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 인문학자 8인의 절망을 이기는 인문학 명강의
강신주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절망이라고 생각했던 게, 힘들다고 애기하는 게 바로 관념이에요. 진짜 절망할 상황에서는 인간은 절망하지 않고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을 가져요.(...)고통과 절망을 겪는 과정에서 배우는 사람도 있고 완전히 부서지는 사람도 있지요, 그래도 고통의 밑바닥까지 가서 다시 튀어 오르는 경우가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의외로 절망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번 시도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힘겹더라도 어떻게 되든 한번 해보자는 겁니다.  p28-31


누누이 강조하지만, 바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해요. 처음에는 저도 바보같이 절망은 별것 아니라고 편하게 생각했어요. 근데 일이 년 동안 상담을 하며 사람을 만나보면서 바닥이 없는 경우도 봤어요. 운이 없는 사람들이있죠, (...) 그럴 때는 이렇게 이야기하죠."행운을 빕니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예요. 인문학 이론은 완벽하지 않아요. 안 맞는 경우도 많아요. 그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p33-34


왜 진실을 말하지 않을까요? 불편해지거든요. 권위적인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입을 다물어야 하지만,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어느 쪽입니까? 침묵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 독재자 논리를 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 책을 보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진실을 직면하는 파르헤지아(진실을 말하기)입니다.(...)진실은 들어서 아는 게 아니라 목도해버리는 겁니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진실이 눈앞에 나타았어요. 어떡해요? 진실은 안 본다고 안 보는 게 아니에요.(...)이 사회가 억압적이라는 것을 알아 버린 거예요. 진실을 알아버린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죽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동하는 겁니다. 내가 진실을 직시하는 가장 위대한 시간은 절망과 위기의 순간입니다. (...)위대한 철학은 항상 전쟁과 위기 속에서 탄생합니다. 인문학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아요. 우리를 해체합니다. 그걸 감당하는 사람은 철학적입니다. 힘들지 않겠어요? 그래도 인문학을 공부하시겠어요? p46-48  


<강신주:시대의 이름, 절망>


절망의 끝까지 자기는 가 보았다고, 그러고 나니 박차고 올라올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끝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진실을 보라고 한다.

하지만 나를 해체 시키고 상처줄것이라고 한다.

감당할수 있겠느냐고 한다.

그의 반복되는 물음들(다른 책이나 강연에서도 많이 보고 들었다)

나의 반복되는 대답들.


나는 아직 진실이 무섭고, 두렵다.

아마도 난 아직 진실로 절망스러운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절망스럽다고 느.끼.고.있.다.고.





그리스 민주주의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성인 남성 시민만이 참여할 수 있었고 여성과 노예는 배제되었죠. 여성과 노예는 생산을 담담해야 했기 때문에 포합시키지 않았습니다. 남성은 생산 활동에서 면제되었기에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죠. 민주주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리스 민주주의를 제한적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사실은 거꾸로 민주주의의 제한성이라고 봐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잘 운영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뜻이죠. 오늘날에도 마찬가지 인데, 우리가 동등한 자격으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합니다. 생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고 모두가 주권자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주권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어렵습니다. 타락하거나 변질되기 쉽고 그래서 이것이 민주주의의 제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p65-66


그럼 18세기 이전의 문학에서는 욕망이 드러나지 않았을까요? 저는 욕망이 학습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욕망이 우리 속에 있는 것이라면 그 이전의 작품들에도 중심적인 주제로 계속 나타나야겠죠. 강의에서 말씀드린 대로 욕망은 근대 이후에 일반화된 게 아닐까, 그리고 계층적으로도 확산된 게 아닌가 합니다. p76-77


<이현우:자유가 낳은 괴물, 욕망>


인간의 욕망이 18세기 이전엔 없었다가 근대 이후에 학습에 의해 갑자기 생겼다는 이야기인가? 18세기 이전에는 신에 대한 찬양이 문학이고 예술이고 뭐 그렇지 않았나? 그시대에 여성, 아이, 노예등은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했는데, 어느 글쓰는 백인 남성이 그들의 욕망을 대변해줄 글을 써주었을까? 그들은 인간이 아닌데 욕망을 느끼리라 생각하지도 않았을텐데....근대이후 그들에게도 욕망을 표출할 창구가 생겼고, 그러다 보니 글쓸 줄 아는 백인 남자들이 그것들에 대해서 글을을 쓰게 되면서

문학에 그 모습들이 그려지게 된건 아닌지. 문학에 문자도 모르지만 그냥 궁금해서 몇자 ....





