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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역사 - 중동의 3천년 역사를 이해한다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토미 유조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평점 :
그야말로 세기말 분위기가 횡행한다. 특히 종교적 갈등으로 오랜기간 분쟁지역이었던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공격하면서 처음 하마스와 시작된 군사충돌이 이제는 인접 아랍 강국인 이란과의 일촉즉발 전면전의 기운마저 감돈다. 예루살렘이라는 지중해 연안 이스라엘 수도가 갖는 성지(聖地)의 상징성은 아라비아 반도를 거점으로 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아랍권 국가들의 단일종교인 이슬람교의 성지이기도 하다보니 여전히 동서문명, 기독교-이슬람교간 충돌의 원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이슬람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가 현지 사회와 동화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이슬람 생활권을 만들며 각종 충돌과 분쟁을 일으키면서 유럽 극우파의 득세를 야기하고 있다. 이슬람교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아라비아 반도 주변 국들의 이러한 행보를 어떻게 바라볼까?
돌아보면 아랍국가들을 비롯한 아라비아 문화권의 역사에 대해 일천한 것이 사실이다. 단지, 기독교적 영향력에 더 익숙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혐오감이 실체를 바라보고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킨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라비아 역사>를 선택하고 읽어 내려갈 때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미있는 팩트체크가 되어 아랍권역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종교 등 각 분야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선 아라비아라는 표기의 어원, 도시와 국가가 성립하는 과정은 물론 사막지형이다보니 정주형 농업이 아니라 국가, 지역간 대상무역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리스부터 시작해서 유럽 문명과의 군사적 갈등도 그려내면서 아라비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한마디로 이 책 하나만 제대로 정독한다면 그들의 정치, 문화, 사회사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고 현재의 그들의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받게 된다.
하지만 더 걱정하는 마음도 커진다. 오랜기간 겪어 온 그들의 갈등과 종교적 경쟁관계는 결국 서구와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마주하는 ‘폭주 기관차’와 같은 모습이 연상되는 점은 안타깝기만 하다. 역사로서 그들의 지금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