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 닮고 싶은 삶 듣고 싶은 이야기
김선미 지음 / 달팽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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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간절히 원하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방향이 그곳으로 쏠리게 된다.

찾으니 비로소 보였다. 이 책에서 만난 어른들 대부분이 그렇게 연결되엇다. 생명과 평화, 밥과 공동체 그리고 대안적인 삶과 실천을 귀하게 여기는 이들이다.

 책을 펴내며

 

이 세상 저 세상이 따로 없어요_살아 있는 동학 표영삼

저자는 밥 짓는 일 하나에도 온 정성을 다해 공부하는 자세가 몸에 밴 표영삼 선생님의 삶을 자기 온몸으로 동학이 된 한 그루 곧은 나무라고 말한다.


사랑은 전부 안는 거야, 그래야 진짜 사랑이지_영원한 교장 선생님 장화순

"학교에는 당연히 문제가 많을 수 밖에 없어요.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데 문제 학생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장화순 선생님은 오히려 문제 자체보다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문제를 키운다고말한다. 이 말씀 앞에서 진짜 사랑을 하고 있을까 나에게 묻게 된다.


어려울수록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다_더불어 사는 평민 홍순명

학교가 하나의 준거가 되어  세상의 바른 준거가 된다면 모두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런 준거가 있는가?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먼저 자기 자신과 더불어 사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그것은 머리와 가슴과 손발이 모두 더불어 사는 것이라 하신다.


우리 모두 한집에 사는 거예요_한살림의 역사 박재일


생명의 신비는 생명체 밖에 있다_온생명 물리학자 장회익


그래도 바늘만한 틈이 남아 있다_그린디자이너 윤호섭


우리는 더불어 살 수밖에 없어요_철학하는 농부 윤구병


남한테서 찾지 마라_교회 없는 목사 이현주


우리도 밥이 되어 세상을 살리게 하소서_시골집 공동체 ‘돌파리’ 임락경

 

자연에 깃들어 사는 이의 책임과 의무_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이대철


평화를 원하면 내가 먼저 평화로워야 해요_길 위의 승려 도법

 

힘없는 하느님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죠_길 위의 신부 문규현


내 안에 숨은 야성을 찾아서_지리산생태영성학교 이병철

 


길이 멀지요? 괜찮은데요 뭐_나뭇잎편지 판화가 이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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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입국 심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456
김경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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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시키는 일이다

 

 

낯선 읍내를 찾아간다 청춘이 시키는 일이다

포플러나무가 떠밀고 

시외버스가 시키는 일이다

    

읍내 우체국 옆 철물점의 싸리비와

고무호스를 사고 싶다

청춘의 그 방과 마당을 다시 청소하고 싶다

 

청춘의 마당을 다시 청소한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더 사랑하고 더 듣고, 더 들을 걸.

사랑하지 않고 지나온 시간들이 아프다.

 

열쇠

 

자주 엉뚱한 곳에 꽂혀 있다

 

달력도 친구도 가구도

수평선도 라일락나무도 심장도

뱃고동 소리도 발소리도 저주도

언제나 제 집에 딱 꽂히지 않는다

 

바늘이 무던함을 배워 열쇠가 되었다는데

 

미간을 사용하지 말자

구름을 사용하자

나뭇잎을 사용하자

귓바퀴를 사용하자

 

 

구름을, 나뭇잎을, 귓바퀴를 사용하는 일이 우리 삶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듯.

그럼 나는 그 열쇠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연구해야 하는 듯

바늘과 미간이 열쇠가 되었을 때 상처를 준 이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듯

나는 엉뚱한 곳에 꽂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은 어찌 할까.

그 의심을 풀 엻쇠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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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든 시 한 줄 - 아프고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
정재숙 엮음, 노석미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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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바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중에서

 

오늘 4. 16이다.

이 시를 다시 읽으며 사라진 아름다운 아이들을 생각한다.

그 아이들은 아름다운 아이들이었을까?