가난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큰 노후 대책이 있을까요? 오랜 시간 정규직에 있다가 백수가 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직업이 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편안하다는게 놀랍다고 합니다. p120


<고미숙:욕망의 지도,운명>


아 진짜...이런말 너무 싫다. 오랜시간 정규직에 있다가 이제야 백수가 된 분들이야 지금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없으니

한창 잘나가던 때보다 '가난'해도, 지금 좀 못나가도 마음 편한게 놀랍겠지만,

앞서 이현우 님의 말처럼 생계가 보장되어야 민주주의도 되는데, 그런 생계도 보장 되지 않아서 일당 몇만원에

말도 안되는 피켓들고 시위하고, 가스통 메고 알바뛰는 할매 할배들에게 가난을 기꺼이 즐기셔야지 여기서 가스통 메고 다니면 안됩니다라고 어떻게 말해? 파지와 공병 줍느라고 쓰레기 봉투 뒤지는 할매에게 그렇게 어떻게 말해?

하아..네..저 요새 삐뚜름 모드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학자이자 신학자인 라인홀트 니버의 이야기 입니다. 그가 쓴 <평온의 기도>라는 유명한 기도문 입니다. 보수 진보 따지지 말고 보십시오, 말 자체가 울림이 있습니다.


신이시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의 차이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제게 주시옵소서.

p132


우리는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해주고 입증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다른 이야기는 걸러버려요. 나의 생각을 확인해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득고 싶어 하죠. 제가 예전에 강연할 때는 어느 한쪽을 강하게 부르짖었기 때문에 보람이나 흥분 같은 것을 느겼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양비, 양시론 등을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중간. 타협. 소통 등을 말했습니다. 1990년대에 양비론을 호되게 비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어쨌든 지식인은 스스로 편 가르기 구도를 끌고 간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p138


<강준만:감정독재의 본질, 증오>


동등한 입장에서 싸워야 양비, 양시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태 같은 것도 양비 양시론이 적용이 될까?

최첨단 무기 앞에서 돌팔메질로 저항하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가진게 몸 뿐이라 자살폭탄테러를 하는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이스라엘이 그런다고 너희들도 그러면 안되지 라고 말할수 있나?

광주에서도 그랬는데...

광주 시민에게 계엄군이 발포했다고 너희들도 그러면 안되는거였어 라고...할수 있나?





세월호 사건 이후 인문학 강연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바뀌었습니다.(...)그중에 가장 난처했던 질문은 바로 이런 내용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세상은 자꾸만 사악해져가는데, 우리도 그 악과 싸워 이기려면 강해지고 악해져야 하는 것아닌가요?" 이런 고통스러운 질문을 하게 만드는 세상이 야속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껏 당하기만 하고, 속아주기만 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데 이골이 난 성난 사람들의 마음혹에서 뭔가 아주 중대한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환상, 시스템이 최소한의 안전판이 되어줄 것이라는 착각에서 우리는 힘겹게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아니 우선 나 자신의 삶부터 바꿀 수 있는 '진짜 주체'가 되어야 할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사악한 세상에 발맞추어 사악한 주체가 되어야 할까요? 강해진다는 것은 곧 악해진다는 것과 동의어일까요? 강해져야만 강한 자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세월호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대참사들을 바라보면서 '예외적 상태에서 오히려 이 사회의 진면목이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고통 속에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바로 집단의 사악함과 개인의 위대함입니다.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적 사악함'은 바로 '인명구조보다 상부의 지시나 의전이 더 중요한 체면 중심의 조직문화'가 만들어낸 파국입니다. (...)300명 가까운 죄 없는 목숨이 속수무책으로 수장당하는 동안. 구조를 책임져야 할 세월호 관계자들과 해양경찰이 한 일이라고는 '윗사람의 명령에 따르고, 윗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윗사람들은 사고를 책임지려는 생각은커녕(..)'컨트롤 타워가 우리가 아님'을 증명하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죠.

