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유통 시간
자본의 운동은 생산 영역과 두 국면의 유통 영역을 시간적 순차에 따라 이행한다. 자본이 생산 영역에 머무는 기간은 생산 시간이며, 유통 영역에 머무는 시간은 유통 시간이다. 결국, 자본이 그 순환을 완결하는 데 필요한 총시간은 이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합으로 구성된다.
생산 시간은 노동 과정의 기간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고려할 사항은, 불변 자본의 일부(기계, 건물 등 노동 수단)는 해당 노동 과정의 지속적인 반복에 투입되며, 폐기될 때까지 그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노동 과정이 주기적으로 중단(예: 야간)된다 해도, 이는 노동 수단의 기능을 멈출 뿐, 그것들이 생산 장소에 머무는 것을 중단시키지 않는다.
해당 노동 수단들은 기능 중일 때뿐 아니라 기능 정지 상태일 때도 생산 장소에 구속된다. 나아가, 자본가는 원료와 보조 재료의 일정 재고를 확보하여, 생산 과정이 시장의 일일 공급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예정된 규모로 지속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원료 재고는 점진적으로 생산적 소비로부터 소모될 뿐이다.
그러므로 자본의 생산 시간과 기능 시간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생산 수단의 생산 시간은 대체로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1) 생산 수단이 실제로 생산 과정에서 기능하는 시간.
(2) 생산 과정이 중단되어 해당 생산 수단이 기능을 정지하는 시간.
(3) 생산 수단이 생산 과정의 조건으로 예비 상태로 보유되어 이미 생산 자본을 구성하지만, 아직 생산 과정에 투입되지 않는 시간.
지금까지 논의된 차이들은 생산 자본 또는 생산 영역에 머무르는 시간과 실제 노동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 간의 간극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생산 과정 자체가 노동 과정(곧 노동 시간)의 중단을 요구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는 노동 대상이 더는 인간 노동을 요구하지 않고, 자연 과정의 작용에 맡겨지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 동안, 생산 과정(따라서 생산 수단의 기능)은 계속되지만, 노동 과정(따라서 생산 수단의 노동 수단으로의 기능)은 중단된다.
예를 들어, 밭에 뿌린 밀, 창고에서 발효하는 포도주, 가죽 산업에서 화학적 과정에 맡겨진 노동 재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 생산 시간이 노동 시간보다 길어진다. 노동 시간을 초과하는 생산 시간의 잉여분은 생산 자본이 생산 과정 자체에서 기능하지 않은 채 생산 영역에 잠재하고 있거나, 또는 노동 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채 생산 과정에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에 언제나 기인한다.
잠재적 생산 자본 중 생산 과정의 조건으로 예비되는 부분(예: 방적업의 면화, 석탄 등)은 생산물의 형성자로도, 가치의 형성자로도 기능하지 못한다. 이는 곧 유휴 자본이다. 그러나 그 유휴성은 생산 과정의 연속적인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필수 조건을 이룬다.
생산용 재고(잠재적 자본)를 저장하는 데 필요한 건물, 장치 등은 생산 과정의 조건이며, 따라서 투하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이다. 이들은 생산 요소들을 예비 단계로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 노동 과정이 필요하다면, 이 노동 과정은 원료 등의 가치를 상승시키지만, 잉여 가치를 생산하는 생산적 노동이다. 왜냐하면, 이 노동의 일부는 다른 모든 임금 노동의 일부와 마찬가지로 지불받지 않는 노동이기 때문이다.
생산 과정 전체의 규칙적인 중단(생산 자본이 기능하지 않는 시간)은 가치나 잉여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야간 작업을 시키려는 충동을 발생시킨다(제1권, 제10장, 4절).
노동 시간의 중단기는 (노동 대상이 생산 과정의 연속 중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가치나 잉여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중단 시간은 생산물을 조성하며, 생산물의 생애 일부를 형성하고, 생산물이 통과해야만 하는 하나의 과정을 이룬다. 장치 등의 가치는 그것들이 기능하는 총 시간에 비례하여 생산물로 이전된다. 생산물은 노동 그 자체로부터 이 장치 안으로 진입한다. 이들 장치의 사용이 생산의 조건이 되는 것은, 면화 중 일부가 먼지로 변하는 것(이것은 생산물로 합쳐지지는 않으나, 그 가치는 생산물로 이전된다)이 생산의 조건인 것과 동일하다.
