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로 계시는 저자 백영서님의 신저 “중국 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은, 저자의 2018년 ‘네이버 열린연단’의 강연으로 비롯되었다. 현대 중국을 100년의 변혁이라는 시각으로 해석해 보고자 하는 시도였는데, 우리나라와 뗄래야 뗄 수없는 가까운 나라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공론장으로서의 텐안먼 광장을 물리적 배경으로, ‘민의 결집과 자치의 경험’을 주 선율로, 오늘날 중국을 있게한 변혁 주체의 궤적을 살펴 보았다. 1919년 5*4 운동을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텐안먼은 저항의 장소),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당과 인민의 시대’(텐안먼은 축제의 장소),1989년 텐안먼 사건을 ‘군중자치의 순간’(텐안먼은 저항의 장소)으로 파악하고 각각을 집중적으로 서술, 설명하였는데, 중국을 네 개의 혁명 곧 신해혁명-국민혁명-공산혁명-문화대혁명의 서사로 구분하던 다른 시점들과 다르다. 위의 세 사건을 사건의 개관, 주요 쟁점의 심화 읽기 및 동아시아사(특히 일본 및 한국) 로의 확대로 연결하여 설명하여, 보다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시간 흐름에 따른 서사적 역사서와는 성격이 다르다. 100여년에 걸친 기간동안, 중국이 자국만의 독특한 ‘중국 특색적 사회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대’로 이행해오는 과정이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다. 농촌에서의 성공을 도시로 적용, 확대하며 소련 및 기타 공산주의 국가가 걸어간 길과 다른 노선을 택하게 되는 중국만의 노선이다. 당연하지만 한국의 분단 상황 및 동란이 기여한 바도 크다. 현대 한국인으로 사는 입장에서 가장 근접한 1989년의 텐안먼사태가 아직도 기억나는데, 중국인들은 망각한 상황이라 놀라고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 이유를, 그리고 중국인의 처세 습성을 어느정도 알게된 느낌이다. 망각도 기억의 하나인가. 그럼에도 기억의 기록들이 미미하지만 보고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한국의 입장에서 보는 저자의 마지막 질문이 뇌리에 남는다. 중국이 우리에게 무엇인가가 아니라 “중국에게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이와 더불어 ‘어떤 중국인가, 어떤 성격의 중국 공산당인가’라는 문제를 늘 고려해야한다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평화적인 복합 국가의 길을 갈 수 있을지, 그리하여 세계 체제의 변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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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 인간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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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기자 본인이 찍은 사진부터 수십년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사진들까지, 사진을 보여주며 그 뒷얘기들을 풀어놓아 무척 재미있었다. 이 책에 제시된 사진들은, 뉴스에서 대부분 보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사진이 인쇄술의 발명과 비교할 만하며 사진이 언어 역할을 하는 요즈음의 상황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 일반인들도 사진을 찍고 , 사진을 보고, 사진 속 이야기를 읽고, 생각하고, 전달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사진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p10)
첫 사진은, 저자 김경훈이 직접 찍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진으로, 트럼프 시대에 멕시코 국경에서 마주친 중남미 이주민 캐러밴 가족의 사진이다. 최류탄 연기를 피해 엄마가 두 아이를 데리고 긴급히 피신하는 장면의 사진인데, 이 사진을 여러 매체에서 보도하여 미국 국경수비대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다. 그런데 이 사진은 가짜 사진이라고 공격 받았고, 많은 언론사에서 팩트 체크를 하여 논란이 마무리되었다.
이 사진을 시작으로
총 네 챕터로 나누어, 일상적인 사진부터 커다란 이슈를 몰고 와서 전환점을 만든 사진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세계 유명 언론사를 통해서 보도되었고 고발적인 내용이다. 그래서 사진을 보다보면 욱하고 치밀어오르기도 한다.
잘 찍은 사진을 보면 감탄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사진은 보는 내내 상상하게 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뉴스를 볼 때 행간을 읽듯이, 사진을 보며 그 뒷이야기도 상상해본다. 예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자들만이 보도해 온 취재를 이제는 일반인도 개인 카메라 또는 폰을 들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그 역할을 한다. 더이상 비밀은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뉴스를 보는 눈을 키워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보는 것이라 또 나만의 한계안에서 보게 되겠지만.
사진은 또 하나의 언어다. 내 말에 내가 책임을 져야하듯, 내가 찍는 사진도 내가 책임져야한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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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 - 셀럽과 스타가 탄생하고, 백화점과 루이 뷔통과 샴페인이 브랜딩의 태동을 알리던 인류의 전성시대
심우찬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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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줄평——[ 벨 에포크,현대를 시작하다] 를 잘 설명해 준 책.



패션과 여성을 사랑하는 1세대 패션 칼럼니스트 심우찬이 말하는 인류의 전성시대, 벨 에포크.

영감을 주는 존재일 뿐 아니라, 예술가를 발굴하고 키워낸 사라 베르나르, 팔리는 예술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낸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 세계 최초의 셀럽 포토그래퍼인 펠릭스 나다르, 럭셔리, 스타 마케팅 등의 현대 브랜딩의 시초가 된 루이 뷔똥등, 현대의 관점에서도 새롭고 의미있는, 현대를 가능하게한 벨 에포크 시대를 조명한 책이다.

