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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중인 자본의 역사


사업을 하려면 일정한 자본금이 없이는 성공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여기서 성공이란 일정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장사에도 있지만, 상인 거래 간 충돌을 억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말한다. 하지만 두 사례 역시 사업적 성공을 이루려면 그에 합당한 생산 수단과 노동력을 소유하고 이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며, 실패를 발판 삼아 자본가로 거듭나려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사업적 경쟁 상대들과 승부를 벌여야만 하는 필연이 존재한다. 이는 자본가들의 성격상 단합보다는 개인적 분열로 이끌지만, 반대로, 노동자에게는 단결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그 시작점을 공정한 무역에 있다고 본 애덤 스미스나 그의 후계자를 자처했던 데이비드 리카도와 같은 인물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케네의 유명한 경제표는 이러한 경제 통계의 시초라 불릴 만큼 여러 분야의 사업 구성을 경제적으로 분류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도표이다. 당시의 중농주의, 그러니까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의 생산력 대신에 효율적인 농업을 중시하는 기조에서 경제학은 출발했기 때문에, 모든 경제학은 사실 농촌 사회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한 농촌 사회는 상인 무역이 등장하면서 교통 및 통신의 발달과 함께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고 이를 소비할 수 있었던 물물 교환(1:1)이라는 기본적인 등가 행위는 화폐 거래가 등장한 이후로 화폐가 통상적인 거래 수단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비율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고, 무역 상인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막강한 기술력과 노동 수단 및 노동력을 바탕으로 농촌 사회까지 일찍 지배할 수 있었다. 리카도는 이러한 자본의 점유와 더불어 토지 문제를 일찍 거론한 인물이다. 그의 논리에서 주된 핵심은, 바로 잉여 가치’의 생산에 대한 고찰과 자본의 회전에 따른 유통 순환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 사실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일찍부터 이러한 자본 축적의 문제에 대해 직접 거론하거나 생산 수단을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리고 이를 국가 정치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 자유 논객은 역사를 알면 세계를 알 수 있다.’ 고 언급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말해야 옳다. 경제를 알아야 역사의 진실이 보인다. 이 말을 설명하자면, 돈의 출처를 명확히 하면 자본의 진실이 보인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체로 자본의 축적에 따른 수많은 소비적 경향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출처가 불분명하고, 임의로 선정된 자금의 누적된 역사가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진행은 19세기 대식민지의 상인들이 피억압 국가의 자본을 무단으로 수탈하면서 잉여 가치를 착취하고, 소수의 수중으로 유통시키면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그러한 자유 논리마저 자본주의의 생산에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정 자본이 오래되고, 유동 자본이 모자라듯이 자본의 논리는 영원할 수 없다. 상인들은 수입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빈농들의 자산이나 마찬가지였던 가축을 무단으로 도륙하게 되면서 공장제가 등장하게 된다. 현대 공장제 체계가 발달하면서 기계화를 이루었고, 모든 가축들은 축사 안에서 사육되어 생활 수단의 일부분으로 소비된다. 자본가는 이윤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 농촌 사회를 서서히 지배하기 시작한다. 가축을 기르려면 일정한 거름과 사료가 필요한 법이다. 그러나 공장제 방식으로 찍어내어 도륙한 가축 생산물은 거래 수단으로 판매되면서 더욱 정밀하고 가공된 식품으로 등장한다. 이는 현대 대형 마트에서 손쉽게 마주할 수 있는 여러 상품으로 보여진다.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더욱 간편해진 조리를 가진 식품들은 식민지에 흡수된 국가에서도 인간 건강을 보존 및 초과하기에 이르렀다. 덕분에, 그들의 의식 역시 살찌우는 데 쉽게 이용된다.


불분명한 유통 자본의 출처

 

리카도는 특히 스미스와 마찬가지로, 유동 자본을 일찍 해석했다. 곧, 노동 생산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국가의 사회적 부를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지만, 이러한 고전적인 해석에 영감을 받은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은 논리를 일부 수용하면서, 전적으로 투입된 자본 대비 노동 생산성이 고정되어 유지되기만 하면, 잉여 가치는 노동자에게 반드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수중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두 경제학자의 논리적 교환 역시 매우 방대하면서도 큰 효과를 남겼기 때문에, 현대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사회적 부를 끊임없이 유지하면서,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여전히 자본가가 제거되지 못하고 잔존할 수 있던 큰 이유이다. 고전 경제학은 특히 대외 무역에 의존한 상인 자본과 농경 사회 연구에 큰 업적이 있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삼아 생산된 자본의 논리 역시 당연하게도 국가의 논리로 충분히 귀결될 수 있었다. 이에 단순히 반대하기만 하면 오히려 적으로 규정되기에도 매우 쉬웠다. 이 덕분에, 자본가들은 이 두 경제학자에게 호의적일 수 있었고, 자본 역시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유통 자본에 있어 노동 기간 · 생산 시간이라는 노동의 길이 역시 노동자들에게 실제로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입된 노동 시간 대비 생산물은 충분했음에도 재고가 창고에 쌓여 있는 일이 많았고, 실제로 그 창고에 남은 재고가 두 경제학자는 모두 소비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재고는 그것을 소유한 자들에게는 잠재적인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부 판매되지 못하거나, 또 다른 방식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었다. 현대에는 여러 취지가 담긴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지만, 그러한 중고 거래 역시 자본의 논리가 기능하는 한 매입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사업 역시 방대해졌기 때문에 유통 자본의 자본 거래 역시나 상술이 매우 교묘해진다. 따라서 합리적 소비로 포장된 잉여분을 은폐한다. 실제로는 충분한 재고가 있음에도, 유통 과정에서는 소유를 위한 축적에 동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한 생산분은 수입로 메우면서 토지 생산에 대한 지배력 역시 공고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상거래법 등과 같은 법적인 수단들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은커녕 일시적일 뿐이다. 

 

지역 사회에 침투한 자본가들은 건축업자들과 손을 맞잡으면서, 대공사를 시행할 수 있게 되었는데산업화는 그 과정에서 자본화 단계에 점차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들은 농촌 사회의 여러 가옥들을 파괴하고, 도로와 주택으로 포장하면서, 소수의 입주자를 위한 광범위한 매입 단계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는 제한적인 생산물들이 명품으로 둔갑되어 매우 높은 가격에 제시되거나 한정된 소비를 이루게 된다. 실제로는 별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대외 무역에서 더욱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이러한 부담의 간격을 더욱 높인다. 이처럼, 산업화 진행 단계의 저개발국 국가들은 선진 문물에 대한 호의에 대해 크게 기대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에 일찍 흡수될 여지가 확률적으로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자본화 단계 역시 이를 토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마저도 설명을 하는데 그르치고 말았다. 특히 저개발국을 경제 통계로 측정했을 때, 단순히 경제적 활동성이나 정치적 치안이 부족한 단순히 못사는 국가로만 치부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자본주의 발전에 빠르게 발돋움하고자 선진 국가에게 흡수되어 의존하게 된다. 실제로, 자국 내 자본가들이 성장하면서 국가의 정치적 위상 역시 수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본가들이 부를 움켜쥘 때,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명목으로 국가 생산력의 통계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국가를 다스릴 수 있다. 이는 후술하겠지만, 토지 거래에서는 유통 과정에서 투기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사업적 성공이란 사실은 자본가들의 경쟁에서 승리한 자본가의 독점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것을 소유화하는 물신 숭배나 다름없는 화폐를 가진 자들이 모인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금융 기관이 가세해서 이룬 거대한 자본가의 역사에는 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더욱 많아짐을 증명하는 일조차 멀어지게 만든다. 전 세계에 모인 부르주아지가 집단을 조직하면서 프롤레타리아트를 유령으로 만든다. 그 말은 곧 노동자의 희생을 더욱 그늘에 머물게 하고, 더 이상의 무력하고 종속된 인간으로 여긴다는 점에 있다. 여기서 노동의 소외는 단순한 현상일 뿐이다. 이를 심층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 우리는 부르주아지들의 영원한 동지로 화폐처럼 묶여 있는 노동자들을 보게 된다.  


D-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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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유통 시간

 

상이한 생산 부문에 투하된 자본들의 회전 시간, 곧 자본이 묶여 있는 기간에 차이를 일으키는 모든 조건은 (기존 논의에 따라)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분, 노동 기간의 차이 등과 같이 생산 과정 자체에서 생긴다. 그러나 자본의 회전 시간은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합과 동일하다. 따라서 유통 시간의 길이 차이는 곧 회전 시간의 길이 차이로 명확하게 이어진다. 이 점은 회전 변화를 일으키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오직 유통 시간만이 상이한 두 투자를 비교할 경우, 또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성비 및 노동 기간 등이 주어진 특정 자본의 유통 시간만을 변화시킬 경우 가장 명료하게 드러난다.

 

유통 시간 중 판매 시간(, 자본이 상품 자본 상태로 머무는 기간)은 비교적 더욱 결정적인 부분이다. 이 시간의 상대적 규모에 따라 유통 시간은 물론 회전 시간 전체가 연장되거나 단축된다. 더불어 보관 비용 등의 자본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완성 상품 판매에 걸리는 시간은 동일 생산 부문 내 개별 자본가들 간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상이한 생산 부문에 투하된 총자본들뿐 아니라, 동일 생산 분야 내 상이한 독립 자본들(총자본 구성 부분) 역시 판매 시간이 매우 다를 수 있다. 기타 조건이 불변할 때, 개별 자본의 판매 시간은 시장 조건의 일반적 변동 또는 해당 생산 부문의 시장 조건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본 논의에서는 이 지점에서 더 깊이 다루지 않고, 다만 다음과 같은 단순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 상이한 생산 부문 자본들의 회전 시간에 일반적 차이를 낳는 모든 조건들은, 그것이 개별적으로 작용할 때(: 특정 자본가가 경쟁자보다 더 빨리 판매할 기회를 얻거나, 한 자본가가 타 자본가보다 노동 기간 단축 방식을 더 많이 채택하는 경우)에는 동일 생산 부문 내 상이한 개별 자본들의 회전 차이 또한 일으킨다는 점이다. 판매 시간, 곧 일반적인 회전 시간에 차이를 일으키는 항구적 요인 중 하나는 상품의 판매 시장과 생산자 간의 거리이다. 상품이 시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자본은 상품 자본 상태로 묶여 있다. 상품이 주문 생산되는 경우, 이는 인도 시점까지 지속되며, 비주문 생산의 경우 시장으로의 이동 시간 외에 상품이 판매될 때까지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추가된다.

 

통신 및 수송 수단의 개량은 상품의 이동 시간을 절대적으로 단축시키지만, 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상품 자본들의 유통 시간의 상대적 차이나, 동일 상품 자본의 상이한 부분(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 간의 유통 시간 상대적 차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예컨대, 개량된 범선이나 기선은 근거리 항로든 원거리 항로든 관계없이 이동 시간을 단축시킨다. 상대적 차이는 흔히 감소되나 여전히 남는다. 그러나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상대적 차이는 자연적 거리에 비례하지 않게 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지에서 국내 주요 인구 밀집 지역으로 연결되는 철도는, 철도가 경유하지 않는 더 가까운 두 지점 간의 거리를 자연적으로 더 먼 지점 간의 거리에 비해 절대적 또는 상대적으로 더욱 멀게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변화에 따라 대형 판매 시장에서 생산지까지의 상대적 거리 자체도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옛 생산 중심지의 몰락과 새로운 생산 중심지의 탄생을 설명한다. (덧붙여, 장거리 수송이 단거리 수송보다 운송비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도 이와 관련된다.)

 

수송 수단의 발전은 공간 운동 속도의 증가와 더불어 공간적 거리를 시간적으로 단축시킨다. 아울러 교통 수단의 총량이 증대하여, 예컨대, 다수의 선박이 같은 항구를 향해 동시 출항하거나 몇 개의 열차가 같은 두 지점 사이의 서로 다른 선로를 동시에 운행한다. 나아가, 일주일 내내 매일 화물선이 리버풀에서 뉴욕으로 항해하거나, 같은 날 서로 다른 시간대에 화물 열차가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달리는 등 운행 빈도가 높아진다. 수송 수단의 효율성이 일정하다면, 이처럼 교통 수단 총량 증가로 인해 절대적 속도나 유통 시간 중 해당 부분 자체가 변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품량이 현실적으로 발송될 때까지 잠재적 상품 자본으로 대량 축적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더 짧은 기간에 발송되며, 이로부터 연속적으로 시장에 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환류 또한 더 짧은 연속적인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한 부분이 상품 자본으로 유통 중일 때 다른 부분은 끊임없이 화폐 자본으로 전환된다. 연속적인 기간들에 걸쳐 환류가 발생하면서 총 유통 시간은 물론 회전 시간이 단축된다.