잠재적인 자본의 다른 부분(예: 건물, 기계 등), 곧 생산 과정의 주기적 쉼으로만 기능이 중단되는 노동 수단은 생산물의 형성에 직접 투입되지 않더라도 가치를 부가한다. 물론 생산 제한이나 공황 등에서 비롯되는 불규칙적인 중단은 순수한 손실이다. 노동 수단이 생산물에 부가하는 총가치는 그것의 평균 유효 햇수로부터 결정된다. 노동 수단이 가치를 상실하는 것은 사용 가치를 잃기 때문이며, 이 사용 가치의 상실은 그것이 기능하고 있는 동안뿐 아니라 기능하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일어난다 (예: 기계는 유휴 상태에서도 녹슨다).
끝으로, 노동 과정이 중단된 때에도 계속하여 생산 과정에 남아 있는 불변 자본(예: 포도주의 속성을 위한 지하실)의 가치는 생산 과정의 결과 속에 재현된다. 이 경우, 노동 그 자체는 생산 수단을 일정한 자연적 과정을 스스로 거칠 수 있도록 하는 조건 아래로 옮겨놓는 역할만을 수행한다.
자연적 과정의 결과로 일정한 유용 효과 또는 생산 수단의 사용 가치 변화가 초래된다. 노동이 생산 수단을 생산 수단으로 합목적이고 현실적으로 소비하는 한, 노동은 언제나 생산 수단의 가치를 생산물로 이전시킨다. 이 사실은, 노동이 노동 수단으로부터 계속적으로 노동 대상에 작용해야만 성과를 거두는 경우에도 적용되며, 또는 노동이 단지 최초의 자극만을 주는 경우(생산 수단을 더는 노동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자연 과정의 결과로 원하는 변화를 겪게 되는 조건 아래로 옮겨놓는 일만을 노동이 하는 경우)에도 타당하다.
생산 시간이 노동 시간을 초과하는 원인에 상관없이(생산 수단이 잠재적 생산 자본으로 현실적 생산 과정의 준비 단계에 있든지, 생산 과정의 일시적 멈춤으로 생산 수단의 기능이 중단되든지, 또는 생산 과정 자체가 노동 과정의 중단을 요구하든지 간에), 이 초과 시간 동안 생산 수단은 노동 흡수자로 기능하지 않는다. 노동을 흡수하지 않는다면 잉여 노동 역시 흡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생산 자본이 생산 시간 중 노동 시간을 초과하는 부분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이 일시적 멈춤이 가치 증식 과정의 완수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지라도, 생산 자본의 가치 증식은 발생하지 않는다.
생산 시간과 노동 시간이 동일하게 근접할수록, 일정 시간 동안의 생산 자본의 생산성과 가치 증식은 그만큼 증대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에서는 노동 시간을 넘어서는 생산 시간의 초과분을 최대한 단축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러나 자본의 생산 시간이 그것의 노동 시간과 달라진다 할지라도, 전자는 항상 후자를 포함하며, 그 초과분 자체는 생산 과정의 하나의 조건이다. 그러므로 생산 시간은, 비록 자본이 잠재적으로 있는 시간이나 가치를 증식시키지 않는 시간을 포함하고 있을지라도, 자본이 사용 가치를 생산하며 자기 가치를 증식시키는 시간, 곧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기능하는 시간을 항상 가리킨다.
유통 영역 내에서 자본은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으로 현존한다. 자본의 두 유통 국면은 상품 형태에서 화폐 형태로 전환과 화폐 형태에서 상품 형태로 전환을 의미한다. 상품이 화폐로 전환되는 과정이 동시에 상품에 체화된 잉여 가치의 실현으로 이어지고, 화폐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동시에 자본 가치의 생산 요소 형태로의 전환 또는 재전환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이 과정들이 유통 과정으로는 단순한 상품 전환 과정이라는 본질을 전혀 바꾸지 않는다.
유통 시간과 생산 시간은 상호 배타적이다. 자본은 유통 시간 동안 생산 자본으로 기능하지 않으므로 상품이나 잉여 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 자본 가치 전체가 일시에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가장 단순한 순환 형태를 고찰하면, 유통 시간이 지속되는 한 생산 과정은 물론 자본의 자기 증식도 중단된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또한, 유통 시간의 길이에 따라 생산 과정의 반복 속도가 결정된다.
