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 - 뇌는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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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만 봐도 무슨 책인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따봉,,!!!

진심 제목 그대로... 하필 뇌 과학자의 뇌에 종양이 생겨서 정신병에 걸리고 일련의 변화를 겪은 후 기적적으로 종양이 사라져서 그 때의 경험을 엮어낸 책임.


이 경험을 나누겠다는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불특정 다수에게 이런 것까지 공개한다고? 싶은 낯부끄러운 부분조차 가감없이 써져있어서 읽을 가치가 있다.


4월에 읽은 책 중에 가장 흥미로웠고 무서웠다. 타인과 연결되어 있는 걸 좋아하는 나지만 결국 내 삶은(가족 등의 도움 없이) 내가 책임지고 싶어하는 나인데.... 이런 일이 나에게 닥친다면 가족 없이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많이 생각해봤지만 전혀 답이 안 나옴. 그저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무조건 안락사를 해달라!' 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외치고 다니는 수밖에 없나봐.


일단 성격이 확 변함. 아주 괴팍하게. 근데 무서운 사실은 본인은 자기 성격이 그렇게 됐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를 못 하고, 주변인들에게 엄청나게 상처를 준다. 하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세상이 매일같이 날 엿먹이고 있는거임. 본인은 정당하게 분노를 표출한 것일 뿐임.


그리고 인지능력, 공간지각능력, 언어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데 또 이 사실을 본인은 모르고 세상이 날 엿먹이고있다고 생각함. 내 공간지각능력에 이상이 생긴 건데 차가 잘못됐고, 남편이 잘못 알려줬고, 지도가 맛탱이가 갔다고 생각함...... 그리고 아까 말한대로 거지같은 성격으로 돌변함. 개무서움


전두피질이 손상되면 먹고 싶다, 달리고 싶다 등 기본적인 충동을  억제 못 하고 그 결과를 생각못해서 그냥 해버리는 거임. 아까 말했듯 자신이 이상한 거 인지 못함

(이건 ADHD증상이랑 비슷한듯 전두엽 손상되는거라서)


더 소름인 건 이 사람 뇌로 암 전이되기전까지 건강 그 자체인 사람이었음...... 철인3종경기 나가고 막

온가족이 다같이

내 뇌피셜은 야외활동을 너무너무 많이 하셔서 피부암이 생겼고 그게 전이된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봄..ㅠㅠ


그래서 나의 결론은 앞으로 선크림 잘 바르고 다녀야겠고, 이런 경우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서 하루빨리 안락사 대비를 해놔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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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 환상적 욕망과 가난한 현실 사이 달콤한 선택지
도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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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본은 시간. 자본가들이 탐내는 것도 우리의 시간.

인터넷에 전시된 우아한 삶들과 각종 숏폼들이 얼마나 우리를 쉽게 중독시키고

타인에 의해 설계된 욕망에 끌려다니는 멍청이로 만드는지.

정말이지 나의 티끌만한 값진 여가시간을 그들에게 지불하고 싶지 않다!!!!!!


자기반성1: 소셜 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정보를 얻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나중에 유용한 정보를 보아 둔 북마크를 정말로 다시 열어보나요???


자기반성2: 자기착취를 너무 당연히 하고 있진 않은지...? 매 순간을 유용한 것들로만 채우려 들고, 각종 수치를 정량화해서 온라인채찍질하는 나 자신.... 인터넷에 전시된 짧은 영상과 몇 컷의 사진 뒤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나요....????


자기반성3: 정말로... 이 조명 이 포스터 이 옷 이 향수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사고 싶은 거 맞아? 하도 인터넷에서 전시된 걸 많이 봐서 예쁘다는 정보가 내 뇌에 입력된 것 아니고?



자기칭찬1: 사주 타로 점 등 미신에 위로받지 않고 필요도 못 느낌.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법을 찾음


자기칭찬2: 온라인 사수(?)같은 거 사는 데 돈 안 씀. 내 멘토는 나 자신뿐....


자기창찬3: 데이트 앱을 포함해서 남자를 만나려는 노력에 내 자원 안 씀

(이제 남자 자체한테 시간, 노력 안 쓰기로 넘어가자구!!)



그리고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문제인건데

나 진짜 회피 안 하려고 노력 엄청 하는데 카톡답장, 디엠답장은 왜 계속 미루는가.... 그게 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답장 오면 나도 바쁘지 않은 이상 보자마자 답장하고 에너지도 안 쓰이는데, 상대방의 안읽씹이 하염없이 늘어지는 경우 지쳐서 답장 바로 안함...왜 별것도 아닌 대화를 3일동안이나 늘어지면서 이어나가야 하죠????


차라리 전화를 해! 10분동안 깔끔하게 수다떨고 끊게.

아님 약속을 잡아! 얼굴 보고 밀린 얘기 하게.

내내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끊긴 것도 아닌 기분이 너무 싫다.

하지만 전화 포비아들이 늘어나고 있다라니 충격... 아무도 이걸 선호하지 않아?ㅠㅠ 정말로 다들 늘어지다 늘어지다 못해 1일 텀으로 답장하는 카톡을 더 선호하나요...........????????

차라리 읽씹해라 차라리..... 그럼 아 대화 그만하고싶군 하고 나도 에너지 안쓴다고......