 

한편, 특정 생산지가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더 큰 생산 중심지가 되면서 수송 수단의 기능 빈도가 증가하며, 예컨대, 철도의 열차 수가 늘어난다. 이는 기존의 판매 시장, 곧 생산·인구 중심지, 수출항 등으로 향하는 수송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교통이 매우 편리해지고 그로 인해 자본의 회전(유통 시간으로 제약되는 범위 내에서)이 촉진되는 결과, 생산과 시장 모두 중심지로 집중되는 경향이 촉진된다. 특정 지점들로의 인구 및 자본 집중이 촉진되면서 소수자의 수중으로의 자본 집중 또한 강화된다. 동시에 교통 수단의 변화에 따라 생산지 및 시장의 상대적 위치가 변화하고, 새로운 편성이 나타난다. 과거 국도나 운하 옆에서 특수한 위치상의 우월성을 누리던 생산지가 이제 비교적 드물게 열차가 통과하는 지선(支線) 옆에 위치하게 되는 반면, 종래 주요 교통망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장소가 여러 철도의 교차점에 놓인다. 후자의 장소는 융성하고, 전자의 장소는 쇠퇴한다.

 

결과적으로, 수송 수단의 변화로부터 상품의 유통 시간과 매매의 기회 등에서 장소적 차이가 발생하거나, 기존의 장소적 차이가 변모한다. 자본 회전에 대한 이 사정의 중요성은 각 지방 상공업 대표자들과 철도 경영자들 사이의 논쟁(: 앞서 제6장 끝에서 인용한 철도 위원회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양조업과 같이 생산물의 성질상 주로 지방적 판로에 의거하는 모든 생산 부문은 주요 인구 중심지에서 최대 규모의 발전을 이룬다. 이로 인해 건축 부지 등 여러 생산 조건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이는 자본의 회전 속도 증진에서 부분적으로 보상되는 요인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에 따라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발전이 일정한 상품량의 유통 시간을 단축시킬지라도, 이 동일한 발전과 그 기회로 말미암아 점점 더 먼 거리의 시장, 곧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할 필요성이 발생한다. 먼 곳으로 수송되는 상품의 양은 크게 증가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 자본 가운데 장기간 상품 자본의 단계(유통 시간 내)에 머무는 부분 또한 절대적 및 상대적으로 증가한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부 가운데 직접적 생산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고, 수송 및 통신 수단과 그 운영에 필요한 고정 자본 및 유동 자본에 투하되는 부분 역시 증가한다.

 

생산지에서 판매지까지 상품 이동의 상대적 길이는 유통 시간의 제1부분인 판매 시간뿐만 아니라, 2부분인 구매 시간(, 화폐가 생산 자본의 요소로 재전환되는 시간)에도 차이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상품이 인도로 수송되는 데 4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판매 시간은 영(0)으로 간주한다. 곧 상품은 주문으로 발송되며, 인도 시 생산자의 대리인에게 대금이 지급된다고 하자. 대금 송금(형태 불문)에 역시 4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동일한 자본이 다시 생산 자본으로 기능하여 동일한 작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기까지 총 8개월이 걸린다. 이처럼 발생하는 회전상의 차이는 신용 기간의 차이를 낳는 물질적 기초 중 하나를 이룬다. 이는 베네치아와 제노바에서 해외 무역 일반이 진정한 신용 제도의 한 기원을 이루었던 것과 같다.

 

‘1847년 공황은 당시 은행업과 상업계로 하여금 인도 및 중국과의 환어음 지불 유예 기한(유산스)을 발행 후 10개월에서 일람 후 6개월로 단축하게 만들었다. 이후 20년이 경과한 현재(1866)에 이르러 항해 속도의 증진과 전신 시설의 설치로 인해 유산스를 (일람 후 6개월에서 발행 후 4개월로 단축시키거나, 그 첫 단계로) 일람 후 4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필요해지고 있다. 캘커타에서 희망봉을 돌아 런던으로 오는 범선의 항해는 평균 90일 미만이 걸린다. 일람 후 4개월짜리 유산스는 대략 150일짜리 환어음과 동등할 것이다. 일람 후 6개월짜리 현행 유산스는 대략 210일짜리 환어음에 해당한다.’

 

[이코노미스트, 런던, 1866616일자].

 

그런데

 

브라질의 유산스는 여전히 일람 후 2개월 및 3개월로 유지되며, 앤트워프 발행(지불지 런던) 환어음은 발행 후 3개월, 그리고 맨체스터와 브래드포드에서 런던 앞으로 발행되는 어음도 발행 후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갖는다. 이는 상인이 암묵적 합의로부터, 발행된 환어음이 만기가 되는 시점 또는 그 직전에 상품을 실현할 충분한 기회를 확보하도록 보장한다. 그러므로 인도 어음의 기한은 과도하지 않다. 인도의 생산물(런던에서 대개 3개월 지불 기한으로 판매)은 판매 기간을 산입하더라도 5개월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실현될 수 없으며, 인도에서 구입하여 영국 창고에서 인도하기까지 평균 5개월이 더 걸린다. 따라서 총 10개월이라는 기간이 산출되나, 해당 상품에 대해 발행되는 어음의 지불 기한은 7개월을 초과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 1866630일자].

 

186672, 주로 인도 및 중국과 거래하는 런던의 5대 은행과 파리의 어음 할인 은행은 ‘186711일부터 동양 지점 및 대리점에서 일람 후 4개월을 초과하지 않은 어음만을 매매할 것임을공고하였다.

 

[이코노미스트, 186677일자].

 

그러나 이러한 단축 노력은 실패하여 단념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수에즈 운하는 이 모든 일에 혁명을 일으켰다.)

 

상품의 유통 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연장되므로, 판매 시장에서 가격 변동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품이 현금으로 즉시 지불되지 않고 어음으로 지불될 경우, 어음 지불 기한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유통 시간상의 차이는 매매 지불 조건의 차이 때문이다. 이 차이는 동일 생산 부문 내 상이한 개별 자본 간, 그리고 상이한 생산 부문 간에 나타난다. 이 점은 신용 제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본 논의에서는 더 이상 다루지 않는다.

 

회전 시간상의 차이는 납품 계약의 규모에서도 발생하며,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범위와 규모에 따라 증대된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인 납품 계약은 시장, 곧 유통 영역에 속하는 업무이다. 따라서 이로부터 생기는 회전상의 차이는 유통 영역에서 기인하나, 이는 생산 영역에 직접 반작용한다. 이 차이는 일체의 지불 조건과 신용 관계를 제외하고, 현금 지불인 경우에도 나타난다. 예컨대, 석탄, 면화, 면사 등 분할될 수 있는 생산물은 매일 일정한 양이 완성된다.

 

그런데 방적업자나 탄광주가 4주 또는 6주의 노동을 요하는 생산물량의 납품 계약을 수주한다면, 이는 자본이 투하되어야 할 시간의 관점에서 4주 또는 6주에 걸친 연속적인 노동 기간이 해당 노동 과정에 도입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주문받은 생산물의 전량이 일괄 납품되어야 하며, 전부 남품된 뒤에야 비로소 지불이 이루어진다고 전제된다. 매일 일정한 양의 완성 생산물이 생산될지라도, 이 완성된 양은 아직 계약상 납품되어야 할 양의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이미 완성된 주문 상품 부분은 생산 과정에 있지는 않으나, 다만 잠재적인 자본으로 창고에 쌓여 있게 된다.

 

이제 유통 시간의 제2부분인 구매 시간, 곧 자본이 화폐 형태에서 생산 자본의 요소로 재전환되는 기간에 대해 논한다. 이 기간 중 자본은 길거나 짧은 시간 동안 화폐 자본의 상태에 머물러야 하므로, 총 투하 자본의 일정한 부분은 항상 화폐 자본의 상태에 있어야 한다. 비록 이 부분은 끊임없이 교체되는 화폐로 구성될지라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서 총 투하 자본 중 100× n이라는 금액이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 100× n의 모든 구성 부분은 계속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지만, 이 금액은 유통(, 실현된 상품 자본)에서 환류하는 것으로부터 역시 계속 새로 보충된다. 따라서 투하 자본 가치의 일정한 부분은 항상 화폐 자본의 상태, 곧 생산 영역이 아닌 유통 영역에 속하는 형태로 남는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시장과의 거리로 인해 자본이 상품 자본의 형태로 묶여 있는 시간이 연장되면, 이는 화폐의 환류를 직접적으로 지연시키며, 결과적으로, 화폐 자본에서 생산 자본으로의 자본 전환을 지연시킨다. 또한, 상품의 구입 측면에서 볼 때, 이미 제6장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구매 시간의 존재와 주요 원료 구입처로부터의 거리 때문에, 비교적 장기간 사용할 원료를 구입하여 생산용 재고의 형태(, 잠재적 생산 자본의 형태로)로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한꺼번에 투하해야 하는 자본량과 이 자본이 묶여 있어야 하는 시간이 증대하게 된다.

 

비교적 대량의 원료가 주기적으로 시장에 방출되는 것 역시 상이한 산업 부문들에서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런던에서 3개월마다 진행되는 대규모 양모 경매는 양모 시장을 지배한다. 반면, 면화 시장은 균등하지는 않으나, 수확기로부터 다음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연속적으로 공급된다. 이러한 주기는 해당 원료들의 주요 구입 시기를 규정하며, 특히 길거나 짧은 기간의 투자를 수반하는 투기적 구입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생산된 상품의 성질이 생산물을 투기적으로, 고의로, 길거나 짧은 기간 동안 시장에 내보내지 않고, 잠재적 상품 자본의 형태로 보유하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차지 농업가 역시 일정한 정도까지 투기업자가 되어야 하며, 사정 여하에 따라서는 생산물의 판매를 보류해야 한다.’

 

(엥겔스: 이어서 몇 가지 일반적 원칙이 서술됨.)

 

생산물 판매 시점은 주로 경영 주체와 생산물 자체의 성질, 그리고 장소에 의존한다. 충분한 운영 자본과 수완 및 행운(!)을 갖춘 주체는 가격이 이례적으로 낮을 경우 수확물을 1년 동안 보류하는 것이 합당하다. 반면, 운영 자본이 부족하거나 투기심이 없는(!) 주체는 현행 평균 가격을 확보하고자 기회가 발생하는 즉시 판매할 수밖에 없다. 생산물의 성질별로 보면, 양모는 1년 이상 보류 시 거의 항상 손실을 초래하지만, 곡물과 기름짜는 씨앗은 속성과 품질 손상 없이 수년간 보존할 수 있다. 특히 기름짜는 씨앗, 호프, 산토끼꽃 등 단기간에 가격 변동이 심한 생산물은 생산 가격(= 비용 가격 + 평균 이윤)보다 훨씬 낮을 경우, 몇 년간 보류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러나 살이 찌게 기르는 가축과 같이 매일 유지 비용이 들거나, 과일, 감자 등과 같이 부패 위험이 있는 생산물은 판매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장소적 요인에 따라 특정 생산물의 가격은 연중 특정 계절에 최저점을, 다른 계절에 최고점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일부 지역에서 성 마르티노 축일(1111) 무렵의 곡물 평균 가격은 대개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사이보다 낮다. 또한, 일부 지방에서는 특정 시기가 아니면 판매가 부진하며, 평소 양모 거래가 없는 곳에서는 양모 시장이 설 때 판매가 활발해진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302].

 

화폐가 생산 자본의 요소들로 재전환되는 유통 시간의 후반부를 고찰할 때, 중요한 문제는 이 전환 자체와 (생산물이 판매되는 시장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화폐의 환류 시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투하 자본의 일부가 항상 화폐 형태, 곧 화폐 자본의 상태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그 규모가 핵심적인 문제이다.

 

일체의 규모를 제외하고 볼 때, 생산용 재고로 항상 있어야 하는 상품의 구입량은 이 재고의 갱신 기간에 달려있으며, 이 갱신 기간은 다시 시장 상황과 원료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때때로 비교적 대량의 화폐가 한꺼번에 투하되어야 한다. 이 화폐는 자본의 회전에 따라 때로는 빨리, 때로는 느리게, 그러나 항상 일부분씩 환류한다. 이 화폐 중 일부, 곧 임금으로 재전환되는 부분은 끊임없이 짧은 기간에 재지출된다. 그러나 다른 부분, 곧 원료 등으로 재전환되는 부분은 구매를 위해서든 지불을 위해서든 예비 자금으로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적립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은 (그 크기는 변동하더라도)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속한다.