천금 같은 승객들의 목숨을 구한 진짜 영웅들은 대단한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순수한 개인이었습니다. "너의 다 구하고 나서 나도 나갈께!"라고 외치며 자신의 구명조끼까지 포기하고 끝까지 아이들을 구해냈던 스물두 살 승무원 고 박지영 씨, 커튼과 소망호스를 묶어 스무 명이 넘는 학생과 아이들을 구한 배관공 김홍경 씨, 선장과 조타수들은 다 자기들끼리 탈출해버리고 해경들은 그저 방관만 하고 있는 동안에도 수십 명의 승객들을 끝까지 구한 화물차 운전수 김동수 씨.

  세상을 지키는 사람들은 악에 맞서 더 악해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악이 밀려오는 힘보다 수백 배 , 수천 배 더 큰 사랑과 용기로 가장 단순한 선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악에 맞서 더 악해지는 것은 결코 답이 될 수 없습니다.(...)악 따위는 비집고 들어올 틈도 없도록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의를 실천하는 용기입니다. p165-169


노예로 태어나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끝내 위대한 철학자가 된 에픽테토스는 <엥게이리디온>에서 '나에가 달린 것'과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강조합니다. 국가, 부모, 인종, 외모, 평판, 재산 같은 것들은 '나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인데, 사람들은 '나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에 골몰하느라 진정'나에게 달려 있는것'에 마음 쏟을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실로 나에게 달려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그럿은 지혜, 신념, 우정, 용기, 희망처럼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내면의 가치들입니다.  p197-198



<정여울:끝없는 불안과 싸우는 당신을 위한 노래>


요 위에 강준만씨가 인용한 라인홀트 니버의 <평온의 기도>와 결국은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내가 할수 있는일. 내가 할수 없는일, 그것을 분간하는 일, 아닌것은 포기할줄 아는일.

말은 쉽지....


박지영 씨, 김홍경 씨, 김동수 씨.

이름을 한번더 불러봅니다..

박지영씨, 김홍경 씨, 김동수 씨.....


'망망대해에 있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무기력감은 위력적입니다.(...)'무언가 잘못되없다는 느낌'은 드는데, 그 잘못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변을 통제할 수 없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때 발생하는 공포와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관심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에 한정하려 합니다. 즉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것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이고 다른 것들은 관심 밖으로 돌리는 것이지요. 이는 모두 공백 기간(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진후 새로운 가치관이 확립되기 전의 상태)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려는 애처로운 발버둥입니다. p288

 

공백기간을 살아내기 위해 가장 많이 듣는 충고는 강한 자아를 키우라는 것입니다.(...)우리가 공백 기간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사실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만약 한 개인이 공포를 느낀다면, 그 공포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개인이 갖고 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사회문제를 개인적 문제로 만드는 경향은 공포에 대한 처방조차 마치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만듭니다. 강한 자아론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한 명의 자아에 대해서는 매우 깊게 이야기하지만, 그 자아의 사회적 성격에는 주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로써 알게 모르게 강한 자아론은 사회문제를 개인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p299-300


'사회문제의 개인화'는 막다른 골목에서 결국 사람들을 냉소주의로 이끄는 것이지요. p301


"세상은 본래 그래","그래봐야 소용없어"와 같은 냉소주의 혹은 무기력에 사로잡힌 주장들은 세상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볼테르가 풍자했던 세속화된 변신론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사회과학의 힘은 바로 노골적인 세속적 변신론 혹은 결과적으로 세속화된 변신론과 다르지 않은 냉소주의와 무기력에 사로잡힌 투정과 거리를 둘 수있는 능력 계발에 있습니다. 손에 사회과학적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은 자아라는 추상의 세계가 아니라 '나'라는 자아가 놓인 사회적 관계망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적 관계망에서 공백기를 살아낼 삶의 전략을 고민합니다. p305


아이히만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선은 강한 자아와 약한 자아가 아닙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는 '책임 능력'입니다. 책임 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와 응답 response의 상관관계는 책임의 본래 뜻을 가장 잘 설명해줍니다. 책임이란 우리가 서로 응답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공감 능력'역시 이런 의미의 책임감을 지닌 존재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공백기간에서 탈출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결심을 기억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방법은 이것 말고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고민하는 것이겠지요. p310-311


<노명우:그래도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응답하라 박근혜!

고마 손한번 잡아주러, 그 멀리 자갈치 시장까지 갈필요 없잖아.

고마 손한번 잡아달라고, 밤이 새도록 기다리는 사람들이 바로 거기 있는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8-26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8-2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문에서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 라는 청와대의 반응 기사를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그러면 누가 나설 일이죠? 그러면 대통령이 나설 일은 뭐죠? 저는 대통령이 대체 왜 저렇게 경찰로 방어막을 치고 귀를 막고 있는지 진짜 모르겠어요. 왜그러는거죠? 왜일까요?
 
