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전 읽기만 해도 나쁜 기분이 사라지는 마음의 법칙 26
나카무라 마사루 지음, 김동섭 옮김 / 인빅투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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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래를 불안해하며 고민할 시간이 있다면

당신 스스로 인생의 각본을 만들면 된다.

각본을 쓰는 작가는 바로 당신.

 

그리고 다행인 것은

만약 잘못된 각본이라 해도 다시 고쳐 쓰면 된다.

인생은 언제나 고쳐 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유효기간은 '당신이 포기할 때까지!'

p36

 

맞는 말이다. 좋은 말이다 싶다가도

지금 우리들이 이렇게 미래를 불안해 하는 건

다시 고쳐쓸수 없을꺼라는 생각때문일지도...

 

 

아무리 '그만둘 이유'가 시시콜콜하게 많아도

'단 하나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인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앞길이 가로막혀 그만두고 싶어질 때

'포기할 이유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계속해야 할 의미를 생각해보자.

계속하기 위한 특별한 이유를 가져보자!

p178

 

윤은혜와 공유 주연의 커피프린스라는 드라마에서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  은찬(윤은혜)과 말리고 싶은 한결(공유)이 했던 대사가 있다.

 

은찬: 내가 사장님을 두고 어딜가요. 또 엄마랑 은새도 있고....(하지만 속마음은 무지하게 가고 싶음)

한결:하지만 가고 싶은 이유 한가지가 나머지 여러 이유들을 다 덮고도 남지....(서운하지만 보내주기로 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뭐 이런 대사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단 하나의 이유.

그건 '하고싶다'라는 마음.

 

 

슬렁슬렁 읽어가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

처음부터 다시 한번 책을 읽게 되버렸다.

 

*작가후기*

이책을 출판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원고를 준비하던

2013년 여름.

45세 생일을 맞이한 지 3일 뒤.

극심한 두통과 구토 증세로 병원에 갔더니

뇌종양이 발견됐습니다.

(.....)

아무리 하지만 선생님의 대답은 반대였습니다.

"당신이 인생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이런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울겠습니까?"

"움츠리겠습니까?"

"원망하겠습니까?"

"화를 내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바로 울어버리거나 화를 내는 것은

볼품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자, 어떻게 하면 괜찮아 보일 수 있을까?'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제가 내놓은 대답은 이것.

 

웃습니다!

 

(......)

만약 당신의 인생에 나쁜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이 책을 떠올리시면

웃는 얼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뭐래도,

제가 검증을 마쳤으니까요!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왜? 꼭 나인지 묻지 않을수가 없다.

45세에 악성 뇌종양....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라는 말을 자주 들어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논리적 치료요법이라

할 수 있는 'ABC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인간의 고민은 '일어나는 일 그 자체'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방식'에 의해서 새롭게 인식된다는 것으로, 빋아들이는 방식을 바꾸면 고민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어나는 일(Activating event)은 신념(Belief)에 의해서 결과(Consequence)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일어나는 일에는 이유가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p60-61

 

하아..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말..

그래서 참 많이도 물었다. 왜? 왜 나에게? 왜 이런일이? 왜 이런때에?

물론 답은 없었다....

이유없이 일어난 일,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의미를 부여하자는 말이

확실히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줄수 있을것 같긴 하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니

꼭 암을 이겨내길, 너무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하지않기를...

얼굴도 모르는 저자의 건투를 빌어본다.

힘내요 나카무라 마사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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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4-08-1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인용하신 글들이 좀 답답했어요.
충분히 열심히 하는데, 더 열심히 하라고 들려서요. 숨이 찼네요. ㅠㅠ

제가 45세에 악성 뇌종양이 걸렸다면,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아마도 저라면 저를 위해서 실컷 슬퍼해주고, 그 슬픔을 안아주면서 힘을 내보겠어요.
ABC 이론은 들어보면 참으로 그럴 듯 한데, 정말 어릴 때부터 핵심적으로 따라온 생각들은 그 이유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인식한다고 해서 쉽게 변화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변해야 해! 라고 자신에게 자꾸 그러라는 자체가, 저는 너무 안쓰럽게 느껴지는 이론이예요. 저는 제 자신이 제일 소중해요. 이기적이죠? ^^

아무개님, 즐거운 일요일되세요!
 