 

다음 장에서는 생산 과정 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타 요인들로 인해 투하 자본의 일정 부분이 이와 같이 화폐 형태로 존속해야 함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적해 둘 점은, 경제학자들이 자본은 화폐 자본, 생산 자본, 상품 자본의 세 형태를 순차적으로 통과할 뿐 아니라, 그 상이한 부분들(상대적 크기 변동에도)이 항상 서로 나란히 이 형태들을 동시에 취한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항상 화폐 자본으로 존재하는 부분을 잊어버리는데, 이 부분의 존재야말로 부르주아 경제의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며, 실제로도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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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생산 시간

 

노동 기간은 자본이 생산 영역에 묶여 있는 생산 시간 그 자체이다. 반면, 자본이 생산 과정에 투여된 전체 시간이 반드시 노동 기간은 아니다.

 

노동력의 자연적 한계로 인한 노동 과정의 중단은 논외로 한다. 다만, 이러한 중단 시기에 고정 자본(공장 건물, 기계 등)이 유휴 상태에 놓인다는 단순한 사실이 노동 과정의 부자연스러운 연장과 주야간 교대 노동을 일으키는 중요한 동기였음은 이미 살펴본 바 있다. (1권 제104).

 

여기서 핵심은 노동 과정의 길이와 무관하게 생산물이나 생산 자체의 본질적 성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단이다. 이 기간 동안 노동 대상은 길든 짧든 자연 과정에 내맡겨져 물리적, 화학적, 생리적 변화를 거쳐야 하며, 이로 인해 노동 과정은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된다.

 

예컨대, 포도주는 적정 숙성도에 이르기 위해 짜낸 포도즙이 일정 기간 발효를 거친 다음에 다시 보존되어야 한다. 도자기와 같이 생산물이 건조 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치는 생산 부문, 또는 표백업처럼 생산물의 화학적 속성을 변경하고자 일정한 상태에 두어야 하는 생산 부문또한 다수 존재한다.

 

겨울 보리는 숙성까지 약 9개월이 든다. 파종기와 수확기 사이에는 노동 과정은 거의 완전히 중단된다. 임업에서는 파종 및 준비 노동 완료 후 종자가 최종 완성 생산물로 전환되는 데는 100년 가까이 걸릴 수 있으며, 이 전체 기간 동안 매우 적은 노동만이 추가된다.

 

이 모든 사례에서 생산 시간의 대부분은 추가 노동이 때때로 투입된다. 이미 생산 과정에 묶여 있는 자본에 추가 자본이나 추가 노동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앞 장에서 논의된 바), 여기서는 다만 길거나 짧은 중단 이후에만 나타난다. 따라서 이 모든 상황에서 투하 자본의 생산 시간은 두 기간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자본이 노동 과정에 투입되어 있는 기간, 둘째는 자본의 존재 형태, 곧 미완성 생산물의 형태가 노동 과정에 있지 않고 자연 과정의 지배에 맡겨져 있는 기간이다. 이 두 기간이 서로 교차되거나 끼어들더라도 상황은 동일하며, 노동 기간과 생산 시간은 일치하지 않는다. 생산 시간은 노동 기간보다 더 길다. 생산 시간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생산물은 완성되고 완결되어 생산 자본의 형태로부터 상품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노동 기간을 초과하는 생산 시간의 길이가 연장될수록 자본의 회전 시간 역시 연장된다.

 

노동 기간을 초과하는 생산 시간이 곡물의 성숙, 참나무의 성장 등과 같이 피할 수 없는 자연 법칙으로 규정되지 않는 한, 회전 시간은 때때로 생산 시간의 인위적 단축으로부터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다. 예컨대, 옥외 표백 대신 화학적 표백을 도입하거나, 건조 과정에 더욱 효과적인 건조 장치를 도입하는 경우이다. 또는 무두질에서 가죽에 탄닌산을 침투시키는 데 낡은 방식으로는 16-18개월이 필요했지만, 공기 펌프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으로는 불과 1.5-2개월만 필요하다.

 

[쿠르셀-스뇌유,공업기업의 이론과 실제. 2. 파리, 1857].

 

생산 시간 중 자연 과정이 차지하는 부분을 인공적으로 단축시킨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지난 100년간의 철 생산 역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1780년경 발명된 교련법부터 근대의 베세머법과 이후 도입된 최신 처리 방식들에 이르기까지 선철을 강철로 전환시킨 과정이 그 예이다. 생산 시간은 현저히 줄었지만, 이와 동일한 정도로, 고정 자본의 투하액 역시 증가하였다.

 

생산 시간과 노동 기간 간의 괴리를 보여주는 독특한 사례는 미국의 구두골 제조에서 나타난다. 여기서는 상당한 비용이, 완성된 구두골 변형을 막기 위해 목재를 18개월 동안 건조시켜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기간 동안 목재에는 다른 노동 과정이 전혀 가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투하 자본의 회전 시간은 구두골 제조 자체에 필요한 시간뿐만 아니라, 자본이 건조 중인 목재 형태로 유휴 상태에 놓여 있는 시간으로도 결정된다. 목재는 진정한 노동 과정에 투입되기 18개월 전부터 이미 생산 과정에 있다. 이 사례는 유통 영역이 아닌 생산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정의 결과로, 총 유동 자본의 상이한 부분들 간 회전 시간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농업에서는 생산 시간과 노동 기간 사이의 차이가 특히 명료하게 드러난다. 온대 지방에서 토지는 보통 연 1회 곡물을 생산한다. 생산 시간(가을과 겨울 작물의 경우 평균 9개월)의 단축 또는 연장은 유리한 계절과 불리한 계절의 변화 여하에 달려있으며, 공업처럼 정확하게 예정되거나 통제될 수 없다. 다만, 우유나 치즈 등과 같은 부산물만이 비교적 단기간에 계속 생산 및 판매될 수 있다. 그런데 노동 기간은 다음과 같다.

 

독일의 각 지방에서는 기후와 제반 조건을 고려할 때, 세 주요 노동 기간의 노동 일수는 평균 다음과 같다. (3월 중순 또는 4월 상순부터 5월 중순)에는 50-60노동일, 여름(6월 상순부터 8월 하순)에는 65-80노동일, 가을(9월 상순부터 10월 하순 또는 11월 중순 내지 하순)에는 55-75노동일로 볼 수 있다. 겨울에는 거름, 목재, 시장 판매용 물건, 건축 자재 운반 등 해당 계절에 적합한 노동만이 존재한다.’

 

[키르히호프,농업경영학 편람: 160].

 

그러므로 기후 조건이 불리할수록 농업의 노동 기간, 나아가, 자본과 노동이 투하되는 기간은 더욱 단축된다. 러시아가 그러한 예시이다. 이 나라 일부 북부 지방에서는 경작 노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이 1년에 130일에서 150일에 불과하다.

 

유럽 러시아 인구 65백만 명 중 5천만 명이 일체의 경작 노동을 할 수 없는 6-8개월의 겨울 동안 비취업 상태에 놓인다면, 러시아가 겪을 손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에는 1500개의 공장에서 노동하는 20만 명의 농민이 있으며, 이 외에도 농촌 곳곳에 독특한 가내 공업이 발달하고 있다.

 

일부 농촌에서는 전체 농민이 대대로 직포업자, 무두장이, 제화업자, 대장장이, 칼 단야공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특히 모스크바, 블라디미르, 칼루가, 코스트로마, 페테르부르크 주에서 두드러진다. 그런데 이러한 가내 공업은 이미 점차 자본주의적 생산에 복속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직포업자들은 날실과 씨실을 상인으로부터 직접 또는 중개업자로부터 공급받는다.

 

[주재 외국의 상공업 등에 관한 영국 공관 서기관 보고서, 8, 1865: 86-87 요약].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생산 시간과 그 일부인 노동 기간 간 불일치는 농업을 농촌 부업과 결합시키는 자연적인 기초를 이룬다. 다른 한편, 이 농업 부업은 초기에는 상인으로 농촌에 침투하는 자본가들의 거점이 된다. 이후 자본주의적 생산이 공업과 농업의 분리를 완성할 때, 농촌 노동자는 점차 우연적일 뿐인 부업에 의존하게 되며, 이로 인해 그들의 처지는 악화된다. 자본의 경우, 나중에 (평균 이윤율의 형성 과정에서) 확인하듯이, 회전상의 모든 차이가 보상되지만, 노동자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진정한 공업이나 광업, 운수 등 대다수 부문에서는 생산은 균등하게 진행되며, 노동 기간 또한 매년 균등하다. 가격 변동, 사업상 혼란 등 예외적 중단을 제외하면, 매일의 유통 과정에 투하되는 자본 역시 시간상 균등하게 배분된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변동이 없다면, 유동 자본의 환류(환수) 또는 갱신도 연간 균등하게 배분된다. 반면, 노동 기간이 생산 시간의 일부에 불과한 투자 부문에서는 연중 각 기간마다 유동 자본의 투하액이 매우 심한 불균등을 보이지만, 자본의 환류는 자연 조건으로부터 고정된 시기에, 한꺼번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업 규모가 동일하고, 투하되는 유동 자본의 크기가 동등하더라도, 유동 자본은 연속적인 노동 기간을 가진 기업에 비해 대량으로, 일시에, 장기간에 걸쳐 투하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 고정 자본의 수명과 그것이 실제로 생산적으로 기능하는 기간 사이의 차이도 더욱 현저하다. 노동 기간과 생산 시간 사이의 차이로 인해 고정 자본의 사용 기간은 길거나 짧은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중단된다. 예컨대, 농업에서 역축, 농구, 기계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 고정 자본이 역축으로 구성될 경우, 작업하는 기간이나 작업하지 않는 기간이나 사료 등에 대한 동일하거나 거의 동일한 지출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생명이 없는 노동 수단의 경우에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일정한 가치 감소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생산물은 일반적으로 비싸진다. 이는 생산물로의 가치 이전이 고정 자본이 기능하는 시간으로가 아니라 그것이 가치를 상실하는 시간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 부문에서 고정 자본의 유휴 상태는, 경상비 지출 여부와 관계없이, 고정 자본의 원활한 사용 조건을 형성한다. 이는 방적업에서 일정한 양의 면화 손실(낙면)이 일반적인 조건을 이루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어떤 노동 과정에서든 일반적인 기술적 조건 아래에서 불가피하게 비생산적으로 지출되는 노동력은 생산적인 노동력과 동일하게 계산된다. 노동 수단, 원료, 노동력의 비생산적 지출을 감소시키는 일체의 개량은 생산물의 가치 또한 감소시킨다.

 

농업에서는 노동 기간이 비교적 길며, 노동 기간과 생산 시간 사이의 차이 또한 크다. 이에 대해 호지스킨은 다음과 같이 적절히 지적한다.

 

농업에서 생산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그는 노동 기간과 생산 시간을 구분하지 않음)과 다른 산업 부문에서 필요한 시간 간의 차이는 농민의 심한 종속을 초래하는 주된 원인이다. 농민은 1년 이내의 짧은 기간에는 자신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전체 기간 동안 농민은 제화업자, 재봉업자, 대장장이, 마차 제조업자 및 기타 생산자들(이들은 자기들이 사용할 것이 아닌 생산물을 며칠 또는 몇 주일 만에 만들 수 있음)에게 빚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자연적 사정과 더불어 농업 노동보다 다른 산업 부문 노동이 생산하는 부()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사정으로 인해, 토지 소유자들은 (전국의 토지를 독점하고 게다가 입법권까지 독점했음에도) 그들 자신과 그들의 하인인 차지 농업가들이 국내에서 가장 종속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호지스킨,대중 경제학, 런던, 1827: 147, 주석].

 

생산물을 다각화하여 연중 각종 수확을 거두고, 나아가, 임금과 노동 수단에 대한 지출을 연간 더욱 균등하게 배분하며, 회전 시간을 단축시키는 모든 방법은 임금, 비료, 종자 등으로 생산에 지출되는 유동 자본의 증대를 요구한다. 이는 휴경지를 두는 삼포농법에서 휴경지가 없는 돌려짓기(윤작)’ 농법으로 전환하는 경우와 같다. 플랑드르 지역에서 사이짓기(간작)’ 농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이짓기에서는 근채류를 재배한다. 동일 경지에 처음에는 인간의 수요 충족을 위한 곡물, 아마, 유채를 심어 수확하고, 이후에는 가축 사육을 위한 근채류를 심는다. 이 방식은 뿔 달린 가축(유각 가축)을 축사에 가두어 둘 수 있어 다량의 퇴비를 얻게 되므로, 이는 돌려짓기의 근간이 된다. 모래땅 지역에서는 경작 면적의 1/3 이상에 사이짓기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지 면적이 1/3가량 확대된 효과가 나타난다.’

