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유통 시간

 

상이한 생산 부문에 투하된 자본들의 회전 시간, 곧 자본이 묶여 있는 기간에 차이를 일으키는 모든 조건은 (기존 논의에 따라)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분, 노동 기간의 차이 등과 같이 생산 과정 자체에서 생긴다. 그러나 자본의 회전 시간은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합과 동일하다. 따라서 유통 시간의 길이 차이는 곧 회전 시간의 길이 차이로 명확하게 이어진다. 이 점은 회전 변화를 일으키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태에서 오직 유통 시간만이 상이한 두 투자를 비교할 경우, 또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성비 및 노동 기간 등이 주어진 특정 자본의 유통 시간만을 변화시킬 경우 가장 명료하게 드러난다.

 

유통 시간 중 판매 시간(, 자본이 상품 자본 상태로 머무는 기간)은 비교적 더욱 결정적인 부분이다. 이 시간의 상대적 규모에 따라 유통 시간은 물론 회전 시간 전체가 연장되거나 단축된다. 더불어 보관 비용 등의 자본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완성 상품 판매에 걸리는 시간은 동일 생산 부문 내 개별 자본가들 간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상이한 생산 부문에 투하된 총자본들뿐 아니라, 동일 생산 분야 내 상이한 독립 자본들(총자본 구성 부분) 역시 판매 시간이 매우 다를 수 있다. 기타 조건이 불변할 때, 개별 자본의 판매 시간은 시장 조건의 일반적 변동 또는 해당 생산 부문의 시장 조건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본 논의에서는 이 지점에서 더 깊이 다루지 않고, 다만 다음과 같은 단순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 상이한 생산 부문 자본들의 회전 시간에 일반적 차이를 낳는 모든 조건들은, 그것이 개별적으로 작용할 때(: 특정 자본가가 경쟁자보다 더 빨리 판매할 기회를 얻거나, 한 자본가가 타 자본가보다 노동 기간 단축 방식을 더 많이 채택하는 경우)에는 동일 생산 부문 내 상이한 개별 자본들의 회전 차이 또한 일으킨다는 점이다. 판매 시간, 곧 일반적인 회전 시간에 차이를 일으키는 항구적 요인 중 하나는 상품의 판매 시장과 생산자 간의 거리이다. 상품이 시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자본은 상품 자본 상태로 묶여 있다. 상품이 주문 생산되는 경우, 이는 인도 시점까지 지속되며, 비주문 생산의 경우 시장으로의 이동 시간 외에 상품이 판매될 때까지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추가된다.

 

통신 및 수송 수단의 개량은 상품의 이동 시간을 절대적으로 단축시키지만, 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상품 자본들의 유통 시간의 상대적 차이나, 동일 상품 자본의 상이한 부분(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경우) 간의 유통 시간 상대적 차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예컨대, 개량된 범선이나 기선은 근거리 항로든 원거리 항로든 관계없이 이동 시간을 단축시킨다. 상대적 차이는 흔히 감소되나 여전히 남는다. 그러나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발달로 인해 상대적 차이는 자연적 거리에 비례하지 않게 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지에서 국내 주요 인구 밀집 지역으로 연결되는 철도는, 철도가 경유하지 않는 더 가까운 두 지점 간의 거리를 자연적으로 더 먼 지점 간의 거리에 비해 절대적 또는 상대적으로 더욱 멀게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변화에 따라 대형 판매 시장에서 생산지까지의 상대적 거리 자체도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옛 생산 중심지의 몰락과 새로운 생산 중심지의 탄생을 설명한다. (덧붙여, 장거리 수송이 단거리 수송보다 운송비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도 이와 관련된다.)

 

수송 수단의 발전은 공간 운동 속도의 증가와 더불어 공간적 거리를 시간적으로 단축시킨다. 아울러 교통 수단의 총량이 증대하여, 예컨대, 다수의 선박이 같은 항구를 향해 동시 출항하거나 몇 개의 열차가 같은 두 지점 사이의 서로 다른 선로를 동시에 운행한다. 나아가, 일주일 내내 매일 화물선이 리버풀에서 뉴욕으로 항해하거나, 같은 날 서로 다른 시간대에 화물 열차가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달리는 등 운행 빈도가 높아진다. 수송 수단의 효율성이 일정하다면, 이처럼 교통 수단 총량 증가로 인해 절대적 속도나 유통 시간 중 해당 부분 자체가 변화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품량이 현실적으로 발송될 때까지 잠재적 상품 자본으로 대량 축적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더 짧은 기간에 발송되며, 이로부터 연속적으로 시장에 출현할 수 있다. 따라서 환류 또한 더 짧은 연속적인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한 부분이 상품 자본으로 유통 중일 때 다른 부분은 끊임없이 화폐 자본으로 전환된다. 연속적인 기간들에 걸쳐 환류가 발생하면서 총 유통 시간은 물론 회전 시간이 단축된다.

