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어디에서 희망을 보았을까?
나만 안보이나?
책에서도 현실에서도 나만 안보이나?
재형, 기준, 윤주 그리고 개 '링고'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사람의 이야기 보다 한 '개'의 이야기에서
나는 더 많이 공감했고 아팠고 부끄러웠다.
하아...난 왜 감정이입을 개한테 하는 거지..
그때까지도 링고는 도망칠 마음은 먹지 않았다. '인간을 믿지 않는다'와 '인간에게서 도망친다'는 다른 문제였다. 늑대의 혈통을 받았지만 링고는 개로 길러졌다. 개에게 인간은 곧 세계였다. 먹이와 거처, 안전을 보장하고 운명을 관장하는 세계. 인간을 벗어난다는 건 자신의 세계를 버린다는 말과 같았다. 떠돌이가 된다는 의미였다. 링고는 스스로 물었다. 어느 쪽이 더 두려운가. 떠돌이와 송장 중에서. p51
내딸 마리를 잘 부탁드려요.
문설주 앞엔 마리의 것으로 보이는 케이지가 놓여 있었다.(...)마리는 멀어지는 불빛을 향해 종종걸음 치다 되돌아와서 불안한 눈으로 재형을 흘끔대고 눈치를 살폈다. 급기야는 그의 바짓단에 코를 붙이고 낑낑, 울기 시작했다.(...)앞을 가로막고 차를 세워서 마리를 돌려주고 싶었다. 이 개는 당신의 '마리'야. 마리라는 이름을 붙여준 자가 바로 당신이라고, 그게 무슨 뜻인 줄 알아? 책임진다는거야. 편의에 따라 관계를 파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야.p210-211
재형은 자신의 개 스타를 죽이고 링고에게 치명상을 입힌 기준을 용서했다.
재형은 진실없는 사실 보도의 칼을 휘둘러 자신을 망쳐놓은 윤주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재형은
"서재형, 인간 없는 세상으로 가다."
결과적으로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이야기가 끝이 날수 있다.
모든것을 용서한 사람의 죽음.
글을 쓰다보니... 재형이 왠지 예수처럼 느껴진다.
흐음...그럼 예수의 부활(재형)-용서와 사랑-을
정유경 작가는 그걸 보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