자본의 여러 부분들이 차례로 순환을 통과하여 총 자본 가치의 순환이 그 각 부분의 순환 속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각 부분들이 유통 영역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생산 영역에서 기능하는 자본 부분은 그만큼 작아질 수밖에 없다.
유통 시간의 연장 및 단축은 생산 시간의 단축 및 연장에, 다시 말해, 주어진 크기의 자본이 생산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규모에 소극적 제한으로 작용한다. 자본의 유통 전환이 추상적일수록, 곧 유통 시간이 영(0)에 가까워질수록, 자본은 그만큼 더 많이 기능하며, 자본의 생산성과 자기 증식은 그만큼 더욱 커진다. 자본가가 주문에 따라 작업하고, 생산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불을 받으며, 이 지불이 자기에게 필요한 생산 수단으로 이행된다면, 그의 유통 시간은 영에 가깝게 된다.
자본의 유통 시간은 일반적으로 자본의 생산 시간을 제한하며, 결과적으로, 자본의 가치 증식 과정을 제한한다. 또한, 유통 시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그 제한의 정도가 심화되며, 이 길이는 현저하게 변화할 수 있기에 자본의 생산 시간을 매우 상이한 정도로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경제학이 주목하는 것은 현상으로 나타난 것, 곧 유통 시간이 자본의 가치 증식 과정 일반에 미치는 영향뿐이다. 따라서 정치경제학은 이 소극적인 영향을, 그 결과가 적극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적극적인 것으로 오인한다.
정치경제학이 이러한 외관에 더욱 집착하는 것은, 자본이 자기 증식의 신비로운 원천을 가지고 있으며, 이 원천이 자본의 생산 과정(곧 노동의 착취)과는 무관하고, 유통 영역에서 유래한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속류 경제학뿐 아니라) 과학적 정치경제학까지도 이 외관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은 이후에 다룰 것이다. 이 외관은 다음과 같은 현상들로 인해 더욱 강화된다.
(1) 자본가적 이윤 계산의 방법: 이 계산에서는 소극적 원인이 적극적 원인으로 나타난다. 유통 시간만 서로 다른 각종 투자 부문의 자본을 비교할 때, 더 긴 유통 시간은 가격 인상의 근거이자 이윤 균등화를 위한 근거 중 하나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2) 회전 시간의 구성: 유통 시간은 회전 시간의 한 요소일 뿐이며, 회전 시간은 생산 시간 또는 재생산 시간을 포함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생산 시간 때문인 현상이 유통 시간 때문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
(3) 축적의 장소: 상품이 가변 자본(임금)으로 전환되려면 선행적으로 상품의 화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본 축적 시 추가적 가변 자본으로의 전환은 유통 영역 또는 유통 시간 중에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이러한 축적이 유통 시간 때문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유통 영역 내에서 자본은 판매(C-M)와 구매(M-C)라는 두 개의 반대 방향 국면을 순서에 관계없이 통과한다. 따라서 자본의 유통 시간은 상품이 화폐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시간과 화폐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나뉜다.
단순 상품 유통 분석에서 본 바와 같이 (제1권 제3장), 판매(C-M)는 자본의 전환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며, 일반적인 사정에서 유통 시간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화폐 형태에서 가치는 항상 전환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상품 형태에서 가치는 먼저 화폐로의 전환으로부터 직접적 교환 잠재력의 형태, 곧 항상 출동할 수 있는 활동성의 형태를 획득해야 한다.
자본의 유통 과정 중 구매(M-C) 국면에서 행해지는 것은 주어진 투자 부문에서 생산 자본의 독특한 요소를 구성하는 상품들로 자본이 전환되는 것이다. 생산 수단이 시장에 부재하여 먼저 생산되어야 할 필요가 있거나, 멀리 떨어진 시장에서 조달해야 하거나, 또는 원할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 등, 단순한 전환인 구매(M-C)에서는 예측할 수 없으나 유통 단계의 이 부분 때문에 시간을 요구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판매(C-M)와 구매(M-C)는 시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것처럼, 공간적으로도 분리될 수 있다. 곧 판매 시장과 구매 시장이 상이한 장소일 수 있다. 공장 제도 아래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상이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상품 생산에서 유통은 생산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며, 따라서 유통 담당자 역시 생산 담당자와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재생산 과정은 자본의 두 기능을 모두 포괄하며, 그러므로 자본가 자신으로부터 행해지든 그 대리자인 임금 노동자로부터 행해지든 이 두 기능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의 기능을 생산 자본의 기능과 혼동해서는 안 되며, 마찬가지로, 유통 담당자를 생산 담당자와 혼동해서도 안 된다. 유통 담당자는 생산 담당자로부터 지불되어야 한다. 그러나 상호 매매하는 자본가들이 이 매매 행위로부터는 생산물도 가치도 생산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그들의 사업 규모가 이 기능을 타인에게 위임할 수 있고 또 위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변하지 않는다.
