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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월
평점 :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좌우이념을 떠나 도덕적 흠결과 상식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현 세태에 맞서 옳고 그름과 다름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비평가이자 논객이라고 할 수 있는 이는 유일하게 강준만 교수 뿐이다.
그래서 늘 그의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비평과 분석은 세상을 바라보고 기준을 정하며 옳고 그름과 도덕성에 기반한 평가의 바로미터로 삼아왔다. 특히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시절부터 급격히 우경화한 팬덤정치에 근간이 되는 혐오와 분열의 정치코드에 대해 우려해 온 그의 식견에 동조하면서 국내 정치 역시 통합을 외치지만 결국 갈라치기와 세대 및 남녀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서 선동을 일삼아 온 죄악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는 지 궁금했는데 바로 <좀비 정치>란 책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좌우 이념의 간극을 메꾸고 남녀노소, 빈부격차 등 사회 통합을 저해해 온 다양한 현상에 대해 배격하고 이를 해결할 정책을 선언적이나마 고민해 왔던 과거 정치지형에서 벗어나 이제는 최소한의 소통조차 거부하고 오직 상대방을 물어 뜯어야만 우리가 살 수 있다는 진영논리로 모든 도덕적 흠결과 상식을 벗어난 행태를 당연시하는 정치에 대해 냉철하게 들이대는 메스다.
순수하지 못하면서 순수한 척 ‘코스프레’하는 정치인들은 이분법적 잣대를 통해 국민들을 속이고 선동한다. 특히 민주화 운동에 큰 공을 세운 이들이 어느새 자신만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선민주의(?)에 빠져 보수세력을 적으로 규정하며 지지자들을 전위로 내세우려는 행태는 정권교체라는 열망이 더 커진 지금의 대선정국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그래서 증오정치, 반정치, 진영논리로 무장한 채 오로지 승자독식만을 노리며 상대를 물어 뜯는 좀비정치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맹활약(?)하는 이들을 소환한다.
대선의 정점에 있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물론 유시민, 박노자 등 과거 깨어있는 지식인으로 인정받았던 이들이 어떻게 변했고 실체를 들여다 본다. 오로지 분열을 조장하고 그 틈에서 상대를 쓰러 뜨려야만 살 수 있다고 외치는 그들이 상수이며 대안은 없음을 점점 고착화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 질 것이다. 온갖 추문과 비리, 함량미달의 행태로 지지율이 고꾸라지고 있는 한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서겠다고 의지를 품었고 실제 후보가 된 현 상황과 고정적으로 나오는 지지율에 좌절한다. 상대 후보 역시 나을게 없어 보인다. 차라리 이럴 바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닌 내각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 나은게 아닐까라는 의문도 가져본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저자가 늘 우려하고 지적하며 비판의 칼날을 거둬들이지 않아 온 바로 그 증오와 혐오, 진영논리에 팔아먹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물론 오로지 모든 것을 혼자 갖고야 말겠다는 그 비열한 의도를 분쇄해야 할 몫은 바로 우리라는 것을. 좀비 정치에 익숙해 진 그들에게 계속 선동 당할 것이 아니라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이 외치듯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잊지 말고 자정하는 노력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그 시작을 이 책으로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