 

근채류 외에도 클로버 및 기타 사료 작물 또한 재배된다.

 

농경은 이와 같이 원예 수준으로까지 발달하려면 비교적 다액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영국에서는 헥타르당 투자액이 250프랑으로 계산되지만, 플랑드르 농민들은 헥타르당 500프랑의 투자도 아마 너무 적다고 여길 것이다.’

 

[라벨레,벨기에 농촌 경제론, 브뤼셀, 1863: 59, 60, 63].

 

마지막으로, 조림업을 살펴보자.

 

목재 생산은 기타 대다수 생산과 본질적으로 구별된다. 이는 목재 생산에서 자연력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며, 자연적 성장기에는 인간력이나 자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삼림이 인공적으로 육성되는 경우에도 인간력과 자본력의 소비는 자연력의 작용에 비하면 미미하다. 더욱이, 곡식이 자라지 않거나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토지나 장소에서도 삼림은 잘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조림을 정규적인 투자 영역으로 경영하려면 곡물 재배보다 더 큰 면적을 요구한다. 이는 작은 면적에서는 적절한 삼림 관리 방법(: 벌채)을 시행하기 어렵고, 부수입이 거의 상실되며, 삼림 보호가 곤란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또한 그 생산 과정은 매우 장기간에 걸치며, 사적 경영의 계획 한계를 넘고, 인간의 일생을 초과하는 경우까지 있다. 임지 확보를 위해 투하되는 자본 (공동체적 생산에서는 불필요하며, 공동체가 조림을 위해 농경지와 목축지로부터 얼마만큼의 토지를 할애할 수 있는지만 문제됨)은 긴 시일이 경과한 뒤에야 비로소 의미 있는 결실을 가져오며, 그 회전은 부분적으로만 진행된다. 특수한 목재를 생산하는 경우, 완전한 회전은 150년이나 걸리는 것들이 많다. 더욱이, 목재 생산이 수지 타산이 맞으려면 매년 목재 생산량의 10배 내지 40배에 달하는 입목을 보유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도의 다른 수입이 없고, 광대한 면적의 삼림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삼림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58].

 

생산 시간(상대적으로 짧은 노동 기간을 포함하는)의 장기성과 그에 따른 회전 시간의 연장이라는 사정 때문에 조림은 사적 생산, 나아가, 자본주의적 생산 (개별 자본가 대신 결합된 자본가가 등장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사적 경영임)에는 부적합하다. 농업과 산업 일반의 발전은 오래전부터 삼림을 파괴하는 작용을 해 왔으며, 이에 비하면 그 발전이 거꾸로 삼림의 보존이나 복구에 기여한 일체의 공헌은 전적으로 미미하다.

 

키르히호프로부터 위 인용문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구절은 더욱이, 목재 생산이 수지 타산이 맞으려면 매년 목재 생산량의 10배 내지 40배에 달하는 입목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회전이 10년 내지 40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1회 진행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축산업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축 무리 (가축 재고)의 일부는 매년 생산물로 판매되지만, 다른 부분은 생산 과정에 잔존한다. 이 경우, 매년 회전하는 것은 자본의 일부에 불과하며, 이는 고정 자본 (기계, 역축 등)의 경우와 동일하다. 가축 무리에 투하된 자본은 장기간 생산 과정에 고정되어 있는 자본이며, 따라서 총자본의 회전을 연장시키지만, 범주상 의미에서 고정 자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언급되는 재고 (일정한 양의 자라고 있는 입목 또는 가축 등)는 상대적인 의미에서 생산 과정 내 노동 대상이자 노동 재료로 존재한다. 일반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이들의 재생산의 자연적 조건에 따라 이 재고의 상당 부분이 이 형태로 존재해야만 한다.

 

회전에 이와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종류의 재고가 존재한다. 이 재고는 단지 잠재적 생산 자본을 구성할 뿐이지만, 농업의 성질상 다소 대량으로 퇴적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생산에 투하되어 있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점진적으로만 실질적인 생산 과정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속하는 예로는 밭으로 옮겨지기 전의 퇴비나, 가축 생산에 투입되는 곡물, 건초 등 사료용 재고를 들 수 있다.

 

운영 자본의 상당 부분은 해당 기업의 재고에 묻혀 있다. 이 재고는 보존에 필요한 예방 대책을 적절히 이행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가치를 상실할 수 있으며, 심지어 관리 소홀로 인해 생산물 재고의 일부가 완전히 상실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점에서는 특히 창고, 사료 창고, 곡물 창고, 지하 저장소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창고는 언제나 적절히 폐쇄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청결과 환기가 보장되어야 한다. 곡물과 기타 저장 작물들은 때때로 완전히 뒤집어 주어야 하며, 감자와 무는 서리, , 부패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되어야 한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292].

 

자기 자신의 사료 필요량, 특히 가축 사육을 위한 자체적인 필요량을 산정할 때에는 생산물과 그 사용 목적을 고려해야 하며, 일반적 필요 충족 외에 뜻밖의 경우를 대비하여 상당한 재고를 남겨둘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자체 생산물만으로는 필요량을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다른 생산물(대용품)로 이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지, 또는 최소한 이 부족분을 대신할 다른 생산물을 더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지 먼저 검토해야 한다. 예컨대, 건초가 부족할 경우, 근채류에 짚을 섞은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종 생산물의 실물 가치와 시장 가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에 따라 소비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귀리는 비싼데, 완두와 호밀이 비교적 저렴하다면, 귀리의 일부 대신 완두 또는 호밀을 말에게 주고, 남는 귀리를 판매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300].

 

재고 형성에 대한 고찰 (2권 제621)에서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잠재적 생산 자본의 크거나 작은 양이 필수적이다. 이는 생산 과정에 점차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생산을 위해 예정된 생산 수단이 크거나 작은 양으로 저장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곳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일정한 규모의 자본주의적 기업에서 이 생산용 재고의 크기는 그것의 갱신이 곤란한 정도, 구입 시장의 상대적 거리, 운수 교통 수단의 발전 등에 달려있다. 이 모든 사정은 생산용 재고의 형태로 있어야 할 자본의 최소한에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자본이 투하되어야 할 기간과 일시에 투하되어야 할 자본량의 크기에도 영향을 준다. 이 자본량의 크기 (이는 또한 회전에도 영향을 미침)는 유동 자본이 생산용 재고의 형태로 단순히 잠재적 생산 자본으로 묶여 있는 기간의 장단으로부터 결정된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정체 자체가 급속한 갱신 잠재력의 크기나 시장 조건 등에 달려 있는 한, 이 정체는 유통 시간, 곧 유통 영역에 속하는 사정들로부터 생긴다.

 

손도구, , 광주리, 밧줄, 차바퀴 기름, 못 등 모든 비품 및 부속품은 신속한 근거리 조달 기회가 적을수록, 필요 시 즉시 보충할 수 있도록 재고를 더욱 많이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매년 겨울에는 모든 재고품을 면밀히 검사하고, 보충이나 수리가 필요하면 즉시 조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품 충족을 위해 보유해야 할 재고의 규모는 주로 지방 사정에 달려있다. 수공업자나 상점이 가까이 없는 곳은 인근에 있는 곳에 비해 더 많은 재고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 기타 조건이 동일할 경우, 필요한 재고를 비교적 대량으로 일시에 구매하면 (적절한 구입 시기를 선택한다는 전제하에)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하는 이득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유동 자본에서 그만큼 큰 금액을 유출시키며, 기업이 이 금액을 항상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301].

 

생산 시간과 노동 기간의 차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여러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

 

유동 자본은,

 

· 구두골 제조: 진정한 노동 과정에 진입하기 전에 생산 시간에 존재할 수 있다.

 

· 포도주, 곡물 종자: 진정한 노동 과정을 거친 후에 생산 시간에 있을 수도 있다.

 

· 농경, 조림업: 생산 시간이 노동 기간으로 인해 때때로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 조림업과 축산업: 유통할 수 있는 생산물의 대부분이 실제로 생산 과정에 통합되어 있고, 극히 적은 부분만 해마다 유통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유동 자본이 잠재적 생산 자본의 형태로 투하되어야 할 기간의 장단, 따라서 한꺼번에 투하되어야 할 자본량의 크기는, 부분적으로는 생산 과정의 종류 (농업)로부터 결정되며, 부분적으로는 시장의 인접성 여부 등 유통 영역에 속하는 사정들에 달려있다.

 

노동 기간과 일치하지 않는 생산 시간을 노동 기간과 동일시하려는 시도 (이 시도 자체는 또한 가치 이론의 잘못된 적용에서 비롯됨)가 매컬록, 제임스 밀 등으로 하여금 얼마나 불합리한 이론을 낳게 했는지는 나중에 보게 될 것이다. (잉여 가치 학설사20장에서 자세히 설명).

 

우리가 이전에 고찰한 회전 순환은 생산 과정에 투하된 고정 자본의 내구성으로부터 결정된다. 그런데 이 회전 순환은 수년이 걸리는 것이므로, 그것은 또한 고정 자본의 일련의 연간 회전들 또는 1년 안에 반복되는 회전들을 포괄한다.

 

농업에서 이러한 회전 순환은 돌려짓기 농법으로 나타난다.

 

차지 기간은 채택된 윤작 주기를 완전히 이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짧아서는 안 되며, 따라서 삼포농법의 경우 최소 3, 6, 9년 등으로 설정된다. 휴경지를 포함하는 삼포농법을 가정하면, 경지는 6년 동안 4회만 경작되며, 경작 연도에는 겨울 곡물과 여름 곡물을 윤작하고, 토양 성질에 따라 밀과 호밀, 또는 보리와 귀리를 돌려짓기한다. 동일 토지라도 곡물 종류에 따른 수확량, 가치, 판매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경지의 수익은 경작 연도 및 윤작 주기의 전반 (최초의 3)과 후반에 따라 변동된다. 풍작·흉작은 토질뿐 아니라 기후에 의존하며, 가격은 다양한 조건에 달려있으므로, 단일 윤작 기간의 평균 수익조차 전반과 후반이 동등하지 않다. 따라서 6년에 걸친 윤작 기간 전체의 평균 연 수확량과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경지 수익을 산출해야 총수익을 파악할 수 있으며, 기간을 절반으로 계산하면 연간 평균치가 상이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삼포농법의 경우 차지 기간은 최소 6년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차지 농업가와 지주 모두에게 더 바람직한 일은 차지 기간을 윤작 주기의 몇 배, 곧 삼포농법은 12, 18년 이상, 칠포농업은 14, 28년 등으로 계약하는 것이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117-118].

 

(엥겔스: 원고에 영국의 돌려짓기 농법. 여기에 뜻풀이를 달 것이라는 지적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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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노동 기간

 

노동일 길이가 동일하며 매일 10시간의 노동 과정이 진행되는 두 생산 부문, 곧 면방작업과 기관차 제조업을 살펴보자. 면방작업의 경우, 생산물인 면사는 분할할 수 있으며, 매일 또는 매주 일정한 양의 완성 생산물이 공급된다. 이 생산 공정은 매일 또는 매주 새롭게 개시된다. 반면, 기관차 제조업에서는 완성 생산물인 기관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최대 3개월의 노동 과정이 요구된다. 이 노동 과정은 수많은 하루 노동 과정이 연속적으로 결합되어 전개되며,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장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하나의 완성 생산물을 산출한다.

 

일일 노동 과정의 길이는 두 부문에서 동일할지라도, 생산 행위의 길이, , 생산물을 완성하여 상품으로 시장에 내보내고 생산 자본이 상품 자본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반복 노동 과정의 총 지속 시간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며, 두 생산 부문에서 이들 자본이 동일한 비율로 사용된다 해도 여전히 존속한다. 이러한 생산 행위의 길이 차이는 상이한 생산 부문 사이뿐만 아니라, 동일한 생산 부문 내에서도 공급되어야 할 생산물의 규모에 따라 발생한다. 일반 주택은 대공장보다 짧은 노동 과정을 요구하며, 기관차 제조는 3개월이 필요하지만, 전함 건조는 수년이 소요된다.