잠자기 전 읽기만 해도 나쁜 기분이 사라지는 마음의 법칙 26
나카무라 마사루 지음, 김동섭 옮김 / 인빅투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미래를 불안해하며 고민할 시간이 있다면

당신 스스로 인생의 각본을 만들면 된다.

각본을 쓰는 작가는 바로 당신.

 

그리고 다행인 것은

만약 잘못된 각본이라 해도 다시 고쳐 쓰면 된다.

인생은 언제나 고쳐 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유효기간은 '당신이 포기할 때까지!'

p36

 

맞는 말이다. 좋은 말이다 싶다가도

지금 우리들이 이렇게 미래를 불안해 하는 건

다시 고쳐쓸수 없을꺼라는 생각때문일지도...

 

 

아무리 '그만둘 이유'가 시시콜콜하게 많아도

'단 하나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인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앞길이 가로막혀 그만두고 싶어질 때

'포기할 이유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계속해야 할 의미를 생각해보자.

계속하기 위한 특별한 이유를 가져보자!

p178

 

윤은혜와 공유 주연의 커피프린스라는 드라마에서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  은찬(윤은혜)과 말리고 싶은 한결(공유)이 했던 대사가 있다.

 

은찬: 내가 사장님을 두고 어딜가요. 또 엄마랑 은새도 있고....(하지만 속마음은 무지하게 가고 싶음)

한결:하지만 가고 싶은 이유 한가지가 나머지 여러 이유들을 다 덮고도 남지....(서운하지만 보내주기로 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뭐 이런 대사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단 하나의 이유.

그건 '하고싶다'라는 마음.

 

 

슬렁슬렁 읽어가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

처음부터 다시 한번 책을 읽게 되버렸다.

 

*작가후기*

이책을 출판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원고를 준비하던

2013년 여름.

45세 생일을 맞이한 지 3일 뒤.

극심한 두통과 구토 증세로 병원에 갔더니

뇌종양이 발견됐습니다.

(.....)

아무리 하지만 선생님의 대답은 반대였습니다.

"당신이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이런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울겠습니까?"

"움츠리겠습니까?"

"원망하겠습니까?"

"화를 내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울어버리거나 화를 내는 것은

볼품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 어떻게 하면 괜찮아 보일 수 있을까?'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제가 내놓은 대답은 이것.

 

웃습니다!

 

(......)

만약 당신의 인생에 나쁜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이 책을 떠올리시면

웃는 얼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뭐래도,

제가 검증을 마쳤으니까요!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왜? 꼭 나인지 묻지 않을수가 없다.

45세에 악성 뇌종양....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논리적 치료요법이라

할 수 있는 'ABC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인간의 고민은 '일어나는 일 그 자체'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방식'에 의해서 새롭게 인식된다는 것으로, 빋아들이는 방식을 바꾸면 고민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어나는 일(Activating event)은 신념(Belief)에 의해서 결과(Consequence)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일어나는 일에는 이유가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p60-61

 

하아..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말..

그래서 참 많이도 물었다. 왜? 왜 나에게? 왜 이런일이? 왜 이런때에?

물론 답은 없었다....

이유없이 일어난 일,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의미를 부여하자는 말이

확실히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줄수 있을것 같긴 하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니

꼭 암을 이겨내길, 너무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하지않기를...

얼굴도 모르는 저자의 건투를 빌어본다.

힘내요 나카무라 마사루씨!!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4-08-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인용하신 글들이 좀 답답했어요.
충분히 열심히 하는데, 더 열심히 하라고 들려서요. 숨이 찼네요. ㅠㅠ

제가 45세에 악성 뇌종양이 걸렸다면,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아마도 저라면 저를 위해서 실컷 슬퍼해주고, 그 슬픔을 안아주면서 힘을 내보겠어요.
ABC 이론은 들어보면 참으로 그럴 듯 한데, 정말 어릴 때부터 핵심적으로 따라온 생각들은 그 이유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인식한다고 해서 쉽게 변화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변해야 해! 라고 자신에게 자꾸 그러라는 자체가, 저는 너무 안쓰럽게 느껴지는 이론이예요. 저는 제 자신이 제일 소중해요. 이기적이죠? ^^

아무개님, 즐거운 일요일되세요!
 