 

한편, 특정 생산지가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더 큰 생산 중심지가 되면서 수송 수단의 기능 빈도가 증가하며, 예컨대, 철도의 열차 수가 늘어난다. 이는 기존의 판매 시장, 곧 생산·인구 중심지, 수출항 등으로 향하는 수송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교통이 매우 편리해지고 그로 인해 자본의 회전(유통 시간으로 제약되는 범위 내에서)이 촉진되는 결과, 생산과 시장 모두 중심지로 집중되는 경향이 촉진된다. 특정 지점들로의 인구 및 자본 집중이 촉진되면서 소수자의 수중으로의 자본 집중 또한 강화된다. 동시에 교통 수단의 변화에 따라 생산지 및 시장의 상대적 위치가 변화하고, 새로운 편성이 나타난다. 과거 국도나 운하 옆에서 특수한 위치상의 우월성을 누리던 생산지가 이제 비교적 드물게 열차가 통과하는 지선(支線) 옆에 위치하게 되는 반면, 종래 주요 교통망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장소가 여러 철도의 교차점에 놓인다. 후자의 장소는 융성하고, 전자의 장소는 쇠퇴한다.

 

결과적으로, 수송 수단의 변화로부터 상품의 유통 시간과 매매의 기회 등에서 장소적 차이가 발생하거나, 기존의 장소적 차이가 변모한다. 자본 회전에 대한 이 사정의 중요성은 각 지방 상공업 대표자들과 철도 경영자들 사이의 논쟁(: 앞서 제6장 끝에서 인용한 철도 위원회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양조업과 같이 생산물의 성질상 주로 지방적 판로에 의거하는 모든 생산 부문은 주요 인구 중심지에서 최대 규모의 발전을 이룬다. 이로 인해 건축 부지 등 여러 생산 조건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이는 자본의 회전 속도 증진에서 부분적으로 보상되는 요인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에 따라 수송 및 통신 수단의 발전이 일정한 상품량의 유통 시간을 단축시킬지라도, 이 동일한 발전과 그 기회로 말미암아 점점 더 먼 거리의 시장, 곧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할 필요성이 발생한다. 먼 곳으로 수송되는 상품의 양은 크게 증가하며, 이로 인해 사회적 자본 가운데 장기간 상품 자본의 단계(유통 시간 내)에 머무는 부분 또한 절대적 및 상대적으로 증가한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부 가운데 직접적 생산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고, 수송 및 통신 수단과 그 운영에 필요한 고정 자본 및 유동 자본에 투하되는 부분 역시 증가한다.

 

생산지에서 판매지까지 상품 이동의 상대적 길이는 유통 시간의 제1부분인 판매 시간뿐만 아니라, 2부분인 구매 시간(, 화폐가 생산 자본의 요소로 재전환되는 시간)에도 차이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상품이 인도로 수송되는 데 4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판매 시간은 영(0)으로 간주한다. 곧 상품은 주문으로 발송되며, 인도 시 생산자의 대리인에게 대금이 지급된다고 하자. 대금 송금(형태 불문)에 역시 4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동일한 자본이 다시 생산 자본으로 기능하여 동일한 작업을 새로 시작할 수 있기까지 총 8개월이 걸린다. 이처럼 발생하는 회전상의 차이는 신용 기간의 차이를 낳는 물질적 기초 중 하나를 이룬다. 이는 베네치아와 제노바에서 해외 무역 일반이 진정한 신용 제도의 한 기원을 이루었던 것과 같다.

 

‘1847년 공황은 당시 은행업과 상업계로 하여금 인도 및 중국과의 환어음 지불 유예 기한(유산스)을 발행 후 10개월에서 일람 후 6개월로 단축하게 만들었다. 이후 20년이 경과한 현재(1866)에 이르러 항해 속도의 증진과 전신 시설의 설치로 인해 유산스를 (일람 후 6개월에서 발행 후 4개월로 단축시키거나, 그 첫 단계로) 일람 후 4개월로 단축하는 것이 필요해지고 있다. 캘커타에서 희망봉을 돌아 런던으로 오는 범선의 항해는 평균 90일 미만이 걸린다. 일람 후 4개월짜리 유산스는 대략 150일짜리 환어음과 동등할 것이다. 일람 후 6개월짜리 현행 유산스는 대략 210일짜리 환어음에 해당한다.’

