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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섬을 시작합니다 - 강지혜 에세이 ㅣ 매일과 영원 2
강지혜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분명한 건, 분명한 것. 확신에 찰 수 있는 것. 나는 내가 시인이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아이를 키우는 여자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큰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낮에는 돌봄노동과 숙소 관리를 하고 밤에는 글을쓰는 일상을 보낸다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나는 내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확신을 느낀다. 내게 확신을 주는 것들만 생각하기로 한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없다면 확신을 느끼는 일에는, 기왕 하는 거 몰두하기로 한다. 그러면 제주나 서울, 그 어디에서든 다 같은 오늘일테니까. 그 오늘들이 나를 어디론가 데리고 가겠지. 그러니까, 나중에 가서 후회든 기쁨이든 잘 부탁한다.
내일의 나여!
87년생 시인 강지혜는 용사인 자신의 아픔과 어둠을 끌어안고도 씩씩하게 나아간다. 그 씩씩함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읽는 이곳에도 전달이 된다.
시인 강지혜는 자신을 보여주는 일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간다.
징징거리지 않고, 거만하지도 않고 단단한 발걸음이 시원하다.
무명서점에 가서 시인 강지혜를 힘껏 안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