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 입시의 정치에 반하여 - 한국사회 모든 문제의 핵심
박준상 지음 / 오월의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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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 즉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라지만, 어느 정부와 국회도 핵심 과제로 제대로 추진한 적이 없는 것같다. 대개 정당의 실존을 집권에서 찾고 정부와 국회는 2개의 보수당이 번갈아 차지해 왔기에 교육보다 집권과 체제안정에 우선순위를 둔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범진보 계열인 민주당조차 변변한 교육정책 없이 지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는 공약으로 끝나 기억조차 안 난다. 갓 출발한 이재명 정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즉 국립대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존 입시 및 학교제도의 병폐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집권 초기라서인지 아직 그 설계안이 정부 발표로 공표된 적은 없다.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그 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는 12.3 내란 관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중이라 더 후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검찰청 폐지, 기재부 분리, 대법관증원 및 사법개혁 등 정부조직 및 권력기관 개혁이 선행되기에 더 관심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1. 대학입시, 고시, 현대적인 신분제
대학입시는 성인이 되면서 사회에 입문하는 첫번째 시험이다. 좋든 싫든 한국 국민이면 대부분 대입시험을 통해 개인의 능력이 공개적으로 평가되어 등급이 매겨진다. 그 등급은 개인이 지원한 대학의 등급으로 실현되며 경쟁력있는 대학이 신설되어 편입되기도 하지만 대개 그 높낮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누구나 구체적인 진로를 선택하기 앞서 이렇게 유무형의 신분 태그가 붙는다. 졸업 후에는 취업, 승진, 결혼 등 여러 영역에서 등급에 따라 사회적 제약이 수반될 수 있다.

사회적 신분이 전근대 사회의 신분과 닮은 부분이 있다. 공직의 경우 검사, 법관, 5급 사무관 등 특수한 신분이 있다. 이들은 흔히 고시나 5급 공무원시험 또는 그에 준하는 시험을 통과하면 부여된다. 이들 신분을 가진 자가 정부 또는 국회의 다수를 이루며, 또 이들 중 다수는 서울대 또는 명문대 출신이다. 고위공직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의사결정을 한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전근대 사회의 병폐 중 하나는 문벌로 대표되는 특정 가문 중심의 카르텔(e.g.19세기말 여흥 민씨)이 권력과 사적 이익을 독점하는 것이었다. 현대 사회의 학벌이 이와 다르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학교별 쿼터 같은 제한 없이 시험점수만으로 고시 합격자를 정하다 보니 소수의 대학이 고위공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외교관의 경우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서울대 동문이 모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가장 심한 폐해로 육사 하나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2. 해결책: 서울대 수준의 국립대 육성, 대학 평준화 등
궁극적으로 대학 평준화, 즉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전국의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으면 된다. 대학별 학제의 특수성이나 졸업은 별개의 문제다. 독일 모델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강력하게 추진할 진보정당이 집권하거나 원내의 다수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실현되기 어렵다. 국민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지만 배타적인 지역 기반의 보수당들에 비해, 비례대표제, 교섭단체 요건 등 제도 측면에서도 불리하여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민주당 정부에서 그런 이상이 달성되리라곤 상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대표되는 UC 버클리 모델(상향 평준화)이 대두된 것이다. 국립대 중 10개 대학을 선정하여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육성하면 기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굳이 신림동의 서울대로 갈 필요 없이 자기가 사는 지역의 국립대로 가면 된다. 서울대니 한국대니 학교의 명칭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경북대가 서울대고 제주대가 서울대가 됨으로써 학벌의 독점적 지위와 혜택을 혁파하는 게 우선이다.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 초기 단계의 변화로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단계적으로 전국의 국공립대로 확대시키고 시기를 알 수 없지만 대학 평준화로 가는 개괄적인 모델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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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 입시의 정치에 반하여 - 한국사회 모든 문제의 핵심
박준상 지음 / 오월의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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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로 현대적인 신분제로 볼 수 있다. 입시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의례로 그치지 않고 사회에 입문하는 인간을 등급화한 것이다. 정치는 입 꾹 다물고 쉬쉬하며 해결하기보다 미봉책으로 끝낸다. 정계나 공직의 다수인 서울대 또는 명문대 출신이 굳이 판을 바꿀 동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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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티
지아장커 감독, 조안 첸 외 출연 / 에스와이코마드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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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형식의 극영화. 쓰찬성 청두에 24시티 아파트가 세워지기 전 420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주로 1958년 랴오닝성 션양에서 군수공장 인력동원을 위해 강제이주했다. 한 명씩 차례로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고, 여기에 자오타오 등 허구적 인물의 이야기기 섞여 있다. 소소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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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천주정 : 1,000장 넘버링 한정판 - 아웃케이스 + 부클릿(36p) + 아트카드(6ea)
지아 장 커 감독, 자오타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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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과 콜라를 거절하기에 충분하다. 4편의 독립적인 에피소드에는 총기와 폭력이 즐비하다. 중국 또는 샨시성의 여러 지역을 오간다. 중국 사회의 다소 소비적이고 엽기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극영화이면서도 다큐적 요소들이 보인다. 데뷔작 샤오우부터 천주정까지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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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오그레 : 리마스터링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 지안 마리아 볼론테 외 출연 / 스타비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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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정권의 2인자 블랑코의 사망에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걸 깨닫는다. 사망 직전의 검찰 카르텔이 보완수사권폐지 반대를 들고 수구초심한다. 그들의 과오는 권력과 사적 이익을 위해 한 수많은 공안사건의 사법살인이나 과잉수사에서 잘 드러난다. 아디오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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