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튼캔디 멤버들... 세상 어딘가에서 각자 잘 살고있을 것 같아ㅠㅠㅠ 이대로 못 보내ㅠㅠㅠ



이 드라마는.....'재벌집 막내아들'의 정확히 정반대 포지션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틀린 말도 아닌 게, 빗물 새는 연습실에서 시작한 기획사 큰딸내미들이 망해버린 이야기임

과몰입러들 보지마세요 연초부터 눈물파티 하고 싶지 않으면ㅠㅠㅠ


세상살이에 찌든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현실에서 불가능한 판티지를 찾고 싶어한다. 사이다 전개에 열광하고, 회빙환에 몰입하고, 모든 일을 쉽게쉽게 해결하는 먼치킨과 돈 많은 재벌에 열광한다. 그렇지, 현실 팍팍하지. 그러니 가진 건 쥐뿔도 없는 망돌(망한 아이돌)이 등장해서 보는 내내 숨 막힐 정도로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일어나고 좀 극복해볼라치면 또 주저앉히는 이런 무자비한 드라마를 볼 마음의 여유가 요즘 사람들에게 있을까 싶다.


심지어 이들은 무조건 편들어주기에는 단점도, 약점도 흠도 많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일어서려는 그들을 보며 거대한 벽에 돌진하는 달걀을 바라보는 심정을 12화 내내 느껴야 하는 이 드라마는 오늘날과 같은 사이다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2022년 최고의 드라마였다. (2021년에 제작되었지만 나는 올해 말에 봤고,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드라마가 더 많이 나와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왜 드라마를 보면서까지 현실을 생각해야 하냐고? 난 이미 충분히 힘든데, 현실을 잊고 드라마 속 판타지 세계로 도피하고 싶은데 왜 쉬는 시간까지 머리 아프고 감정 소모해야 하냐고?


드라마 하나에 뭐 이렇게까지 오버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나는 드라마도 문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드라마는, 적어도 나에게는 삶의 어려움과 세상의 부조리함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도록 해 주고, 인물에 공감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다 보고 나서 재밌다, 통쾌하다 그 이상의 감정, 어떤 생각을 끌어내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 주고 있다.




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 삶의 선택들, 기회들, 위기가 닥쳤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걸 받아왔는지, 내가 타인에게 그만한 존재가 되었는지 정말 많이 돌아봤고... 특히 코튼캔디 멤버들의 약점과 강점들에 나를 대입해보면서 나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이건 내가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 중 일부일 뿐...


위기가 생겼을 때 제나가 그걸 해결하려고 비현실적인 무리수를 계속 두는데, 처음엔 제나야 제발ㅠㅠ 이건 너가 극복하기엔 너무 거대한 문제야, 이제 그만하자... 하다가도 또 그 눈빛, 단호함,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에 어떻게든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결국은 제나의 편에서 응원하게 된다.



코튼캔디 멤버로 출연한 배우들 모두 아이돌 출신이라 그런지 연기 하나하나 몰입도가 너무 좋다. 음방 씬도 진짜 아이돌 무대같고 음악도, 안무도 공들여서 제작하고 연습 열심히 한 거 느껴지고... 뮤지컬 드라마처럼 노래 부르는 장면도 가끔 나오는데, 가사로 심경을 전달할 때 주변부가 페이드 아웃되는 연출도 좋았다. 밖에서 보기엔 흔한 망한 아이돌이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다섯 각자가 각자의 인생의 주인공이고, 주인공으로써 인생을 노래하고, 나는 그들의 유일한 관객이 되어 인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어서.


보는 내내 참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보는 걸 멈출 수 없었고, 끝까지 이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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