 

곡물 생산에는 거의 1, 뿔 달린 가축 생산에는 수년, 조림(造林)에는 12년에서 100년이 걸릴 수 있다. 육로 건설은 2-3개월에 완성되나, 철도 부설은 수년을 요구한다. 보통 융단은 1주일에 완성되지만, 고블랭 태피스트리(프랑스의 정교한 융단) 등은 수년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생산 행위에 소요되는 시간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생산 행위의 지속 시간 차이는 투자액이 동등한 경우, 자본의 회전 속도 차이, 곧 주어진 자본액의 투자 기간 차이를 필연적으로 초래한다. 방적 공장과 기관차 제조 공장에서 주간 투하 자본의 규모, 불변 자본 대 가변 자본 분할, 그리고 고정적 구성 부분 대 유동적 구성 부분의 분할이 각각 동일하며, 노동일의 길이와 필요 노동 대 잉여 노동으로의 분할 또한 동등하다고 가정한다. 또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을 제거하기 위해, 면사와 기관차는 주문에 의해 제조되며, 완성 생산물 인도와 동시에 대금이 지불된다고 전제한다.

 

방적 공장주는 1주일 후 완성된 면사 인도 시 투하된 유동 자본을 회수하고, 면사 가치에 포함된 고정 자본 마멸분까지 보전 받는다 (잉여 가치 제외). 그의 자본은 회전을 완수하며, 동일 자본으로 새로운 순환을 즉시 반복할 수 있다. 반면, 기관차 공장주는 3개월 동안 매주 임금과 원료에 새로운 자본을 투하해야 한다. 3개월이 지나 기관차가 인도된 뒤에야 비로소 이 기간 동안 하나의 생산 행위에 점진적으로 투하되었던 유동 자본이 새로운 순환을 개시할 수 있는 형태로 회수된다. 3개월간의 기계 마멸분 보충 역시 이때 이루어진다.

 

전자의 투자는 1주간 투자이나, 후자의 투자는 12주간(3개월간) 투자다. 기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후자는 전자보다 12배 많은 유동 자본을 요구한다. 매주 투하되는 자본액이 방적 공장과 기관차 제조 공장에서 동일하다는 사실은 여기에서 아무런 실질적인 의의를 가지지 못한다. 투하되는 자본의 규모와 무관하게, 전자의 경우 자본은 다만 1주간만 투하되고, 후자의 경우 12주간 투하된다. 이 기관이 경과된 뒤에야 비로소 자본은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거나, 동일 작업을 반복하거나, 또는 다른 종류의 작업을 개시할 수 있다. 이러한 회전 속도의 차이, , 동일한 자본 가치가 새로운 노동 과정이나 가치 증식 과정에 재투입할 수 있기 전에 개별 자본이 투하된 채로 유지되어야 하는 기간의 차이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서 생긴다.

 

기관차나 기타 기계 제작에 100노동일이 걸린다고 가정한다. 기계 제조업 종사 노동자들에게 이 100노동일은 방적업에서와 마찬가지로 분리된 크기를 형성하며, 가정에 따라 100개의 순차적이고 별개인 10시간 노동 과정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생산물인 기계에 대해서는 이 100노동일이 연속적인 크기를 형성하며, 1,000노동 시간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연결된 생산 행위, 1노동일을 이룬다. 필자는 많든 적든 다수의 연결된 노동일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이와 같은 1노동일을 노동 기간이라 부른다.

 

노동일은 노동자가 하루에 노동력을 지출해야 하는, , 하루 동안 작업해야 하는 노동 시간의 길이를 의미한다. 반면, 노동 기간은 특정 생산 부문에서 완성 생산물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연속적으로 연결된 일정한 수의 노동일을 뜻한다. 이 경우, 개별 노동일의 생산물은 단지 부분 생산물에 불과하며, 이 부분 생산물들이 매일 추가 가공되어 길거나 짧은 노동 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비로소 완성된 모습을 취하며 하나의 완성된 사용 가치로 전환된다. 따라서 공황으로 인한 사회적 생산 과정의 중단과 교란이 미치는 영향은 분할될 수 있는 노동 생산물의 경우와 비교적 긴 연결된 생산 기간을 요하는 생산물의 경우 매우 상이하다.

 

분할될 수 있는 생산물의 경우 (: 면사, 석탄), 오늘의 생산이 내일의 새로운 생산으로 연속되지 않는다는 것에 그친다. 그러나 선박, 건물, 철도 등의 경우에서는 사태가 다르다. 이 경우, 노동의 중단은 곧 연결된 생산 행위의 중단을 의미한다. 작업이 더 진행되지 않으면, 그 생산에 이미 소비된 생산 수단과 노동은 쓸모없이 지출된 것이 된다. 작업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중단 기간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의 품질 저하가 생긴다.

 

생산물이 완성될 때까지 고정 자본이 매일 생산물에 이전하는 가치 부분은 노동 기간이 지속되는 전체 기간에 걸쳐 누적된다. 이 지점에서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이 실질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고정 자본은 비교적 장기간 생산 과정에 투하되어 있으며, 아마도 수년에 걸친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는 갱신될 필요가 없다.

 

증기 기관이 그 가치 일부를 매일 면사(불연속적인 노동 과정의 생산물)에다 이전하든, 또는 3개월에 걸쳐 기관차(하나의 연속적인 생산 행위의 생산물)에 이전하든, 이는 증기 기관 구입에 필요한 자본 지출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증기 기관의 가치는 전자의 경우 소량으로, 예컨대 매주마다 환류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더 큰 양으로, 예컨대 매 3개월마다 환류할 뿐이다. 그러나 증기 기관 자체는 두 경우 모두 아마도 20년이 경과한 뒤에야 비로소 갱신된다. 증기 기관의 가치가 생산물의 판매로부터 일부분씩 환류되는 개별 기간이 증기 기관 그 자체의 생존 기간보다 짧은 한, 동일한 증기 기관은 몇 개의 노동 기간에 걸쳐 생산 과정에서 기능을 지속한다.

 

유동 자본의 경우 모습이 다르다. 금주에 구매된 노동력은 당주 내에 투입되어 생산물에 대상화된다. 이 노동력은 주말에 지불되어야 하며, 노동력에 대한 자본 투하는 3개월간 매주 반복된다. 금주의 이 자본 부분 지출이 내주 노동력 구입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 노동력 지불을 위해 매주 새로운 추가 자본이 지출되어야 하며, 따라서 (모든 신용 관계를 제외한다면) 자본가는 임금을 주 단위로 지불할지라도 3개월 동안 임금을 지불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원료 및 보조 재료 등 유동 자본의 다른 구성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노동은 생산물에 점진적으로 누적된다. 노동력에 지출된 가치뿐만 아니라 잉여 가치도 노동 과정 중에 지속적으로 생산물에 이전되지만, 이는 아직 완성된 상품 형태를 갖추지 못하여 유통 능력이 없는 미완성 생산물이다. 원료와 보조 재료로부터 생산물에 차곡차곡 이전되는 자본 가치에 대해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된다.

 

생산물 (또는 요구되는 유용 효과)의 고유한 성질과 그것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 기간의 장단에 따라, 유동 자본(임금, 원료, 보조 재료)의 지속적인 추가 지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유동 자본의 어떤 부분도 아직 유통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지 못하며, 따라서 동일한 작업의 반복에 활용할 수도 없다. 오히려 그 각 부분은 형성되고 있는 생산물의 구성 부분으로 생산 영역 안에 계속 고정되며, 생산 자본의 형태로 묶이게 된다.

 

회전 시간은 자본의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합계와 같다. 따라서 생산 시간의 연장은 유통 시간의 연장과 마찬가지로 자본의 회전 속도를 감소시킨다. 그러나 현재 논의에서는 다음 두 가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로, 생산 영역 내 체류 연장: 최초 1주일 동안 노동력 및 원료 등에 투하된 자본은, 고정 자본에서 생산물로 이전되는 가치 부분과 마찬가지로, 3개월이라는 기간 전체에 걸쳐 생산 영역에 얽매여 있으며, 아직 형성 중인 미완성 생산물에 합쳐져 있으므로, 상품으로 유통에 투입될 수 없다.

 

둘째로, 연속적 추가 자본 투하: 생산 행위에 필요한 노동 기간이 3개월 동안 지속되고, 사실상 하나의 연결된 노동 과정을 이루기 때문에, 끊임없이 매주 새로운 1회분의 유동 자본이 이전 투하된 자본에 추가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순차적으로 투하되는 추가 자본의 양은 노동 기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우리는 앞서 면방적업과 기계 제조업에 매주 투하되는 자본액이 같고, 이 자본들이 불변 자본 대 가변 자본, 그리고 고정 자본 대 유동 자본으로 동등한 비율로 분할되어 있으며, 노동일의 길이 역시 동일하다고, , 노동 기간의 길이를 제외한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하였다. 최초 1주일 동안 투자액 규모는 두 부문에서 같지만, 방적업자의 생산물은 판매될 수 있으며, 그 대금으로 새로운 노동력과 원료 등이 구매될 수 있다.

 

노동 기간의 길이를 제외한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최초 1주일 동안의 투자액 규모는 두 부문에서 같으나, 방적업자의 생산물은 판매되어 대금이 회수되면서 동일 규모의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 반면, 기계 제조업자는 3개월이 경과하여 생산물이 완성된 뒤에야 비로소 최초 1주일간 지출된 유동 자본을 화폐로 재전환하여 새로운 작업에 투입할 수 있다. 따라서 첫째, 동일한 자본 투자액의 환류에 차이가 발생한다. 둘째, 3개월 동안 사용된 생산 자본액의 크기는 동등할지라도, 자본 투자액의 크기는 두 부문에서 현저하게 상이하다. 이는 전자의 경우, 동일 자본이 신속하게 갱신되어 동일 작업을 즉시 반복할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 비교적 완만하게 갱신되며, 갱신 시점까지는 이전에 투하된 자본량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본량이 추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동 과정의 길이에 따라 자본의 일정한 부분들이 갱신되는 시간의 길이, 곧 자본이 투하되는 시간의 길이가 상이하며, (매일 또는 매주 사용되는 자본의 크기가 동일하다고 해도) 투하되어야 할 자본량 역시 상이하다. 이러한 사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 다음 장에서 고찰될 경우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본의 투하 기간의 길이는 증대하더라도, 투하되어야 할 자본의 양은 이 기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증대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포도주 생산). 이 경우, 자본은 더 오랜 기간 투하되지 않으면 안 되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양의 자본이 생산 자본의 형태로 묶이게 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덜 발전한 단계에서는 긴 노동 기간,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다액의 투자를 요구하는 사업들은, 특히 그 규모가 거대하여야만 수행될 수 있는 경우, 전혀 자본주의적 방식으로는 건설되지 않았다. 예컨대, 도로나 운하 등은 공동체 또는 국가의 비용으로 건설되었으며 (노동력은 과거에 대개 강제 노동에 의존), 또는 제조에 비교적 긴 노동 기간이 필요한 생산물은 매우 적은 부분만이 자본가 자신의 자금력으로 제조된다. 가령, 가옥 건축에서는 해당 가옥의 소유자가 될 개인은 건축업자에게 선금을 계속 지불하므로, 사실상 그는 가옥 생산 과정이 진행되는 정도에 따라 그것의 대가를 일부분씩 지불하는 셈이다.

 

발전된 자본주의 시대에는 한편으로 거액의 자본이 개개인의 수중에 집적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 자본가와 결합된 자본가(주식 회사)가 출현하며 동시에 신용 제도가 발달하였다. 이러한 시대에는 자본주의적 건축업자가 개개인의 주문으로부터 건축을 진행하는 것은 이미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 그는 시장을 목표로 연립 주택들과 도시의 구역 전체를 건설하는 것을 사업으로 삼으며, 이는 개별 자본가가 청부업자로 철도를 부설하는 것을 사업으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런던 가옥 건축에 대한 자본주의적 생산의 변혁 양상은 1857년 은행 위원회에서 한 건축업자의 진술에서 알 수 있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젊었을 당시 가옥은 대개 주문으로 건축되었고, 대금은 건축의 일정 단계가 완료됨에 따라 분할 지불되었다. 투기적 건축은 거의 없었으며, 있었다면 주로 노동자들을 규칙적으로 고용하고, 묶여두기 위한 목적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모든 것이 변화했으며, 주문에 의한 건축은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새 가옥이 필요한 사람은 투기적으로 건축된 것 또는 아직 건축 중에 있는 것들 중에서 가옥을 구한다. 건축업자는 더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삼지 않고, 시장을 대상으로 일한다. 그는 다른 모든 산업가와 마찬가지로 판매하기 위한 완성품을 갖추어야 한다. 종래에는 건축업자가 아마 3-4채의 가옥을 동시에 투기적으로 건축했지만, 이제는 광대한 대지를 구매하고 (유럽 대륙 기준으로는 대개 99년 기한으로 임차하고), 그 위에 100채 내지 200채에 이르는 가옥을 건축하여 자기 자금력의 20배 내지 50배 달하는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자금은 저당 설정으로부터 조달되며, 개별 가옥 건축이 진행되는 정도에 따라 돈이 건축업자에게 들어온다. 공황이 닥쳐 선금의 지불이 정지되면 사업 전체가 파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선의 경우, 가옥은 경기가 호전될 때까지 미완성 상태로 남으며, 최악의 경우, 경매에 부쳐져 반값으로 매각된다. 오늘날에는 투기적이고 대규모의 건축이 아니고서는 어떤 건축업자도 살아남을 수 없다. 건축 자체의 이윤은 미미하며, 주된 이윤의 원천은 지대의 상승과 대지의 교묘한 선택 및 활용에 있다.

