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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의 고고학 -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평점 :
아주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진짜 역사를 뒤흔든 수많은 가짜 뉴스 이야기. 로마시대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가 어떤 이익을 보기 위해 가짜 뉴스를 전파하는지에 대한,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도래했는지, 수많은 사례를 살펴보며 현재의 거대 플랫폼을 타고 우리에게 도착하는 뉴스는 어떤 편향성을 띄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그러면서도 인덱스를 빼고도 45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두께와 상관없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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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소문에 민감하다. 유발 하라리가 인간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것은 뒷담화에 의한 정보 취득에 있다고 말한 것처럼, 정보는 한낱 가십거리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정보를 쥐고 있는 사람이 권력을 잡는다라는 말은 정치학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권력자들은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정보를 통제하고 왜곡해 왔다.
로마시대,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에 대한 왜곡된 소문을 흘렸고, 중세의 마녀 사냥, 십자군 전쟁도 진실이 무엇인지 아무도 제대로 알 지 못한다. 자기 편에 유리하게 정보를 통제하려는 노력은, 현대로 넘어오면서 허위 정보와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여론을 뜻하는대로 조종하려는 수단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정치판은 그 끝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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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히 인쇄술이 발전한 이후, 신문, 라디오 등 매스 미디어가 등장하고, 인터넷 망이 온세계에 걸쳐진 최근, 더욱 심화된 왜곡의 사례를 샅샅이 훑고 있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보아왔던 많은 사건들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가려진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보여준다. 특히 과학 정보에 대한 가짜 뉴스는 과학적 사실을 밝히는 방법조차 쉽지 않았다. 이러한 이면에는 온라인 플랫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네이버 등이 생각했던 것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SNS를 통한 가짜 뉴스, 허위 정보가 개인의 결정을 얼마만큼 좌우하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광고를 통한 수익 추구가 목표인 사기업 플랫폼의 횡보는 진실을 알고자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
또한 TV등 전통적 플랫폼의 입장 차이에 의한 의도적인 편집 등도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곤 한다. 그리하여 몇몇 권위주의적 국가는 아예 인터넷 접근을 막는 강력한 통제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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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우리는 어떤 수용체여야 하는가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하는 비판적 수용체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편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한다. 하지만 쉽지는 않겠지만 한 발 물러나, 보다 멀리 넓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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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p418> 소셜 미디어 시대의 중우정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단어는 아마도 트럼프의 트위터 '@realDonaldTrump'일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