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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4월의 눈처럼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7
멕 로소프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어른이 되면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했다. 스스로 돈도 벌 수 있을테니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을테고 사랑하는 여자와 만나 결혼에 골인해서 깜찍하고 귀여운 아이를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그래 적어도 지금까진 부족하나마 경제적으로 여유를 느낄때도 있고 이쁜 두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어릴 때 사춘기때 생각했던, 마음속으로 상상하고 그려왔던 그 어른은 지금의 내가 아니다. 현실 앞에 굴곡이 져가는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고 당혹하기만 하다.
이 책에 나오는 메튜 역시 그런 어른의 하나다
<인생은 4월의 눈처럼>은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의 성장에 대한 소설이다. 웃기지 않는가? 어른도 성장을 한다니... 육체적인 성장이야 끝났을 테니 그렇다쳐도 정신적인 성장을 뜻한다면 그나마 이해못할바는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메튜와 주인공 밀라의 아빠 길은 오랜 친구사이이며 동시에 아직 어른으로서 여전히 어릴 때 상상하던 어른의 모습은 아니다.
주인공 밀라는 오히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아이의 특성답게 흔히 놓치기 쉬운 모습들에서 비범한 추리력을 나타내곤 한다. 이미 아빠 길에게서 대답을 듣기전에 눈치채니 말이다. 그렇기에 제이크가 메튜가 혼외정사로 낳은 아들이라는 것도 눈치채고 메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찾아간 오두막집에서도 최근까지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흔적을 통해 알아낸다. 하지만 밀라는 아직 어른이 아니었다.
메튜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아빠 길의 비밀은 알아채지 못했으니 말이다. 밀라도 아이의 입장에서 상상하는 어른의 모습에 메튜와 길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어른이지만 한없이 약하고 때론 비겁하리만치 소심한 이들이 아빠이자 아빠의 절친이었을 줄이야...
메튜를 찾아가는 여행중에 밀라는 자신의 친구 캣과 문자를 주고받는다. 어른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캣과 주고받는 문자에서도 나타난다. 캣의 부모가 보이는 불화는 캣을 체념과 함께 성장시킴을 느낀다. 동시에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메튜를 찾으러 나선 밀라 역시 메튜의 혼외아들 제이크와 사춘기 풋풋한 핑크빛을 느끼기도 하고 메튜와 길의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또 아무렇지 않은 듯 가정으로 돌아오는 메튜의 모습에서 현실에 무기력한 어른에 쓸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캣을 위해 가지고 가는 부활절 달걀처럼... 이들의 삶은 다시 아름답게 부활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상상하기엔 이들의 삶이 또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반전도 숨막히는 추리도 없다. 그저 어른의 모습은 아이들의 상상하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 “나라고 늘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운이 좋으면, 세상에 고통을 추가하는 일만큼은 피해 갈 것이다”라는 밀라의 독백은 어른이 되었을 때 지켜질까? 밀라의 성장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