 

벨그라비아, 타이버니아 (런던 중심지)의 거의 모든 가옥과 런던 주변의 수많은 별장은 가옥 수요를 예상한 이러한 투기로부터 건설되었다. (은행법 특별 위원회 보고서, 1, 1857, 증언록, 질문: 5,413-5,418, 5,435-5,436호 요약).

 

노동 기간이 매우 길고 그 규모가 큰 사업을 완전히 자본주의적 생산에 적합하게 수행하는 것은, 자본의 집적이 이미 고도로 진전되고, 신용 제도의 발전이 자본가에게 자기 자본이 아닌 타인의 자본을 빌려 그것을 걸고 모험해 볼 수 있는 수월한 방법을 제공하게 될 때 이루어진다. 그러나 생산에 투하되는 자본이 그 사용자의 소유인지 아닌지에 대한 사정은 자본의 회전 속도나 회전 시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협업, 분업, 기계 사용과 같이 개별 노동일의 생산물을 증대시키는 조건들은 동시에 연결된 생산 행위의 노동 시간을 단축시킨다. 기계는 가옥이나 교량 등의 축조 시간을 단축시키며, 수확기·탈곡기 등은 익은 곡물을 완성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노동 시간을 줄인다. 조선 기술의 개량은 선박의 속력을 증대시켜 해운업에 투하된 자본의 회전 시간을 단축시킨다. 그러나 노동 기간, 따라서 유동 자본의 투하 기간을 단축시키는 이러한 개량들은 대개 고정 자본의 투하 증가와 결부된다.

 

다른 한편으로, 특정 생산 부문에서는 협업의 확대만으로도 노동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철도의 완성은 대규모 노동자를 동원하여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공사에 착수하면서 단축된다. 이 경우, 회전 시간은 투하 자본의 증대로부터 단축된다. , 더 많은 생산 수단과 노동력이 자본가의 지휘 아래에 결합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노동 기간의 단축은 대개 단기간에 투하되는 자본의 증대와 결부되며, 투하 기간이 단축되는 정도에 따라 투하 자본의 양 역시 증대된다.

 

여기에서 상기해야 할 핵심은 사회적 총자본의 현존량보다는 오히려 생산 수단 및 생활 수단에 대한 지배력이 어느 정도로 분산 또는 개별 자본가의 수중에 결집되어 있는지, 곧 자본의 집적 규모가 어느 정도에 달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신용이 한 개인에게 자본의 집적을 매개·촉진·강화하는 한, 이는 노동 기간 및 회전 시간의 단축에 기여한다. , 노동 기간이 연속적이든 불연속적이든 간에, 특정 자연적 조건들로부터 규정되는 생산 부문들에서는 상기 수단들로는 어떤 단축도 발생할 수 없다.

 

더 빠른 회전이라는 개념은 곡물 생산에는 적용될 수 없다. 여기서는 연간 1회전만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축산업에 관하여 말하자면, 우리는 2-3년생 양이나 4-5년생 황소의 회전을 어떻게 촉진할 수 있을지 묻게 된다.’

 

[구드,정치·농업·상업상의 오류, 런던 1866: 325].

 

조세, 지대 등과 같은 결정된 지불을 위해 더 일찍 현금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가축이 경제적 적정 연령에 달하기 전에 팔려 도살되면 (이는 농업에 큰 손해를 주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으로, 육류 가격의 상승를 초래한다.

 

곡물 가격의 불확실성과 낮은 수준으로 말미암아 궁핍해진 (종전에 주로 여름에는 중부 지방 목장에, 겨울에는 동부 지방 축사에 가축을 공급하려고 사육하던) 차지농들은 버터와 치즈의 높은 가격에서 이득을 얻는 것을 선호한다. 그들은 경상비를 지불하기 위해 버터를 매주 시장에 출하한다. 또한 치즈에 대해서는 중매인으로부터 선대를 받는데, 중매인은 치즈가 운반될 수 있는 즉시 가져가며, 가격은 임의로 결정한다.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농업이 경제학 원칙으로 규제되므로, 종전에는 낙농 지방으로부터 사육을 위해 남부로 이송되었던 송아지들이, 지금은 버밍엄, 맨체스터, 리버풀 등 인접 대도시의 도살장에서 대량으로 도살되고 있으며, 때로는 생후 7일 내지 10일밖에 되지 않은 송아지도 포함된다. 엿기름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다면, 차지 농업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얻어 어린 가축을 더 나이를 먹고 체중이 증대될 때까지 계속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젖소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송아지를 기르는 데 젖 대신 엿기름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며, 현행의 놀랄 만한 어린 가축 부족을 상당 부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소규모 차지 농업가들에게 송아지를 기를 것을 권고하면, 그들은 다음과 같이 답할 것이다: “젖을 먹여 기르면 수지가 맞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첫째, 돈을 지출해야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둘째, 우리는 이 돈을 회수할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지만, 낙농업에서는 곧 회수된다.’

 

[구드,정치·농업·상업상의 오류: 11-12].

 

회전의 연장이 영국의 소규모 차지 농업가들에게 이러한 결과를 발생시킨다면, 그것이 대륙의 소농민들에게는 어떤 혼란을 일으킬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노동 기간의 길이(, 유통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기간)에 상응하여, 고정 자본에서 생산물로 이전되는 가치 부분은 점진적으로 누적되며, 이 가치 부분의 환류는 지연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연은 고정 자본의 새로운 투하를 일으키지 않는다. 기계는 마멸분의 보충분이 화폐 형태로 환류되는 속도와 관계없이 생산 과정에서 계속 작동한다. 반면, 유동 자본의 경우에는 전개가 다르다. 이 경우, 자본은 노동 기간의 길이에 비례하여 묶여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자본이 임금, 원료, 보조 재료에 계속 투하되어야 한다. 따라서 환류의 지연은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에 상이한 영향을 미친다.

 

고정 자본은 환류가 빠르든 느리든 계속 기능한다. 그러나 환류가 지연되는 경우, 유동 자본은 아직 완성되지 않아 판매될 수 없는 미완성 생산물의 형태 또는 판매되지 않은 상품의 형태로 묶이게 되거나, 또는 현물 형태로 갱신하기 위한 추가 자본이 없을 경우에는 기능을 중단하게 된다.

 

농민은 굶주리고 있는데 그의 가축은 살찌고 있다. 비가 많이 와서 목초는 무성하게 자랐다. 인도의 농민은 자기의 살찐 황소 곁에서 굶어 죽을 것이다. 미신의 가르침은 개개인에 대해서는 가혹하나 사회를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역축의 유지는 농경의 진행을 보장하며, 따라서 장래의 생계와 부의 원천을 보장한다. 인도에서는 황소를 보충하기보다 사람을 보충하기가 더 쉽다고 하는 말이 가혹하고 비참하게 들릴 수 있으나 그것은 사실이다.’

 

[동인도(마드리스와 오리사의 기근) , 1867. 4: 44].

 

이것을마누 법전의 다음 구절과 비교해 보라:

 

승려나 암소를 유지하기 위한 무보수의 헌신은, 천하게 태어난 종족들의 더없는 행복을 보장해 준다.’

 

[마누법전: 1062].

 

5년이 경과하기 전에는 5년생 동물을 시장에 공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정한 한계 내에서는 사육 방식을 변경하면서 동물을 더 짧은 시간에 그것의 용도에 따라 길러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베이크웰이 달성한 바이다. 종래 영국의 양은, 1855년까지 프랑스의 양이 그러했듯이, 4년 또는 5년이 되기 전에는 도살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베이크웰의 방법에 따르면 1년생의 양도 이미 비대해지며, 아무리 늦어도 2년 안에는 완전히 성숙한다. 베이크웰은 세심한 선별로부터 양의 골격을 그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축소시켰다. 그의 양은 뉴 레스터라고 불렸다.

 

사육자는 종전에 한 마리의 양을 길러낸 시간에, 이제는 세 마리의 양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그 양은 키는 더 크지 않지만, 살을 매우 많이 제공하는 부분들이 더욱 넓고, 더욱 둥글고, 더욱 크게 발달하고 있다. 뼈는 자기를 겨우 지탱할 만큼만 있으며, 거의 전체 중량이 고기 덩어리다.’

 

[라베르뉴,잉글랜드의 농촌 경제, 1855: 20].

 

노동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들이 적용될 수 있는 정도는 산업 부문별로 매우 상이하며, 따라서 이 방법들로부터 노동 기간의 길이가 균등화되지는 않는다. 위의 예에서, 새로운 공작 기계의 사용으로부터 기관차 한 대의 제조에 필요한 노동 기간은 실제적으로는 단축될 수 있다. 그러나 방적업에서 과정들의 개량으로부터 매일 또는 매주 생산되는 완성 생산물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기관차 제조업의 노동 기간은 방적업의 그것과 비교하여 볼 때, 상대적으로는 증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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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이론: 리카도


리카도에게 있어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은 가치 법칙의 예외를 해명하는 데 국한된다. 이 예외는 임금률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며, 해당 내용은 제3권 제11장에서 논의한다그러나 기본적 불명료성은 다음과 같은 대조 속에서 이미 드러난다.


고정 자본의 내구성 차이와 두 자본이 결합되는 비율의 다양성.’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2-93].

 

이러한 두 종류의 자본에 관하여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답한다.

 

노동을 유지하는 자본과 도구, 기계 , 건물에 투하된 자본의 비율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2].


따라서 고정 자본은 노동 수단과, 유동 자본은 노동에 투하된 자본과 같다.

 

노동을 유지할 자본이라는 표현은 이미 스미스에게 물려받은 오류다. 이는 한편으로 유동 자본을 가변 자본, , 생산 자본 중 노동에 투하된 부분과 혼동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대비가 가치 증식 과정에서 도출된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이 아닌, 유통 과정에서 도출된 것(오래된 스미스 식 혼란)이라는 점에서 이중으로 그릇된 관념을 일으킨다.

 

첫째로, 고정 자본의 내구성 차이와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으로 이루어진 자본 구성의 다양성이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러나 후자의 차이는 잉여 가치 생산의 차이를 규정하는 반면, 전자의 차이는 가치 증식 과정에서 생산 수단의 가치가 생산물로 이전되는 방식, 그리고 유통 과정에서 투하 자본의 갱신 기간 또는 투하되어 있는 시간에 관련된다.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내적 원리(메커니즘)를 배제하고 나타난 현상만을 고찰할 경우, 이 두 차이는 실제로 동등하다. 그 이유는 사회적 잉여 가치가 각 생산 분야의 투하 자본 사이에 분배되어 일반 이윤율이 균등화되고 가치가 생산 가격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본 투하 기간의 차이(: 고정 자본 수명의 차이)와 자본 유기적 구성의 차이(따라서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유통 차이)가 비슷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3권 제2편 참조)

 

둘째로, 유통 과정의 관점에서는 노동 수단과 고정 자본이 한편에, 노동 재료와 임금, 곧 유동 자본이 다른 한편에 놓인다. 이와 반대로, 노동 과정 및 가치 증식 관점에서는 생산 수단(노동 수단과 노동 재료), 곧 불변 자본이 한편에, 노동력, 곧 가변 자본이 다른 한편에 위치한다.

 

자본의 유기적 구성(자본1권 제252)에 관하여, 동일 가치량의 불변 자본이 다량의 노동 수단과 소량의 노동 재료로 구성되든, 그 역으로 구성되든 전혀 무관하다. 모든 것은 생산 수단에 투하된 자본과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사이의 비율에 의존한다. 이와 반대로, 유통 과정의 관점, 곧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차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일정한 가치량의 유동 자본이 노동 재료와 임금으로 어떤 비율로 분할되든 역시 무관하다.