 

*혈연으로 연결된 건 아니지만 애네들은 가족이 맞다*

사진 윗쪽에 줄무니 고양이가 이집의 첫째 소니

그 옆에 다정히 누워 있는 녀석이 이집 둘째 똘똘이

동그란 얼굴이 매력적인 막내 삼돌이.

 

소니는 지인에게 얻어온 고양이, 똘똘이는 길거리에서 야채 행상하는 아주머니에게

일만원을 주고 사왔고, 삼돌이는 길거리에서 다 죽어가는 아이를 데려왔다.

 

'페르시안 고양이가 좋은 줄 알고 골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샴 종이 더 좋았을 것 같아. 아,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그때 샴 고양이도 있었는데...왜 애를 골라가지고, 털도 많이 날리는데 말이야, 그나마 어릴 적에는 귀여왔는데 이제는 너무 조용하기만 해서 재미도 없고.'

 

이러다 보면 길거리를 방황하는 유기묘가 한 마리 더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예는 아마도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나에게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소니는 처음부터 그냥 주어졌고, 똘똘이는 그나마 우리가 선택했다지만 그조차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삼돌이 역시 정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그걸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관계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그 책임은 내 선택의 잘못이 아니므로 그저 운명이 그럴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오히려 내 마음은 편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의 대상이 아니므로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따지기 보다는 어떻게 해야 저 상대와의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킬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나와 고야앙이의 관계는 가족에 가깝다. 이런 비유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하지만 가족이라는 개념 이외에 이를 묘사할수 있는 다른 개념을 찾을 수 없으니 어쩌랴. p109-110

 

다른 어떤 이야기들 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동의할수 밖에 없었다.

나의 다셧냥이도 모두 나의 선택이 아닌 운명처럼 이녀석들의 선택에 의해 나와 가족이 되었으니까.

 

새벽에 그것고 꼭 3시면 우는 우리 복순이를 떠올리게 한다.

왜 우니 복순아~ 왜~~하고 내가 몸을 일으켜야 울기를 멈춘다 ㅠ..ㅠ

 

 

병원비도 병원비 이지만, 한달에 아이들 사료와 모래값만해도 내 월급의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고양이>술>책>잡비...이게 내 지출의 비중이다.

 

이건 냥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

훤히 보이는 쥐돌이나 오뎅꼬치 보다는 어딘가 숨겨져 있는 것들을 정말이지 미친듯이 좋아한다.^^

 

 

 

그저 바로 곁에 않아 다른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주인의 두 눈을 주의 깊게 응시하며, 주인이 뭐라 지껄이는지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치유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말을 못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상대방 덕분에 마음을 열고 그동안 숨기거나 쌓아둔 것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만이 경청을 할 수 있다"는 미국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말을 빌리자면, 어떤 순간에는 우리집 소니가 가장 위대한 셈이다.  p123-124

 

아마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개이든 고양이이든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것이다.

늦은밤 지친 몸을 이끌고, 또는 술에 잔뜩취해 귀가하는 나를

버선발로 맞아주는 녀석들.

술에 취해 녀석들을 껴안거나 앉혀 놓고

술 주정도 여러번 해보았고

심지어 정말 목놓아 울기도 했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

엄청난 병원비와 식대와 거의 매일 일어나는 수면방해,

매일매일 청소를 해도 풀풀 날리는 털.

고양이 화장실 모래로 인한 온 집안의 사막화.

이 모든 불편함을 견디게 해주는건

역시나 이아이들의 존재에서 받을수 있는 위안일것이다.

 

최근 내가 활동하고 있는 고양이구조 카페에서 사람들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생겼었다.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긴 했지만,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신뢰의 무너짐과

바로 이...간섭의 문제.

 

'필요할 때 그 필요한 것을 주기.'

자상함의 반대편에는 성가신 간섭이 있다. 부모든 선배든 자상한 지원자이자 보호자이면서도 동시에 간섭하는 꼰대가 될 수있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도움과 간섭의 사이를 가르는 가느다란 붉은 선은 선후관계다. 상대가 도움을 청한 다음에 주느냐, 아니면 청하기도 전에 주었느냐, 전자는 도움이고, 후자는 간섭이다.