다수의 사업에서 판매자나 구매자가 (생산자의) 이윤의 일정한 비율을 분배받기도 한다. 그들이 소비자로부터 지불받는다는 주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 생산의 당사자로 상품 형태의 등가를 생산하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법적 권리 (생산 당사자의 공동 출자자로) 또는 개인적 용역을 매개로 생산 당사자로부터 이런 등가를 취득하는 경우뿐이기 때문이다.
판매(C-M)와 구매(M-C) 상품과 화폐 간의 형태적 차이와 무관하며, 생산의 자본주의적 성격에서 나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 자체로 판매(C-M)와 구매(M-C)는 모두 주어진 가치를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단순히 전환시키는 행위이다. 그러나 증대된 판매(C´-M´)는 동시에 상품 자본(C´)에 포함된 잉여 가치의 실현이기도 하다. 구매(M-C)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판매는 구매보다 더욱 중요하다. 판매(M-C)는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화폐(M)에 표현된 가치의 증식을 위해 필요한 행위이지만, 이는 잉여 가치의 실현이 아니며, 잉여 가치 생산을 위한 시작이자 끝도 아니다.
상품 자본의 유통 판매(C´-M´)에는 상품의 존재 형태, 곧 사용 가치로의 상품의 존재로부터 일정한 제한이 가해진다. 사용 가치는 본래 소멸한다. 상품은 그 특성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생산적 소비나 개인적 소비에 투입되지 않으면, 다시 말해, 일정 기간 내에 판매되지 않으면, 손상을 입어 그 사용 가치를 상실하면서 교환 가치의 담당자로의 성질도 잃게 된다. 상품에 포함된 자본 가치와 (자본 가치에 부과된) 잉여 가치 모두를 상실하게 된다. 사용 가치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재생산되며, 동종 또는 이종의 새로운 사용 가치로 대체되지 않는 한, 오랫동안 자기를 증식하는 자본 가치의 담당자로 존속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용 가치가 완성된 상품의 형태로 판매되는 것, 따라서 이 판매로부터 생산적 또는 개인적 소비로 진입하는 것은 재생산을 위해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할 조건이다. 사용 가치는 일정 기간 내에 그 낡은 유용한 형태를 변경시켜 새로운 유용한 형태로 존속을 계속해야만 한다.
교환 가치는 물체의 끊임없는 갱신으로부터만 유지된다. 상이한 상품의 사용 가치는 상이한 속도로 손상된다. 그러므로 상품의 생산과 소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더 길거나 짧을 수 있다. 또한, 상품 자본으로 유통 국면 판매(C-M)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사용 가치가 있으며, 더 짧게 머물 수 있는 사용 가치도 있다. 곧, 상품으로 더 긴 유통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이 있고, 더 짧은 유통 시간만을 견딜 수 있는 것도 있다.
상품체의 손상이 상품 자본의 유통 시간에 부과하는 한계는, 상품 자본이 상품 자본으로 유통할 수 있는 유통 시간의 절대적 한계를 이룬다. 상품이 쉽게 손상되어 생산되자마자 곧바로 소비(판매)되어야 할수록, 그 상품은 생산지로부터의 이동 능력이 그만큼 제약되며, 그것의 공간적 유통 영역은 그만큼 좁아지고, 그것의 판매 시장은 그만큼 국지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러므로 상품이 손상되기 쉬울수록, 그것의 물리적 성질이 유통 시간에 부과하는 절대적 제한이 클수록, 그 상품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대상으로는 그만큼 더 부적합하다.
이러한 상품은 인구가 밀접한 지역에서만, 또는 수송 수단의 발달이 지역적 거리를 단축시키는 정도에 따라서만 자본주의적 생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물품의 생산이 소수의 생산자에게, 그리고 인구 밀집 지역에 집중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물품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큰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 대규모의 맥주 양조장이나 낙농장 등의 생산물이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