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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9
막심 고리키 지음, 최윤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막심(Maksim)은 ’엄청난, 가장 큰’ 이라는 ..고리키(Gor’kii)는 ’쓰라린, 비참한’ 이라는 뜻이란다.
작가는 이름에서 드러난 것처럼 극심한 가난과 불행한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참을 수 없이 불행했던 그 시대, 그 세상에서 막심 고리키가 말하려는 어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솔직히 이책을 처음 읽어보라고 권유받았을 때는 정작 반도 읽지 않고 던져 놓았었다. 어쩐지 사회주의 냄새가 나고 우리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세계에 물들까봐 나 자신도 조금 소심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 아이들 추천도서 목록에서 이 책 제목이 있는걸 보고 베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래 변했드랬지. 세상이 많이...그래서 다시 보려니 책은 없구해서 재구매했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눈치 안보며 잘 읽었다. 읽고나니 아무것도 아니구만. 그땐 왜 그랬을까?
강인하고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은 우리나라가 단연 최고일것이라는 것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무지함은 곧 드러났다. <어머니>는 세상 어느곳에서도 고귀함이 동일한 이름이다. 노동운동에 앞장서는 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살얼음을 걷는 불안의 날들이었겠건만, 파벨의 어머니는 오히려 큰일을 도모하는 아들에게 마음의 짐을 지우지 않는다. 동조만 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실제적 행동으로 자신의 신념을 보여주는 행동도 서슴치않는다. 아들을 대신해 공장에 노동자를 위한 신문 돌리는 일을 한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아줌마가 어느날 아들이 노동운동을 하며 앞장서니, 아들을 따랐다고도 하겠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의 강인하고 단단함이 아들 파벨에게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강한 어머니는 강한 아들을 만든다. 그러나 그녀가 파벨의 어머니로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하는 이름으로 기억되는것은 물론 아니다. 그랬다면 제목의 "파벨의 어머니" 였을까.? 그녀는 아들을 대신해 그 자리를 지키고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큰 일을 해낸다. 그것이 그녀의 진정한 힘이었고, 숨겨진 힘이었다. 난 그렇게 믿는다. 아들도 감옥에 유배형까지 받았는데, 나 라도 살아서 아들 뒷바라지도 해야하고. 나 라면 아마도 충분히 이런맘 먹었을 것이다. 아니, 아들에게 그런 위험한 일에 앞장서지 말라고 애원하거나, 혹은 협박이라도 해서 만류했을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러지 않은것이다. 마지막 그녀는 모든것을 쏟아낸다. 군중을 향해 자기 아들의 억울함을 천명했고, 진실을 외치며, 진실을 두려워 하는 남겨진,다른 이들의 모습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렇게 그녀는 강인한 어머니를 남겼다.
지금도 노동운동은 쉬운일이 결코 아니다. 굳이 노동운동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두지 않더라도 사회 곳곳에는 어려운 일을 도모하고 힘쓰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을, 조금은 살만한 곳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허다한 그 사람들 뒤에서 오늘도 기도하고, 보둠는 어머니란 위대한 이름을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도 그녀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리고 전하자. 당신이 있어 든든하고 행복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