 

고양이에게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들은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요구한 다음에 주어져야 받아들인다. 처음에 많은 집사들이 이런 고양이의 처사에 서운함을 느낀다. 마치 후배들을 도와줘놓고서도 "그 선배는 너무 어려워요"라는 평을 받고 상처 입은 내 동기들처럼, 하지만 사실은 그게 원칙이다.

우리는 모두 개별화된 인격체들이다. 내가 원치 않는 도움을 억지로 주려고 하는 것은 사실 도움이 아니라 간섭이 된다.

p93

 

 

 

 

 

오늘 월차내고 쉬는 날인데

알람시간 (4시30)분 보다 정확하게 이분 빨리 눈이 뙇! 떠졌다.

어제 술도 왕창 마셔서 술 냄새도 펄펄 나는데 ㅠ..ㅠ

막내 나리의 밥과 약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휴일도 술이 안깨도 일어나야 한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이런게 반려묘와 함께 산다는것......

 

 

 

 

 

 

오랫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게 해준 저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심리학 박사, 책도 여려권. 게다가 그림(삽인된 그림은 저가의 솜씨)까지

잘 그리는 저자에게 무한 질투를!

 

 

 

 

 

 

 

 

 

 

 

 

 

 

 

 

 


댓글(8)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08-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게 만화책이었어요?
전 여전히 고양이를 비롯해 애완동물을 극진히 돌보며 사는 사람들은 저와 뇌구조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 어휴.. 엄두가 안나요. 저는 식물도 돌보고 싶지 않아요. 전 정말이지 제 한 몸 돌보는 게 저한테는 가장 큰 일인것 같아요. Orz

아무개 2014-08-14 13:35   좋아요 0 | URL
아 만화책은 아니구요
중간중간 저자가 그린 그림이 있는거에요

전 정말 지금있는 아이들
모두 떠나고 나면
어떤생명도 거두고 싶지 않아요
힘드러ㅡᆢㅡ

야클 2014-08-1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우리집도 나름 길냥이들 무료급식소 된지 오래라서. -_-;
게다가 건강에 별로 좋지도 않을텐데 고등어통조림만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요즘엔 통조림까지 여러개 비축한다는...

아무개 2014-08-14 13:39   좋아요 0 | URL
야클님 저도 길냥이 처음 밥줄때
매일매일 밥해서 고등어통조림에 비벼줬던 기억이나네요

http://blog.naver.com/nellsonz/220058209906
요기 블로그에 가보시면
길냥이 급식소를 무료로 제작해주는
이벤트같은거 한데요
고정 급식소가 있으시다니 도움이 될까싶어
블로그 주소 남겨요

마녀고양이 2014-08-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 책 말고 고양이 관련 수필이 또 나온게 있더라구요.
저도 고양이만 나오면 자꾸 손이 가서,,, 귀엽고 잼나고...
그런데 키우는 분들도 정말 그렇게 잼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아무개님, 실제로 키우려면 힘든가보네요.. ㅠㅠ

아무개 2014-08-14 16:22   좋아요 0 | URL
솔직히 강아지 키울땐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게 문제인거 같아요
그때 못해줘서 미안한맘을
냥이들한테 다 푼다고 봐야죠
전 좀 극성집사에 속하는 편이거든요 ㅠㅠ

페크pek0501 2014-08-1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얼마나 예쁠지 상상이 갑니다. 후배 집에 놀러 갔다가 저도 고양이에게 반한 적이 있어요.
주인과 공놀이도 잘하고 티브이에서 가수가 노래하는 것을 집중해 볼 줄도 알고 수줍음을 탈 줄도 알아서
며칠을 그 고양이 생각만 했답니다. 그래서 애들이 집에서 키우게 해 달라고 조르기도 하잖아요.

아무개 님은 책과 술과 고양이로 행복한 사람이군요. 그중 한 가지만 가져도 행복한 사람인데
무려 세 가지나...
"고양이>술>책>잡비...이게 내 지출의 비중이다."
- 하하하~~~



아무개 2014-08-15 08:3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 행복한 사람이였군요.
고양이>술>책>잡비....이게 전 좀 잘못된거 같았는데
으하하 이것땜시 저는 행복한 사람이였군요 ^^
 

 저는 이전보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엄밀히 말해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이 바로 불행이 우리 삶에서 갖는 가장 고결하고 위대한 지점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의미 없음(meaninglessness)입니다. 당신의 삶이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p104


책에는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이 굵은 글씨로 되어있지만,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이 아니라

피하려고 했다는 노학자의 말이 더 마음에 남는다.






