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유산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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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고 선 작가 필립 로스는 죽음과 맞서는 아버지의 삶을 천천히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할 수 있는 작가와 아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장엄하다.

 

죽는 것은 일이었고 아버지는 일꾼이었다. 죽는 것은 무시무시했고 아버지는 죽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았고, 그래도 그것은 아직 아버지 손의 촉감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이마를 쓰다듬었고. 그래도 그것은 아직 아버지의 이마처럼 보였다.  (278p)

 

죽는 일을 피하지 않고 눈 부릅뜨고 지켜본 작가와 아버지가 있어 죽음을 조금 느끼게 된다.

부드럽고 환한 아기의 삶과  아름다운 청년의 삶을 살고, 그리고  우리는 노년의 처참함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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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 피로 사회를 뛰어넘는 과학적 휴식법
이시형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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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회다. '피로사회'라는 말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피로를 풀기 위해 보약을 먹고, 헬스크럽에서 운동하지만 진정한 쉼을 쉬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인 이시형박사님은 정신과 의사로 일한 뒤,  진정한 휴식을 위해 힐리언스 마을을 세워 연구하는 85세의 현역이다 

쉬어도 늘 피곤하다고 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저자는 잘 쉴 수 있는 처방을 하고 있다.

뇌가 쉬어야 한다고,

DMN(default mode network)은 의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활동하는 뇌의 기본회로라고 한다. 우리가 멍하니 있는 상태에서도 쉬지 않고 활동하기 때문에 쉬지 못하는 것이다. 에너지 소모량도 뇌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60-80%를 차지한다고 한다. DMN이 쉬어야 진정한 쉼이 되므로 뇌가 쉴수 있는 잠과 운동, 명상, 음식 등 잘 쉴 수 있는 처방을 하고 있다.

 

뇌가 잘 쉬어야 진정한 쉼이 되며 진정으로 쉬어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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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보낸 시설 밖 400일의 일상
장혜영 지음 / 우드스톡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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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 동생을 시설에 보낸 한 살 위 언니, 언니는 동생이 없는 삶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 동생을 시설로 보내야 하는지, 자신은 동생없이 행복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차마 기쁘게 웃을 수가 없었다. 그 웃음은 혜정이를 가둔 대가로 얻어진 전리픔 같았다'고 말한다.

작가는 동생이 사라질 때 사라진 자신의 일부를 찾기 위해 18년 뒤 동생을 시설 밖으로 데리고 나온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일상인 사회에서 동생과 함께 살기는 각오와 다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동생과 함께 하는 일상이 행복하다고 한다. 때로 동생 때문에 힘들고 세상의 편견을 만날 때마다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행복을 망치지는 않는다.

일상을 함께 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무수한 실수와 실패를 겪어야 했지만 언니와 동생은 행복하게 노래하고 웃는다. 그 웃음이 환해서 세상 한 쪽이 아름다워진다.

자신들의 일상을 다큐로 만들어 세상에 공개한 것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세상이 가능하고 그것이 우리 삶의 존엄에 맞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죽임을 당하지 않고 죽이지도 않고서

굶어 죽지도 굶기지도 않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아

 

 

상냥함을 잃는 것이 두려울 뿐

모두가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

 

흐르는 시간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네

  

라라리 라라리 라라리 라리라리

라리라라 라리라라 라라라라라리라라

라라라라

 

 

언젠가 정말 할머니가 된다면

역시 할머니가 됐을 네 손을 잡고서

우리가 좋아한 그 가게에 앉아

오늘 처음 이 별에 온 외계인처럼

웃을  거야

하하하하

 

둘이 할머니가 되어 이 별에 처음 온 외계인처럼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다.

다.

자립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세상에 다시 없는 존재로서 자기 자리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는 작가의 말에 동감한다.

우리는 모두 자립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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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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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쓰러진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내밀고 일으켜주는 책이다.

자신이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심리적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눈을 맞추고 온몸으로 온맘으로 공감만 해주어도 자신의 존재를 찾아 회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내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느끼기만 해도 사람은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는 것이다.

 

친구가 아플 때 내가 한 말은 너무 어설픈 조언이거나 충고가 앞선 거였다는 것을 이제야 느낀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다시 얼굴 볼 때 미안하다고, 네 마음은 지금 어떠냐고 온맘으로 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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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진심이 열리는 열두 번의 만남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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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순이 만난 모든 이가 좋았다.

신문에서 만났던 글들이었지만 새로 반가웠다.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갔던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 김혜연의 인터뷰, 세 아이의 엄마인 그녀가 아이들과 웃으며 당당하고 명랑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빈다. 윤석남 화가의 어머니처럼 남편을 그리워하지만 명랑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반짝일 수 있겠지.

 

'기대도 희망도 없지만, 원칙 버리지 않겠다'는 의사  이국종의 인터뷰는 단호하고 무겁지만 그런 의사가 있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비판하고 바로 잡으려 노력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자신의 눈과 다친 어깨를 돌보며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자기를 돌보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가겠지. 그 현장이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으며 상식적으로 돌아가기를 빈다.

 

문체부 체육국장에서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혀 공직생활을 접어야 했던 노태강, 그는 자신을 영웅시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불편해하며 단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 용감했어야 했다'고 한다. 용기있게 살아야 이 세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그가 고맙다.

 

영화감독 임순례, "<와이키키>를 보고 나서 지하철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들, 청소하는 미화원들, 먹이를 찾아서 길거리를 헤매는 비둘기 같은 존재들에 대해서 다시 보게 됐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듣고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연민과 이해의 폭을 넗히면 좋겠다고 하는 감독의 목소리가 편안하다.

 

'상처의 자리를 끌어안다' 편에서 만난 구술생애사 최현숙의 이야기는 꼰대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읽는 성찰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군인들의 전쟁범죄로  아픈 이들을 만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는 구수정 작가는 기억해야 나아갈 수 있다는 진실을 들려준다. 레즈비언의 엄마 이은재는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정하고 이웃으로 함께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손아람의 이야기는 거대한 이념이나 정의, 진실이 아닌 유머와 눈물, 분노, 연민, 매력 같은 원시적 감각의 힘을 믿는 사람의 힘이 느껴진다.

 

'회의하고 거부하며 선택한 삶'편에서 발달장애 동생과 사는 장혜영의 이야기는 장애인도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취향을 드러내며 살 수 있어야 모두가 행복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아한 미친년' 소리를 듣는 윤석남의 이야기는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화가 할머니의 삶이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시끄러운 시장판의 이야기꾼인 황석영,  자신의 허물을 드러낼 때도 충분히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은 없다.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채현국님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이기면 썩는다'는 것을 알고 썩지 않기 위해 노인들의 잘못을 봐주지 말라고 한다. '회의하고 거부하고 저항하라'고 하시는 팔순 선생님의 말씀은 그야말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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