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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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연적, 고스트라이터즈의 작가 김호연.

소설뿐 아니라 실험인간지대라는 만화스토리 작가,

이중간첩이라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전천후 이야기꾼.

장르를 오가는 이야기꾼들을 보면

그 화력이 궁금하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대학로에서 연극 포스터를 종종 봤었는데

파우스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라 어떻게 풀어냈을지...

다른 작품들도 궁금하다.

다 읽는데 5시간쯤 걸렸나?

등장인물들의 욕망이 강렬해서 빨려들어가듯 읽어내렸다.

메피스토라는 회사가 있다.

돈많은 늙은이들은 파우스트라고 불리우며

연결체를 통해 젋은이들의 삶을 공유한다.

그리고, 막대한 돈을 이용해 젊은이의 삶을 조정한다.

그 젊은이들은 파우스터라고 불린다.

한국지부에는 아직 30명이 채 안되는 파우스트들이 있다.

연결체라는 감각공유기계의 유무는 믿기지 않지만

저 메피스토의 시스템 자체는 그럴싸한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

작중에서도 연결체가 개발되기 전에는

감시카메라와 도청 등을 통해 파우스터의 일상을 감시해왔다고 말하기도 하니까.

제 2의 인생을 사는 듯한 파우스트의 환의.

내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파우스터의 절망.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이기는 한데...

내가 해보지 못했던 것을 대리해서 하고 마치 내가 이루어내듯이 느낄 수 있다는 걸...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 대한 완벽한 통제를 상상하지 못하는 걸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아닌데...

심지어는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는데...

메피스토 구성원의 찬사를 받으면 만족할 수 있나?

내가 이렇게 만들었어!

라면서?

파우스트의 욕망이 이해는 간다.

하지만, 나라면? 이라는 마음이 들기는 한다.

그들처럼 넘치게 돈이 있지도 않고

누군가를 통제해본 경험도 없어서 인지도.

파우스터들은 뭐가 문제가 될까 싶기도...

파우스트들은 자신의 욕망과 일치하는 욕망을 지닌 파우스터를 골라

지원한다. 그 욕망을 이루도록.

나의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는 건 끔찍한 일이지만

모른다면??

나의 욕망을 위한 지원이 싫은가?

쩝...

물론 그 와중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되는 일들이 있기는 하지만...

흠.....

파우스터가 없었으면 안 잃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무시하는 수준낮은 의문이겠지? ㅋ

여튼! 결론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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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어도 추억이니까 - 마음이 기억하는 어린 날의 소중한 일상들
사노 요코 지음, 김영란 옮김 / 넥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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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에세이.

어린 시절이라고 해서 달큰알콩하지 않고

여사님 성격대로 시크 시크.

커서 시크한 자는 어릴 때부터 시크한 걸까?

ㅎㅎㅎ

이 에세이집은 예전에 발간되었다가

다시 복간한 듯.

서투름이 부끄럽지만

그 때가 아니면 쓰지 못했을 글들을 썼으니 ......

라며 주섬주섬 건조기 이야기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요코님. ㅋㅋㅋ

중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일본으로 돌아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고

미대입시를 위한 재수학원, 그리고 대학, 취직 후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주로 초,중,고의 에피소드들이 메인인 이야기로.

조금 깐깐한? 쉽지않은 성격이 있지만

드러나는 일이 많지는 않아 평범했을, 일상들이

약간, 일러바치는?

그 땐 그랬었다. ... 라는 느낌이랄까?

분위기로 그려지고 있다.

제일 빵 터졌던 에피소드는

서커스 단원이 되고 싶어했던 이야기였는데

중학교 때 드럼통을 타고 온 학교의 눈길을 받으며

교정을 가로질렀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현웃이 터졌다.

몸 쓰는 것을 자신있어 한 사람이니까 남길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니였을까?

나로서는 상상도 안되는 이야기다.

당시로서는 서커스단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접을 만큼 창피스러운 일이였겠지만

이렇게 즐겁게 웃을 수 있는 글감으로 남았지 않은가.

보잘 것 없을지언정 귀한 추억들이다.

그리고, 간질간질한 표현들도 좋았다. 특히나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랬는데..

"이름을 쓰는 것만이 유일하게 가능했던 사랑의 행위였으니까"

라는 문장에, 아련해지는 기분까지 선물받았다.

중간중간 보라색 바탕위에 보라색 선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들어가있는데

사노 요코님의 그림인 듯.

여전히 호감형, 귀염형은 아니지만

개성은 빵빵하다.

그런데 왜? 보라색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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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
필리프 J. 뒤부아 외 지음, 맹슬기 옮김 / 다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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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좋다.

하드커버에

검은색과 푸른색만을 이용해서 편집했는데

차분하고 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단정한 책이다.

이 단정함을 깨고 싶지 않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아쉬운 점은 새에 관한 지식이 바닥이다보니

등장하는 새들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아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가 들어가 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사진은 어울리지 않고

단색으로 그려진 세밀화가 삽입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편집방향에 맞춰서 검은색과 푸른색만 사용한 그림이 들어가면

분위기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제목처럼 짧은 글 모임집으로 읽는데 부담이 없다.

철학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짧은 생각들. 이라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새.

혹은 모르는 새들의 습성들을 통해서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를 던진다.

특이하게 번역자의 글이 도입부에 위치해 있는데,

이 책을 번역하며 새소리를 듣게 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새소리를 들은지가 언제더라 싶더라.

삭막한 도시 생활이라지만 새가 없지는 않을텐데,

어떤 새든 함께 살고 있을텐데...

땅 위를 걸어다니는 비둘기 외에는...

관련하여 본문에서도 새를 관찰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단지 새를 관심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권유였다.