 

*혈연으로 연결된 건 아니지만 애네들은 가족이 맞다*

사진 윗쪽에 줄무니 고양이가 이집의 첫째 소니

그 옆에 다정히 누워 있는 녀석이 이집 둘째 똘똘이

동그란 얼굴이 매력적인 막내 삼돌이.

 

소니는 지인에게 얻어온 고양이, 똘똘이는 길거리에서 야채 행상하는 아주머니에게

일만원을 주고 사왔고, 삼돌이는 길거리에서 다 죽어가는 아이를 데려왔다.

 

'페르시안 고양이가 좋은 줄 알고 골랐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샴 종이 더 좋았을 것 같아. 아,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그때 샴 고양이도 있었는데...왜 애를 골라가지고, 털도 많이 날리는데 말이야, 그나마 어릴 적에는 귀여왔는데 이제는 너무 조용하기만 해서 재미도 없고.'

 

이러다 보면 길거리를 방황하는 유기묘가 한 마리 더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예는 아마도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나에게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소니는 처음부터 그냥 주어졌고, 똘똘이는 그나마 우리가 선택했다지만 그조차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삼돌이 역시 정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그걸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관계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그 책임은 내 선택의 잘못이 아니므로 그저 운명이 그럴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오히려 내 마음은 편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 운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의 대상이 아니므로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따지기 보다는 어떻게 해야 저 상대와의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킬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나와 고야앙이의 관계는 가족에 가깝다. 이런 비유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하지만 가족이라는 개념 이외에 이를 묘사할수 있는 다른 개념을 찾을 수 없으니 어쩌랴. p109-110

 

다른 어떤 이야기들 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동의할수 밖에 없었다.

나의 다셧냥이도 모두 나의 선택이 아닌 운명처럼 이녀석들의 선택에 의해 나와 가족이 되었으니까.

 

새벽에 그것고 꼭 3시면 우는 우리 복순이를 떠올리게 한다.

왜 우니 복순아~ 왜~~하고 내가 몸을 일으켜야 울기를 멈춘다 ㅠ..ㅠ

 

 

병원비도 병원비 이지만, 한달에 아이들 사료와 모래값만해도 내 월급의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고양이>술>책>잡비...이게 내 지출의 비중이다.

 

이건 냥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

훤히 보이는 쥐돌이나 오뎅꼬치 보다는 어딘가 숨겨져 있는 것들을 정말이지 미친듯이 좋아한다.^^

 

 

 

그저 바로 곁에 않아 다른 것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주인의 두 눈을 주의 깊게 응시하며, 주인이 뭐라 지껄이는지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치유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말을 못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상대방 덕분에 마음을 열고 그동안 숨기거나 쌓아둔 것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만이 경청을 할 수 있다"는 미국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말을 빌리자면, 어떤 순간에는 우리집 소니가 가장 위대한 셈이다.  p123-124

 

아마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개이든 고양이이든

이런 경험은 누구나 있을것이다.

늦은밤 지친 몸을 이끌고, 또는 술에 잔뜩취해 귀가하는 나를

버선발로 맞아주는 녀석들.

술에 취해 녀석들을 껴안거나 앉혀 놓고

술 주정도 여러번 해보았고

심지어 정말 목놓아 울기도 했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

엄청난 병원비와 식대와 거의 매일 일어나는 수면방해,

매일매일 청소를 해도 풀풀 날리는 털.

고양이 화장실 모래로 인한 온 집안의 사막화.

이 모든 불편함을 견디게 해주는건

역시나 이아이들의 존재에서 받을수 있는 위안일것이다.

 

최근 내가 활동하고 있는 고양이구조 카페에서 사람들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생겼었다.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긴 했지만,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신뢰의 무너짐과

바로 이...간섭의 문제.

 

'필요할 때 그 필요한 것을 주기.'

자상함의 반대편에는 성가신 간섭이 있다. 부모든 선배든 자상한 지원자이자 보호자이면서도 동시에 간섭하는 꼰대가 될 수있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도움과 간섭의 사이를 가르는 가느다란 붉은 선은 선후관계다. 상대가 도움을 청한 다음에 주느냐, 아니면 청하기도 전에 주었느냐, 전자는 도움이고, 후자는 간섭이다.