 

[이코노미스트, 런던, 1866616일자].

 

그런데

 

브라질의 유산스는 여전히 일람 후 2개월 및 3개월로 유지되며, 앤트워프 발행(지불지 런던) 환어음은 발행 후 3개월, 그리고 맨체스터와 브래드포드에서 런던 앞으로 발행되는 어음도 발행 후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갖는다. 이는 상인이 암묵적 합의로부터, 발행된 환어음이 만기가 되는 시점 또는 그 직전에 상품을 실현할 충분한 기회를 확보하도록 보장한다. 그러므로 인도 어음의 기한은 과도하지 않다. 인도의 생산물(런던에서 대개 3개월 지불 기한으로 판매)은 판매 기간을 산입하더라도 5개월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실현될 수 없으며, 인도에서 구입하여 영국 창고에서 인도하기까지 평균 5개월이 더 걸린다. 따라서 총 10개월이라는 기간이 산출되나, 해당 상품에 대해 발행되는 어음의 지불 기한은 7개월을 초과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 1866630일자].

 

186672, 주로 인도 및 중국과 거래하는 런던의 5대 은행과 파리의 어음 할인 은행은 ‘186711일부터 동양 지점 및 대리점에서 일람 후 4개월을 초과하지 않은 어음만을 매매할 것임을공고하였다.

 

[이코노미스트, 186677일자].

 

그러나 이러한 단축 노력은 실패하여 단념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수에즈 운하는 이 모든 일에 혁명을 일으켰다.)

 

상품의 유통 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연장되므로, 판매 시장에서 가격 변동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품이 현금으로 즉시 지불되지 않고 어음으로 지불될 경우, 어음 지불 기한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유통 시간상의 차이는 매매 지불 조건의 차이 때문이다. 이 차이는 동일 생산 부문 내 상이한 개별 자본 간, 그리고 상이한 생산 부문 간에 나타난다. 이 점은 신용 제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본 논의에서는 더 이상 다루지 않는다.

 

회전 시간상의 차이는 납품 계약의 규모에서도 발생하며,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범위와 규모에 따라 증대된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인 납품 계약은 시장, 곧 유통 영역에 속하는 업무이다. 따라서 이로부터 생기는 회전상의 차이는 유통 영역에서 기인하나, 이는 생산 영역에 직접 반작용한다. 이 차이는 일체의 지불 조건과 신용 관계를 제외하고, 현금 지불인 경우에도 나타난다. 예컨대, 석탄, 면화, 면사 등 분할될 수 있는 생산물은 매일 일정한 양이 완성된다.

 

그런데 방적업자나 탄광주가 4주 또는 6주의 노동을 요하는 생산물량의 납품 계약을 수주한다면, 이는 자본이 투하되어야 할 시간의 관점에서 4주 또는 6주에 걸친 연속적인 노동 기간이 해당 노동 과정에 도입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경우, 주문받은 생산물의 전량이 일괄 납품되어야 하며, 전부 남품된 뒤에야 비로소 지불이 이루어진다고 전제된다. 매일 일정한 양의 완성 생산물이 생산될지라도, 이 완성된 양은 아직 계약상 납품되어야 할 양의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이미 완성된 주문 상품 부분은 생산 과정에 있지는 않으나, 다만 잠재적인 자본으로 창고에 쌓여 있게 된다.

 

이제 유통 시간의 제2부분인 구매 시간, 곧 자본이 화폐 형태에서 생산 자본의 요소로 재전환되는 기간에 대해 논한다. 이 기간 중 자본은 길거나 짧은 시간 동안 화폐 자본의 상태에 머물러야 하므로, 총 투하 자본의 일정한 부분은 항상 화폐 자본의 상태에 있어야 한다. 비록 이 부분은 끊임없이 교체되는 화폐로 구성될지라도 그러하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서 총 투하 자본 중 100× n이라는 금액이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 100× n의 모든 구성 부분은 계속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지만, 이 금액은 유통(, 실현된 상품 자본)에서 환류하는 것으로부터 역시 계속 새로 보충된다. 따라서 투하 자본 가치의 일정한 부분은 항상 화폐 자본의 상태, 곧 생산 영역이 아닌 유통 영역에 속하는 형태로 남는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시장과의 거리로 인해 자본이 상품 자본의 형태로 묶여 있는 시간이 연장되면, 이는 화폐의 환류를 직접적으로 지연시키며, 결과적으로, 화폐 자본에서 생산 자본으로의 자본 전환을 지연시킨다. 또한, 상품의 구입 측면에서 볼 때, 이미 제6장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구매 시간의 존재와 주요 원료 구입처로부터의 거리 때문에, 비교적 장기간 사용할 원료를 구입하여 생산용 재고의 형태(, 잠재적 생산 자본의 형태로)로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한꺼번에 투하해야 하는 자본량과 이 자본이 묶여 있어야 하는 시간이 증대하게 된다.