                                        보관함에 꽤나 오랫동안 담겨져 있던 책. 미친 이스라엘 새끼들 덕에 결국 구매.

                                       기억해라. 하느님은 나치도 용서하지 않으시겠지만, 너희 또한 마찬가지일것이다.

                                       구타 당했던 놈이 또 때리고,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더 맵게 시킨다더니

                                                     사랑의 신! 유일한 그 신! 그를 믿는 다는 너희들이

                                                        뻔뻔해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할수 있나!!




                                                    우연히 눈에 띄인 반값할인 책이지만 기대가 크다.



                                                      고양이와 심리학. 내겐 그냥 넘어가기 힘든 유혹.

                                                           무심하고 싶지만 소심한 나를 위해.....



아니기만 해봐라!


..........


                                                  


                                         






*박통은 오늘도 세월호 이야기는 안하고 넘어가나보다.

우리는 또 그렇게 넘어가는걸 넘어가주나보다.


*내가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을 책들은 나의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쪽이 맞을까? 나는 둘 모두 옳고, 또 둘 다 옳지 않다고 판단한다.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배한 것은 기회균등과 공정경쟁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었다. 이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었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10년의 진보정부는 '역사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p103-104


'나의' 한국 현대사이니 만큼 '그의' 관점에 쓰여진 한국사이다.

그래서 곳곳에 나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들이 보인다.

대체적으로 딱히 새로울 내용과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50대, 남성,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읽을만 할것 같다. 







태평양전쟁 종전이 임박하자 맥아더 장국은 반도 전체가 소련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반도의 분할점령을 소련에 제안했다. 소련이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전범국 일본은 독일과 달리 분할점령을 모면했고, 엉뚱하게도 우리 민족과 국토가 두 동강 났다.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북위 38도선 남북을 각자 점령한 미국과 소련에 있다. 애초에 주권을 지키지 못했고 자기 힘으로 광복을 이루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부족함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단의 책임을 우리 민족에게 묻는 것은 강도 피해자에게 범조의 책임을 지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p71

민족사적 정통성도 없고, 경제적 효율성도 없으며, 민주적 정당성 마저 없는 정부가 들어선 나라는 정통성 있는 국가일 수 없다. 결국 국민들이 저항권을 행사하기로 결심했다. 역사적 대의명분과 경제적 효율성은 당장 어쩌지 못한다 할지라도 최소한 민주적 정당성이라도 가진 정부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4.19혁명이었다. p84

서거 33년이 지난 시점에 딸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으며, 이유가 무엇이든 그는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세계사에서 이만큼 성공한 군사쿠데타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p99

한일회담 반대투쟁은 결국 그렇게 끝이 났다.무려 1,000여 명이 넘게 체포되고 350여 명이 내란죄와 소요죄로 구속당하면서 박정희 정부와 2년 넘게 투쟁을 벌였던 청년들은 '6.3세대'라는 이름을 얻었다.(...)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10월 유신은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였다. (...)유신헌법 초안을 만든 인물은 중앙정보부와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김기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1992년 대총령 선거 때 그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장들을 모아놓고 화끈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한 '추원복집 사건'을 일으켰다. 다시 20여년이 지난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되어 국정운영을 전횡함으로써'기춘 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p209

결국 5월 17일 밤 신군부가 전국 주요 대학에 계엄군을 투입함으로써 학생시위는 막을 니렸다. 휴교령이 내릴 경우 연속적, 동시다발적, 전국적 시위를 벌이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유일하게 약속을 지킨 곳이 광주였다. 그곳에서만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봉기가 일어났다.
광주민중항쟁의 시작은 1979년 10월의 부마항쟁과 비슷했다. 김영삼 총재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처럼 신군부가 김대중 씨를 체포한 것이 광주 시민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 p232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4-07-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이 구절이 팍, 와 닿네요.
저는 아직 이 책을 못 읽었어요. 꼭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아무개님 페이퍼 보고 예습하고 갑니다.*^^*
밤에는 바람이 많이 불더니, 지금도 그러네요~~~

아무개 2014-07-26 18:43   좋아요 0 | URL
유시민씨 ...참 똑똑하고 글잘쓰는 사람은 맞는거 같아요.

아침에 바람이 불고 좀 춥게 느껴지더니
또 끈적끈적..덥습니다.
종일 늘어져 있었는데도 왜 피곤한건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