 

고양이에게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들은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요구한 다음에 주어져야 받아들인다. 처음에 많은 집사들이 이런 고양이의 처사에 서운함을 느낀다. 마치 후배들을 도와줘놓고서도 "그 선배는 너무 어려워요"라는 평을 받고 상처 입은 내 동기들처럼, 하지만 사실은 그게 원칙이다.

우리는 모두 개별화된 인격체들이다. 내가 원치 않는 도움을 억지로 주려고 하는 것은 사실 도움이 아니라 간섭이 된다.

p93

 

 

 

 

 

오늘 월차내고 쉬는 날인데

알람시간 (4시30)분 보다 정확하게 이분 빨리 눈이 뙇! 떠졌다.

어제 술도 왕창 마셔서 술 냄새도 펄펄 나는데 ㅠ..ㅠ

막내 나리의 밥과 약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휴일도 술이 안깨도 일어나야 한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이런게 반려묘와 함께 산다는것......

 

 

 

 

 

 

오랫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게 해준 저자에게 무한한 감사를!

심리학 박사, 책도 여려권. 게다가 그림(삽인된 그림은 저가의 솜씨)까지

잘 그리는 저자에게 무한 질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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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8-1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게 만화책이었어요?
전 여전히 고양이를 비롯해 애완동물을 극진히 돌보며 사는 사람들은 저와 뇌구조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 어휴.. 엄두가 안나요. 저는 식물도 돌보고 싶지 않아요. 전 정말이지 제 한 몸 돌보는 게 저한테는 가장 큰 일인것 같아요. Orz

아무개 2014-08-14 13:35   좋아요 0 | URL
아 만화책은 아니구요
중간중간 저자가 그린 그림이 있는거에요

전 정말 지금있는 아이들
모두 떠나고 나면
어떤생명도 거두고 싶지 않아요
힘드러ㅡᆢㅡ

야클 2014-08-1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우리집도 나름 길냥이들 무료급식소 된지 오래라서. -_-;
게다가 건강에 별로 좋지도 않을텐데 고등어통조림만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요즘엔 통조림까지 여러개 비축한다는...

아무개 2014-08-14 13:39   좋아요 0 | URL
야클님 저도 길냥이 처음 밥줄때
매일매일 밥해서 고등어통조림에 비벼줬던 기억이나네요

http://blog.naver.com/nellsonz/220058209906
요기 블로그에 가보시면
길냥이 급식소를 무료로 제작해주는
이벤트같은거 한데요
고정 급식소가 있으시다니 도움이 될까싶어
블로그 주소 남겨요

마녀고양이 2014-08-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 책 말고 고양이 관련 수필이 또 나온게 있더라구요.
저도 고양이만 나오면 자꾸 손이 가서,,, 귀엽고 잼나고...
그런데 키우는 분들도 정말 그렇게 잼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아무개님, 실제로 키우려면 힘든가보네요.. ㅠㅠ

아무개 2014-08-14 16:22   좋아요 0 | URL
솔직히 강아지 키울땐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게 문제인거 같아요
그때 못해줘서 미안한맘을
냥이들한테 다 푼다고 봐야죠
전 좀 극성집사에 속하는 편이거든요 ㅠㅠ

페크pek0501 2014-08-1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얼마나 예쁠지 상상이 갑니다. 후배 집에 놀러 갔다가 저도 고양이에게 반한 적이 있어요.
주인과 공놀이도 잘하고 티브이에서 가수가 노래하는 것을 집중해 볼 줄도 알고 수줍음을 탈 줄도 알아서
며칠을 그 고양이 생각만 했답니다. 그래서 애들이 집에서 키우게 해 달라고 조르기도 하잖아요.

아무개 님은 책과 술과 고양이로 행복한 사람이군요. 그중 한 가지만 가져도 행복한 사람인데
무려 세 가지나...
"고양이>술>책>잡비...이게 내 지출의 비중이다."
- 하하하~~~



아무개 2014-08-15 08:3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 행복한 사람이였군요.
고양이>술>책>잡비....이게 전 좀 잘못된거 같았는데
으하하 이것땜시 저는 행복한 사람이였군요 ^^
 

 저는 이전보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엄밀히 말해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기보다는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을 피하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것이 바로 불행이 우리 삶에서 갖는 가장 고결하고 위대한 지점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의미 없음(meaninglessness)입니다. 당신의 삶이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하게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p104


책에는 '삶의 공허함과 의미 없음'이 굵은 글씨로 되어있지만,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이 아니라

피하려고 했다는 노학자의 말이 더 마음에 남는다.