 

비교적 대량의 원료가 주기적으로 시장에 방출되는 것 역시 상이한 산업 부문들에서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런던에서 3개월마다 진행되는 대규모 양모 경매는 양모 시장을 지배한다. 반면, 면화 시장은 균등하지는 않으나, 수확기로부터 다음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연속적으로 공급된다. 이러한 주기는 해당 원료들의 주요 구입 시기를 규정하며, 특히 길거나 짧은 기간의 투자를 수반하는 투기적 구입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생산된 상품의 성질이 생산물을 투기적으로, 고의로, 길거나 짧은 기간 동안 시장에 내보내지 않고, 잠재적 상품 자본의 형태로 보유하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차지 농업가 역시 일정한 정도까지 투기업자가 되어야 하며, 사정 여하에 따라서는 생산물의 판매를 보류해야 한다.’

 

(엥겔스: 이어서 몇 가지 일반적 원칙이 서술됨.)

 

생산물 판매 시점은 주로 경영 주체와 생산물 자체의 성질, 그리고 장소에 의존한다. 충분한 운영 자본과 수완 및 행운(!)을 갖춘 주체는 가격이 이례적으로 낮을 경우 수확물을 1년 동안 보류하는 것이 합당하다. 반면, 운영 자본이 부족하거나 투기심이 없는(!) 주체는 현행 평균 가격을 확보하고자 기회가 발생하는 즉시 판매할 수밖에 없다. 생산물의 성질별로 보면, 양모는 1년 이상 보류 시 거의 항상 손실을 초래하지만, 곡물과 기름짜는 씨앗은 속성과 품질 손상 없이 수년간 보존할 수 있다. 특히 기름짜는 씨앗, 호프, 산토끼꽃 등 단기간에 가격 변동이 심한 생산물은 생산 가격(= 비용 가격 + 평균 이윤)보다 훨씬 낮을 경우, 몇 년간 보류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러나 살이 찌게 기르는 가축과 같이 매일 유지 비용이 들거나, 과일, 감자 등과 같이 부패 위험이 있는 생산물은 판매를 지체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장소적 요인에 따라 특정 생산물의 가격은 연중 특정 계절에 최저점을, 다른 계절에 최고점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일부 지역에서 성 마르티노 축일(1111) 무렵의 곡물 평균 가격은 대개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사이보다 낮다. 또한, 일부 지방에서는 특정 시기가 아니면 판매가 부진하며, 평소 양모 거래가 없는 곳에서는 양모 시장이 설 때 판매가 활발해진다.’

 

[키르히호프,농업 경영학 편람: 302].

 

화폐가 생산 자본의 요소들로 재전환되는 유통 시간의 후반부를 고찰할 때, 중요한 문제는 이 전환 자체와 (생산물이 판매되는 시장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화폐의 환류 시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투하 자본의 일부가 항상 화폐 형태, 곧 화폐 자본의 상태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그 규모가 핵심적인 문제이다.

 

일체의 규모를 제외하고 볼 때, 생산용 재고로 항상 있어야 하는 상품의 구입량은 이 재고의 갱신 기간에 달려있으며, 이 갱신 기간은 다시 시장 상황과 원료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때때로 비교적 대량의 화폐가 한꺼번에 투하되어야 한다. 이 화폐는 자본의 회전에 따라 때로는 빨리, 때로는 느리게, 그러나 항상 일부분씩 환류한다. 이 화폐 중 일부, 곧 임금으로 재전환되는 부분은 끊임없이 짧은 기간에 재지출된다. 그러나 다른 부분, 곧 원료 등으로 재전환되는 부분은 구매를 위해서든 지불을 위해서든 예비 자금으로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적립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부분은 (그 크기는 변동하더라도)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속한다.

 

다음 장에서는 생산 과정 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타 요인들로 인해 투하 자본의 일정 부분이 이와 같이 화폐 형태로 존속해야 함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적해 둘 점은, 경제학자들이 자본은 화폐 자본, 생산 자본, 상품 자본의 세 형태를 순차적으로 통과할 뿐 아니라, 그 상이한 부분들(상대적 크기 변동에도)이 항상 서로 나란히 이 형태들을 동시에 취한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항상 화폐 자본으로 존재하는 부분을 잊어버리는데, 이 부분의 존재야말로 부르주아 경제의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며, 실제로도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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