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낙태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면 'My body, my choice'라는 구호를 외쳤었다. 물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다만 이 잡지에 실린 낙태 관련 칼럼을 읽고 다른 관점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애초에 '원치 않는 임신'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에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는가에 대해 말이다. 그리고 끔찍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낙태를 그렇게 반대하는 종교 단체, 보수 집단이 피임에 있어서는 얼마나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들은 애초에 피임을 권장할 생각이 없다. 그저 '결혼하기 전에 섹스하지 마라' '미성년자는 섹스하지 마라' 같은 의미 없는 훈계나 늘어놓을 뿐. 이들은 미성년자가 피임도구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 그들의 성행위를 부추기게 될 거라는 착각을 하는데, 그럴리가? 그들은 그저 콘돔 없는 섹스를 할 뿐이고요?


이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특히 교회같은데서) 낙태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위선자같이 느껴진다. 그렇게 생명이 소중해? 영아 살해가 끔찍해? 그래서, 이 아이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당신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이미 낳은 미혼모들을 지원하는 것 말고, 진짜로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걸 하고 있냔 말이다.


최근 또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이 나를 열받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는다. 애를 낳기 전까지는 그렇게 태아도 생명이라느니 뭐니 하다가 낳고 나면 아무도 어린 엄마와 아이의 삶이 나락으로 가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 사회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어쩌라는건지 모르겠다. 애초에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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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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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의식을 가진 존재, 특히 고통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존재들,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바다의 물고기든 하늘의 새든,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휴머노이드들은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달마가 있고, 그 반대에는 선이 있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의식이 있는 존재들이 이 우주에 태어날 수밖에 없고,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고통을 피할 수 없어요. 의식과 충분한 지능을 가진 존재라면 이 세상에 넘쳐나는 불필요한 고통들을 줄일 의무가 있어요.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난 이 말이 가장 와닿는다. 살면서 행복한 순간들이 있다고 해서 그게 생명이 태어나야 하는 이유가 될 순 없다. 그런데 나는 이미 태어나버렸으니 어쩌지? 태어났으니 어떻게든 살고 있긴 한데 짧은 생이나마 살아 본 결과 삶에서 행복이란 어쩌다 한 번씩 벌어지는 이벤트일 뿐, 꼭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지속적인 상태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순간이다. 오히려 지속적인 것은 고통이다. 삶과 고통은 분리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과거, 현재, 미래의 내 존재를 지울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당장 누르고 싶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미래에 큰 기대가 없다. 그럼에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나는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생명을 부여잡고 살아내야 하다니... 왜?


인간에게는 인권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게 있어서 그냥 죽어지지가 않아.


삶을 선물이라고, 단 한번만 주어지는 축복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겠지? 나도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이번 생엔 불가능할 것 같지만 제발 인도적으로 죽을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럼에도 꾸역꾸역 사는 이유는 1. 남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기기 싫다는 마음 2.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죽는 방법들이 다들 끔찍해서.


 동물은 죽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에, 다만 자기의 기력이 쇠잔해짐을 느끼고 그것에 조금씩 적응해가다가 어느 순간 조용히 잠이 들듯 삶과 죽음의 경제를 넘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종과는 달리 인간만은 죽음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기에, 죽음 이후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한다.


아마 이런 두려움이 사후세계와 종교를 만들어냈겠지? 이런 거 보면 인간은 강한 것 같으면서도 그 어떤 생명체보다 나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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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별점 1점짜리 한줄평을 남기기란 얼마나 쉬울까? 그들 중 대부분은 뒤로가기를 누른 후 금세 잊어버릴테지.


쓰레기 번역이나 오역을 위한 변호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글들은 지적당해야 마땅하다.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며 번역 탓만 한 줄 남기고 사라지는 댓글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굳이 글로 남기진 않지만, 어려운 책들 잘 안 읽히면 번역이 이상하네? 하고 너무 쉽게 번역 탓을 해 왔는데 오늘 알라딘 한줄평 읽다가 거울치료 됐다.... 그런 댓글을 계속 보다보니 나는 번역자도 출판업 관계자도 아닌데 화가 난다. (심지어 번역을 비난하고는 바른 번역이라며 제시한 것이 더 엉망인 경우도 보았다. 기가 찬다.)


