형태는 두 끝 사이의 가치 차이를 전혀 나타낼 수 없다. 따라서 공식 화폐 순환(M…M´)의 특징은, 한편으로 자본 가치가 출발점을 이루고 가치 증식된 자본이 귀착점을 이루면서, 자본 가치의 투하는 전체 활동의 수단으로, 증식된 자본 가치는 그것의 목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관계가 화폐 형태, 곧 독립적인 가치 형태로부터 표현되며, 따라서 화폐 자본이 화폐를 낳는 화폐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치로부터 잉여 가치의 산출은 이 과정 전체의 성격일 뿐 아니라, 눈부신 화폐 형태로부터 명백하게 표현된다.
4. 구매(M-C)의 보완적·종결적 국면인 판매(C´-M´)의 결과로 실현된 화폐 자본(M´)은 첫 번째 순환을 개시한 화폐 자본(M)과 똑같은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증대된(축적된) 화폐 자본 M´=M+m으로 동일한 순환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나 순환의 반복에서 m의 유통이 M의 유통에서 분리되어 버린다면, 순환의 반복을 M…M´으로 표현할 수는 없게 된다. 그 때문에 화폐 자본의 순환을 그 1회만의 모습에서 형태적으로 고찰한다면, 그 순환은 가치 증식과 축적의 과정만을 표현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본의 순환 안에서 소비는 오직 생산적 소비로 M-C(LP, MP)로부터 표현될 뿐이다. 개별 자본의 이 순환에 내포된 소비는 생산적 소비뿐이다. 화폐의 노동력 구매(M-LP)는 노동자의 관점에서 보면 노동력 판매(LP-M) 또는 상품 판매(C-M)이며, 이는 그의 개인적 소비를 매개하는 생활 수단 순환(LP-M-C)의 제 1국면을 이룬다. 제2국면 생산 수단 구매(M-C)는 이제 개별 자본의 순환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제2국면 노동자의 생활 수단 구매(M-C)는 개별 자본의 순환으로부터 준비되고 또한 그 순환을 위해 전제된다. 노동자가 자본가의 착취 재료로 항상 시장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는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 소비로부터 생존하며 자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노동자의 개인적 소비 그 자체는 자본으로부터 노동력의 생산적 소비를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만 전제될 뿐이며, 이 전제는 노동자가 개인적 소비로부터 자신을 노동력으로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한 타당하다.
화폐 자본의 순환에 포함된 진정한 상품 생산 수단(MP)은 생산적 소비의 대상에 불과하다. 노동력 판매(LP-M)라는 행위는 노동자의 개인적 소비를 매개한다. 이 소비는 생활 수단을 그의 피와 살로 전환시켜 노동력을 재생산한다. 그러나 자본가도 자본가로 기능하기 위해 살아야 하며 소비해야 한다. 이 점에 관해 화폐 자본의 순환은 노동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본가의 개인적 소비를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형태적으로는 표현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그 공식은 M´으로 종결되면서 증가된 화폐 자본이 또다시 순환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만을 가리키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판매(C´-M´)는 상품´(C´)의 판매를 직접적으로 내포한다. 그러나 한편에서 판매를 나타내는 C´-M´은 다른 편에서 구매(M-C)를 나타낸다. 상품은 최종적으로 (중간 거래를 무시하면) 사용 가치 때문에 팔리고, 물품의 성질에 따라 개인적 또는 생산적 소비의 과정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소비는 C´를 생산하는 개별 자본의 순환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생산물 C´는 판매될 상품으로 그 순환에서 튀어나와 버렸기 때문이다. C´는 분명히 타인의 소비를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상주의, 이는 M-C…P…C´-M´ 공식에 의거한 주창자들은 다음과 같은 긴 설교를 하게 되었다. 곧, 개별 자본가는 노동자만큼만 소비해야 하며, 자본주의적 국민은 자국 상품의 소비 과정 일반을 몽매한 타국 국민들에게 맡기고, 생산적 소비만을 자기들의 일생의 임무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설교는 형식과 내용의 면에서 성직자들로부터 비슷한 금욕적 훈계를 가끔 떠올리게 한다.