                                        보관함에 꽤나 오랫동안 담겨져 있던 책. 미친 이스라엘 새끼들 덕에 결국 구매.

                                       기억해라. 하느님은 나치도 용서하지 않으시겠지만, 너희 또한 마찬가지일것이다.

                                       구타 당했던 놈이 또 때리고,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더 맵게 시킨다더니

                                                     사랑의 신! 유일한 그 신! 그를 믿는 다는 너희들이

                                                        뻔뻔해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할수 있나!!




                                                    우연히 눈에 띄인 반값할인 책이지만 기대가 크다.



                                                      고양이와 심리학. 내겐 그냥 넘어가기 힘든 유혹.

                                                           무심하고 싶지만 소심한 나를 위해.....



아니기만 해봐라!


..........


                                                  


                                         






*박통은 오늘도 세월호 이야기는 안하고 넘어가나보다.

우리는 또 그렇게 넘어가는걸 넘어가주나보다.


*내가 읽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을 책들은 나의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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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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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느 쪽이 맞을까? 나는 둘 모두 옳고, 또 둘 다 옳지 않다고 판단한다. 박정희 정부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배한 것은 기회균등과 공정경쟁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었다. 이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었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10년의 진보정부는 '역사적 경로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p103-104


'나의' 한국 현대사이니 만큼 '그의' 관점에 쓰여진 한국사이다.

그래서 곳곳에 나의 생각과는 다른 부분들이 보인다.

대체적으로 딱히 새로울 내용과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50대, 남성,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읽을만 할것 같다. 







태평양전쟁 종전이 임박하자 맥아더 장국은 반도 전체가 소련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한반도의 분할점령을 소련에 제안했다. 소련이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전범국 일본은 독일과 달리 분할점령을 모면했고, 엉뚱하게도 우리 민족과 국토가 두 동강 났다.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북위 38도선 남북을 각자 점령한 미국과 소련에 있다. 애초에 주권을 지키지 못했고 자기 힘으로 광복을 이루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부족함 탓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단의 책임을 우리 민족에게 묻는 것은 강도 피해자에게 범조의 책임을 지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p71

민족사적 정통성도 없고, 경제적 효율성도 없으며, 민주적 정당성 마저 없는 정부가 들어선 나라는 정통성 있는 국가일 수 없다. 결국 국민들이 저항권을 행사하기로 결심했다. 역사적 대의명분과 경제적 효율성은 당장 어쩌지 못한다 할지라도 최소한 민주적 정당성이라도 가진 정부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4.19혁명이었다. p84

서거 33년이 지난 시점에 딸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으며, 이유가 무엇이든 그는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세계사에서 이만큼 성공한 군사쿠데타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p99

한일회담 반대투쟁은 결국 그렇게 끝이 났다.무려 1,000여 명이 넘게 체포되고 350여 명이 내란죄와 소요죄로 구속당하면서 박정희 정부와 2년 넘게 투쟁을 벌였던 청년들은 '6.3세대'라는 이름을 얻었다.(...)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10월 유신은 현직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였다. (...)유신헌법 초안을 만든 인물은 중앙정보부와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김기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1992년 대총령 선거 때 그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장들을 모아놓고 화끈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한 '추원복집 사건'을 일으켰다. 다시 20여년이 지난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되어 국정운영을 전횡함으로써'기춘 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p209

결국 5월 17일 밤 신군부가 전국 주요 대학에 계엄군을 투입함으로써 학생시위는 막을 니렸다. 휴교령이 내릴 경우 연속적, 동시다발적, 전국적 시위를 벌이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유일하게 약속을 지킨 곳이 광주였다. 그곳에서만 시민이 참여하는 도시봉기가 일어났다.
광주민중항쟁의 시작은 1979년 10월의 부마항쟁과 비슷했다. 김영삼 총재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처럼 신군부가 김대중 씨를 체포한 것이 광주 시민의 격분을 불러일으켰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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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중태, 손학규, 이재오, 김덕룡, 현승일,이명박,정대철,이부영,서청원,박관용,하순봉,김경재 등이 있다. 그런데 그때 거리시위에 참여했던 20대 청년들이 지금은 70대 고령층이 되어 박근혜 대총령과 새누리당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다. p199-200