의미 전달에 크게 문제가 있지 않다면, 단순히 문장이 좀 어렵게 써졌거나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번역일 뿐이라면 다른 사람의 작업물에 조금만 더 너그러워질 순 없을까? 그냥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필터링해서 읽으면 안 될까? 굳이 번역에 대해 한줄평을 쓰고 싶다면 비난만 하고 튀어버리기보단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생산적인 피드백을 남기면 안 될까? 어쩌면 원문이 옮기가 까다로웠을지도, 전문 번역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교수 등) 의미를 정확히 하는 데에 집중하느라 세련된 문장으로 다듬지 못했던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멋진 초월번역, 원문을 뛰어넘는 매끈한 번역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원서 읽을 때 문장을 직독직해하면서 머릿속으로 의미를 받아들이기는 쉬울 테지만(음... 사실 어려움) 그걸 정돈된 하나의 문장으로 써 보라고 하면 그 몇 배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번 해 보면 알겠지만 완전히 의미가 같은 문장으로 옮긴다 해도 어순도 그렇고 번역투가 덕지덕지 묻어 있어 어색하다! 그러면 그 글을 매끈하게 다듬어야 하는데, 원문이 한국어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듬으려면 아마 또 그 몇 배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노고가 '번역이 엉망'이라는 저 한 마디로 평가받는다는 게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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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꼰대일수도

내가 성격파탄자일수도


지가 먼저 말 시켜서 내가 거기에 답장을 했으면 뭐 할말없으면 반응이라도 붙이던가, 이모티콘이라도 쓰던가, 적어도 읽씹이라도 했다면,... 뭐라도 읽었다는 걸 알았다면 난 아무렇지도 않았을텐데


내가 먼저 보낸 것도 아니고 지가 먼저 말 걸어서 물어본 거에 답장해줬구만 이 시간이 되도록 확인 안 한 상태로 남아있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왜????!!!!! 그런 거 아무렇지도 않은 친구사이도 아니고 공적으로 연락한 사이면서!!!!!


아 안읽씹 새끼들 제일 짜증난다,,, 나는 뭐 시간 남아돌아서 답장하니ㅋㅋㅋㅋㅋㅋㅋ~~~~

예의없는새끼야~~~~~


라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론 메일이나 문자로 연락한 거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카톡이라서.. 짜증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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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발언) 딴말이지만 카톡 마비됐을 때 솔직히 좋았다.

원래도 카톡은 공해로 취급해야 하는 수준의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더 굳어졌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살기 힘들어진다는 믿음도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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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에 일요일 오후 10시 넘어서 뭐 문의한 사람 있었는데

나한테 물어본 것도 아니었는데 식은땀났다.

급한 건도 아니고 그냥 본인 단순 궁금증인데 월요일 9시 되면 물어보면 안되니?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너무,,, 아 긴 말 필요없고 나중에 직장인 돼서 똑같은 일 겪어봐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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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를 쓰는 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한번 써 보려고 했는데, 누가 보면 또라이같겠지만 대체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어서 못 쓰겠다. 한편으로는 이래서 내 정신건강이 이 꼴이구나... 싶기도 하다.


그냥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 쓰기' 라는 이름이었으면 그냥 썼을텐데. 감사라는 건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 필요한 일인데 그게 누구인지 도통 모르겠다.... 다들 그냥 쓰는 거겠지 나만 이상한 거겠지ㅋㅋㅋㅋ


납득할 수 있는 게 몇 개 있긴 했다. 오늘 몸 컨디션이 평소보다 괜찮다는 것. 이것은 감사할 일이다! 구내염도 없고, 두통도 없고, 부정적인 생각도 평소보다 덜한 그런 날. 이것은 작동 기제를 전혀 모르겠는 내 몸뚱아리에게 고마운 일이다. 평소랑 똑같이 먹고 잤는데 왜 그런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래도 평소보다 멀쩡해줘서 고마워!


나는 정말 징하게도 먼저 연락을 안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아무 용건 없이 먼저 연락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내 생각이 났다며 좋은 정보든 기프티콘이든 보내주는 사람들. 이것 또한 감사할 일이다. 나 같은 게으름뱅이 이승부적응자가 어찌저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들... 너무 고맙지....!!!


아주 예전, 데뷔도 안 한 시절 블로그에 올라오는 그의 작품에 공감하며 나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끼던 웹툰 작가가 계속 그림 그려서 돈 벌고 살고있다는 소식을 최근 알게 되었다는 것. (팬도 이제 많음. 인스타 팔로워 만단위ㅋㅋㅋ 대박) 덕분에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는구나... 를 깨닫게 된 것. 이것은 그림을 포기하지 않은 그 작가에게 감사할 일이지.


근데 다른 건 잘 모르겠다. 오늘 날씨가 좋은 것에 대해 감사..? 그냥 자연현상인데 누구한테 감사를 해야 할지. 오늘 버스를 제때 탄 것에 대해 감사? 그냥 내가 나간 시간과 버스가 도착한 시간이 일치한 것은 우연인데 신이든 우주든 이런 한가한 일에 에너지를 쓸 것 같진 않은데... 


쓰고나니 진짜 또라이같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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