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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ㅣ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31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팽나무처럼
까마귀와 더불어
겨울을 나는 팽나무처럼 살아가리
바람 부는 땅에 서서
바람 더러 예 있으라 하고
바람더러 어서 가거라 손짓하는
저 팽나무처럼
나 살다 가리
팽나무들, 그 팽나무들, 보고 싶다. 그
숲에 가면 안다
초록이
한 가지 색이 아니라는 걸
숲에 가면 안다
시간이 흐를수록
숲은 푸르름을 더하고
때가 되면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빛을 토하며
지나가는 새를 부르고
그늘 만들어 바람 부르고
가끔은 잊고 살았던 그 사람도 부르고
세월이 지날수록
아름다움도 깊어진다는 걸
깊어지며 깊어질수럭
시인보다 시인다워진다는 걸
숲에 가면 안다
세월이 지나 우리는 아름다워졌을까. 하 눈물난다. 숲에 들어 한참 보자, 무엇이 달라졌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