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쪽이 맞을까? 나는 둘 모두 옳고, 또 둘 다 옳지 않다고 판단한다.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배한 것은 기회균등과 공정경쟁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었다. 이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었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10년의 진보정부는 '역사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p103-104


'나의' 한국 현대사이니 만큼 '그의' 관점에 쓰여진 한국사이다.

그래서 곳곳에 나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들이 보인다.

대체적으로 딱히 새로울 내용과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50대, 남성,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읽을만 할것 같다. 







태평양전쟁 종전이 임박하자 맥아더 장국은 반도 전체가 소련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반도의 분할점령을 소련에 제안했다. 소련이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전범국 일본은 독일과 달리 분할점령을 모면했고, 엉뚱하게도 우리 민족과 국토가 두 동강 났다.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북위 38도선 남북을 각자 점령한 미국과 소련에 있다. 애초에 주권을 지키지 못했고 자기 힘으로 광복을 이루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부족함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단의 책임을 우리 민족에게 묻는 것은 강도 피해자에게 범조의 책임을 지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p71

민족사적 정통성도 없고, 경제적 효율성도 없으며, 민주적 정당성 마저 없는 정부가 들어선 나라는 정통성 있는 국가일 수 없다. 결국 국민들이 저항권을 행사하기로 결심했다. 역사적 대의명분과 경제적 효율성은 당장 어쩌지 못한다 할지라도 최소한 민주적 정당성이라도 가진 정부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4.19혁명이었다. p84

서거 33년이 지난 시점에 딸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으며, 이유가 무엇이든 그는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세계사에서 이만큼 성공한 군사쿠데타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p99

한일회담 반대투쟁은 결국 그렇게 끝이 났다.무려 1,000여 명이 넘게 체포되고 350여 명이 내란죄와 소요죄로 구속당하면서 박정희 정부와 2년 넘게 투쟁을 벌였던 청년들은 '6.3세대'라는 이름을 얻었다.(...)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10월 유신은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였다. (...)유신헌법 초안을 만든 인물은 중앙정보부와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김기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1992년 대총령 선거 때 그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장들을 모아놓고 화끈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한 '추원복집 사건'을 일으켰다. 다시 20여년이 지난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되어 국정운영을 전횡함으로써'기춘 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p209

결국 5월 17일 밤 신군부가 전국 주요 대학에 계엄군을 투입함으로써 학생시위는 막을 니렸다. 휴교령이 내릴 경우 연속적, 동시다발적, 전국적 시위를 벌이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유일하게 약속을 지킨 곳이 광주였다. 그곳에서만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봉기가 일어났다.
광주민중항쟁의 시작은 1979년 10월의 부마항쟁과 비슷했다. 김영삼 총재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처럼 신군부가 김대중 씨를 체포한 것이 광주 시민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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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이 구절이 팍, 와 닿네요.
저는 아직 이 책을 못 읽었어요. 꼭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아무개님 페이퍼 보고 예습하고 갑니다.*^^*
밤에는 바람이 많이 불더니, 지금도 그러네요~~~

아무개 2014-07-26 18:43   좋아요 0 | URL
유시민씨 ...참 똑똑하고 글잘쓰는 사람은 맞는거 같아요.

아침에 바람이 불고 좀 춥게 느껴지더니
또 끈적끈적..덥습니다.
종일 늘어져 있었는데도 왜 피곤한건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