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정의 바로 세우기
김일수 외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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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정의를 외친다. 하지만 그 정의를 외치는 이들이 오히려 더 정의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세력에 속하는 경우가 흔다.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요즘, ‘정의라는 키워드 역시 특정세력이나 기득권을 위해 봉사하는 선별적 정의를 뜻하게 되었고(솔직히 오래 되었다) 일반 민중들은 그들에게나 작용하는 정의를 바라보며 위화감 속에서 한탄하곤 한다.

 

그렇다면 진정 정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진정한 정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기형적이고 편향적인 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과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까?

 

<한국사회 정의 바로세우기>12인의 유명 학자들이 법, 정치, 사회복지, 경제정의, 언론정의, 진보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의를 올바로 정립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12명의 학자들의 의견은 독자들로 하여금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정의란 존재하는가에 대한 성찰이자 통렬한 비판이다. 공평성이 무시되어 오면서 원천적으로 기회가 차단되고 공정한 룰 안에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점은 정치(기울어진 운동장론)나 경제(금수저 흙수저 논란) 모두가 마찬가지다.

 

오히려 서로 경쟁하듯 심각한 부조리로 치닫고 있는 시기에 학자들의 양심에 기반한 정의론은 어떻게 독자들에게 이해될지 궁금하다.

 

특히 정의가 필요로 하는 법이 불공정을 조장할 때 우리 사회는 정의를 상실하고 건전성은 불투명해 질 것이다. 이를 고려해 볼 때 이 책의 출판은 숨가쁘게 성장 일변도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사회체제를 지향해 왔던 종래의 가치관에서 공정성과 형평성, 분배와 나눔의 덕목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 때 유행했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그 책의 난이도와 별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만큼 구체적으로 형언할 수 없지만 상실되어가는 정의에 대한 우리의 갈망을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한국형 정의가 무엇인지 12명의 학자들이 제시하는 내용만으로 부족할 수도 있고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봇물처럼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논쟁하며 생산적인 갈등을 통해 순수한 가치를 찾아가는 기폭제로서 이 책이 작용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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