특히나 반복되는 생활로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면

색을 되찾을 수 있을거라며.

또한 바다 건너 돌아갈 곳을 찾아가는 큰되부리도요 라는 새의 이야기와 함께

방향을 찾는 능력을 잃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자연과 분리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이런 삶이 너무나도 익숙한 현재로서는

왠지 몸에 안좋은 음식을 관성적으로 먹고 있는 느낌이라

조금, 불편하다.

이 외에 인간이 의도적 혹은 무지함? 혹은 보이는 것에 휘둘려 오해하고 있는

새들의 습성에 관한 이야기들도 나오는데

재미있다.

독수리를 용맹의 상징으로 쓰고 있지만 사실 게으름뱅이라는 거

수닭이 쫄보라는 거... 등등

하나하나 과하지 않은 정보와 길지 않은 이야기로 편안하게 읽기에 좋다.

어디 바람 좋은 곳에서 새소리를 배경삼아 읽으면 딱일 것 같다.

하지만,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것이

마지막 마무리 글에서 인간이 흔들어놓은 생태계의 균형 때문에

사라져 가는 새들에 관한 이야기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쩌면 내가 새소리를 못들은 것이 아니라

정말 새소리가 없는 곳에서 살아가고,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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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디어는 발견 이다
박영택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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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재미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적용된 상품들의 소개만 봐도 머리가 조금 환기되는 기분이다.

저자는 아이디어,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일이라고 한다.

"독창성이란 단지 사려 깊은 모방일 뿐이다" 볼테르

그와 함께 브레인스토밍의 비효율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선하다. 아이디어 회의의 방법으로는 브레인스토밍이 필수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개별적으로 아이디어를 취합하는 것이 30%이상 더 우수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한다.

왜냐하면 함께 일할 때는 노력을 덜 하는 경향이 있고

평가에 대한 우려를 하지 말자고는 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동안 내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생산성의 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흠, 누군가 브레인스토밍을 하자고 하면 ...

이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그리고, 6가지의 관점을 바꾸어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1. 제거 - 핵심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거나 비핵심 요소를 제거해서 완전히 핵심만 남긴다.

2. 복제 - 같은 요소를 복제해서 효율성을 높힌다. 혹은 문제를 문제로 해결한다.

3. 속성 변경 -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속성들을 조건에 따라 변경시킨다.

4. 역전 - 현상을 바꾸거나, 위치, 내외, 순서, 이동, 관점을 바꾼다.

5. 용도 통합 - 기능적 고착에서 벗어나 다양한ㄴ 방식으로 활용한다.

6. 연결 - 서로 연관없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결한다.

각각의 방법에 예가 될만한 다양한 사례들을 정리해서 알려주는데,

정말 신기한 생각을 해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이런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이용해서 아이디어들을 찾았던 걸까?

예를 들어 제거의 경우.

우산살이 없이 우산대만 있는 우산!

우산대에서 공기가 나와서 빗방울을 밀어 올려 옆으로 떨어지게 한다는 거다.

이 아이디어는 현재 구현은 불가능하지만,

천년넘게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이렇게 과학해 발달해도 비가 오면 우산말고 들 것이 없다니! 라며 의아해했었다.) 우산의 색다른 모습인 것이다.

대사없는 연극 난타도 예로 소개되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뿌까도 대사를 없애서 해외진출에 용이하게 했다고 한다.

언어의 벽을, 언어 없이 넘는 사례들인 거다.

뭔가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 될 때,

이 방법들을 기억해뒀다가 기능적으로 적용해보는 훈련을 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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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 경제 편 - 행복한 지구 생활을 위한 경제생활 십계명 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
이경덕 지음 / 사계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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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외계인에게서 받은 글이라는 설정을 지켜나가는 게 재미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저자의 글이! 그 설정을 깨네요. 흠.

뻔히 서로 알고 가는 설정이지만, 끝까지 지켜줬으면 했는데,

저자의 글도 외계인에게서 원고를라는 받은 저자라는 느낌으로 써줬으면 좋았을 걸.

표지 안,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는

서로 약속해서 완벽하게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는데. 힝. 아쉽.

전체적으로

이 외계인 넘 착한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흠. 이 지구에서 살기 어렵겠어. 라는 걱정도 되었달까.

그와 함께 떠나온 그들의 아름다운 별. 고리에 대한 선망이 몽실몽실 올라오더군요.

비록 자연환경은 힘겨운 상황이였지만

힘든 상황에서 함께 살아가는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되었던 별인 거 같아서

이 지구에 대한 보고서가 아닌, 고리에 대한 보고서가 읽고 싶더라구요.

아니면, 고리의 시스템을 지구에 적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기획안이라도?

고리에서의 기준은 함께 살아가는 법. 인 것 같은데

지구의 경제는 그렇지 못하죠.

가장 머리를 치는 문장은

"물질이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다르게 보인다."

p. 29

지구의 많은 경제관념은 물질을 중심으로 조직되어있다는 걸, 이 문장을 통해 깨닫았달까요.

더치페이가 가지는 의미를 물질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걸.

꼭꼭 머리에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이야기였네요.

경제라는 것이 인류의 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니

전체적인 생활, 문화의 의미와 사례들이 끊임없이 제시되는데

위에 이야기했듯이

이 외계인에게 기준은 사람이다보니

물질 중심의 자본에 대한 이야기와는 결이 많이 다른 느낌이네요.

쩝, 이 외계인의 보고서로 공부할 다른 외계인들이

지구생활 속에서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는 일이 많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필요한 길이 아닌

맞다고 생각되는 길을 가는 이정표가 많아져야

우리의 삶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아름다운 행성 고리와 닮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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