엄마와 큰소리치고, 짜증내고,

형제들과 다투다 혼나고

선생님께 버릇없이 굴고

가끔 친구들에게 기분 나쁜 소리도 하는

아이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사라졌다. 아름다운 별이 된 아이들이라고 한다

사라지지 않았어도 별처럼 빛날 아이들이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겠지만 나도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나는 사라질 것이다'를 기억하면

살아질 것이다.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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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법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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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 주체이다. 주체적인 생명은 남의 삶을 엿보거나 자기 삶을 헛되게 소비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 자기만의 느낌과 감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생명이다

오늘날 우리 모두가 성찰하고 숙고해야 할 대목은 모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가, 혹은 죽이고자 하는가, 라는 궤도와 함께 나의 의도와 욕망이 진정 생명이 생명다움일 수 있는 가치와 의미가 있는가. 라는 문제이다. 타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의 선택이고 자유라고 해서, 의미 없고 가치없는 것들에 몰두하는 나의 삶의 방식을 걷어내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러한 의도와 행위 또한 소중하고 엄숙한 자기 생명을 무익하게 만들기 때문에, 당신의 욕망은 유죄라고, 그 죄명은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말하고 싶다.

 

내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의 욕망은 무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물음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들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씀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말씀 속에서 봄이 되어 나오는 생명들을 생각한다.

진달래는, 개나리는, 목련은, 매화는 자기 생명을 다하여 꽃피우고 있다. 나는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가?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신다,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면 잠이 들곤 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고 했었네 

박노해 - 겨울의 시

 

시를 다시 옮기며 아름다운 시에 감사하다.

아름다운 시낭송을 하신 할머니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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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풋가지行 시작시인선 178
성선경 지음 / 천년의시작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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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나무 아래서

 

형이 내게 물었다

너는 다음에 뭐가 되고 싶니?

나는 형에게 되물었다

형은?

형은 푸조나무 그늘 아래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앉았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형 옆에 나란히 앉았다

나는 방금 한 질문을 잊어버리고

형도 해야 할 대답을 잊어버리고

나는 잠깐

형의 팔베개에 머리를 누이고

오랫동안 하늘을

하늘의 구름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푸조나무 아래서

 

다시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푸조나무 한 세상이

잠깐 왔다 갔다

 

그 푸조나무 아래에 눕고 싶다

그 나무 아래 누워 있으면 이 한 세상이

그저 왔다 갈 것이다

언니는 무어라 할까?

일어나 밥이나 하라고 하겠지

그래 밥해서 언니를 먹여야지

 

백화만발

 

아들이 아버지를 업고 건너는 봄이다

텃밭의 장다리꽃이 나비를 부르면

걷지 못하는 아버지의 신발은 하얗다

중풍의 아버지를 모시고 아들은

삼월의 목욕탕을 다녀오는 길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등이 따스워 웃고

아들의 이마엔 봄 햇살이 환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업고 건너는 봄이다

아버지의 웃음에 장다리꽃이 환하고

장다리꽃은 배추흰나비를 업고 건너는 봄이다

중풍의 아버지를 모시고 아들은

삼월의 온천을 다녀오는 길이다

장다리꽃이 나비를 부르는 봄이다

나비가 장다리꽃을 찾는 봄이다

걷지 못해도 아버지 신발은 하얗고

뛰지 못해도 아들은 신명이 나 훨훨

장다리꽃이 배추흰나비를 업고 건너는 봄이다

배추흰나비가 장다리꽃을 안고 건너는 봄이다

방금 장다리꽃이 빙긋이 웃고

따라서 배추흰나비가 빙긋이 웃어

장다리꽃이 배추흰나비를 업고 건너는 봄이다

배추흰나비가 장다리꽃을 안고 건너는 봄이다

 

백화만발이라니

이런 눈물나게 아름다운 장면을 노래하는 시인이라니

아버지가 돌아가신 아들들이 눈물나겠다

아버지를 한번도 업어보지 못한 아들들은 한숨짓겠다

아버지를 업고 봄 햇살을 맞이하고 싶은 봄이겠다.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 에서

 나비는 겁먹은 지식인이었다면

이 시에서 나비는 아름다운 아버지가 되어 봄을 건너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을 만나고 있구나

고마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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