이 구절이 팍, 와 닿네요.
저는 아직 이 책을 못 읽었어요. 꼭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아무개님 페이퍼 보고 예습하고 갑니다.*^^*
밤에는 바람이 많이 불더니, 지금도 그러네요~~~

아무개 2014-07-26 18:43   좋아요 0 | URL
유시민씨 ...참 똑똑하고 글잘쓰는 사람은 맞는거 같아요.

아침에 바람이 불고 좀 춥게 느껴지더니
또 끈적끈적..덥습니다.
종일 늘어져 있었는데도 왜 피곤한건지.. ㅡ..ㅡ
 

작가는 어디에서 희망을 보았을까?

나만 안보이나?

책에서도 현실에서도 나만 안보이나?



재형, 기준, 윤주 그리고 개 '링고'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사람의 이야기 보다 한 '개'의 이야기에서

나는 더 많이 공감했고 아팠고 부끄러웠다.


하아...난 왜 감정이입을 개한테 하는 거지..


그때까지도 링고는 도망칠 마음은 먹지 않았다. '인간을 믿지 않는다'와 '인간에게서 도망친다'는 다른 문제였다. 늑대의 혈통을 받았지만 링고는 개로 길러졌다. 개에게 인간은 곧 세계였다. 먹이와 거처, 안전을 보장하고 운명을 관장하는 세계. 인간을 벗어난다는 건 자신의 세계를 버린다는 말과 같았다. 떠돌이가 된다는 의미였다. 링고는 스스로 물었다. 어느 쪽이 더 두려운가. 떠돌이와 송장 중에서. p51



내딸 마리를 잘 부탁드려요.

문설주 앞엔 마리의 것으로 보이는 케이지가 놓여 있었다.(...)마리는 멀어지는 불빛을 향해 종종걸음 치다 되돌아와서 불안한 눈으로 재형을 흘끔대고 눈치를 살폈다. 급기야는 그의 바짓단에 코를 붙이고 낑낑, 울기 시작했다.(...)앞을 가로막고 차를 세워서 마리를 돌려주고 싶었다. 이 개는 당신의 '마리'야. 마리라는 이름을 붙여준 자가 바로 당신이라고, 그게 무슨 뜻인 줄 알아? 책임진다는거야. 편의에 따라 관계를 파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야.p210-211




재형은 자신의 개 스타를 죽이고 링고에게 치명상을 입힌 기준을 용서했다.

재형은 진실없는 사실 보도의 칼을 휘둘러 자신을 망쳐놓은 윤주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재형은


"서재형, 인간 없는 세상으로 가다."

결과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이야기가 끝이 날수 있다.

모든것을 용서한 사람의 죽음. 


글을 쓰다보니... 재형이 왠지 예수처럼 느껴진다.

흐음...그럼 예수의 부활(재형)-용서와 사랑-을

정유경 작가는 그걸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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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7-1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아무개님, 이 책이 아무개님께는 좋았다는 겁니까 안좋았다는 겁니까?
저는 이 책을 안 읽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의외로 아무개님이 이 책을 읽으셨네요!!

아무개 2014-07-16 10:38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좋아요!라고 손꾸락 치켜들 정도는 아니라는거죠 뭐 ㅋㅋ

단발머리 2014-07-1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안 읽었잖아요. 정확히는 제가 읽지 않은 많은 책 중에 하나인데요. 근데, 책 소개랑 리뷰 같은데서도, 좀 무섭다고 해서요, 아무래도 저는 이 책을 못 읽을 것 같아요. 전에 빨책에 정유정 작가가 나왔는데요. 목소리가 너무 씩씩하고, 자신있고 좋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사람자체가 매력적인 거 같은데, 그런데도 못 읽겠어요.

저는 일단~~~
너무 야한거, 너무 잔인한 거, 그런 거를 못 읽어요. 동화만 읽고 살 수는 없는데.....

책에서도 현실에서도 희망이 안 보인다는 아무개님 말에는 동의합니다.... 갑자기 슬픈 아침?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