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또 하루 문학과지성 시인선 390
김광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댓돌에 한 발 올려놓고 

헌 신발 끈 조여 매는데 

툭 

등 위로 스치는 손길 

여름내 풍성했던 후박나무 잎 

커다란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가을 나무의 기척 

'나무의 기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한 詩 / 정일근 
 


  우리나라 어린 물고기들의 이름 배우다 무릎을 치고 만다. 가오리 새끼는 간자미, 고등어 새끼는 고도리, 청어 새끼는 굴뚝청어, 농어 새끼는 껄떼기, 조기 새끼는 꽝다리, 명태 새끼는 노가리, 숭어 새끼는 동어, 방어 새끼는 마래미, 누치 새끼는 모롱이, 숭어 새끼는 모쟁이, 잉어 새끼는 발강이, 괴도라치 새끼는 설치, 작은 붕어 새끼는 쌀붕어, 전어 새끼는 전어사리, 열목어 새끼는 팽팽이, 갈치 새끼는 풀치…, 그 작고 어린 새끼들이 시인의 이름 보다 더 빛나는 시인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 어린 시인들이 시냇물이면 시냇물을 바다면 바다를 원고지 삼아 태어나면서부터 꼼지락 꼼지락 시를 쓰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 생명들이 다 시다. 참 착한 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달사르 2011-04-1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태준 시인의 '가재미'를 읽던 중이어서 더 반갑네요. 물고기 새끼들의 이름이 왜케 정다운지요.
 
봄꿈을 꾸며
김종해 지음 / 문학세계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꿈을 꾸며 / 김종해

 

만약에 말이지요, 저의 임종 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열두 달 가운데

어느 달이 가장 마음에 들더냐

하느님께서 하문하신다면요,

저는 이월이요.

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눈바람이 매운 이월이 끝나면

바로 언덕 너머 꽃 피는 봄이 거기 있기 때문이지요.

네, 이월이요. 한 밤 두밤 손꼽아 기다리던

꽃 피는 봄이 코앞에 와 있기 때문이지요.

살구꽃, 산수유, 복사꽃잎 눈부시게

눈처럼 바람에 날리는 봄날이

언덕 너머 있기 때문이지요.

한평생 살아온 세상의 봄꿈이 언덕 너머 있어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행복했었노라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31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팽나무처럼

까마귀와 더불어  

겨울을 나는 팽나무처럼 살아가리  

바람 부는 땅에 서서  

바람 더러 예 있으라 하고 

바람더러 어서 가거라 손짓하는  

저 팽나무처럼  

나 살다 가리  

  

팽나무들, 그 팽나무들, 보고 싶다. 그  

 

     숲에 가면 안다   

초록이  

한 가지 색이 아니라는 걸  

숲에 가면 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숲은 푸르름을 더하고 

때가 되면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빛을 토하며  

지나가는 새를 부르고 

그늘 만들어 바람 부르고 

가끔은 잊고 살았던 그 사람도 부르고 

 

세월이 지날수록  

아름다움도 깊어진다는 걸  

깊어지며 깊어질수럭  

시인보다 시인다워진다는 걸   

숲에 가면 안다 

 

 

세월이 지나 우리는 아름다워졌을까.  하 눈물난다. 숲에 들어 한참 보자, 무엇이 달라졌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대, 청춘 - 보석같이 젊은 날을 위한 15일 인생수업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열규 선생님의 말씀은 이제 손자뻘이 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기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가르치는 삶을 사시는 선생님이 삶은 존경스럽다.  

 그의 글은 열정적이나, 우리 시대 젊은이의 처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젊음이라고 여기는 문학, 예술, 철학에서 나온 말들로 가득하다. 그것도 물론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지금 청춘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아스라이 먼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선생님이 우리 시대의 젊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그들 말도 들어보고 그리고 쓰셨으면 어땠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