자본의 순환은 유통 과정(M-C, C´-M´)과 생산 과정(P)의 통일이며,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한다. 두 국면 구매(M-C)와 판매(C´-M´)가 유통 과정인 한, 자본 유통은 일반적 상품 유통의 일부를 구성한다. 그러나 자본은 자본의 순환 안에 있는 기능적으로 결정된 국면들 또는 단계들 (이들은 유통 영역뿐 아니라 생산 영역에도 속한다)에 참가하면서 일반적 상품 유통 안에서 그 자신의 독자적 순환을 행한다. 이 일반적 유통은 자본으로 하여금, 제1국면 구매(M-C)에서는 생산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할 수 있게 해주며, 제2국면 판매(C´-M´)에서는 순환의 갱신을 제약하는 상품 기능을 벗어버리게 해 준다. 또한 일반적 유통은 자본으로 하여금 그 자신의 자본 순환을 잉여 가치(자본에 귀속되며 자본에 붙어 있다)의 유통에서 분리시킬 수 있게 해 준다.
화폐 자본의 순환(M…M´)은 산업 자본 순환의 가장 일면적이고, 가장 적절한 특징적인 현상 형태이다. 여기에서는 산업 자본의 목적과 추진 동기, 곧 가치 증식, 돈벌이, 축적이 금방 알아볼 수 있는 형태(더 비싸게 판매하기 위해 구매하는 것)로 표현된다.
제1국면이 구매(M-C)라는 사실은 첫째,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들이 상품 시장에서 유래한다는 것과,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이 유통 또는 상업으로부터 제약받고 있음을 분명히 나타낸다. 화폐 자본의 순환은 단순히 상품의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순환 그 자체는 유통으로부터 비로소 성립하고 유통을 전제한다. 이것은 이미 유통에 속하는 형태 M이 투하된 자본 가치의 최초의 순수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사실로부터도 증명되는데, 이는 다른 두 개의 순환 형태(P…P, C´…C´ 순환)에서는 그렇지 않다.
화폐 자본의 순환(M…M´)은 투하 가치의 증식을 항상 포함하는 한, 산업 자본의 일반적 표현으로 계속 사용된다. 반면, P…P 순환에서는 자본의 화폐적 표현이 생산 요소의 가격, 곧계산 화폐로 표현된 가치로만 나타난다. 이는 장부에 다만 기록되는 형태에 불과하다.
M…M´ 순환은 또한 산업 자본 순환의 특수 형태로 간주될 수 있다. 예컨대, 신생 자본이 처음 화폐로 투하되고 나중에 화폐로 회수되는 경우(가령 산업 자본이 다른 사업 분야로 이동하거나,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M…M´은 잉여 가치가 난생처음 화폐로 투자되어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도 포함하며, 이는 잉여 가치가 그 출생지 사업과는 다른 사업에서 기능할 때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M…M´은 자본의 최초 순환이거나 최후 순환일 수도 있다. 아울러 사회적 총자본의 형태로 간주되기도 하는데, 이는 새로 투하되는 화폐 형태로 축적된 자본이나, 한 생산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이동하기 위해 그 전부가 화폐로 전환된 낡은 자본의 형태를 포괄한다.
화폐 자본은 어느 순환에나 포함되어 있는 형태이며, 특히 잉여 가치를 생산하는 자본 부분노동력 구매, 곧 가변 자본(LP)에 대해서도 자기의 순환을 수행한다. 임금 지불의 일반적인 형태는 화폐로부터의 지불(M-LP)이며, 이 과정은 짧은 시간을 두고 계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노동자는 날마다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는 끊임없이 화폐 자본가로의 자본가와 화폐 자본으로의 그의 자본과 상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생산 수단의 구매나 생산된 상품의 판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 계좌 상쇄는 있을 수 없다. (이 경우, 화폐 자본의 대부분은 사실상 상품 형태로만 나타나며, 화폐는 계산 화페의 형태로만 나타나고, 최후에 그 차액의 결제를 위해 현금이 나타날 뿐이다.)
반면에, 가변 자본에서 발생하는 잉여 가치(m)의 일부는 자본가로부터 자기의 개인적 소비를 위해 지출되며, 이 소비는 소매업과 관련된다. 잉여 가치의 이 부분 (자본가의 소비 부분)은 아무리 우회로를 거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잉여 가치의 화폐 형태로, 현금으로 지출된다. 잉여 가치의 이 부분의 대소는 여기의 문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가변 자본은 임금에 투하되는 화폐 자본(M-LP)으로 끊임없이 새로 나타나며, m은 자본가의 개인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출되는 잉여 가치로 나타난다. 따라서 투하 가변 자본 가치로의 M과 그 증가분으로의 m은 반드시 화폐 형태로 보유되며 화폐 형태로 지출된다.