 

하나의 관점에서는 노동 재료가 노동 수단과 같은 범주에 속하여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가치에 대립한다. 다른 한편의 관점에서는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이 노동 재료에 투하된 자본 부분과 같은 부류가 되어 노동 수단에 투하된 자본 부분에 대립한다. 이러한 이유로, 리카도의 논의에서는 노동 재료(원료 및 보조 재료)에 투하된 자본 가치 부분이 어느 쪽에도 나타나지 않으며 완전히 소실된다.

 

해당 가치 부분은 고정 자본 편에 속하기 어렵다. 이는 유통 방식 측면에서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과 전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동 자본 편에 소속시킬 수도 없다. 그렇게 한다면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대립을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대립과 동일시하는 가정, 곧 스미스로부터 계승되어 리카도의 저술에서도 은연중에 유지된 가정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카도는 강한 이론적 본능으로 이 사실을 파악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결과적으로, 이 자본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게 된다. 경제학에서 자본가가 임금을 선대하며, 이 선대 기간은 임금 지불 주기(매주, 매월, 3개월)에 따라 상이하다고 논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 반대다. 노동자가 지불 주기에 따라 1, 1개월, 또는 3개월간 자신의 노동을 자본가에게 선대하는 것이다.

 

자본가가 임금을 후불하지 않고 노동력을 구매한다고 가정한다면, 1일분, 1주일분, 1개월분, 3개월분의 임금을 선불하는 경우에 비로소 이 기간의 선대를 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자본가는 노동력이 이미 며칠, 몇 주, 또는 몇 개월간 노동을 수행한 뒤에 지불한다. 따라서 경제학이 논하는 것은 자본가적 전도에 불과하며, 노동자가 노동으로 자본가에게 제공하는 선대가 자본가가 화폐로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선대로 전환되는 셈이다.

 

자본가가 생산물 자체나 그 가치(여기에 포함된 잉여 가치 포함)을 유통에서 회수 또는 실현하는 데 길거나 짧은 시간이 경과하는 것(생산에 필요한 시간 또는 유통에 필요한 시간이 상이함)은 위의 사정을 전혀 변경시키지 않는다.

 

상품의 구매자가 해당 상품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판매자에게 전혀 무관하다. 자본가가 기계 가치 전체를 한꺼번에 선대해야 하지만, 그 가치가 유통에서 점차적으로, 일부분씩 환류한다고 해서 기계를 더 값싸게 입수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면화 가치 전체가 생산물의 가치에 들어가며 생산물 판매로부터 전부 한꺼번에 보충된다고 해서, 자본가가 면화 값을 더 비싸게 지불하는 것도 아니다.


리카도에게 돌아가서,

 

1. 가변 자본의 특징은 자본의 주어진(불변적인) 일정 부분, 곧 주어진 가치액(노동력 가치와 동등하다고 가정. 임금과 노동력 가치의 실제 크기 차이는 무관함)이 자기 증식적이며 가치 형성적인 힘인 노동력과 교환된다는 점이다. 노동력은 자본가로부터 지불된 가치를 재생산할 뿐 아니라, 잉여 가치(기존에 존재하지 않았고 등가로 구매되지도 않은 가치)를 생산한다.


임금에 투하되는 자본 부분의 가변 자본으로의 특성, 곧 잉여 가치를 창출하는 힘 때문에 불변 자본과 구별되는 특성은, 이 자본 부분이 유통 과정의 관점에서만 고찰되어 노동 수단에 투하되는 고정 자본과 대립되는 유동 자본으로 나타나자마자 소멸된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력에 투하되는 자본 부분이 불변 자본 중 노동 재료에 투하되는 구성 부분과 함께 유동 자본이라는 같은 항목에 들어가, 불변 자본 중 노동 수단에 투하되는 다른 구성 부분과 대립할 때 이미 발생한다.

 

이 경우, 잉여 가치(곧 투하 가치액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본질)는 전적으로 무시된다. 또한 다음 사실도 간과된다. 임금에 투하되는 자본으로부터 생산물에 첨가되는 가치 부분은 새로 생산(따라서 현실적으로 재생산)되지만, 원료로부터 생산물에 첨가되는 가치 부분은 새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물 가치에 유지되고 보존될 뿐이며, 생산물 가치의 구성 부분으로 다시 나타날 따름이다. 유동 자본과 고정 자본을 비교하는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별만이 존재한다.

 

, 상품 생산에 사용된 노동 수단의 가치는 상품 가치에 부분적으로만 들어가며, 따라서 상품 판매로부터 부분적으로만(일부분씩 점차적으로만) 보충된다. 반면, 상품 생산에 사용된 노동력과 노동 대상(원료 등)의 가치는 전부 그 상품에 들어가며, 따라서 그 상품의 판매로부터 전부 보충된다. 이러한 점에서 유통 과정과 관련하여 자본의 일부는 고정 자본으로, 다른 일부는 유동 자본으로 나타난다.


어느 경우든 관심의 대상은 주어진 투하 가치가 생산물로 이전되는 방식과 생산물의 판매로부터 그 투하 가치가 보충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구별은 오로지 가치 이전과 가치 보충이 일부분씩 점차적으로 수행되는지, 아니면 한꺼번에 수행되는지에 있다. 이에 따라 가변 자본과 불변 자본이라는 매우 결정적인 구별은 소멸되고, 결과적으로, 잉여 가치의 형성 및 자본주의적 생산의 전체 비밀, 곧 일정한 가치와 그것이 표현되는 물건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사정들은 알 수 없게 된다.

 

자본의 모든 구성 부분은 오직 유통 방식으로만 구별될 뿐이다(상품의 유통은 당연히 주어진 기존 가치와 관련될 따름이다). 사실상 임금에 투하되는 자본은 원료, 반제품, 보조 재료에 투하되는 자본과 함께, 노동 수단에 투하되는 자본에 대립하여 하나의 특수한 공통적인 유통 방식을 거친다.

 

이로부터 부르주아 경제학이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범주와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범주를 스미스가 혼동한 것을 본능적으로 고집하고, 무비판적으로 한 세기 동안 되풀이해 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부르주아 경제학은 임금에 투하되는 자본 부분을 원료에 투하되는 자본 부분과 전혀 구별하지 않으며, 오직 형식적으로만, , 자본이 생산물로부터 일부분씩 유통되는지, 일시에 유통되는지 하는 점에서만 불변 자본과 구별한다. 이에 따라 자본주의적 생산과 자본주의적 착취의 현실적 운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가 상실된다. 따라서 (투하 가치의 증식이 아니라) 오직 투하 가치의 재현만이 문제로 남는다.

 

리카도가 스미스의 혼동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은 후대 변호론자들이나 스미스 자신의 혼동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리카도가 스미스보다 가치와 잉여 가치를 더 철저하고 날카롭게 전개했으며, 사실상 피상적인 스미스에 반대하여 심오한 스미스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중농주의자들에게는 이러한 혼동이 전혀 없다. 해마다의 투자와 최초의 투자 사이의 구별은 자본(특히 농업 자본)의 상이한 구성 부분의 상이한 재생산 시간에만 관련된다.

 

한편, 잉여 가치 생산에 관한 그들의 견해(농업 노동만이 자연의 도움을 받아 잉여 가치를 생산한다는 주장)는 그들의 이론 중 위의 구별과는 독립적인 부분(사실상 이론의 핵심)을 이룬다. 잉여 가치의 형성은 자본 자체에서 설명되지 않고, 자본의 특정한 생산 분야인 농업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2. 가변 자본 정의에서, 곧 임의의 가치액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데 본질적인 요소는, 자본가가 일정한 주어진(불변적인) 가치량을 가치 형성적인 힘(노동력)과 교환한다는 것, 곧 일정한 가치량을 가치의 생산·자기 증식과 교환한다는 점이다.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화폐로 지불하든, 생활 수단으로 지불하든 이 본질적 정의에는 어떤 변화도 일으나지 않는다. 다만 자본가가 투하하는 가치의 존재 방식만 다를 뿐이다. 전자의 경우 화폐 형태로 존재하여 노동자가 스스로 시장에서 생활 수단을 구매하며, 후자의 경우 생활 수단의 형태로 존재하여 노동자가 이를 직접 소비한다. 발전된 자본주의적 생산은 노동자가 화폐로 지불받는 것을 전제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이 유통 과정으로부터 매개되는 생산 과정(화폐 경제)을 전제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잉여 가치의 창출, 따라서 투하된 가치액의 자본화는 임금(노동력 구입에 지출된 자본)이 화폐 형태인지 현물 형태인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와 가치 형성적인 힘 사이의 교환에, 곧 불변량이 가변량으로 전환하는 것에 달려 있다.


노동 수단의 다소 고정된 성질은 내구성의 정도, 곧 물리적 속성에 의존한다. 노동 수단은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내구성 정도에 따라 더 빨리 또는 더 느리게 마모되며, 그에 따라 더 장기간 또는 더 단기간 고정 자본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노동 수단은 단순히 내구성이라는 물리적 속성 때문에 고정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금속 공장의 원료(: 강철)는 그 가공에 사용되는 기계만큼 내구적이며, 이 기계의 일부 구성 부분들(가죽, 목재 등)보다 내구성이 더 크다.

 

그럼에도 원료로 역할하는 금속은 유동 자본의 일부를 이루며, 아마도 동일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능하는 노동 수단은 고정 자본의 일부를 이룬다. 따라서 동일한 금속이 어떤 경우에는 고정 자본 항목에, 다른 경우에는 유동 자본 항목에 속하는 것은 소재의 물리적 속성이나 마멸성 차이 때문이 아니다. 이 구별은 오히려 그 금속이 생산 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 곧 어떤 경우에는 노동 대상이고, 다른 경우에는 노동 수단인 역할에서 비롯된다.

 

생산 과정에서 노동 수단의 기능은 대체로, 반복되는 노동 과정에서 길거나 짧은 시간에 걸쳐 끊임없이 봉사하는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노동 수단의 기능으로부터 그 소재의 내구성 정도가 예정된다. 그러나 노동 수단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소재의 내구성 자체가 노동 수단을 고정 자본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동일한 소재라도 원료가 되면 유동 자본이 된다. 그리고 상품 자본과 생산 자본의 구별과 유동 자본과 고정 자본의 구별을 혼동하는 경제학자들에게는, 동일한 소재 또는 동일한 기계가 생산물일 때는 유동 자본이며, 노동 수단일 때는 고정 자본으로 간주된다.

 

노동 수단을 만드는 데 쓰이는 내구적인 소재 자체가 노동 수단을 고정 자본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 수단으로의 기능은 비교적 내구적인 소재로 구성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노동 수단 소재의 내구성은 노동 수단의 기능을 위한 하나의 조건이며, 나아가, 노동 수단을 고정 자본으로 만드는 유통 방식의 물질적 기초가 된다. 기타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노동 수단은 소재의 마멸성 대소에 따라 더 낮거나 더 높은 고정성을 획득한다. 그러므로 소재의 마멸성 대소는 고정 자본으로 노동 수단의 자격과 분리될 수 없게끔 뒤얽혀 있다.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을 오직 유동 자본의 관점에서만, 곧 고정 자본과 대립되는 것으로만 고찰하고, 그 결과,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구별을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과 동일시한다면, 다음의 전개가 자연스럽다. 고정 자본의 성격이 노동 수단의 소재적 실체로부터 도출되듯이, 유동 자본의 성격 또한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의 소재적 실체로부터 도출되며, 그 다음에 다시 가변 자본의 소재적 실체로부터 유동 자본을 규정하게 된다.

 

임금으로 투하된 자본의 현실적 소재는 노동 그 자체, 곧 활동하고 있는 가치 형성적인 노동력, 살아있는 노동이다. 자본가는 죽은 대상화된 노동(임금에 해당하는 자본 가치)을 이것과 교환하여 자기 자본에 합쳤으며, 이로부터 비로소 그의 수중에 있는 가치는 자기 증식적인 가치로 전환된다. 그러나 자본가는 이 자기 증식력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이 힘은 노동 수단과 마찬가지로 항상 그의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을 이룰 따름이며, 그가 판매하는 완성 생산물처럼 상품 자본의 구성 부분을 이루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생산 과정의 내부에서는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인 노동 수단이 노동력에 대하여 고정 자본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이는 노동 재료와 보조 재료가 유동 자본으로 노동력과 동일시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동 과정의 관점에서 보면, 노동 수단과 노동 원료는 물적 요소로 인적 요소인 노동력과 대립한다. 가치 증식 과정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는 불변 자본으로 가변 자본인 노동력과 대립한다. 유통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소재적 차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할 수 있을 뿐이다. 가치의 본성(대상화된 노동)과 활동하고 있는 노동력의 본성(자기를 대상화시키고 있는 노동)을 볼 때, 노동력은 기능하는 동안 끊임없이 가치와 잉여 가치를 창출한다. 그리고 노동력 편에서는 운동(가치의 창출)으로 나타나는 것이, 그의 생산물 편에서는 정지된 형태(산출된 가치)로 나타난다.