그동안 벨 에포크 시대의 예술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은 사람뿐 아니라, 만국 박람회가 갖는 의미, 자본주의의 발달, 제국주의, 백화점...그로 인해 시작되는 소비의 시대 등 현대 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도 설명한다. 또한 당시 상류층 문화를 선도하던 살롱 문화를 집중 소개하여 살롱 문화가 미술( 무하, 인상파),음악( 베를리오즈, 생상, 드뷔시 등), 문학( 에밀 졸라, 프루스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보여주어 그 과정에서 여성의 존재와 역할이 얼마나 지대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벨 에포크 시대의 문화 자체가 상류층의 문화에 대한 소개라,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 계층의 소외현상 또는 제국주의 피해자들에 배려가 없던 사회였음에 대한 아쉬움도 담겨있다.



특히 멜로디 프랑세즈(프랑스 가곡)를 선별해서, 유투브로 듣게 해 준 코너가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 QR코드로 바로 연결) 프랑스어 시와 아름다운 번역, 프랑스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가수들의 목소리..너무나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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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인코그니타 - 고고학자 강인욱이 들려주는 미지의 역사
강인욱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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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국사책에서 단 ‘한 줄’로 서술되어 있던 부분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제목 “테라 인코그니타 Terra Incognita”는 미지의 땅, 미개척 영역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의 프롤레마이오스가 주변의 모르는 지역을 막연하게 표시한 것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모르는 것에 대해서 혹은 무서운 괴물로, 혹은 미개한 오랑캐로 표현했다. 이런 인식이 지금도 이어져서 인종차별등의 각종 편향된 시선으로 이어진다.

저자 강인욱 박사는, 고대를 바라보는 현대인들의 동상이몽을 지적하면서, 과거는 과거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세상을 보라는 조언을 한다.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비슷한 유물은 당시 고대인들도 지금 우리처럼 서로 교류하고 있었다는 증거일 뿐인 것이다.

나는 특히, 흉노족에 매료되었다. 서양 역사에서 악마처럼 묘사되던 흉노와 훈족. 중국이 만리장성을 쌓으면서 그들을 밀어내자 그들은 서쪽으로 향했고, 그들로 인해 온돌, 금세공기술, 전차등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양한 문물이 전파되었다. 이집트 왕실의 편두머리가 외계인 도래설의 증거로 제기되었는데(외개인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에서는 꼭 언급한다) 몽골에서부터 유래한 것일 수 있다는 추측은 유쾌했다. 지배계층의 세습관습이었다니!
한반도 역사뿐 아니라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기록이 드문 역사를 고고학 자료를 통해 해석한 부분이 참 의미있었다. 유라시아의 초원 지역을 중심으로 유목민족의 문명이 얼마나 발달했었던지! 말타고 다니며 정주지역 주민을 유린만 한 줄 알았는데!!
저자는 고고학적 자료뿐 아니라 익숙한 영화를 소개하면서 매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개개의 나라는 곧 없어지고 지구국이라는 단일체제로 가는 중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 갈수록 민족주의가 성행하고, 지구는 더 잘게 쪼개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이 현상은 더 가속화되는 느낌이다. 그래나 우주에서 보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우리 인류는. 편견을 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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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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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풍경
마틴 게이퍼드 지음, 김유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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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내 취향인, 을유문화사에서 출간한 마틴 게이퍼드의 “예술과 풍경”을 읽었다. 원제는 “The Pursuit of Art”
예술(미술)을 추격, 추적 또는 찾아다녔다는 뜻의 원제가 책의 내용을 보다 더 확실히 알려준다.

영국의 미술평론가인 마틴 게이퍼드는 작품이 놓여진 위치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 것에 주목, 집착(?)하여, 25년동안 세계 각지를 방문해서 만난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아시아까지), 오래 전 석기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현대 미술-회화, 조각 및 각종 설치 작품뿐 아니라 사진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현존하는 작가들과의 인터뷰와 함께 이 책에 실었다. 총 19번의 여정이 담겨있다.

많이 접해왔던 미술 평론가의 현학적이며 난해한 철학적인 비평이 아니라, 작품 및 작가 해설은 기본으로, 현지를 찾아가면서 겪은 시행착오- 길을 잃고, 막상 방문한 곳의 사정으로 작품은 멀리 가 있어서 실망했던 경험들이 실감나게 적혀있고, 작가들과 함께 먹었던 음식등과 작품이 존재하는 주위 풍광 묘사까지 근사하게 아우러진 일종의 여행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소 어렵게 여겨졌던 현대 미술이 보다 쉽게 다가온다.

작가들과의 인터뷰가 담겨있어서 현대미술에 대한 정보가 많이 실려있다. 그래서 책에 주요작품의 사진이 실려있긴 하나, 언급된 수많은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더불어 인터뷰를 읽다보면 여러 예술가들이 특정한 자기 전문 분야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그 결과 어느 한 범주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예술 작품이 탄생하게 됨을 알게 된다.

책의 서문에서 “우리는 산책이 인간의 정신 과정을 작동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두 다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흘러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떠나는 긴 여행은 그이상이다. 인간의 관심이 특정한 방향을 향하기 때문이다.(p16)”라는 글귀를 만난 순간,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왜 딱 내 취향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집에 앉아서,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작품에 담긴 방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실제 작품을 감상하고, 실제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가장 깊고 풍요로운 경험이다. (p15)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는 미술을 직접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애써 시간을 들여 미술이 존재하는 곳에 가서 미술과 같은 시공간에 함께 있어 보는 일이 바로 미술적 행위의 완성이라는 것이다. (p340, 옮긴이)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나의 여행 추억도 떠오르고, 지금은 불가능해진 모든 것이 그립다. 발이 묶인 요즘, 특별한 여행을 했다.

“우리는 미술을 찾아서 멈추지 않는 여행을 떠난다. 많이 볼수록 더 보고 싶어진다.”(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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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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