M´=M+m의 결과를 갖는 M-C…P…C´-M´ 공식은 투하 가치와 증식된 가치가 모두 동일한 화폐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로 인해, 형태적 기만성과 성격적 환상성을 갖는다. 이 공식이 강조하는 것은 가치의 증식이 아닌 과정의 화폐 형태이다. 이는 최초 투하된 가치보다 더 큰 가치가 최후에 화폐 형태로 회수된다는 사실, 곧 자본가에게 속하는 금·은량의 증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른바 중금주의는 오로지 유통 영역에서만 진행되는 불합리하고 피상적인 형태 M-C-M´의 표현에 불과하다. 따라서 구매(M-C)와 판매(C-M´)라는 두 행위를 설명할 때, 그들은 제2행위에서 C가 가치보다 높게 팔려 구매 시 투하된 것보다 더 많은 화폐를 유통 영역에서 회수한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좀 더 발달한 중상주의의 기초에는 M-C…P…C´-M´이 유일한 형태로 고정된다. 이 형태에서는 상품 유통뿐 아니라 상품 생산도 필수적인 요소로 나타난다.
M-C…P…C´-M´의 환상적인 성격과 이에 대응하는 해석은 이 형태가 끊임없이 반복되지 않고 단 한 번의 것으로 여겨지거나, 또는 순환 형태들 중 유일한 형태로 간주되는 경우 언제나 발생한다. 그러나 이 화폐 자본 순환 형태 자체는 이미 다른 순환 형태들(P…P 순환, C´…C´ 순환)에 관해 말하고 있다.
첫째, 이 순환 전체는 생산 과정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전제하며, 이 생산 과정과 그로부터 결정되는 특수한 사회 관계를 그것의 기초로 전제한다. M-C=M-C(LP, MP)로 전개되는데, 여기서 M-LP는 임금 노동자의 존재를 가정하며, 이는 생산 수단이 생산 자본의 일부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따라서 노동 과정과 가치 증식 과정, 곧 생산 과정(P)은 이미 자본의 하나의 기능으로 전제된다.
둘째, M…M´이 반복된다면, 화폐 형태로의 복귀(M´)는 제1단계의 화폐(M)와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M-C는 사라지고 P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끊임없이 반복해서 화폐로 이루어지는 투자와, 화폐로의 끊임없는 복귀는 순환의 일시적인 계기로 나타날 뿐이다.
셋째, M-C…P…C´-M´ · M-C…P…C´-M´ · M-C…P…와 같이 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M의 두 번째 순환이 완료되기 전부터, P…C´-M´-C…P 형태의 순환이 나타난다. 이후의 모든 순환은 P…C´-M´-C…P라는 형태 하에서 고찰될 수 있다. 따라서 최초 순환의 제1단계 M-C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생산 자본의 순환을 위한 일시적인 서곡을 형성할 뿐이다. 이는 화폐 자본의 형태로 처음 투하되는 산업 자본의 경우에 사실상 그러하다.
게다가 P의 두 번째 순환이 종료되기 전, 상품 자본의 첫 순환인 C´-M´ · M-C…P…C´(단축형 C´…C´ 순환)이 이미 형성된다. 이처럼 제1형태(화폐 자본의 순환 M…M´)는 이미 나머지 두 순환 형태(P…P 순환, C´…C´ 순환)를 내포한다. 이 두 형태에서는 (가치의 표현이자 등가 형태인 화폐로의 가치 표현인) 화폐 형태가 사라지거나 그 시작점을 대체한다.
새로 등장하여 처음으로 M-C…P…C´-M´ 순환을 그리는 하나의 개별 자본을 살펴보면, M-C는 이 개별 자본이 처음으로 수행하는 생산 과정의 준비 단계 또는 전조이다. 따라서 M-C 단계는 전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 과정(P)으로부터 규정되고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 개별 자본에게만 해당된다.
산업 자본 순환의 일반적 형태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전제되고 있는 한, 곧 자본주의적 생산이 지배하는 특수한 사회 상태 안에서는 화폐 자본의 순환 M…M´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은 하나의 전제 조건으로 가정된다. 새로 투하되는 산업 자본의 화폐 자본이 최초로 순환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생산 과정의 존속은 P…P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환을 전제한다.
M-C(LP, MP)인 제1단계(M-C) 안에서도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전제는 이미 나타나 있다. 왜냐하면, 이 단계는 한편으로 임금 노동자 계급의 존재를 전제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 수단의 구매자에게 M-C인 것이 그 판매자에게는 C´-M´인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C´이 상품 자본인 것(곧 상품 그 자체가 자본주의적 생산의 결과인 것)을 전제하며, 따라서 생산 자본의 기능을 전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