 

노동력이 작용을 완료하면, 자본은 더 이상 한편의 노동력과 다른 한편의 생산 수단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가치는 이제 생산물에 첨가된 가치(잉여 가치 포함)가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기 위해서는 생산물을 판매하여 얻은 화폐로 끊임없이 새로 노동력을 구매하고 그것을 생산 자본에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될 때,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노동 재료 등에 투하된 자본 부분과 마찬가지로)은 노동 수단에 고정되어 남아 있는 자본에 대립하여 유동 자본의 성격을 띠게 된다.

 

유동 자본이라는 불변 자본의 일부(원료 및 보조 재료)와 공통되는 제2차적 규정이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의 본질적 규정이라고 가정할 경우, 다시 말해, 노동력에 투하된 가치가 노동력의 소비로부터 생산된 생산물에 전부 이전되고(고정 자본처럼 점차적으로 이전되지 않으며), 따라서 이 가치가 생산물의 판매로부터 전부 보충되어야 한다는 것, 임금으로 투하된 자본 부분은 소재적으로 볼 때 활동하고 있는 노동력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자기 임금으로 구매하는 소재적 요소(사회적 상품 자본 중 노동자의 소비로 들어가는 부분인 생활 수단)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 경우, 고정 자본은 비교적 천천히 마멸되고 보충되어야 할 노동 수단으로 구성되며,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은 더 빨리 보충되어야 할 생활 수단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마멸의 빠름과 느림이라는 경계는 곧 사라진다.

 

노동자가 소비하는 음식과 의복, 그가 일하는 건물, 그의 노동을 지원하는 기구는 모두 소모되는 성질을 가진다. 그렇지만, 이들 상이한 자본들이 지탱할 시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곧 증기 기관은 선박보다, 선박은 노동자의 의복보다, 그리고 노동자의 의복은 그가 소비하는 음식보다도 오래 갈 것이다.’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3].

 

리카도는 노동자가 거주하는 가옥, 그의 가구, 나이프·포크·접시 등 소비 기구류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노동 수단과 마찬가지로 내구성을 지닌다. 동일한 물건이나 동일한 종류의 물건이 어떤 경우에는 소비 수단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노동 수단으로 나타난다.

 

리카도가 제시하는 구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자본은 급속히 소모되어 빈번히 재생산될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천천히 소비되는지에 따라 유동 자본 또는 고정 자본 항목으로 분류된다.’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3].


그는 여기에 다음과 같이 주석을 달아 놓는다.

 

이 분류는 본질적인 것이 아니며, 거기에 경계선이 엄밀하게 그어질 수도 없다.’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3].


이로부터 우리는 중농주의자들의 입장으로 돌아간다. 그들에게 해마다의 투자와 최초의 투자 구별은 사용 자본의 소비 시간, 나아가, 상이한 재생산 시간에 따른 구별이었다. 하지만 중농주의자들에게 사회적 생산의 중요한 사태를 표현하고, 케네,경제표가 유통 과정에 관련하여 서술한 이 구별이, 리카도에게는 주관적이며, 그의 말처럼 쓸데없는 구별로 전락할 뿐이다.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이 오직 재생산 시간, 따라서 유통 시간으로만 노동 수단에 투하된 자본 부분과 구별된다면, 그리고 자본의 한 부분은 생활 수단으로, 다른 부분은 노동 수단으로 구성되며, 전자가 내구성으로만 후자와 구별되는데, 심지어 전자가 내구성이 상이한 각종 물건을 포괄하기까지 한다면,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과 생산 수단에 투하된 자본 사이의 일체의 특징적인 구별이 사라져 버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것은 가치에 관한 리카도의 학설과 그의 이윤론(사실상 잉여 가치론)에 완전히 모순된다. 그가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을 고찰한 목적은, 자본 크기가 같더라도 생산 부문에 따라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성비가 달라지며, 이것이 가치 법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특히 임금 등락이 각 부문 생산물 가격에 상이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해명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국한된 연구 범위 내에서조차, 그는 고정 자본·유동 자본을 불변 자본·가변 자본과 혼동하며 매우 큰 오류를 범했고, 사실상 그 연구를 전혀 그릇된 기초에서 시작한 셈이다.

 

(1)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가치 부분을 유동 자본 항목으로 분류하기 위해 유동 자본 자체의 정의가 그릇되게 전개되고 있으며, 특히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을 유동 자본으로 분류하게 하는 사정들이 그릇되게 전개되고 있다. (2)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이 가변 자본이라는 규정과, 이 자본 부분이 (고정 자본에 대립되는) 유동 자본이라는 규정이 혼동되고 있다.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을 유동 자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제2차적 규정이며, 이 규정은 생산 과정에서 이 자본이 지닌 특징적 차이를 제거한다.

 

첫째, 이 규정에서는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과 원료 등에 투하된 자본이 동등한 의의를 갖는다. 이는 불변 자본의 일부를 가변 자본과 동일시하는 분류로, 불변 자본에 대립하는 가변 자본의 특징적 차이를 전혀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노동력에 투하된 자본 부분과 노동 수단에 투하된 자본 부분이 서로 대립하기는 하지만, 이는 두 자본 부분이 전혀 상이한 방식으로 가치 생산에 참가한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자본 부분의 주어진 가치가 오직 상이한 기간에 걸쳐 생산물로 이전된다는 점에 있을 뿐이다.

 

이 모든 경우에 문제로 되는 것은, 상품 생산 과정에 지출된 주어진 가치(임금, 원료 가격, 또는 노동 수단 가격)가 어떻게 생산물로 이전되고, 따라서 또 생산물로부터 유통하며, 생산물의 판매로부터 출발점으로 복귀되거나 보충되는가 하는 것뿐이다. 여기서 유일한 구별은 이 어떻게라는 점에, 곧 그 가치가 이전되는, 따라서 유통하는 특수한 방식에 있다.

 

계약으로 미리 결정된 노동력의 가격이 화폐로 지불되든 생활 수단으로 지불되든, 일정한 주어진 가격이라는 성격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화폐로 지불되는 임금의 경우, 화폐 자체는 생산 수단이 가치뿐 아니라 소재까지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방식과 동일하게 생산 과정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 (노동자가 임금으로 구매하는) 생활 수단이 직접 유동 자본의 소재적 형태로 원료 등과 동일 항목에 들어가 노동 수단과 대립할 경우, 사태는 다른 외관을 띤다. 한쪽 물건인 생산 수단의 가치가 노동 과정에서 생산물로 이전되는 반면, 다른 쪽 물건인 생활 수단의 가치는 그것을 소비하는 노동력에 재현되고, 이 노동력의 활동으로부터 역시 생산물로 이전된다.

 

이 두 경우에 동등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생산 중에 투하된 가치가 생산물에서 단순히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농주의자들은 이를 중시하여 공업 노동의 잉여 가치 창출을 부인했다). 예컨대, 웨일랜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자본이 어떤 형태로 재현되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생존과 복리에 필요한 각종 식품, 의류, 주택도 또한 변화한다. 그것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소비되며, 그것들의 가치는 재현된다.’

[정치경제학 개요: 31-32].

 

생산 수단이나 생활 수단의 형태로 생산에 투하된 자본 가치들은 동등하게 생산물의 가치에 재현된다. 이로부터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완전한 신비화가 성공적으로 완성되고, 생산물 중에 현존하는 잉여 가치의 기원은 완전히 은폐된다. 이로부터 물건들이 사회적 생산 과정에서 얻게 되는 사회적·경제적 성격을 그 소재적 본성에서 비롯된 자연적 성격으로 전환시키는 부르주아 경제학에 고유한 물신 숭배가 완성된다.

 

예컨대, ‘노동 수단은 고정 자본이다.’라는 규정은 모순과 혼란을 일으키는 스콜라 철학적 규정에 불과하다.자본1권 제7장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소재적 구성 부분이 노동 수단, 노동 재료, 생산물 중 어느 것으로 기능하는지는 그것이 특정 노동 과정에서 수행하는 기능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동 수단이 고정 자본으로 되는 것은 첫째, 생산 과정이 실질적인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이며, 그에 따라 생산 수단이 자본이라는 경제적 규정성과 사회적 성격을 가질 때이며, 둘째, 노동 수단이 가치를 특수한 방식으로 생산물에 이전하는 경우에 한한다. 이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노동 수단은 그대로 노동 수단일 뿐 고정 자본은 아니다.

 

비료와 같은 보조 재료 역시 노동 수단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노동 수단과 동일한 특수한 방식으로 가치를 이전할 경우 고정 자본이 된다. 결국, 여기서 문제 되는 것은 물건들을 분류하는 정의가 아니라, 일정한 범주로 표현되는 일정한 기능이다.

 

임금에 투하된 자본이 어떤 상황에서도 생활 수단 자체에 속하는 속성이라고 규정한다면, ‘노동을 유지하는 것(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2)이 이 유동자본의 성격이 된다. 이는 생활 수단이 자본이 아닐 경우, 노동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그러나 사실은 생활 수단이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생활 수단은 곧 타인의 노동을 지배하여 자본을 유지하는 속성을 부여받는다. 또 생활 수단 그 자체가 본래부터 유동 자본(임금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임금 수준은 주어진 유동 자본량에 대한 노동자 수의 비율에 달려 있다는 명제(경제학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명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사실은 노동자가 시장에서 취하는 생활 수단의 양과 자본가가 자기 소비를 위해 처분하는 생활 수단의 양은 노동 가격과 잉여 가치 사이의 비율에 달려 있다.

 

리카도는 바턴과 마찬가지로, 가변 자본과 불변 자본 비율과 유동 자본과 고정 자본 비율을 계속 혼동한다. 이로 인한 이윤율 연구의 모호함은자본3권 제1-3장에서 다룬다. 더 나아가, 그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 구별과, 이와 별개의 원인에서 발생하는 자본 회전상의 차이를 동일시한다.

 

유동 자본이 순환하는 시간, 곧 사용자에게 회수되는 시간이 매우 불균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차지 농업가가 파종을 위해 구입한 밀은 제빵업자가 빵을 굽기 위해 구입하는 밀에 비해서는 고정 자본이다. 전자는 그것을 땅에 뿌리고 1년 동안 아무런 수익을 얻지 못하지만, 후자는 그것을 가루로 빻아 빵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팔아 1주일 안에 원금을 회수하고 동일하거나 다른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리카도,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 93-94].

 

특징적인 점은 밀이 종자로 사용되어 생활 수단이 아닌 원료로 기능함에도, 첫째, 본래 생활 수단이기에 유동 자본으로, 둘째, 1년의 한류 기간 때문에 고정 자본으로 규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 수단이 고정 자본으로 되는 근거는 환류의 완급뿐만 아니라, 가치를 생산물로 이전하는 독특한 방식에 있다.

 

스미스가 일으킨 혼동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1.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은 생산 자본과 상품 자본의 구별과 혼동된다. 일례로, 동일한 기계가 상품으로 시장에 있을 경우에는 유동 자본으로 불리지만, 생산 과정에 투입되면 고정 자본으로 규정된다. 결과적으로, 특정 종류의 자본이 왜 다른 종류의 자본보다 더 고정적이거나 유동적인지에 대한 이유는 전혀 파악할 수 없다.


2. 모든 유동 자본은 임금으로 이미 지출되었거나 지출되어야 할 자본과 동일시된다. 존 스튜어트 밀의 경우가 그 예가 된다.


3. 바턴, 리카도 등으로부터 유동 자본과 고정 자본의 구별과 혼동되던 가변 자본과 불변 자본의 구별은 이제 마침내 전자로 완전히 수렴된다. 람지의 경우가 그 예인데, 그는 노동 수단·원료 등 모든 생산 수단을 고정 자본으로 보았고, 오직 임금으로 지출된 자본만을 유동 자본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로 분류가 완성되었기 때문에,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현실적인 구별은 이해되지 못했다.


4. 매클라우드, 패터슨 등과 같은 영국, 특히 스코틀랜드의 최근 경제학자들은 지극히 시야가 좁은 은행 사무원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고찰하면서,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별을 통지 예금과 요구불 예금의 구별로 전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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