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별점 1점짜리 한줄평을 남기기란 얼마나 쉬울까? 그들 중 대부분은 뒤로가기를 누른 후 금세 잊어버릴테지.


쓰레기 번역이나 오역을 위한 변호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글들은 지적당해야 마땅하다.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며 번역 탓만 한 줄 남기고 사라지는 댓글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나도 굳이 글로 남기진 않지만, 어려운 책들 잘 안 읽히면 번역이 이상하네? 하고 너무 쉽게 번역 탓을 해 왔는데 오늘 알라딘 한줄평 읽다가 거울치료 됐다.... 그런 댓글을 계속 보다보니 나는 번역자도 출판업 관계자도 아닌데 화가 난다. (심지어 번역을 비난하고는 바른 번역이라며 제시한 것이 더 엉망인 경우도 보았다. 기가 찬다.)


의미 전달에 크게 문제가 있지 않다면, 단순히 문장이 좀 어렵게 써졌거나 내 취향에 맞지 않는 번역일 뿐이라면 다른 사람의 작업물에 조금만 더 너그러워질 순 없을까? 그냥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필터링해서 읽으면 안 될까? 굳이 번역에 대해 한줄평을 쓰고 싶다면 비난만 하고 튀어버리기보단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생산적인 피드백을 남기면 안 될까? 어쩌면 원문이 옮기가 까다로웠을지도, 전문 번역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교수 등) 의미를 정확히 하는 데에 집중하느라 세련된 문장으로 다듬지 못했던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멋진 초월번역, 원문을 뛰어넘는 매끈한 번역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원서 읽을 때 문장을 직독직해하면서 머릿속으로 의미를 받아들이기는 쉬울 테지만(음... 사실 어려움) 그걸 정돈된 하나의 문장으로 써 보라고 하면 그 몇 배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번 해 보면 알겠지만 완전히 의미가 같은 문장으로 옮긴다 해도 어순도 그렇고 번역투가 덕지덕지 묻어 있어 어색하다! 그러면 그 글을 매끈하게 다듬어야 하는데, 원문이 한국어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듬으려면 아마 또 그 몇 배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노고가 '번역이 엉망'이라는 저 한 마디로 평가받는다는 게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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