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일찍 당신을 만났더라면
클로드 안쉰 토머스 지음, 황선효 옮김 / 모네의정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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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왔을 때, 이 사회와 문화는 참전자들을 무시함으로써 전쟁의 책임에서 손을 떼려고 했다.
이런 행동은 참전자들에게만 책임이 있고 자신들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다는 명백한 변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싸우지 않은 사람과 싸운 사람이 둘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쟁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전쟁은 우리 바깥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전쟁은 우리 마음의 연장선이고, 전쟁의 뿌리는 우리의 본성 속에 있다. 전쟁은 우리 모드의 내면에서 일어난다.
ㅡ77p
저자는 베트남 참전 군인이다. 미국으로 돌아간 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어려웠고 여러가지 중독으로 고통스러웠다.
불교의 가르침을 만나 그 고통을 직면하고 자신의 고통을 표현 하게 되면서 저자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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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랑은 온유한가 - 고찬근 신부의 단상집
고찬근 지음 / 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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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평화롭기 위해 돈을 벌고, 평화롭기 위해 건강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그 돈이라는 것은 그 가치가 계속 변할 뿐만 아니라 무의식 중에도 계산과 비교를 해야 하며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는 무상無常한 것입니다. 돈을 추구하면서 사는 삶은 긴장과 불안의 연속입니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경쟁자를 의식해야 하며, 번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너무나 큰 자유를 희생해야 합니다. 건강이라는 것도 그것이 인생의 목표는 될 수 없습니다. 아침에 도道에 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어는 성현의 말씀처럼, 건강은 분명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인생의 참된 가치를 찾고 실현하기 위해서 애쓰지 않는 사람이 건강하다면 그 건강은 부질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는 '참사랑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참사랑은 돈처럼 하루아침에 없어지거나, 풋사랑의 연애감정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희뿌옇게만 보이던 안경을 써서 제대로 보게 되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참사랑은 죽을 때까지 변함없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보다 간절하고, 마음과 혼을 다하여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사랑은 이웃을 따뜻하게 여김과 동시에 세상의 제도와 권력들이 우리 몸을 꽁꽁 묶어도 저지할 수 없는 자유로움 자체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진정으로 사랑하면 됩니다.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죽어서 다른 것이 되지만 사랑은 영원히 사랑이 됩니다.
ㅡ191p

'참사랑은 자유로움 자체이다'라는 말씀이 새삼스럽다.
내가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과 행동이 갈등을 가져왔다면 그건 참사랑이 아니어서 그랬을 것이다.
진정으로 사랑해야 평화가 온다는 것.
그 말씀을 새겨 듣고 내 말과 행동을 돌아보자.
사랑 쪽으로, 평화 쪽으로 조금씩이라도 옮겨갈 수 있다면 좋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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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질문
안희경 지음 / 알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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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는 삶과 삶의 만남이다. 굳이 뭔가를 더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좋은 인터뷰를 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상대적인 경험을 만난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라는 사람을 인터뷰하는 사람이 농부이거나 사회학자이거나 무용가일 때, 두 사람의 대화의 결은 달라질 것이다. 인터뷰이가 누구든 자기 본연의 자세로 집중해 들어간다면, 상대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집중된 답을 듣게 된다.

 봄날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던 그 생각 이후, 나는 있는 그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그 순간의 진실에 다가가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뷰이를 만났다. 준비가 부족하다고 시험을 앞둔 아이처럼 조바심치기보다는 '나의 삶이 다른 이의 삶과 만나는 이시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자고 다짐했다.

-115p

질문하는 저자가 찾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은 듯하다,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방송 일을 하던 저자는 미국으로 옮겨 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기 안에 있는 의문과 호기심을 키워 질문하고 질문을 듣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인터뷰 책을 읽으며 세상을 이해하기도 하고 더 깊은 질문을 간직하기도 했었는데.

저자의 숨결이 깃든 에세이를 읽으니 질문의 깊이는 삶의 깊이에서 온 것이겠구나 싶다.

삶이 깊어질수록 좋은 질문을 만나고 그 질문을 통해 좋은 길을 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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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식어 - 더 큰 세상을 향한 전후석의 디아스포라 이야기
전후석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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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순수하게 나라를 지킨 조상들의 유산이자 순교자들의 제물이다.
조국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영감이다.
조국이라는 개념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선다.
한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만 해당되거나 이기적 민족주의를 따르지 않는다.
애국심은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착취받고 고통받는 이들의 희망과 눈물과 합쳐져야 한다.
조국은 그것을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들의 존엄이자 명예이다.
ㅡ<조국 >, 헤로니모 임

쿠바로 여행을 갔던 재미 한인 청년이 쿠바에 있는 한인 후손들을 만나게 되고, 혁명의 대열에 있던 헤로니모 선생을 알게 되어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나는 누구인가'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한인의 정체성과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배우게 되는 여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을 통해 저자는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디아스포라의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다.
존엄한 조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존재들의 존엄도 지켜야 한다.
영화를 함께 보고 서로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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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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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분석의 '듣기 잠수함'은 마음 속 흐름을 타고 갈등을 찾아갑니다. 가끔 바닷속 기뢰가 나타나 막으면 멈춰 서서 작전을 짜야 합니다. 제거할 것인가, 우회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자유연상'은 기뢰가 상징하는 저항과 방어를 우회할 최상의 방법입니다.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가능한 가리지 말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말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면 연상의 흐름이 끊어집니다. 연속되지 않고 끊어지는 지점에는 늘 저항과 방어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188p

 

 다양한 분야의 실력 있는 전문가가 많은 사회는 갈등이 조용히 해소되면서 살기가 편안합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갈등이 증폭되어 시끄럽고 살기 힘듭니다. 진정한 전문가의 목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전문가인 척하는 사람이 내는 소리는 잡음입니다. 잘 구별해서 들어야 마음의 평정을 지키고 이용당하지 않습니다.

-218p

 

정신분석가인 저자의 말은 전문가의 말이면서 겸손하게 열린 마음으로 말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시끄러운 세상에 소음을 더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묵묵하게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편안한 세상이겠지.  확신을 가지고 덤빌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융통성 있게 대화하는 자세를 가져야 숨기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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