책임감responsibility은 상대의 부름에 응답respond할 수 있는 능력ability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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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사건이다. 대구에서 따돌림당하던 중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 그 학생이 남긴 유서와 CCTV에 찍힌 화면이 우연히 내 SNS 피드에 떠서 몇 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는데... 진짜 여기 온 이후로 그렇게 힘들고 빡치는 일을 많이 겪었어도 절대 안 나던 눈물이 갑자기 주르륵 나고 너무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 같았다ㅠㅠㅠㅠㅠㅠㅠ 죽음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중학생의 마음이란... 


얼마나 무서웠고 아팠을까? 그 때 그 학생이 썼던 유서가 자신의 죽음 자체보다는 남겨질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사랑하는, 그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해서 더 미치겠는거다


내가 분노한다고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날 더 돌아버리게 한다


대체 이 분노를 어떻게 해야? 뭐라도 달라질까? 난 애를 낳을 예정도 없고 교육 정치 공권력 그 어느 것과도 관련이 없는 일개 소시민인데. 이게 몇 년 전 일인데 아직도 어딘가에선 이런 일이 존재한다고........... 대체 어딜 가나 악랄한 새끼들은 왜 잘 먹고 잘 살고 이런 선량한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는거냐고.....


난 이거에 비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따돌림 한 학기밖에 안 당했는데도....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진짜 하루하루 정신이 닳아없어지는 기분을...... 내가 뭘 잘못했나 자기검열 수억번 하는 순간들.... 괴롭힘 당한 흔적을 가족들이 발견하지 못하게 하려고 화장실에서 지울 때의 비참함.....


아 정말 또 분노가 차오른다 이걸 어떻게 해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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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마음이나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은근히 상황을 회피하거나나 빈말로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솔직하게 나올 때까지 더 괴롭히고 싶다. (사회생활의 일부로 말하는 게 아닌) 날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진짜로 나랑 단둘이 밥 먹으면 백 퍼 불편해 할 거면서 '나중에 밥 한끼 하자~'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그 자리에서 캘린더 앱을 열고 나 이때 이때 되는데 너는 언제 되냐? 라고 물어보고 약속을 잡아버린다. 바로 면전에서 해야 회피 못 함. 빈말에는 대가를 치러라!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끝내거나 멈추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도, 그게 내가 질려서가 아니라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라면 어떻게든 관계를 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원하는 대로 잠시 거리를 두더라도, 상대방이 싫어하지 않는다면 대화도 더 해 보려고 하고.


하지만 태도를 분명히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그러고 싶지 않다. 그리고 더 이상 우리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은 원인이 나라면 우리가 그 동안 어떤 좋은 시간을 보내왔든 1도 질척이지 않고 싶다. 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데, 굳이 왜 관계를 개선할 노력을 해야 하나? 본질은 변하지 않는데. 또한 내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인 것을.


그러니까 나랑 진짜로 그만 보고 싶다면, 괜히 상황 핑계 대 봤자 내가 아주 적극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려 들기 때문에 괜히 빙빙 돌려 말할 생각 말고 솔직하게 '너가 문제라서' 라고 말하는 게 빠르고 정확하다. 자기가 원하는 거, 느끼는 거 분명히 말하지 못하고 누가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들은 다 그 대가를 치러야한다.


오히려 이렇게 솔직하게 태도를 내보이는 사람들을 대하는 게 더 쉽고 마음 정리도 쉽다. 모두 조금씩만 더 솔직해지면 얼마나 편하고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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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굳이 상상해내지 않더라도 나는 이 세상과 나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신의 도움 없이 불완전한 상태에서 스스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것, 그것이 나 자신으로 사는 내 인생이다. 신의 존재를 느끼고 충만함을 느끼는 사람들, 마음의 평안을 얻고 천국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사람들의 순진무구한 행복이 내 인생이 너무 괴로울 때면 솔직히 때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의 정신을 종교로 마비시키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피지 밤하늘 가득한 별을 바라보면서 이것이야말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증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드넓은 우주, 내 상상이 닿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우주가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작은 점보다도 더 작은 존재인 인간을 굳이!!!! 만들어내고 굳이!!! 그 존재의 아픔 따위나 신경쓰는 절대자라면 거 참... 너무 초라한 것이다!

실제로 신이 존재한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어떤 철학자의 결론처럼, 신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면 믿는 게 이득이라는 것도 안다!
안 믿음 -> 신 실재 -> 지옥감
안 믿음 -> 신 없음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믿음 -> 신 실재 -> 천국감
믿음 -> 신 없음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ㅋㅋㅋㅋ

하지만 난 다코타의 얘기가 지금까지 종교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들 중 가장 와닿았다. 종교라는 건 증거가 있어서 믿는 게 아니라 그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이라는 것. 성경과 상충하기에 진화론을 부정하고, 기도로 사람을 치유하는 행동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일 뿐이다.

나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내 삶은 나 스스로 지탱해야 한다는 믿음이기 때문에 눈 앞에 신이 있다는 증거가 등장하더라도 난 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가는 편을 택할 것이다. 죽고 난 후에 신이 나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주겠다고 하더라도 난 용서받지 않고 지옥에서 나의 죗값을 치루겠다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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