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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 이슬람.테러.석유를 넘어, 중동의 어제와 오늘
서정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이슬람 근본주의를 지향하는 IS(이슬람국가, Islamic state)가 중동에서 세를 확산하다가 서방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등 중동국가들의 공격으로 위기에 봉착하자 유럽 각국에 대한 전방위적 테러를 양산하면서 시끌벅적하다. 무차별적 테러를 통해 이슬람의 이미지는 극도로 험악한 지경이다. 특히 피해자인 유럽 국가들은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받고 있을 정도다.
공산주의체제의 대부 소련이 무너진 직후인 1993년, 유명한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베스트셀러이자 역저인 <문명의 충돌>에서 그동안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간 대립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문명간의 갈등과 충돌이 국제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이슬람이 서방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대표적인 사례로 2001년 알 카에다의 미국 무역센터 테러 공격등을 통해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슬람을 종교로 하는 중동의 여러 국가들이나 테러단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그들의 의도가 역사적, 종교적 의미에서 대척점에 있는 서방 국가들의 이분법적 프레이밍에 국한되어 자칫 우리에게 잘못 전달되고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슬람은 일단 죄가 없다고 보는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출발하여 중동을 곱씹어보고 꼼꼼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시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중동 전문가로서 국내에 유일한 인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은 물론 탁월한 통찰과 이슬람에 대한 이해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랜기간 국내 주요 일간지의 중동특파원을 역임하면서 직접 현장에서 중동국가의 정치, 사회, 문화를 경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제대로 된 판단을 기르기 위한 많은 중동 관련 책들을 출간하였다. 특히 이슬람권역 국가의 내분이나 테러 발생시 수시로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노력하는 등 열정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저자는 앞서 언급했던 헌팅턴의 주장에서 가장 큰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슬람 세계와 기독교 세계가 마치 출현이후 지금까지 반목만을 일삼으며 대결구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인데 실상을 들여다 보면 십자군 전쟁 200년 정도와 19세기 이후 200년 정도일 뿐 나머지 1,000여년은 문명간 평화롭고 긍정적인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는데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이 책은 결국 우리가 중동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 역사적, 정치적 특수성에 놓인 중동을 이해하고 상호 호혜와 상생을 통해 궁극적으로 활발한 경제교류를 통해 번영을 이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테러를 일삼는 IS가 원하는 대결구도에 빠져들면 모두에게 손해일 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덮고 나면 공감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역사, 정치적 특수성과 서방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 및 요즘 이슈인 테러와 전쟁에 대해 왜 화약고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변화를 꿈꾸는 중동과 협력하에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의 종교 교리에 따른 할랄푸드에 대한 관심과 시장의 성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더 필요함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중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22가지 주제는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의 중동을 이제는 편협한 시각에서 놓아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