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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세상을 바꾸다 - 저항의 시, 저항의 노래
유종순 지음 / 목선재 / 2015년 11월
평점 :
노래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희노애락을 간직하게 한다. 동시에 노래는 우리에게 강한 유대감과 결속력을 갖게 한다. 그러기에 발표 당시에는 큰 반향 없던 노래가 어느새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기도 하고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애국가’의 지위까지 오르게 된다.
노래가 가진 힘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민중들에게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간과하지 않으며 미래를 바라보도록 굳은 다짐과 강한 의지를 생성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힘은 체제를 거머쥔 기득권층의 안위를 흔들고 위협함에 따라 ‘금지곡’으로 강제 퇴장당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노래가 가진 영향력은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 에너지로 분출되기도 한다.
저항의 의미를 가진 노래, 그 노래의 탄생과 그 노래가 이끌어 낸 저항과 변화의 역사, 민중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치유한 노래의 역사를 시인 유종순은 <노래, 세상을 바꾸다>를 통해 풀어냈다.
<노래, 세상을 바꾸다>은 7,80년대 서슬퍼런 군부독재하에서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고 진정한 인권의 회복을 위해 거리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던 이들에게 사랑받았던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등 민중가요를 소개한다. 더불어 우리에게 귀에 익거나 때론 낯설은 노래지만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쟁취했던 민중운동사 속에 녹아있는 노래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노래들을 둘러싼 당시 사회상과 감동적인 역사의 순간들도 풀어 낸다.
특히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Born in the USA>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주류 대중음악의 정수로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미국 블루칼라들의 고달픈 인생을 노래로 표현하면서 미국에서 태어난 것에 대한 회한을 다뤘다는 점이다. 물론 이 노래는 제목의 강렬함으로 인해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이 부분만 선거용 홍보 켐페인송으로 사용하려다 브루스 스프링스턴에게 거부당한 에피소드도 있는 노래다. 가사를 보면 브루스의 저항의식과 사회상에 대한 격렬한 비판의식이 녹아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정제되고 짧은 단어의 조합을 통해 자신의 감성과 사유를 풀어내는 시는 노래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시에 음을 붙여 노래를 만든 곡들도 많다. 결국 유종순 시인이 노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 왔고 이를 책으로 풀어낸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저항노래들이 가진 각양각색의 에피소드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비록 모르는 노래더라도 이러한 배경을 안다면 그 노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